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908)
마존현세강림기-909화(907/2125)
마존현세강림기 37권 (15화)
3장 복귀하다 (5)
총회의 분위기는 어마어마하게 달 아올라 있었다.
전장으로 나갈 때는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복귀하고 하루가 지나고 나니, 사람들이 뿜어 내는 열기가 절로 느껴질 정도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일본.
동아시아에서 일본은 두 축을 이 루는 나라다.
비록 중국의 강대함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은 절대 어디에서도 무시당하지 않는 국가였다.
하필이면 중국 옆에 붙어 있어서 그렇지, 일본을 뚝 떼어다가 영국 옆에 붙여놓으면 유럽의 깡패가 되 고도 남았을 것이다.
드러난 세상에서 일본이 가지는 입지보다 무인계에서 일본이 가지는 입지가 더 크다.
중국과 유럽 연합, 그리고 미국이
아니라면 그 어떤 나라도 감히 일본 에 대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나라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코끼리와 개 미 수준으로 극심했다.
그런데 그 일본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야야, 좀 진정해라.”
이명환이 짜증을 냈다.
“우리가 뭐 했다고 뿜뿜질이야?”
이명환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실제로 전쟁을 치른 것은 강진호를 비롯한 이사들이다. 그들이 한 것이 라고는 바다에 빠진 놈들을 배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막은 것밖에는 없 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디 또 그런가.
“뭐래, 저 새끼?”
“냅 둬, 냅 둬. 저 새끼, 요즘 대 장병 걸려서 그래. 어깨에 힘 들어 간 거 봐.”
“……한 번 날 잡자니까.”
“그래, 다들 벼르고 있어.”
이명환이 조금 의기소침해졌다.
‘사람 같지도 않은 것들.’
온갖 귀찮은 잡무는 그에게 다 떠넘기면서 제대로 대접도 해주지
않는다.
이 무식한 놈들이 모여 있는 곳 에서 이런 역할을 맡은 그의 잘못이 크다.
“그래도 내 말이 사실이잖아.”
“인마! 우리가 왜 한 게 없어! 일 본 새끼들 바다로 밀어버렸잖아!”
“그게 뭐 대단한 일이나 되냐?”
“이 새끼, 간 부은 거 보게?” 비웃음이 돌아왔다.
“야, 예전이었으면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냐? 걔들이 팔다리 다 잘 라주고 싸워도 우리는 콧바람으로 처발렸어.”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애초에 지형적 이점을 따지는 상 황이 되었다는 것부터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과거, 이중걸이 총회 내의 소요를 정리하고 영남회를 압도하기 위해서 일본의 구미에 손을 뻗지 않았던가. 일본의 무인계도 아니고, 일계 지파 에 회의 명운을 걸었다는 뜻이다.
그만큼이나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컸다.
옆에 붙어 있는 나라라고 해서 비슷한 수준이 아니었다. 한국의 무
인계도 세계적으로 본다면 그리 수 준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하필이 면 옆에 붙은 놈들이 역대급 강국이 다 보니 이리저리 치일 수밖에 없었 다.
한국의 위치가 일본의 바깥쪽이었 다든가 중국의 아래쪽이라 양국의 견제를 동시에 받지 않았다면 지금 쯤 국가는 몰라도 무인계는 병합되 고도 남았을 것이다.
최악의 입지가 오히려 그들의 숨 통을 틔워주었다.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일본을 상 대로 선전했으니, 어찌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너…… 못 느꼈냐?”
“ 뭘?”
“그 새끼들도 일본에서는 고르고 고른 정예였을 거 아냐. 애새끼들 눈빛이 장난이 아니더만.”
“그랬겠지. 다른 나라 쳐들어가는 데 어중이떠중이를 모아 오지는 않 았을 테니까.”
“할 만해 보이지 않았냐?”
이명환이 입을 닫았다.
할 만해 보인다?
이건 좀 민감한 이야기다.
비록 바다에 빠진 상태였지만, 그 들은 하나하나가 결코 만만해 보이 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 못할 정도 였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평지에서 맞붙었다면?
‘고민되는데?’
정확하게 견적이 서지 않는다. 사 람의 힘이란 건 유동적이니까. 회주 님에게 쫓겨서 바다에 뛰어든 이들 이 과연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 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모두 떼어놓 고 그가 눈으로 본 이들과 맞붙는다
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하나 이상 상대할 수 있겠는데?’ 허세를 좀 부린다면 둘 혹은 셋. 확실히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가 딱히 뭘 하지 않았다는 건 다 안다고, 새끼야. 그런데 솔직 히 얼마 전까지 우리한테 일본 사무 라이 새끼들은 거의 환상종 아니었 냐? 유니콘이나 페가수스 같은 거.”
“……우리 홍왕이랑도 붙어봤잖 아.”
“그게 붙은 거냐, 인마? 파리가
사자 얼굴에 붙어 있으면 그걸 붙었 다고 하냐? 귀찮게 한 거지.”
“그건 그렇지.”
실감이 전혀 안 나는 일이기는 하다.
이명환은 홍왕과 대면해 그의 발 목을 잡고 늘어진 경험도 있지만, 그 사실로 자신이 강해졌다는 걸 실 감하지는 못했다.
조금 전 들었듯이 일본의 무인들 이 유니콘 같이 느껴졌다면, 홍왕은 뭐랄까…… 드래곤이랄까?
‘그걸로도 좀 부족하지.’
드래곤이면 앞발 피한 후에 어떻
게 타고 올라서 비늘에 상처라도 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홍왕의 육체 에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것 같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네.’
과거에 일본의 무사들은 지금 여 기에 있는 이들에게는 넘볼 수도 없 는 존재였다. 하지만 보정이 붙었다 고는 해도 이제는 어찌 상대해 볼 만한 자들 정도라 여겨지고 있다.
“무슨 말인지 알겠냐?”
“……실감을 못했네.”
“이해한다. 워낙 괴물 같은 양반 들이 득시글거리니까.”
“ 맞아.”
이게 다 강진호 때문이다.
매일 그런 양반을 보고 있으니 뭘 봐도 대단하게 여겨지지가 않는 다. 강진호를 보고 있으면 일본 놈 들 열 정도는 한 끼 식사거리로 여 겨야 밥값이라도 하는 느낌이니까.
“다른 애들은 어떤데?”
“……거긴 여기보다 더하다.”
“하기야.”
그나마 마염들은 자신들의 실력 향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실전에 투입된 적이 몇 번 있었으니까. 하지만 저들은 제대 로 된 실전을 맞는 게 이번이 처음
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훨씬 더 치열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해냈다.
‘미칠 듯이 뿌듯하겠지.’
이중걸을 칠 때의 이명환처럼 말 이다.
반신반의하던 능력의 향상을 온몸 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무인들에게 무학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 이상의 기쁨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쯤 파티를 열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 마교도?”
“거기가 제일 심한 것 같던데.”
“그렇겠지.”
이명환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솔직히 이명환이 보기에도 마교의 수준은 형편없었다. 어느 정도냐면, 강진호에게 마공을 전수받기 전의 이명환도 그들보다는 강하다는 확신 이 있을 정도였다.
지금의 이명환이라면 일반 마교도 정도는 수십도 동시에 상대할 자신 이 있었다.
그런 이들이 전과를 올렸으니, 아 마 어마어마하게 들떴겠지.
“그 새끼들이 배에 힘주고 다니는 거 보니까 좀 꼴같잖기는 하더라.”
“그런 말 하지 마라.”
“편드는 거냐?”
이명환이 고개를 저었다.
“편드는 게 아니라 나중에 개쪽당 할까 봐 그런다.”
“응?”
이명환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뭐 대단한 재능이 있어서 세진 건 아니잖아. 그냥 회주님이 주신 거 잘 익힌 것 밖에 없는 거 아냐?”
“그렇지.”
“그런데 저놈들은 그래도 명색이 마인이잖아. 우리보다 익숙할 거고, 우리보다 빨리 강해질 게 빤한데.”
“반년 전에 우리가 무슨 꼴이었는 가를 생각해 보면, 반년 뒤에 저 새 끼들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아무 도 모르는 거야. 야, 쟤들이 지금 우리 수준의 반만 되도 그 쪽수 감 당할 수 있겠냐?”
“……생각해 보니까 무시무시한 데?”
딱히 강해지지 않아도 무시무시한 수다. 저게 사람이 아니라 개미여도 상대할 자신이 없는 수였다. 그런 이들이 단체로 강해진다?
그쯤 되면 호러다.
“그러니까 걔들 앞에서 함부로 입 털지 마. 진짜 나중에 개쪽당하고 싶지 않으면.”
“야, 그래도 여기가 한국 땅인데, 짱깨 새끼들한테 쫄아서 빌빌대라는 거냐?”
“그 말을 회주님한테 그대로 전해 주마.”
“……내가 생각이 짧았다. 세계화 시대에 국적이 뭐가 중요하겠냐.”
이명환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래서 회주님은 뭐 하고 계신 데?”
“지금 회의 중이시라는 것 같더
라.”
“그래?”
이명환이 고개를 돌려 본관의 최 상층을 바라보았다.
‘어디까지 가는 걸까, 우리는?’
강진호가 총회에 들어온 지 얼마 나 지났는가.
그 짧은 시간 만에 이제 총회는 일본과 당당히 일전을 겨룰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그리고 그 발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명환이 보기에도 총회의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니까.
이제는 투자의 과실을 회수할 시
점이 다가오고 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네.’
이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말 이다.
본관을 바라보는 이명환의 눈에 존경심이 어렸다.
강진호.
그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었다. 이제 총회 내에서 감히 강진호의 권 위와 위엄을 부정하는 이는 존재하 지 않을 것이다.
더 높은 곳으로 그들을 이끌어간 다.
더더욱 높은 곳으로.
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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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현수가 조금은 한심하다는 눈으 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는 미역처럼 소파에 늘어져 있었다.
“지금까지 변명하다 오신 겁니 까?”
“……이현수.”
“예.”
“내가 이걸로 밥 벌어먹지 못하게 되면 뭘 해야 할지 알게 됐다.”
“피자집이요?”
“아니.”
강진호가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소설가.”
“나도 내 머릿속에 그렇게 무궁무 진한 이야기가 있는 줄 몰랐어.”
이현수가 손으로 얼굴을 짚었다.
‘답도 없다, 진짜.’
도무지 이 사람에게는 적응이 안 된다. 마귀처럼 뛰어들어 일본 놈들 을 도살한 무인과 그 전투가 끝나자 마자 가족들에게 붙들려 외박을 추 궁받는 청년이 동일 인물이라니.
“나이가 있는데, 이제 그런 건 좀 이해해 줘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솔직히 회주님 나이에 그런 걸로 구 박받는 남자는 거의 없어요.”
“……그럼 네가 말 좀 해주든가.”
“사양하겠습니다.”
이현수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떤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을 다른 이들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 려 있다.
같은 개가 있다 치자.
그 개가 길을 헤매는 유기견일 때와 강진호의 집에서 강진호의 사 랑을 전폭적으로 받는 애완견일 때
의 가치가 같을 수는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강진호의 가족은 그냥 평범한 사 람이지만, 오로지 강진호의 가족이 라는 이유만으로 이현수에게는 초특 급 경계 대상이다.
절대로, 죽어도 엮이고 싶지 않 다.
“쿡쿡쿡쿡.”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위긴스가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자, 담소 다 나누셨으면 이제 회 의를 해볼까 합니다.”
위긴스의 말에 강진호가 몸을 일
으켰다.
“시작하지.”
“ 예.”
상석에 앉은 강진호가 모두를 둘 러 보았다.
“이 현수.”
“예!”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입을 열었다. 이번 전투에 대한 간 단한 브리핑을 끝낸 이현수가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피해가 적었습니다.”
“ 부상자는?”
“스무 명 정도 됩니다. 현재 치료
중입니다. 목숨이 위험한 이들은 없 습니다만…… 무공을 다시 익히지 못할 만한 이는 없습니다.”
“사상은?”
“추가 조사 결과…… 승선 인원 중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강진호의 미간이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