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918)
마존현세강림기-919화(917/2125)
마존현세강림기 37권 (25화)
5장 주장하다 (5)
“흥미로운 일이군요.”
김석일과 이성휘에 대한 설명을 들은 위긴스가 미묘한 미소를 지었 다.
“상륙했으면 생각 이상으로 위험 한 사태가 벌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 다. 동조자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 럼 예상보다 빠른 움직임이 가능했 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흠……. 이건 확실히 불 찰이군요. 그동안 로드께서 제압한 이들을 확실하게 흡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오기 전에 벌써 그런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는 생각 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말을 했 어야 하는 건데.”
“네 잘못은 아니다.”
위긴스는 이중걸을 직접 상대했
다. 하지만 이성휘는 그 이전에 이 미 총회를 떠나 있었다. 그러니 김 석일과 이성휘의 존재를 몰라도 이 상하지 않다.
“그게 뭐 누구 잘못이라고 할 수 있나? 그 새끼들이 아무리 정신이 나갔다고 해도 나라를 팔아먹을 거 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냐고!”
방진훈의 말에 위긴스가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 에?”
“국가와 국민은 계약관계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니 함께
가는 거지요. 국가에서는 이러한 사 실을 알리기보다는 맹목적인 충성과 애국심을 가지도록 교육을 하고 있 지만, 이 전제 자체는 변하지 않습 니다. 국가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경 우, 국적을 바꾸거나 국가에 적대적 으로 변하는 사례야 수도 없이 많지 않습니까.”
“아니,
그렇다고는
해……도.
어…… 어, 그렇죠.”
방진훈이 역정을 내려다가 급하게 수긍했다.
‘어휴, 이 병신.’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지금 이곳에는 바토르와 위긴스가 있다. 어찌 보면 그들도 자신의 국 가를 버리고 이곳으로 투신한 것이 아닌가.
물론, 이들이 이성휘처럼 조국을 배신하고 적대시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다. 당장 내일 영국과 싸울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 는데, 그 앞에서 애국심을 강조해서 뭘 어쩌자는 건가.
방진훈의 반응을 알아챘는지, 위 긴스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니죠. 제가 방정맞아서. 죄
송합니다.”
방진훈이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을 귀찮다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할 말 다했으면 본론으로 가지.” 거, 사람 참.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강진호 를 보며 방진훈은 고마움과 빡침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이쪽은 나름 민감한 문제건만!
“어떻게 생각하지?”
강진호가 이현수에게 물었다.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이현수는
강진호가 한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관여한 것 같습니다.”
“으 ”
“S’*
“안 그래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한국으로 쳐들어온 시기 자체가 너무 급작스 럽습니다. 딱히 전조도 없었습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러운 공격.
잘 막아냈기에 별다른 생각을 하 지 않았지만, 만약 이번처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면 한국의 무인계는 풍비박산이 났을 것이다. 그만큼 큰
사건이었다.
또한 이만한 사건이 아무런 전조 없이 벌어진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 는 일이다.
“일본이 그동안 한국에 욕심을 내 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건 일개 구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 입니다. 이런 전 국가적 연합군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설사 신 니치카이라고 할지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다른 곳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만……
“다른 곳이라면?”
“물론 차이커창입니다.”
“ 빙고.”
위긴스가 박수를 쳤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놈은 절대 그렇게 손 놓고 있을 놈이 아 니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면 어 떻게든 다른 방법을 쓰려고 했을 거 다.”
“그게 일본일 수 있다는 거군요.”
“그렇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성휘와 김석일이 왜 거기에 있었는가가 설 명이 되지 않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지. 세상일 이라는 게 꼭 딱딱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놈들도 일본을 이용 하여 한국을 치려 했고, 그 와중에 차이커창이 손을 뻗어왔다면 자연스 레 합류할 수 있었겠지.”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강진호가 조용히 침음을 흘렸다.
‘손가락 끝에 가시가 박힌 것 같 은 느낌이군.’
아주 자잘한 가시가 말이다.
딱히 통증을 유발하지도 않고, 움 직임이 불편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미묘한 통 증에 자꾸 손가락을 보게 된다.
딱 그런 기분이었다.
이성휘는 이제 더 이상 강진호의 상대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랬지 만, 이제는 이성휘가 무슨 수를 써 도 강진호를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니 깔끔하게 무시해도 괜찮겠 지만, 괜히 신경이 쓰인다.
이건 계산이 아니라 예감의 영역 이었다.
“차이커창이 뒤에서 움직인 게 확 실한가?”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신합 니다. 이쯤이면 그놈이 무슨 짓이라
도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놈의 입장에서는 총회가 무난하게 성장하 는 걸 절대로 두고 보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그럼 아마 지금쯤 속이 뒤집어져 있겠군.”
“보고를 받았으면 그렇겠죠.”
“ 흐음.”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중국이고, 일본이고 다들 한국을 어떻게든 찔러 대고 있었다. 그 사 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 우리는 이렇게 참아야 하는 건가?”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논의 드릴 일이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 로 좀 움직여 보고 싶습니다.”
“개 인적으로?”
“예. 공식적으로 움직이기에는 뒤 가 좀 구린 일입니다. 하지만 얻어 맞고 참을 수는 없습니다. 자금을 조금 지원해 주시면 재밌는 일을 하 나 만들어보겠습니다.”
강진호가 이현수를 빤히 보았다.
이현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혀 있 었다. 조금 전 강진호가 정치인들을 어찌 상대할지를 생각할 때 지은 미 소처럼 말이다.
“허가하지.”
“감사합니다.”
“중국 쪽은 이현수에게 맡긴다. 그리고 일본 쪽은 일단 정리가 끝나 면 논의하지.”
“감사합니다.”
“감사할 건 없어.”
강진호가 쇼파에 등을 기댔다.
지금 당장이라도 일본에 쳐들어가 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저 분노했기 때문은 아니다. 감 히 그에게 대적하려 했던 이들에게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강 진호가 굳이 일본에 가려는 이유는
분노의 해소가 아닌 억울하게 죽어 간 이들에 대한 복수 때문이다.
승리를 기뻐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승리의 와중에 희생된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얻은 것 이 많은 것과 죄를 지은 자를 벌하 는 것은 별개의 문제니까.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닐 뿐이다.
“그리고……
그때 였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의 시선이 문 쪽으로 돌아갔 다.
지금 이곳에서는 이사진들의 회의
가 열리고 있다. 그런 회의를 방해 한다는 것은 웬만해서는 있을 수 없 는 일이다.
그렇다는 건 뭔가 변고가 생겼다 1— IX
“들어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이 열렸 다. 그리고 굳은 얼굴의 사내가 고 개를 꾸벅 숙였다.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이게……. 말씀을 드려야 할 일 같아서.”
“말해봐.”
“VIP가 한국으로 오고 있습니다.”
“VIP?”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적어도 그가 총회에 몸을 담은 이후로 저런 단어가 사용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VIP 라면?”
“유럽 쪽에서 통보가 왔습니다. 지금 VIP께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 기에 올랐다고……
“ 설마.”
위긴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 다.
한국의 입장에서 VIP라고 할 만 한 이들은 많다. 하지만 유럽, 그러 니까 원탁에서 스스로 VIP라고 지
칭할 만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 다.
나이트들.
그 정도는 되어야 그런 말을 들 을 수 있다. 원탁에서 직접 연락을 했고, VIP라 지칭을 했다면 최소한 나이트 중 하나가 지금 한국으로 오 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위긴스의 뇌리에는 다른 예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니야. 나이트가 이리 움직일 수는 없어.’
나이트가 온다면 파견이나 전령이 다. 그게 아니라면 일을 꾸미러 오
는 것이다. 공식적인 전언을 가지고 왔다면 출발하기 이전에 이미 언질 이 있었을 터.
개인의 독단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 인적으로 한국으로 출발할 만한 나 이트. 그리고 그중에서도 굳이 먼저 연락을 할 만한 사람은…….
“그쪽의 말로는 마스터가 한국으 로 출발했다. 그리 전하면 알 것이 라고……
“마스터……
털썩.
위긴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주물렀 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다가 나직 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인계라는 동네는 참 파격을 좋 아하는 사람이 많다니까.”
총회의 설립 이래 최대의 거물이 한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지?”
“글쎄요……
위긴스가 막 마스터에 대한 정보 를 늘어놓으려는 찰나.
띠리링.
강진호의 휴대폰이 살짝 울렸다.
“음, 미안하군. 잠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강진호 가 전화기를 끄려 전원 버튼을 눌렀 다. 하지만 이내 액정을 확인한 강 진호가 즉시 손가락을 전원버튼에서 뗐다.
‘‘.어?”
잠금장치를 열고 메시지를 확인한 강진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회주님?”
“무슨 일이십니까?”
웬만해서는 강진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그 격한 반응에 다들 긴장 했다.
일본이 원정대를 꾸려 쳐들어온다 는 말을 들었을 때조차 강진호가 저 렇게 긴장하지는 않았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어……
당황.
그의 얼굴에 저런 당황이 보일 줄이야?
다들 긴장한 눈으로 강진호가 든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톡 같은데?’
‘뭔 메시지가 온 거지?’
강진호가 휴대폰을 슬쩍 내렸다.
“어, 음……. 그 마스터인가 하는
사람이 지금 공항으로 오고 있는 건 가‘?”
“그렇습니다.”
“위긴스.”
“예!”
“온다니 환영은 해줘야겠지. 미리 연락한 걸 보면 접촉하고 싶다는 뜻 같으니까.”
“……그렇습니다.”
“ 어찌할까?”
위긴스가 미간을 좁히고 살짝 고 민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가야겠지요. 아무래도 그게 예의인 것 같습니다. 부담스럽고 껄
끄럽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 까요.”
“부탁하지.”
“아무래도 한국에 처음 방문하는 귀빈이니만큼 이쪽에서도 신경 쓸 일이 많을 겁니다. 권한을 주시면 이 실장과 협의하여 최대한 문제없 이 진행하겠습니다.”
“음, 그렇게 해.”
“그리고 로드께서 언제 마스터를 만날 것인지를 정해주셔야 합니다.”
“내가?”
“저를 보러 오는 것은 아닐 테니 까요. 상대할 건지, 아니면 무시할
건지 결정하셔야 합니다.”
강진호가 살짝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지.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알겠습니다. 그리 진행하도록 하 겠습니다. 하면 마스터께서는 이 제?”
“……아무래도 나도 공항으로 가 봐야 할 것 같아서.”
“네? 함께 가시는 겁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다른 사 람을 마중하러 가야 해서.”
“••••••예?”
강진호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의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진짜 VIP가 지금 중국에서 한국 으로 날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