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947)
마존현세강림기-948화(946/2125)
마존현세강림기 39권 (4화)
1장 협의하다 (4)
원탁을 바꾼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위긴스, 사상에 대한 논쟁을 할 때가 아니네.”
“사상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습니 다.”
위긴스가 가볍게 웃었다.
“마스터, 제 말을 들으시면 납득 하실 겁니다.”
마스터의 눈도 의문으로 물들었 다.
“마스터, 지금 마스터께서 제안하 시는 것들은 원탁과 모두가 최선의 이득을 볼 수 있는 방향입니다. 그 렇지 않습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네.”
“그럼 원탁이 그 방향으로 가지 못한다면 원탁은 문제가 있다는 결 론이 나오는군요. 그렇지 않습니 까?”
역으로 찔러 들어온다.
마스터에게는 이 논리에 반박할 방법이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마스터.”
위긴스가 가만히 마스터를 보며 말한다.
“제가 이곳에서 하나 느낀 것이 있다면, 결국 평화라는 것은 힘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리고 최적의 효율 역시 힘을 가진
이가 동반되어야 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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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가 침음을 흘렸다.
이건 원탁의 논리에 반하는 일이
다. 하지만 원탁의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탁은 완전한 평등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그 평등을 바탕으로 정한 결정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힘을 이 용하는 곳이다.
그 미묘한 모순이 지금 마스터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마스터, 회주님께서는 마스터의 안전을 보장하셨습니다. 그러니 이 제는 냉정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지 금 원탁은 마스터가 생각하시는 원 탁이 아닙니다. 그리고……. 마스터
가 물러나시고 나이트 르보가 원탁 을 장악하게 된다면 더욱 원탁은 그 빛을 잃게 될 겁니다.”
“원탁을 무시하지 말게.”
“하지만 마스터가 하시는 말씀 역 시 모순이 가득하지 않습니까?”
“••••••모순?”
“예.”
위긴스가 살짝 심호흡을 했다.
“마스터께서는 원탁의 시스템을 믿는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나이트 르보가 원탁의 마스터가 되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하고 계시죠.”
“원탁의 시스템이 인간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면 걱정할 일이 없습 니다. 마스터께서는 이미 원탁이 불 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계시잖 습니까. 원탁은 그저 불완전한 시스 템을 바탕으로 소속된 이들을 압박 할 뿐입니다.”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가?”
“가서 시도해 보십시오. 마스터께 서 원하시는 방향대로 과연 원탁이 굴러갈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확정된 답변을 받아오
실 수 있다면 회주님께서는 마스터 의 제안을 받아들이실 겁니다. 회주 님, 그렇지 않습니까?”
강진호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였 다.
위긴스가 슬쩍 강진호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
“마스터,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 다.”
“ O 으”
—■ r그 •
위긴스와 강진호가 방을 벗어나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 위긴스가 손 을 휘저어 그들 주변에 실드를 쳤
다. 말이 새어나가는 것을 완전히 차단한다.
“로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영 탐탁지 않은데.”
“이런 조건은 다시 오지 않습니 다. 이건 대 바겐세일입니다.”
“..으 ”
T그 •
평소 쓰지 않는 용어까지 써가며 열변을 토하는 위긴스였지만, 강진 호의 표정은 여전히 뚱했다.
“받지 않으시려는 이유가 뭔지 여 쭤도 되겠습니까?”
“공격을 할 수 없다는 조건을 받 을 이유가 없어.”
강진호가 고개를 내젓는다.
“행동을 제약받는다는 건 반드시 문제가 된다. 지금이야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훗날에는 문제가 될 거 야.”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그 부분은 해결하면 로드께서는 이 조건을 받으시겠습니까?”
“그게 해결되면 굳이 받지 않을 이유가 없지.”
마스터가 건 조건은 그 하나다.
그 외에는 모조리 퍼주기에 불과 하다.
“그런데 그 조건이 사라진다면 굳 이 우리를 지원할 이유가 있나?”
“그건 제가 맡겠습니다.”
“ O ”
“S’*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 이건 저들의 근본적인 문제니까요.”
“문제?”
“예, 로드. 저들은 이익집단이 아 닙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평화 유지 군을 흉내 내고 있죠. 이건 세금 지 원 사업 같은 겁니다. 받을 수 있다 면 누구라도 받으려 하죠.”
“그 심사를 통과하는 게 어려울
뿐입니다. 그 조건은 반드시 제거하 겠습니다. 그러니 이 협상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 흐음.”
강진호가 위긴스를 가만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아무래도 마스터를 상대하는 일은 그보다는 위긴스가 나을 것이다. 원 탁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 테니 까.
“감사합니다, 로드. 그럼 들어가시 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긴
스와 함께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을 기다리던 마스터의 얼굴은 처음처럼 편해 보이지 않았다. 목숨 의 위협에는 딱히 고민하지 않던 마 스터였지만, 위긴스의 진단이 그를 고뇌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위긴스는 조금 전처럼 강진호의 뒤편에 서는 게 아니라, 강진호의 옆에 와 앉았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이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뜻이었다.
“마스터.”
“말하게, 위긴스.”
“마스터께서 동아시아를 지원하시 려는 이유는 그게 세계를 위한 길이
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일맥상통하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지원을 받겠 습니다. 하지만 이쪽에서도 조건을 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건?”
일방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조건?
마스터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조건 말인가?”
“만약 마스터께서 원탁으로 돌아 가셔서 이 협정의 승인을 받아낸다 면 총회는 마스터의 제안을 수용하
겠습니다.”
“ O 으”
—
“하지만 만약 승인을 얻어내지 못 할 시에는……
위긴스가 미소를 지었다.
“타국을 침공한다는 조건을 제외 해 주십시오.”
마스터가 멍하니 위긴스를 바라보 았다.
“원탁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것은 모든 게 끝이라는 말이네. 그 런데 거기에서 그 조건 하나를 뺀다 고 뭐가 달라지는가?”
“그러니 마스터께서는 받지 않으
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 까?”
“도대체……
마스터가 입가를 주물렀다.
과거의 위긴스는 그의 손바닥 안 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 능력은 인 정하지만 그의 모든 선택과 행위가 마스터가 생각하는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위긴스는 분명 마스 터의 생각 이상의 뭔가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게 옳은 방향이든 그저 객기에 불과하든 예전의 위긴스에게 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내가 그걸 받아들인다면 뭐가 달 라지는 건가?”
“마스터께서 그 조건을 제외하고 도 총회를 지원하기 위한 최선을 다 해 주신다는 약속 하나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게 저희의 조건입니다.”
“••••••거 참.”
마스터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받아들이지. 받아들이지 않을 이 유가 없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 해도 도통 자네의 생각을 알 수가 없구만.”
“마스터.”
위긴스가 미소를 지었다.
“저는 모두에게 좋은 최선의 방향 으로 나아가려 할 뿐입니다.”
“원탁에도 좋은 방향이라는 건 가‘?”
“확신합니다.”
마스터가 피식 웃었다.
“한국에서 불과 몇 달을 있었을 뿐이건만, 사기꾼이 다 되었구만. 팔 을 잃더니 너무 커 버렸어.”
“저는 여전히 원탁에 있던 그 위 긴스입니다. 다만…….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게 된 것뿐입니다.”
“뭔가 당한 것 같군.”
마스터가 고개를 휘휘 젓더니 강 진호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회주님, 제안하신 조건은 모두 수용하겠습니다. 그러니 회주님께서 도 말씀을 지켜주십시오.”
“으 ”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단 결 정이 되었다면 나는 말을 번복하지 않아.”
“그럼 이걸로……
“기다려.”
강진호가 마스터의 말을 끊었다.
“그 전에 하나 확실하게 해두지.
너는 거래라는 것은 신뢰를 바탕으 로 한다고 했다. 그렇지?”
“예.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는 너를 신뢰하지 않 아.”
강진호가 차가운 눈으로 마스터를 바라보았다.
“너뿐만이 아니야. 나는 아무도 신뢰하지 않아. 내가 하는 거래는 신뢰 따위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내 원칙은 하나야. 거래를 어기는 자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네가 이 거래를 어겼을 시에. 무
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뭘 상상하든 그 이 상을 보게 될 테니까.”
마스터의 얼굴이 살짝 질렸다.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수 많은 이들을 상대해 본 마스터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남자는 이런 일에 꽤나 능숙한 기운을 풍기고 있 었다.
“거래는 여기까지다.”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가는 길이 즐겁길 바라지.”
그 말을 남긴 강진호가 위긴스와 눈빛을 교환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고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마 스터와 위긴스가 가만히 지켜보았 다.
“••••••정말.”
강진호의 기운이 멀어지자 마스터 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군.”
“그래서 항상 골치가 아픕니다.” 마스터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강진 호가 나간 문을 응시했다.
‘그저 강하기만 한 게 아니다.’ 저자에게서는 조직을 이끌어 본 이의 냄새가 난다. 일반적으로 저런 압도적인 힘을 가진 무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향취다. 그리고 거기 에 머무르지 않고 사건의 핵심을 꿰 뚫어보는 눈도 있었다.
“네가 왜 한국을 택했는지 알겠구 나.”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겠지?”
“……무슨 말씀이신지.”
마스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극단으로 흐르는 자는 언젠가는 진정한 극단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는 저 성격과 배짱이 먹혀 서 총회가 급성장할 수 있었겠지 만……
마스터가 슬쩍 위긴스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 대가로 적을 수도 없이 만들 기 마련이지. 스스로 만들어낸 힘이 스스로 만들어낸 적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총회는 순식간에 붕괴한 다.”
위긴스가 볼을 긁었다.
이건 맞는 말이었다.
위긴스가 이곳에 없었다면 원탁과 의 협상은 결렬되었을 것이고, 그럼 총회는 사방에 적을 둔 채 고립되었 을 것이다. 그건 최악의 결과다.
“그러지 않기 위해 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의견이 통하는 사람이더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리 통하 지는 않습니다만……
위긴스가 뚱한 표정으로 마스터와 시선을 맞춘다.
“마스터보다는 잘 통합니다.”
“음? 내가? 나만큼 열린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보통 꼰대들은 다 그렇게 말을 하죠.”
위긴스가 피식 웃었다.
“그런 위험은 항상 고려하고 있습
니다. 고립은 절대 좋은 건 아니니 까요.”
“네 부담이 과할 텐데?”
“아니요. 마스터, 사실 부담은 거 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째서?”
위긴스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정확하게는 문을 열고 나가버린 강 진호의 흔적으로 향한다.
“아무리 많은 적을 만들어낸다 하 더라도 저분이 질 것 같지는 않으니 까요. 저분의 적이 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굳고 단단한 믿음을 느낀 마 스터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럽군.’
이 짧은 시간 만에 위긴스를 완 전하게 사로잡아 버린 남자다.
‘조금은 믿어도 될지 모르겠군.’ 마스터도 한동안 강진호가 나간 곳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