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8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018화
18화
“컥!”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원래 있었던 모래 구덩이가 아니었다.
송진우가 있는 곳은 사막이 아니라 어떤 마을에 광장 같은 곳이었다.
판타지 풍의 양식에 돌로 된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송진우가 깨질 듯이 아픈 머리를 붙잡고 일어서자 그 주변에서도 송진우와 비슷한 몰골의 것(?)들이 일어섰다.
“으으으…….”
“으으으…….”
놀랍게도 송진우와 같이 누워 있던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아니, 원래는 인간이었다. 살점이 뜯어지고 부패한 끔찍한 모습의 시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굶주린 좀비
(LV 60)
그들은 모두 좀비였다. 공포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좀비들이 사방에 가득했다.
“으으으~”
“으으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좀비가 되어 버린 듯했다.
마을 여기저기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좀비 떼들이 일어나 방황하고 있었다.
그들은 배가 고파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송진우는 그들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누구도 송진우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그냥 송진우는 없는 사람 취급하며 산 것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고 있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송진우도 산 사람이 아니라…… 이미 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태창 소환.”
▷레벨 : 100
▷종족 : ???
▷칭호 : 없음
▷상태 : 부패
▷직업 : 없음
▷직업 레벨 : 0
▷마스터 직업 수 : 0
▷소유 엠블럼 수 : 0
▷생명력 1000 / 1000
▷마나 500 / 500
▷기력 500/ 500
▷체력 : 100
▷기력 : 100
▷지혜 : 100
▷힘 : 100
▷민첩 : 100
▷지능 : 100
▷매력 : 100
▷정신 :100
▷인내 : 100
▷운 : 0
▷명성 : 0
레벨이 100으로 변하고 운, 명성을 제외한 모든 스탯이 100으로 변했다.
물론 입고 있었던 장비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얻은 엠블럼도 없었다.
“듣던 대로네.”
이건 일반적인 퀘스트가 아니라 환생 퀘스트다.
환생 퀘스트란, 종족이 없는 노비스가 특정 종족을 얻기 위해서 수행해야 하는 퀘스트다.
이곳에서 얻는 모든 장비나 엠블럼은 퀘스트가 끝나면 모두 사라진다.
환생 퀘스트는 모든 플레이어가 거치는 일반적인 퀘스트지만, 환생을 히든 퀘스트로 한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송진우가 좀비로 일어선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인간 도살자로 불리던 그 사형수도 언데드 종족이었기 때문이다.
-어보미네이션
그것이 사형수가 얻었던 종족이자, 지금 송진우가 목표로 하는 종족이다.
어보미네이션은 수많은 시체로 이루어진 강력한 언데드다.
기형적으로 생긴 몸에서는 수많은 팔다리가 달려 있어서 각기 공격이 가능했고 몸 주위에는 항상 시독이 생성된다.
가장 압권은 갈라진 복부에서는 창자가 나와서 적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찍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창자로 적의 목을 졸라 죽일 수도 있다.
언데드는 가장 강력하지만 회복 마법이 통하지 않고, 신성 마법의 버프도 받지 못한다는 가장 큰 페널티도 받는다.
생긴 것도 끔찍해서 여성 플레이어들은 거의 없고 남성 플레이어도 독특한 취향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어보미네이션이 되면 송진우의 외형은 디멘션 월드 안에서, 어쩌면 현실에서도 끔찍한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실제로 어보미네이션이 되었던 사형수도 마치 시체를 엮어서 만들어진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이미 동생을 위해서 눈과 음낭도 잘라냈던 송진우다.
그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다.
환생 퀘스트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을 얼마나 달성했느냐에 따라서 보너스로 주어지는 특성이 달라진다.
이런 퀘스트를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당황할 거고, 실제로 미래의 사형수도 갑자기 일어난 환생 퀘스트 때문에 처음에는 한참을 헤맸다고 했다.
그들은 그때 정신만 바짝 차렸다면 더 좋은 보상을 얻었을 거라고 아쉬워했다.
‘나는 다르지.’
송진우는 사형수가 이곳에서 했던 퀘스트를 모두 꿰고 있다.
그것들을 모두 빠르게 해결하고 시간이 되면 사형수가 못 했던 퀘스트도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다.
‘일단 아이템부터.’
이곳에 돌아다니는 좀비들은 송진우가 공격해도 반응하지 않을 거다.
이미 정상적인 반응을 할 수 없는 그들은 오직 살아 있는 것에만, 즉 먹을 것에만 반응한다.
이들을 죽이면 당연히 경험치를 얻는다. 반항하지 않는 상대를 죽여서 경험치를 얻는 것은 듣기에는 쏠쏠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들을 죽여서 얻는 경험치로는 레벨 업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사형수도 처음에 이들을 죽이며 사용한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고 했었다.
‘평범한 주민들은 필요 없어.’
송진우는 빠르게 달려서 상점가로 뛰었다. 그곳에는 모험가들의 장비를 파는 상점이 있다.
빠르게 뛰어가니 장비가 진열된 무기상점과 역시 좀비가 되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주인이 보였다.
여러 무기가 있었지만 썩 좋은 무기는 없었다. 마법이 걸린 무기는 전무했고 그냥 종류만 다양할 뿐이다.
송진우는 그중에서 가장 손에 익은 자신의 팔 길이 정도의 도를 집었다. 도축과 벌목을 하느라 가장 많이 사용한 무기가 도와 도끼다.
도를 집어 든 송진우는 망설이지 않고 무기점 주인을 내려쳤다.
퍽!
어슬렁거리던 무기점 주인은 뇌수를 흘리며 쓰러졌다. 소량의 경험치를 얻었지만 송진우가 원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날카로움 부여 포션
(포션)
무기에 바르면 절삭력과 공격력이 오르는 약물이다. 아깝긴 했지만 송진우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도에 발랐다. 그러자 환한 빛을 내면서 무기에 스며들었다.
“좋아.”
평범한 도에서 쓸 만한 도로 탈바꿈했다. 이제 남은 아이템을 수거할 차례였다.
“다음은 용병의 반지.”
술집에서 비틀거리는 용병을 머리를 내려쳐 방어력이 100이나 오르는 반지를 획득했다.
“다음은 파이어볼 스크롤.”
약초점에 들어가 주인을 내려치고 열쇠를 얻은 후에 비밀 금고에 들어 있는 파이어볼 스크롤을 얻었다. 위급할 때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될 듯했다.
“갑옷도 얻어야지.”
갑옷 상점에서 자신에게 맞는 경갑옷도 세트로 입었다. 역시 주인을 죽이고 마법이 부여된 건틀릿도 얻었다.
그렇게 쭉 돌면서 필요한 아이템들을 모두 얻었다.
사형수가 이것을 얻기 위해서 모든 주민들을 학살해야 했지만, 송진우는 필요한 것만 쏙쏙 빼먹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영주의 아이템이지.”
다음에 간 곳은 영주가 머무는 저택이다. 작지 않은 마을이라서 영주의 저택은 거대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는데 안에서 일하는 집사나 하녀 등도 모두 좀비가 된 후였다.
“다른 좀비는 필요 없어.”
송진우는 성큼성큼 걸어서 가장 큰 방에 도착했다.
끼이익~
열린 문에는 역시나 좀비가 된 영주와 영주 부인이 침대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살집이 두툼한 영주와 살아생전에는 아름다웠을 영주 부인이다.
퍽! 퍽!
하지만 지금은 단지 송진우의 아이템 자판기일 뿐이다.
“좋아.”
영주와 영주 부인에게서 팔찌 세트까지 얻어낸 후에 옆방으로 이동했다. 이곳에 있는 공녀를 죽이면 매직 반지를 얻을 수 있다.
끼이익~
역시나 문을 열고 송진우는 단숨에 공녀의 머리통을 쪼갤 준비를 했다. 겉모습은 사람이지만 이런 곳에서 망설일 송진우가 아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공녀는 찾긴 찾았는데 송진우가 생각했던 상태가 아니었다.
“흑흑흑~”
“……살아 있어?”
놀랍게도 공녀는 아직 좀비로 변하지 않은 거다. 이건 사형수가 알려준 내용과는 달랐다.
“설마 내가 빨리 와서 그런 건가?”
퀘스트에는 많은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는 일정한 시간 안에 도달해야만 일어나는 퀘스트도 있다.
이것 또한 일종의 히든 퀘스트인데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보상도 후하다.
“흑~ 흑~”
공녀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고 무시무시한 좀비가 문을 열고 들어온 상황이다.
여린 소녀가 두려워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쩌지?”
사형수는 본래 이곳에서 아이템을 모은 후에 뒤에 쳐들어온 왕국 성기사단과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물론, 일개 좀비가 성기사와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었기에 처음에는 정신없이 도망쳐야만 했다.
그때,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인 리치가 나타나 그에게 강력한 힘을 주고 같이 성기사들을 쓸어버렸다고 했다.
뛰어난 활약에 흐뭇해진 리치가 그를 더 강력한 언데드인 어보미네이션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 환생 퀘스트가 끝났다고 했다.
그 퀘스트에는 이 공녀가 필요 없다. 좀비가 되었든 되지 않았든 간에 죽이고 서클릿만 얻으면 된다.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다. 이곳은 현실이나 다른 차원이 아니다. 환생 퀘스트의 나오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인물은 NPC다.
그때 공녀가 고개를 들어 송진우를 쳐다봤다.
“흑~ 흑~”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었지만, 그 본모습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아직 어린 여자아이다.
‘하나보다 다섯 살 정도 어리려나?’
도를 들려는 순간 동생, 하나와 모습이 겹쳐서 차마 도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된다. 동생 하나를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 잔혹한 일도 해야 할 거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번 손에 힘을 주는 순간이었다.
《돌발 퀘스트, 클라라를 구하라가 생성되었습니다.》
‘돌발 퀘스트?’
특정 조건을 갖추면 일어난 퀘스트다. 당연히 이것도 사형수에게서는 들어 본 적 없다.
‘어쩌지?’
무난한 방법을 택하자면 당연히 사형수가 했었던 대로 하면 된다.
이미 그가 알고 있는 퀘스트이기 때문에 방법도 자세히 알고 있고 또 난이도가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그렇지 않으면?’
공녀를 구하려면 수많은 좀비를 뚫고 왕궁에서 파견된 성기사에게 가야 할 거다.
하지만 자신은 지금 좀비다. 보자마자 그들이 단숨에 칼로 도륙할 수 있다.
또, 이곳 어딘가에 숨어있는 리치도 문제다.
사형수의 기억대로라면 리치는 성기사들을 모두 죽일 정도로 강력하다고 했다. 공녀를 구한다는 것은 즉 리치와 반목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건 특정한 조건을 이루어야 얻는 돌발 퀘스트다. 클리어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보상을 얻을 거다.
‘모험을 해야 하나? 아니면 안전하게······.’
둘 다 일리가 있다.
당장 앞을 생각하면 안전한 것이 최고지만 정체불명의 신의 말을 따르면 운명을 부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얻는 힘으로는 운명에 생채기도 못 낼 거다.
갈팡질팡하던 송진우는 클라라의 얼굴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
‘언제 내가 쉬운 길을 간 적이 있었나?’
잠시 머리를 긁적이면 송진우가 공녀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클라라니?”
자신을 잡아먹듯이 쳐다보던 좀비가 갑자기 말을 하니 공녀는 소스라치듯이 깜짝 놀랐다.
“쉿! 조용해. 시끄럽게 하면 좀비들이 몰려올 수도 있어.”
그 말에 공녀는 큰 눈망울에 눈물을 가득 맺히면서도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워하지 마라. 나는 너를 돕기 위해서 왔다.”
실은 두개골을 쪼개고 서클렛을 얻기 위해 왔지만, 그것을 말할 필요는 없다. 적당히 구슬리기로 했다.
“아저씨가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게. 그러니까 내 말에 따를 수 있지?”
송진우의 말에 클라라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송진우가 무서운 지옥의 사자에서 구세주로 변하는 순간이다.
‘다음이 문제인데······.’
송진우에게는 덤비지 않았지만 클라라의 냄새를 맡으면 좀비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 거다.
미리 송진우가 가는 길에 있는 좀비들을 다 쓸어버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시간이 너무 지체될 거다.
“아!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