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82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182화
182화
“크……으윽?”
블루 핸드는 잠시 버티는 듯했지만, 결국 몸이 정수리부터 둘로 쪼개졌다.
《칼리의 아바타를 쓰러트렸습니다.》
《칼리의 권능을 흡수합니다.》
“허억~ 허억~ 칼리?”
칼리는 힌두교에서 광란의 신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악신이다. 블루 핸드의 검푸른 손은 그녀의 영향을 받은 탓이었다.
원래 칼리는 ‘검은색’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료에는 그녀를 검푸른 색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디멘션 특성 획득》
▲죽음의 표식
▷대상을 공격할 때마다 죽음의 표식을 쌓는다. 표식 하나마다 대상이 받는 데미지가 5% 상승하며 15초간 유지된다. 100% 이상 쌓으면 5분 동안 모든 데미지가 5배로 증가한다.
중앙 대륙이나 현실에서 죽이지 않아도 아바타의 특성을 흡수했다.
“지식이 늘었네.”
블루 핸드가 쓰러지자 이제 이 마을에 유일한 플레이어는 송진우가 되었다.
이제 이 치열하고 길었던 퀘스트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기다리던 변고가 생겼다. 평평한 바닥이었던 곳에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콰지직!!
그것은 작은 크기의 신전이었다. 겨우 사람 하나 들어갈 크기의 신전 중심에는 낡은 창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게 스피어 오브 데스티니야?”
평범한 모습의 창. 낡고 더럽기까지 했다.
도저히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 같지 않았다.
“근데 이건 신성력이잖아?”
이상하게도 스피어 오브 데스티니의 주변에 흐르는 기운은 강력한 신성력이었다. 죽음의 땅에는 어울리지 않는 기운.
신성력마저 먹어 치운 송진우라서 버티고 서 있을 수 있지 다른 언데드였다면 몸이 녹아내렸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강력한 신성력이 주변을 메우고 있었다.
그 창은 점점 강력한 신성력을 뿜어내더니 서서히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화아아악!!
창에서 나오는 것은 태양처럼 강력한 에너지였다. 그 힘은 모든 걸 집어삼킬 듯이 다가오는 죽음의 파도도 주춤하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창의 힘에 밀려 결국 죽음의 파도는 서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마치 파도가 창을 두려워하는 듯했다.
그건 앙그라마이뉴의 파편도 마찬가지였다.
[케에에엑!!]죽음의 파도가 밀려난 자리에 남아 있던 앙그라마이뉴의 파편은 창의 힘이 닿자 촛농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송진우조차 엠블럼의 힘을 증폭하지 않고는 싸우기 버거워했던 강력한 몬스터가 너무나도 쉽게 쓰러병?
결국 창은 죽음의 파도를 본래 존재하던 곳까지 밀어내고 나서야 본래 있던 곳으로 안착했다.
드르르륵!!
창의 소임이 끝나자 신전도 다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결국,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대륙과 송진우뿐이었다.
그 순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새파란 색으로 일렁거리는 차원 포탈이 생성되었다.
위잉~!
퀘스트를 클리어한 플레이어가 빠르게 돌아갈 수 있게 돕는 타운 포탈이었다.
이럴 때는 영락없는 게임이었다.
“돌아가자.”
* * *
송진우는 블루 핸드와 리치킹이 떨어트린 아이템까지 꼼꼼히 챙기고,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로 돌아오니 소울피스 드래곤이 침식에서 벗어나 본래의 선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소울피스 드래곤이 정신을 차린 듯하자 관리자들도 순순히 힘을 거두었다.
원래 소울피스 드래곤은 선하고 지혜로운 드래곤이었다.
세계를 질서를 해치는 영혼이나 언데드를 벌하지만, 그렇다고 망자에 대한 예우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
[미안하군. 나도 어디서 그런 끔찍한 저주에 당했는지 기억할 수가 없다.] [이해한다. 지혜로운 드래곤이여. 악은 어디에나 존재하지.]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맙다.]드래곤은 사죄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또 감사할 존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그를 찾아봤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응? 그는 어디로 갔지?] [글쎄,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그들이 그토록 찾고 있던 송진우는 이미 그곳을 떠난 후였다.
드래곤한테 사례받는 것도 마다한 그가 달려간 곳은 아까 모덴카이저가 갇혀 있었던 봉인처였다.
지금이 아니면 그를 빼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와주었군.]표현은 안 했지만 눈에 떠오른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정말 송진우가 올 거라고는 생각지 않은 눈치였다.
“계약은 계약이니까.”
[고맙다.]“그럼…….”
송진우는 그를 가두고 있는 봉인을 풀었다. 그러자 무섭게 솟아 있던 감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운 자유로군.”
모덴카이저는 밖으로 나오면서 몸 상태를 확인했다. 오래 갇혀 있었으니 당연히 정상이 아니었다.
“이제 어쩔 거지?”
[글쎄…….]이곳에서 풀려났어도 아직 그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위대한 순환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저주받은 삶을 이어 가야 한다.
그것을 골똘히 생각한 모덴카이저는 송진우에게 말했다.
[내 영혼은 금속과 육체에 갇혀 있다. 상반된 두 기운 때문에 영혼도 불안정한 거지.]“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두 개를 떨어트려야겠지. 정확히는 하나를 버려야 한다. 그러니 포식귀여, 너에게 요청한다.]“……?”
[나의 금속을 모조리 먹어치워 줬으면 좋겠다.]“금속을? 육체 쪽이 아니라?”
[금속의 속성은 강인과 불변이다. 새롭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 안식을 위함이라면 금속 부분은 불필요할 거다.]“그렇군.”
원래 언데드는 금속은 먹지 못하지만, 공허의 힘을 지닌 송진우는 다르다. 이미 핵폭탄도 씹어 먹은 전례도 있지 않은가.
포식이가 대답이라도 하듯 혀를 또 날름거렸다.
위잉~!
포식이가 입을 벌리니 새카만 어둠이 생겨나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모덴카이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팔을 벌리며, 다가올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좋다. 몸이 분리되는 것이 느껴진다.]우드득!
정말로 모덴카이저를 이루던 금속이 우그러들면서 송진우가 있는 쪽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걱! 우걱!
포식이는 날아온 금속들을 맛있게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꺼억!
모든 포식이 끝나자 앞에는 금속이 모두 벗겨져 초라하게까지 보이는 인형만 남았다.
하지만 모덴카이저는 매우 흡족한 모습이었다.
[좋다. 영혼이 순수해진 것이 느껴진다. 이것으로 나도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겠어.]그 순간, 모덴카이저의 모습이 사라지고, 대신 눈앞을 가득 메우는 빽빽한 메시지만 보였다.
《포식, 특성이 발동되었습니다.》
▲아다만티움 골격 (각인)
(에픽)
▷능력 :
공격력 +250
방어력 +250
힘 +500
체력 +500
체력 재생률 +350%
불굴
금속 재생
《’드워븐 뼈대’와 중복됩니다. 교체하시겠습니까?》
드워븐 뼈대는 레어 등급이고, 아다만티움 골격은 무려 에픽 등급이다. 당연히 교체하는 것이 맞다.
“그래.”
《’드워븐 뼈대’가 아다만티움 골격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칭호 획득》
▲죽음을 잇는 자
(랭크 SS)
▷능력 :
올 스탯 +500
모든 공격력 +50%
생명력 +100%
암흑 데미지 +100%
죽었을 시, 50%의 생명력으로 부활(쿨 타임 7일)
《엠블럼 획득》
▲귀환자
(랭크 SS)
▷조건 : 쿠트나호라의 메인 퀘스트 클리어
▷능력 :
올 스탯 +250
행운 +150
암흑 데미지 +50%
생명력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5분 동안 모든 스탯 2배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보상 :
보너스 스탯 +1,000
네크로폴리스의 주인이 된다.
순간적으로 너무 많은 메시지가 떠서 뭐가 뭔지 다 확인하기도 힘들 정도다.
우선 SS급 칭호와 엠블럼을 얻고 메인 퀘스트의 보상도 두 개나 얻었다.
“SS급 칭호는 조금 아쉽네.”
칭호는 아쉽게도 운명찬탈자 때문에 버려야 했다.
하지만 엠블럼과 1000이나 되는 보너스 스탯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다음 보상이었다.
“네크로폴리스의 주인? 이게 무슨 뜻이지?”
네크로폴리스는 성벽 밖의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죽은 자들을 장사지냈던 곳을 뜻한다.
그런 곳의 주인이 되었다니…….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다시 밖을 나오니 이미 소울피스 드래곤과 관리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메인 퀘스트의 보상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관리자들, 혹은 소울피스 드래곤이 줬을 보상이 궁금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히든 퀘스트의 보상이 더 나을 것이다.
이미 모덴카이저에게서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았으니 아쉽지 않았다.
“아직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나?”
이 마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 해야 할 일이 남았다.
“쇼핑 시간이다.”
송진우에게는 블루 핸드와 다른 플레이어들을 죽이면서 얻었던 아이템과 주화가 잔뜩 있었다.
특히 주화는 이곳을 벗어나면 쓸모가 없을 테니 여기서 다 사용해야 한다.
이 쇼핑 시간도 마지막까지 남은 플레이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곳에는 밖에서는 구할 수 없는 희귀 아이템들이 잔뜩 있는 것이다.
“일단 도안부터.”
이곳에는 경매장에서도 본 적 없는 뛰어난 도안이 다양하게 있었다.
송진우는 무기와 방어구 도안을 최대한 샀다.
다음에는 조금 느긋하게 상점가를 돌아다녔다. 이제 딱히 필요한 것은 없어 보였다.
새롭게 생긴 상점만 없었다면 말이다.
“저건 뭐지?”
분명 퀘스트 전에는 없었던 이상한 상점이 눈에 띄었다. 그건 이상한 티켓 같은 것을 파는 상점이었다.
“어서 오세요!”
검은 두건을 뒤집어쓴 망령이 송진우를 반겼다.
송진우는 상품을 천천히 살펴보다가 깜짝 놀라야 했다.
▲아이템 각인권
(스크롤)
▲NPC 각인권
(스크롤)
▲스킬 각인권
(스크롤)
“미친!”
그것들은 각인 포인트로만 각인할 수 있는 상식을 깨부수는 것들이었다.
물론 여기서도 가격이 싼 것은 아니었지만, 밖으로 가져 나가면 족히 수백억은 받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물론, 여기도 제한은 있었다.
“아이템은 에픽까지만 가능하고, NPC는 700 이하만 되네.”
송진우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팔아서 주화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단 하나만 살 수 있을 정도였다.
“할 수 없네.”
송진우는 아쉽지만 하나만 사고 다음 장소로 갔다. 남은 돈을 다 털기 위함이다.
“어서 오게.”
구더기를 파는 좀비 상인이 웃으면서 구더기를 꺼냈다.
좀비의 손에 잡혀 꿈틀거리는 구더기를 보며 송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에휴~”
* * *
마침내 모든 시간이 지났을 때, 시야가 흐릿해지더니 어느새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곳은 도시와 죽음의 파도의 경계에 있는 나루터였다.
그곳에는 조각배를 탄 카론이 있었다.
“무사했군. 다른 자들은 모두 죽음의 파도에 빠진 건가?”
카론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미안하게 되었군. 갑자기 그 악령들이 날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 대신 돌아가는 길은 공짜로 태워주지. 여기 자네의 장비도 챙겨왔다네.”
잃어버렸던 장비도 모두 회수했다. 이것이 이 퀘스트의 마지막이었다.
올 때는 100명이었지만 갈 때는 1명이다. 그 1명이 된 송진우는 기분 좋게 바람을 맞았다.
“오늘 하루만 얻은 게 어마어마하네.”
그전과 비교해서 최소 1.5배는 강해진 기분이다. SS급 엠블럼만 두 개 얻었으니 망상만은 아니다.
하지만 자만할 때는 아니었다. 자신도 엄청난 기연을 얻어서 강해졌지만, 이미 천상계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자들도 많다.
“랭커라…….”
송진우가 블루 핸드를 이긴 것은 행운에 행운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형편없이 깨졌을 것이다.
3차 승급에 만족하지 말고 최소 랭커와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크로노스가 준 임무를 완성하고 동생을 구할 수 있다.
“일단 오늘 한걸음 더 나간 기분이네.”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한 송진우는 기분 좋게 로그아웃했다.
* * *
서유럽에 있는 노배 레스의 본거지.
건물 안이지만 창문도 없으며, 심지어는 들어오는 문도 없는 이상한 공간.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포탈을 이용해야 한다.
그 건문에서는 그 어떤 전자기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곳은 오직 노배 레스의 간부들을 위한 비밀 공간이었다.
그 안에서 최고 간부인 ‘인형술사’와 ‘루멘’이 테이블 앞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