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93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193화
193화
포탈의 크기는 생각보다 훨씬 커서 지름이 몇 킬로미터나 되었다.
이런 거대한 포탈이 지구 곳곳에 생겨나는 중이었다.
잠시 후, 그곳에서 새까만 무언가가 초파리 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건 부메랑처럼 생긴 1인용 비행 물체를 타고 있는 침략자들이었다.
“온다!”
“일제 사격!”
한수정의 스킬과 함께 사수들의 총알과 광선이 일제히 날아갔다. 다른 길드가 있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화살과 마법이 날아갔다.
두두두두!!!
펑!! 펑!!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침략자들은 이곳에 오자마자 바로 공격받을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기습의 효과 때문인지 침략자들은 전혀 대비하지도 못하고 상당수가 격추되었다.
그들은 여러 문명을 침략하고 약탈한 우주 해적이었다. 그들의 약탈 대상은 노예로 만들 원주민과 그들이 보유한 과학 기술이었다.
그 때문에 기술 수준이 현재 지구보다 훨씬 뛰어났다. 작은 비행물체를 타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원래 지구인들이 가진 무기로는 그들의 비행선을 격추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비행선도 디멘션 월드의 힘이 담긴 무기는 버터내지 못했다.
두두두두!!
“계속 몰아치세요!”
“젠장! 얼마나 많이 온 거야?”
엄청난 크기의 화망이 펼쳐졌지만 그것을 뚫고 살아남은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곧 플레이어들이 자리 잡고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피융!!!
적들의 비행선에서 구체의 에너지가 쏟아졌다. 단단한 암석을 동그랗게 오려내는 것을 보니 맞으면 목숨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강력한 무기를 가진 비행선들이 빠르게 날아왔다.
“우리 차례다!”
그때 한진영의 사이킥 부대가 움직였다.
“그랩!”
“텔레니시스!”
“사이킥 그래비티!”
마법사보다 파워는 작지만, 훨씬 범용적인 수법을 사용하는 초능력자 부대였다.
사이킥 에너지로 비행체를 공격하고 빠르게 날아오는 에너지 탄의 방향까지 바꿨다.
사수와 초능력자의 시너지 효과 덕분인지 다가오던 비행체들이 빠르게 정리되었다.
“좋아!”
걱정하던 것과는 달리 아무 피해 없이 적들을 막을 수 있었다. 비행체의 속도는 빠르지만 헌터들의 강화된 동체 시력을 벗어나지 못했다.
상황이 순조롭게 흘러가서 사람들이 내심 안도할 때였다. 허공에 만들어진 차원 포탈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저, 저게 뭐야?!”
포탈에서 나온 것은 거대한 전투선이었다.
사방에 무기가 장착되어 있고, 크기도 웬만한 고층 건물만큼이나 컸다.
그 거대한 물체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몸을 꿈틀거리며 하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벌레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이 동시에 8기나 나왔다.
쿵!!!!
거대 전투선은 빌딩을 무시하며 움직였다.
전투선과 부딪친 건물이나 교각 등 거대 구조물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반면 전투선은 흠집도 나지 않았다.
게다가 전투선 아래쪽의 해치가 열리더니 수많은 침략자가 쏟아져 나왔다. 역시 처음 보는 무기로 무장한 보병부대였다.
순식간에 개미 떼처럼 사방에 퍼진 보병 부대들이 인간 사냥에 나섰다.
조금만 지체한다면 이 도시는 폐허로 변할 것이다.
“파워 아머 부대! 출격합니다!”
한수정의 말에 30명이나 되는 길드원들이 대기해 놓았던 파워 아머에 탑승했다.
파워 아머란 예전 한수정이 얻었던 슈퍼 노바 아머처럼 마나석을 원료로 움직이는, 탑승 가능한 작은 로봇이었다.
원래는 유적에서만 얻을 수 있는 파워 아머다.
그런데 피루가 드워프 던전에서 얻은 얼티메이트 동력원을 가지고 연구하더니, 보급형 파워 아머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실장님! 지휘를 부탁해요!”
“걱정 마세요!”
어느새 슈퍼 노바 슈트를 소환한 한수정이 파워 아머 부대를 이끌고 앞으로 날아갔다.
부아아아앙!!!
파워 아머 부대는 육해공 모두에 능한 만능 전투 부대였다. 비싼 마나석을 소모하는 단점이 있지만, 엘리샤 길드의 전투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정도로 강력했다.
펑!!!!
한수정의 공격을 시작으로 파워 아머 부대가 거대한 전투선에 달라붙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불길이 일어나는 것을 보아 효과가 있는 듯했다.
“우리도 질 수 없지! 이대로 놈들을 몰아붙인다!”
돌격대를 맡은 이정후가 강화 병사 부대를 이끌고 앞으로 나섰다. 그는 다가오는 보병 부대를 저지할 생각이었다.
부길마인 김홍택 실장은 자리에 남아 사수 부대를 이끌었다.
“저들을 지원해!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그때 다시 포탈에서 변고가 생겼다
우우웅!!
“저, 저길 봐!”
도시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그림자가 생기더니, 이내 이 도시 반 크기의 거대한 비행물체가 나타났다.
영화에서나 보던 접시 모양 비행물체였다. 그곳에서 작은 비행 물체가 끝도 없이 쏟아졌다.
“제길! 역시 월드 스톰이라는 거지?!”
아무리 디멘션 아이템으로 무장한 헌터들이라고 해도 거대 비행체를 격추하는 것은 무리였다.
“할 수 없다! 특공대가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버텨!”
전 세계가 전쟁의 겁화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곳처럼 유리한 곳도 있었지만 반대로 밀리는 곳도 있었다.
한국처럼 이런 체제가 잘 잡히지 않은 곳에서는 침략자들의 일방적인 학살이 일어나는 곳도 있었다.
하늘에 뚫린 포탈에서 적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유리하게 싸움을 이끌어가는 전장도 시간이 가면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레나자드의 말처럼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특공대가 해내야 한다.
‘오빠…….’
송하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절대 바이올린을 놓지 않았다.
바드 플레이어인 그녀는 자신의 음악이 조금이라도 길드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오빠! 부디 무사히 돌아와.’
* * *
한편, 특공대로 차출된 헌터들은 세레나자드가 만든 차원 이동 포탈을 타고 침략자들의 행성에 도착했다.
그곳은 지구보다 2분의 1 정도 크기의 작은 행성이었다. 기후는 지구와 비슷했지만 중력이 커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곳이군.”
누군가의 말처럼, 이름 모를 행성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지구의 것과 비슷하게 생긴 초목들이 사방에서 자라고 있었다. 정원사의 손길이 닿은 것처럼 정갈한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크고 작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초목 사이에 밝은 색감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인공적인 건물이지만 자연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건물 지붕에도 나무들이 무성했다.
겉모습만으로는 거대한 신전 같았다. 투명한 관으로 건물이 이어져 있어 주민들이 그것을 통해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구보다 수준이 몇 단계는 높은 문명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의 문명을 감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동한다.”
5,000으로 구성된 특공대 부대는 100명씩 50팀으로 나누어졌다. 그 50팀이 흩어져서 아르콘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각 팀을 이끄는 리더는 사전에 세레나자드가 정해주었다. 송진우가 속한 팀의 리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헌터였다.
그는 북유럽 신화 속 유명한 신인 토르의 아바타였다.
‘톰슨 아일.’
톰슨 아일은 강력한 헌터이자 몸을 아끼지 않고 사람들을 구해낸 영웅이다.
막대한 돈을 벌지만 그는 늘 검소하게 산다. 그가 번 대부분의 돈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송진우도 어려서부터 그를 동경하며 자라났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그와 같은 헌터가 되는 것이 송진우의 꿈이었다.
‘진짜 될 줄은 몰랐지만.’
이제는 송진우도 당당한 헌터가 되어서 우상이었던 톰슨 아일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걷고 있었다.
“포식귀이라고 했나?”
톰슨 아일의 말에 송진우는 약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지금 송진우의 가면은 붉은색이다.
이 원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좋든 싫든 참여한 헌터들은 유명해질 것이다.
세레나자드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된 5000명의 랭커다. 평소에도 1,000명의 랭커를 뽑고 있지만, 그건 사실 주관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서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송진우, 혹은 검은 사신이라는 이름보다 포식귀로 활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톰슨 아일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을 호위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라고 했어. 이곳까지 온 것을 보면 실력에 자신이 있겠지만, 위험한 행동은 자제해 주게.”
“알겠습니다.”
톰슨 아일의 말처럼 이 팀의 목표는 송진우를 특정 장소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아직은 송진우도 자신이 어디에 필요한지 알 수 없다. 아마 3차 승급자가 아닌 자신을 세레나자드가 꼽은 이유와 관련 있을 것이다.
일행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많은 병력들이 빠져나갔어도 이곳은 적지다. 얼마나 많은 병력이 남아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거망동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일이었다.
헌터들은 최대한 들키지 않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역시 일은 생각한 대로만 진행되지 않았다.
콰광!!!
폭발음이 갑자기 사방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헌터 부대가 행성 방어부대와 전투하는 것 같았다.
왜에에엥!!
엄청난 사이렌 소리가 행성 전역에 퍼지더니 이내 거대한 진동이 땅을 울렸다.
드드드드!!!
“지진인가?”
행성 전체를 울리는 엄청난 진동이다. 뛰어난 헌터들이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떨림이 멈췄을 때는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생겼다.
“저게 뭐야?”
울창한 수풀 사이를 뚫고 솟아난 그것은 거대한 기계 장치였다. 못해도 20미터를 훌쩍 넘는 크기였다.
뱀 대가리와 비슷하게 생긴 그것은 도저히 기계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끼이잉! 끼이잉!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만 50개가 넘었다.
“뭐 하는 물건이지?”
헌터들의 의문은 오래 지나지 않아 해결되었다.
삐이이잉!
그 뱀 대가리 같은 것이 갑자기 레이저 빔을 발사한 것이다.
콰과광!!!
그 빔이 어느 지점에 닿자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큭! 방어 포대냐?”
엄청난 문명을 지닌 행성답게 방어 체계도 무서운 수준이었다. 뱀 대가리를 닮은 레이져 포대는 쉬지 않고 포격을 가했다.
삐이잉! 삐이잉!
쾅!!! 쾅!!!!
“빠르게 돌파한다!”
톰슨 아일의 말에 이쪽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폭탄 받아라!”
한 플레이어가 타이어처럼 생긴 원격 조정 폭탄을 조종해서 레이저 포대를 공격했다.
콰쾅!!!
보기에는 어설퍼 보이는 폭탄이었는데 그 파괴력이 대단했다. 단 한 번의 폭발에 거대한 기계 포대 허리가 끊어졌다.
“별거 아니네!”
이곳에 온 헌터들은 대부분 3차 승급자다. 물론 송진우처럼 예외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매스컴에도 나온 적 있는 유명 인물들이다.
그런 자들이 모여 있으니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다.
“내가 앞장선다! 모두 뒤처지지 말고 따라와!”
톰슨 아일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작은 해머를 들고 하늘을 날았다. 그가 해머를 휘두를 때마다 강력한 전류가 쏟아졌다.
콰광!!!
순식간에 포대 하나가 무너졌다. 그것도 모자라서 하늘을 누비며,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것이 천둥의 신, 토르의 힘이다. 그의 아바타인 톰슨 아일은 마치 토르처럼 싸우고 있었다.
그의 활약에 다른 헌터들의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이 올랐다.
“놈들을 싹 쓸어버리자!”
헌터들이 처음에는 파죽지세로 몰아붙였지만, 적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곧 그들의 지원부대가 벌떼처럼 날아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