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41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241화
241화
《그물 몬스터》
전에 있던 특수 건물인 암시장이 사라지고 새로 생긴 특수 건물, 아니 특수 던전이다.
이 사냥터의 사용 방법은 단순하다. 사냥터에 있는 몬스터를 특수한 그물로 생포하면 된다.
이때 몬스터는 그물을 뚫고 탈출할 수 있는데 체력이 낮을수록 잡힐 확률이 커진다.
일반 사냥보다 훨씬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대신 포획에 성공하면 많은 경험치와 특수 아이템, 몬스터의 신체 부위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냥 잡아도 경험치 두 배인데 첫 그물에 잡으면 거기서 두 배, 같은 몬스터를 연속으로 잡으면 얻는 보너스 등도 다양하다.
복잡하지만 어쨌든 폭렙과 특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사냥터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너희를 다 데려온 거다.”
송진우는 최소한의 방어 병력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공허 교단의 병력을 데려왔다.
노혜미가 필드 던전 단위로 만들어진 시설을 보고 놀라 물었다.
“어마어마하네. 이런 거 만들려면 얼마나 필요해?”
“묻지 마. 생각하면 마음만 아프다.”
특수 건물을 짓는다기에 몇 백억 원을 투자했다. 골드가 아니라 플래가 필요했기에 지출이 유난히 컸던 거다.
“결과가 좋으니까 됐어. 이런 사냥터라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거지.”
공허 교단 부대와, 푸른 화살 궁수들, 그리고 수인들로 이루어진 병력을 조합하여 조를 나눴다. 다가올 전투를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빠르지 않다.
사냥에 참여하지 않은 인원은 송진우와 레이밖에 없었다.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마더 컴퓨터가 준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서 별의별 짓을 다 했다.
고스트 타입 몬스터와 싸우기도 했고, 영혼 흡수 흑마법으로 몬스터의 영혼을 뽑아서 레이에게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레이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결국 레이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다.
“저는 마더의 말을 따라 영혼의 존재를 증명해야 합니다. 사냥은 필요치 않습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퀘스트의 비밀은 풀 수 없었지만 700레벨 유니크 NPC는 그 자체로 도움이 되었다.
레이 덕분에 함께한 파티 사냥도 속도가 상당했다.
“그럼 일단 나하고 다니자.”
레이는 플라즈마와 고주파를 발산하는 구체를 이용함으로써 공격과 방어를 한다.
범위 공격이 가능한 중거리 유닛이니 송진우에게도 도움이 된다.
‘퀘스트를 깰 수 없어도 도움은 되겠지.’
물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주인님에게 폐 끼치지 마라, 이 깡통 로봇아.]“네 발로 돌아다니는 원시 로봇보다는 도움이 될 겁니다.”
자꾸 그레이프와 레이가 티격태격 싸웠다. 물론 정말 공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싸움이 유치원생들 같았다.
[로봇 주제에 왜 가슴이 달린 거지? 거기서 미사일이라도 나가는 거냐?]“인간의 경계심을 낮출 수 있는 좋은 무기입니다. 전투밖에 모르는 투견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도의 심리적 수법이죠.”
‘뭐 심심하지는 않네.’
최대한 좋게 생각하기로 한 송진우다.
레이와의 동행은 현실에서도 계속되었다. 바로 검은 사신 활동에도 레이를 데려간 것이다.
영혼 증명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송진우가 이번에 목표로 한 자들은 일명 통나무 장사꾼. 사람들을 납치해서 장기를 적출해 파는 악질 중에서도 최악질이다.
레이는 장기가 적출당한 희생자들과 송진우의 낫에 쓰러진 자들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중 몇몇은 레이가 직접 잡은 이들이다.
“왜 인간은 이 같은 짓을 하는 건가요?”
“글쎄……. 탐욕과 이기심 때문이겠지.”
“사자는 배가 부르면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계속 무언가를 갈망하네요. 결국 인간은 그 욕망 때문에 멸망할 겁니다.”
“욕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냐. 더 잘살고 싶고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명을 발전시켰으니까. 문제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욕망을 채우려는 자들이지.”
“균형이 맞지 않은 성장입니다. 과도하게 발전한 문명은 결국 인간을 파멸시킬 겁니다.”
“너희가 그랬던 것처럼?”
레이의 세계는 여러 종말론 중의 하나의 결과다. 발전한 기계 문명을 제어하지 못한 인간이 결국 기계의 노예가 되는 세상이다.
“그 정도면 많이 순화한 거겠죠. 제가 산출한 미래는 그보다 더 절망적입니다. 저기 있는 짐승도 비슷한 결론일 겁니다.”
그 말에 송진우의 다리 옆에 있던 그레이프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훙! 난 지구보다 훨씬 더 많은 문명을 접했다. 꼭 그렇게 단정할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행성을 위기에서 구한 경우도 있어.]“그런가요? 하지만 당신의 본 주인도 결국은 탐욕 때문에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명 사냥꾼, 아르콘을 이야기하는 거다. 그 말에 그레이프가 조금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탐욕이 과하면 그렇게 되지. 하지만 그렇다고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이 인간 같은 생물이 이끄는 곳보다 낫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로 난 모든 생명체가 죽고 그들이 남긴 기계만 살아남은 행성도 봤었다. 그 끝은 그 어느 행성보다 훨씬 더 끔찍했어.]“그들이 문제를 일으켰나요?”
[아니, 전혀. 하지만 그게 문제였어. 아무 의지 없이 프로그램으로만 운용되는 세상은 끝없이 돌아가는 태엽 장치와 다르지 않았지. 기계 문명은 움직인 채로 죽어 있었던 거다. 아르콘조차 그 문명은 가치 없다고 판단해 무시했었지.]“당신은 문명과 문명인들을 중심으로만 이야기하는군요. 그래도 그 행성의 다른 생명은 평화롭게 살 수 있었을 겁니다.”
두 기계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너무 열정적이라서 정작 송진우는 방청객처럼 그들의 설전을 듣기만 했다.
그 토론을 멈춘 것은 뜻밖의 전화 한 통이었다.
그건 김홍택 실장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진우 군! 어디야? 도움이 필요하네!
몹시 다급한 목소리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송진우가 두 기계의 설전을 손으로 막으며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지금 공격을 받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네.
수화기 너머로 총소리와 폭발음,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도 들렸다.
더 물어볼 시간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송진우는 그렇게 대답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레이프! 그림자로 들어와! 레이는…… 내 속도를 따라올 수 있어?”
“비행 모드로 움직이면 시속 700km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좋아. 그럼 최대한 따라와!”
다행히 지금 있는 지역은 한수정의 주택과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다. 전력으로 달리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팟!
송진우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으며 달렸다.
건물을 밟는 것은 단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실은 사이킥 파워를 이용해서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이다.
비행 모드로 변한 레이조차 따라오기 힘든 속도다.
평소라면 힘을 조절했겠지만 지금은 그조차 아까워서 힘껏 발을 굴렀다. 덕분에 건물 외벽이 푹푹 패여야 했다.
송진우는 날아가는 도중에 그레이프에게 물었다.
“그레이프! 상황은?”
위성 카메라로 상황을 분석한 그레이프가 바로 대답을 했다.
[아군 부대가 주택을 두고 농성 중입니다. 적들은 약 2,000여 명으로 중화기까지 동원하며 방어막을 뚫고 있습니다.]“2,000여 명? 그렇게나 많아? 경찰은 뭐 하고 있는데?”
[한영그룹의 후계자 전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면 군경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간섭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입니다.]회장이 건 제약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무식한 방법은 통하지 않았을 거다.
이런 일 때문에 모든 제약이 풀렸을 때 길드 사람들이 그렇게 걱정한 것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네! 법 위에 재벌이 있어?”
[대신 민간인들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그래서 상황은?”
[마왕의 골렘이 활약하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함락당하고 말 겁니다.]“제길!”
생각보다 훨씬 급박해 보여 속도를 높였다. 조금 무리했지만 너무 늦지 않게 현장에 도착했다.
송진우는 높이 점프를 해 멀리서부터 주택을 겹겹이 포위한 곳에 뛰어내렸다.
쾅!!!
송진우의 무게 때문인지 콘크리트 바닥이 움푹 파였다. 그 충격에 옆에 대기하고 있던 병력은 피를 토하며 옆으로 날아갔다.
이들은 통일된 판타지풍의 전투복을 입고 총, 활과 도검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었다.
‘헌터?’
놀랍게도 여기 있는 모든 병력이 2차 승급 이상의 헌터들이다. 어떤 집단이기에 고급 병력을 이렇게 많이 동원할 수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포식귀다!”
“특급 주의 인물이다! 탄약을 아끼지 마라!”
적들도 송진우를 알고 있었다. 브리핑 때 마왕 다음으로 위험한 인물이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받았었다.
하지만 그건 과거의 자료다. 지금의 송진우는 마왕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위험한 인물이다.
두두두두두!!!
기다렸다는 듯이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왔다. 아무 기척도 없던 건물 위에서도 저격수가 배치되어 있었다.
저 모든 무기와 탄환이 모두 각인된 아이템이다.
사실 총알은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껴 있는 화살은 송진우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파지직!!
대응은 즉각적이었다. 사이킥 파워를 이용해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해서 총알을 막은 것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화살촉과 총알은 이 자기장을 뚫지 못하고 순식간에 증발했다.
‘이럴 경우도 생각해 놨었지.’
검은 사신 활동이 이럴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머리 회전이 아무리 빨라도 이렇게 빨리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송진우라도 이 정도의 자기장을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바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낫을 휘둘렀다.
싹둑!
중앙 대륙의 강력한 몬스터도 버티기 힘든 공격이다. 아무리 강력한 방어구를 입고 있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소울 크러쉬!”
쾅!!
“으악! 살려줘!”
“저리 가!”
“제길! 이 괴물 녀석! 계속 사격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탄막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이대로는 제시간에 도달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레이프! 저격수들을 처리해!”
[명령을 따릅니다.]송진우가 체온 감지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레이프가 에너지 탄을 쐈다. 그레이프의 에너지 탄은 백발백중이었다.
뒤따라온 레이 역시 힘을 빌려줬다.
“역시 유기체들은 잔혹하군요.”
레이는 허공을 떠다니는 철제 구를 이용해서 광역으로 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제길! 적의 지원이 있다!”
송진우 하나만을 생각하던 이들은 뜻밖의 지원에 우왕좌왕하다 쓰러지기 시작했다.
두 기계의 활약 덕분에 날아오는 총알이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송진우의 목적은 이들의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다.
“난 돌파한다! 이곳을 맡아줘.”
두 기계에게 뒤를 맡기고 송진우는 느슨해진 포위망을 뚫고 앞으로 이동했다.
멀리서 거의 다 부서진 방어막과 반파되어 땅에 구르고 있는 마왕의 골렘이 보였다.
‘생각보다 심각하네.’
저 골렘의 위력은 송진우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골렘이 저렇게 맥없이 쓰러져 있다는 것은…….
‘골렘의 약점을 완전히 파악했다거나 엄청난 강적이 있다는 것. 아니면 둘 다 거나.’
적들도 마왕의 골렘 부대를 뚫지 못하면 이번 습격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다. 분명 대책을 찾았으니 이렇게 온 것이다.
‘잠깐 그렇다는 건…….’
송진우의 생각이 끝나기도 무섭게 누군가가 앞을 막았다. 그들은 번쩍번쩍 빛나는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나타날 줄 알았다, 포식귀.”
12명으로 이루어진 헌터 집단이다. 송진우의 힘을 대충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3차 승급자들이 열두 명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