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52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252화
252화
파운딩 자세로 들어간 송진우가 두 주먹으로 무자비하게 길가메시의 얼굴을 가격했다.
퍽!! 퍽!! 퍽!!!
낫은 아니지만 오우거의 힘이 담긴 주먹이다.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먹에 맞을 때마다 덤프트럭에 받히는 기분이었다.
“커어억!!!”
“생 양아치 같은 새끼! 너 같은 것이 감히 군주가 되려 하다니!”
백성 알기를 정말 돌같이 아는 놈이다.
지금은 민심을 잡으려 잘 해주는 척하고 있지만, 막지 않으면 앞으로도 많은 이가 이 바벨탑에 희생될 것이 뻔하다.
송진우는 데미지를 조절했다.
그래도 고통은 그대로 느껴졌다.
조금 전의 오만하고 거만한 길가메시는 어디 갔는지 없고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악바르만 남았다.
퍽! 퍽! 퍽! 퍽!
힘 조절은 하고 있다.
그건 죽이지 않기 위함이 아닌, 더 많이 때리기 위함이다.
“개자식!”
“커어억!”
잘생겼던 악바르의 얼굴이 엉망이 되는 중이다. 그 때문에 악바르와 길가메시의 정신이 죽어가고 있었다.
“사, 살려…….”
“남의 목숨은 파리처럼 여기더니 너는 살고 싶은가 보지? 아직 덜 맞은 거 같으니까 한 시간만 더 맞자!”
송진우는 진짜로 몇 시간은 더 때릴 듯한 모습이었다.
“히이익!”
악바르는 두려움에 떨며 발버둥 쳤지만 절대 송진우는 떼어낼 수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게거품을 물며 경련을 일으켰다.
“어? 얘 왜 그래? 설마 연기하냐?
이곳은 디멘션 월드의 법칙이 지배하는 중앙 대륙이다. 갑자기 간질에 걸릴 수도 없다.
그때 사시나무 떨듯이 떨던 악바르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더니 그의 입에서 황금색의 안개 같은 것이 나왔다.
그러자 저 멀리서 에레슈키갈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길가메시의 정신입니다! 조심하세요!”
본래 바벨탑을 통해 올 수 있는 것은 아누나키의 정신과 장비뿐.
하지만 정신에 그들의 권능이 담겨 있어서 악바르도 강력한 전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그 힘이 송진우를 노리는 것이다.
[저 몸은 너무 약해. 네 몸을 지배해야겠다!]둘 정신이 공존한다면 결국 약한 쪽이 강한 쪽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다.
[네 정신을 갈기갈기 찢어서 먹어치워 주마! 결국 넌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금색의 기운이 금방이라도 송진우의 몸을 덮을 것처럼 커다랗게 변했다.
그것을 본 에레슈키갈이 절규했다.
“도망쳐요!!”
아무리 강력한 전사라고 해도 정신체와 싸울 수는 없다. 정신체는 영혼 같은 거라서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길가메시의 정신체가 금색으로 보이는 것은 그를 상징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에레슈키갈의 걱정이 무색하게, 송진우는 간단히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덥석!
[어?]“어라?”
잡힌 길가메시나 그걸 지켜보는 에레슈키갈도 놀란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송진우는 너무나 태연하게 말했다.
“네가 영혼인지 아니면 진짜 반신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내 밥일 뿐이지.”
송친우의 1차 직업은 소울이터고 2차 직업은 갓이터다. 그러니 그가 뭐든 간에 상관없었다.
“네가 날 먹는다고? 미안하지만 먹는 건 내 전문이야.”
그리고 송진우는 이때만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친구를 불렀다.
“포식아!”
쩌어억!
흉측한 포식이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자 기고만장하던 길가메시의 정신체도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려 했다.
[히이익!]하지만 아무리 도망쳐보려 해도 이미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포식이의 혀에 붙들린 길가메시의 정신은 결국 천천히 삼켜졌다.
[살려…….]꿀꺽!
《길가메시를 흡수했습니다.》
보스 판정이 아니라 유니크 유닛 판정이라 포식귀 특성은 발동하지 않았다.
대신 반신이라도 신이었는지…….
《갓이터 특성이 발동했습니다.》
“이건 좋네.”
이것으로 갓이터의 마스터 스킬인 갓츠 웨폰과 이터가 강화될 거다. 특히 패시브 스킬인 이터는 웬만한 S급 엠블럼 못지않게 좋다.
스킬 각인 1순위기도 하다.
“저쪽도 끝났나?”
길가메시가 쓰러지자 시끄럽게 돌아가던 레이저 포대도 멈췄다.
에레슈키갈과 기계 둘은 몸이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끝내 쓰러지지는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마무리 되었군.”
남은 것은 이 바벨탑을 멈추는 거다.
다행히 에레슈키갈이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제 관리자 코드만 있으면 언제든지 재설정할 수 있습니다. 길가메시보다 제 것이 더 높은 등급이니까요.”
“그럼 또 다른 누군가가 만질 수도 있는 거야?”
“제 관리자 등급보다 높으면 가능하죠. 하지만 그런 이는 많지 않아요.”
열심히 에레슈키갈이 컴퓨터를 치자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첨탑이 멈췄다.
“이제 아누나키의 물건은 곧 사용이 불가능해질 거예요.”
“그건 다행이네.”
브리하드 장군이라면 저들의 변고를 곧 알아차릴 거다. 아누나키의 무기만 아니면 이쪽이 압승이다.
그때 에레슈키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참에 열쇠를 사용해보죠?”
“아, 그게 있었지?”
에레슈키갈에게서 받은 열쇠가 있었다. 최상층에서 사용하는 거라 했으니 여기 어딘가에서 사용할 곳이 있을 듯했다.
잠시 생각하던 송진우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뒷정리가 우선이야. 저 인간도 데려가야 하고.”
구석에는 얼굴이 두 배로 부어서 기절해 있는 악바르가 있었다.
송진우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주먹을 꾹 쥐어보았다.
“강해졌구나, 나.”
비록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 레벨 값을 못 하긴 했지만, 그래도 1,200레벨 보스를 혼자 잡았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분신의 도움 없이 혼자서 한 일이다. 진짜 랭커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났다.
하지만 용병왕, 염강진을 생각하면 자만할 수도 없었다.
운이 좋아 이겼지만 그가 처음부터 방심하지 않았더라면 쓰러진 쪽은 분명 자신이었을 것이다.
목숨을 끊는 것에 실패했으니 다음에 만나면 전력으로 덤빌 것이 뻔하다.
“일단 뇌 속성 저항부터 올려야겠네.”
이미 바빌로니아는 지크가 점령했다. 남은 건 현실뿐이지만 브리하드 장군의 역량을 생각하면 그것도 그리 길지 않아 마무리 될 것이다.
그리고 전쟁은 송진우의 예상대로 끝이 났다.
* * *
후계자 전쟁이 본격화되고 정신없이 바빠진 한대운이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오래간만에 한수정을 만날 수 있었던 정부 주관 파티에도 빠질 정도였다.
어찌 생각하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평소 한대운을 아는 사람이면 놀라 자빠질 정도다.
그런 한대운의 사무실에 손님이 찾아왔다.
“강녕하셨습니까, 한대운 이사님.”
그는 전칠우. 인피니티 길드의 부길마이자 아이언 페이스라는 별호로 헌터 서열 834위를 차지한 남자다.
용병왕에 비하면 조금 빠지긴 하지만 834위면 어딜 가든 대접받는 강자다.
그런 그가 한대운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
“그래서. 약속은?”
“죄송합니다, 이사님.”
“쯧! 아직도 못 일어나고 있는 건가?”
한대운의 말에 전칠우는 침묵으로 답했다.
그것은 용병왕인 염강진이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의 침묵에 한대운이 비아냥거렸다.
“일의 대가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했어. 하지만 일을 성공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경각심만 주는 꼴이 되었군.”
한대운도 용병왕이 직접 나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실패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에도 용병왕의 패배.
그 덕분에 포식귀는 일약 스타까지 되었다.
이제는 한수정의 피해 없이 둘만 죽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더군다나 이런 여론에서 더 움직이는 것은 자신이 노출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한영그룹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지 관리도 필수다.
“계약대로 돈의 세 배를 배상하겠습니다.”
용병왕을 움직일 정도의 금액이다. 그 세 배면 인피니티 길드도 출혈이 클 것이다.
그 돈이면 한대운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웬일인지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 돈은 받은 걸로 치고 대신 다른 계약으로 대신하지.”
“어떤…… 계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건 차차 알아보고. 어차피 용병왕도 포식귀를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 아냐?”
“……그렇습니다.”
용병왕이 쓰러진 것 때문에 인피니티 길드의 신용도가 최소 두 단계나 내려갔다.
명성과 신뢰로 먹고사는 용병 단체에는 금전적인 손실보다 훨씬 큰 손실이었다.
그러니 용병왕은 포식귀를 잡아야만 한다.
“그럼 잘되었군.”
용병왕의 목표가 되었으니 포식귀는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용병왕이 강한 건 비단 그 혼자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영 길드와 맞먹는 무력을 지닌 인피니티 길드가 용병왕이 가진 진짜 힘이다.
한대운으로서는 손 안 대고 코 푼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가야지.’
사실 후계자 경쟁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한수정이 아니다.
그런데도 인피니티 길드까지 고용한 것은 자꾸 그 포식귀라는 놈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마왕은 덤이었다.
세력은 커도 멍청한 둘째 형님도 스스로 자빠질 것이 뻔하다.
‘역시 첫째 형님부터 견제해야겠지.’
첫째의 외가는 아직도 정계를 주무르고 있는 거대한 가문이다. 그들이 첫째에 힘을 보탤 것이 분명하니 대비해야 한다.
‘이자들을 사용하면 되겠군.’
생각지도 않은 패가 생긴 셈이다. 원래 주었던 돈의 세 배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럼 일단 이곳부터 시작하지.”
* * *
악바르가 저지른 반란이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뒤늦게 악바르를 지원하는 병력이 왔지만, 브리하드가 지키는 성을 빼앗으려 할 정도로 무모한 이는 없었다.
결국 악바르의 천하는 불과 며칠 만에 끝나고 바니슈가 왕위에 올랐다.
바니슈는 악바르와는 달리 검증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여성이다.
당연히 처음에는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악바르가 쿠데타를 위해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밝혀지자 곧 수그러들었다.
인도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악바르의 개혁을 시작으로 그동안 쌓여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계급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명목적으로는 없어졌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짧은 내전이었지만 악바르의 개혁이 사회에 준 파장은 절대 작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막 여왕이 된 바니슈에는 최악의 악재였다. 이런 시기에 개혁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신지후의 세황그룹이 나섰다
세황그룹은 일단 엄청난 자금을 풀어 구호 물품을 인도 전역에 뿌렸다.
그 덕분에 망가진 유통망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고 굶는 이도 줄어들게 되었다.
배가 채워지니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폭동도 잠잠해졌다.
아무리 인도 왕실로부터 많은 혜택을 약속받았다지만 이건 위험한 투자였다.
지금 정세를 볼 때 인도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도가 노배 레스의 손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해서 과감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 때문에 인도는 개혁에 실패했다. 아직 불안정한 바니슈의 왕권을 위해서 억지로 틀어막은 것이다.
그 결과 인도는 수천 년 만에 찾아온 계급 철폐의 기회를 잃었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크에게 설명을 들은 송진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게 최선이었나요?”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지금 인도는 너무 급진적인 개혁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악바르는 어떻게 되었나요?”
-감옥에서 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고작 감옥이요? 죽이는 게 확실하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여왕님을 위해서 가두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뭐, 할 수 없죠,”
-참. 여왕님께서 꼭 왕실에 찾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요.
“알겠습니다. 꼭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세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송진우는 바로 움직여야 했다. 새로 얻은 도시로 인해 할 일이 산더미만큼 쌓였기 때문이다.
[바빌로니아]바로 지크가 차지한 바빌로니아 도시를 통째로 송진우에게 넘긴 것이다.
아무리 송진우의 공이 크다고는 하지만 이만한 도시를 욕심내지 않고 선뜻 건넨 건 범인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 덕분에 공허 교단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게 되었다.
바빌로니아는 높은 산지로 둘러싸인 분지라 다른 플레이어들이 침입하기 힘든 천연의 요새였다.
단점은 역시 접근성이 낮아 상업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건데, 주변 거점은 모두 차지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했다.
“일단 그놈의 열쇠부터 사용하자.”
대부분의 일을 그레이프에게 지시하고 송진우는 다시 탑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