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64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264화
264화
영상에서 본 것 중에는 분명 몬스터가 아닌 사람이 난동부리는 장면도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정신없어 깊게 생각 못 했는데 말을 들어보니 분명 그자들이 노배 레스일 것이다.
그들이 나오는 영상에는 송진우도 봤던 장소도 있었다.
“일단 서울과 대구의 동성로, 대전 사업 단지는 확실합니다.”
송진우가 단언하자 의문에 찬 지크의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한데 그걸 어떻게 확신하시죠?
방금 자신이 말한 사건인데 자세한 내용을 안다는 듯이 말하니 지크로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잠시 고민했지만 송진우는 이제는 말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게 사실은…….”
송진우의 말을 모두 들은 지크는 의외로 침착하게 반응했다.
-……미래 예지. 그랬군요.
사실 신지후와 지크도 송진우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지 모른다는 가정을 했었다.
하지만 ‘과거 회귀’ 쪽에 더 무게를 두었었다.
-이제야 의문이 풀렸군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우리 쪽에도 예언자가 생겼군요.
미래 예지는 아주 희귀한 능력이다.
게다가 사용 후 부작용이 매우 커서 수명이나 신체 일부를 내놓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송진우처럼 아무런 대가 없이 능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 지금 본 예지를 자세히 알려주시겠습니까?
* * *
송진우가 본 미래 예지의 상황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미처 그 상황을 맞이할 준비조차 제대로 갖출 시간도 없었다.
그날 오후 4시.
왜애애애앵!!!
몬스터의 습격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허겁지겁 대피하기 시작했다.
레드존의 몬스터가 그린존으로 나오는 몬스터 웨이브는 거의 이벤트성으로 일 년에 몇 번씩 일어났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는 헌터들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지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조심! 레드존이 늘어난다!”
현실에 환상처럼 머물던 레드존이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도시와 산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잡아먹힌 구역은 그 전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들판이 되고 산이 이국적인 형태의 도시가 되기도 했다.
몬스터가 나타나고 NPC가 나타났다.
그리고 도시의 지하 벙커에서 숨죽이고 사태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한순간에 지상으로 튕겼다.
“히이이익!!!”
“여긴 어디야?”
갑자기 바뀐 환경에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놓이면 평정심을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비명은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
[끼이이익!!]주변에 있던 몬스터가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녀석들은 망설이지 않고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오, 온다!”
“위험해! 도망쳐!”
사실 일반인들도 디멘션 월드에서 활동했으니 어느 정도의 레벨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니 전투에 돌입해도 일반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생사가 오가는 전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기에 맞서 싸운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꺄아아악!!”
“살려줘!”
우르르 몰려 있었기 때문에 도망치는 와중에 사람들에게 밀려 넘어지는 자들이 속출했다.
공포에 빠진 사람들은 넘어질 사람을 일으킬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몬스터에게 공격당하는 것보다 같은 사람들에 의해 밟혀 다치는 것이 더 먼저였다.
“파, 파이어볼!”
그 와중에 몇몇은 공격 스킬을 사용했지만, 그마저도 빗나가거나 오히려 사람들이 모인 곳에 떨어져 더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의 눈에 죽음의 공포가 깃드는 순간, 구원의 손이 다가왔다.
“저기다!”
“사람들을 지켜라!”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헌터 길드가 사람들을 도우러 온 것이다.
“비행 마수다! 사수들 견제해!”
“실드!”
“부상자가 있다. 힐러가 필요해.”
이처럼 인구가 밀집한 도시가 레드존에 휩싸인 경우는 한국에만 여섯 군데. 전 세계로 따지면 훨씬 많았다.
그래도 예전 월드 스톰 때와는 다르게 비교적 수월하게 막는 편이었다.
몬스터만 나왔다면 이곳도 아무 피해 없이 막았을 것이다.
* * *
서울에서 레드존이 일어나 곳은 영등포구와 구로구였다.
이곳에 등장한 곳은 판타지 대륙의 숲. 오크와 엘프 등이 기거하는 동화 같은 신비한 곳이다.
현실의 것보다 아름다운 수풀이 우거진 숲이지만, 역시 그곳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전혀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다.
[케케케!]오크와 고블린 등이 숲 곳곳에서 튀어나와 사람들을 습격했지만, 한 국가의 수도답게 헌터들의 대응도 신속했다.
“그쪽으로 오크 떼가 간다!”
“맡겨둬!”
“풀 스윙!”
많은 몬스터가 출몰한 숲이지만 강력한 헌터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간혹 오우거가 나와 헌터들이 후퇴하는 일도 있었지만, 3차 승급자가 투입되어 피해가 커지는 일을 막았다.
이곳에 엘리샤 길드도 투입되었다.
길드장 한수정을 필두로 길드원들이 힘을 합세해서 사람들의 대피를 도왔다.
가장 큰 활약을 펼친 것은 역시 마왕, 황덕철이었다.
쾅!!!
모든 골렘이 부서진 후에 마왕은 처음부터 새롭게 골렘을 만들어야 했다.
다른 소환 마법이 주문만 외우면 끝인 것과는 다르게 골렘을 제작하는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실패하면 수억에 달하는 재료와 몇 주의 시간을 날려야 한다.
그만큼 까다롭고 집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지만 마왕도 보통이 아니었다.
수십 년간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 이답게 송진우 못지않은 끈기와 노력으로 골렘을 완성했다.
결국 이 일을 전화위복이 되어 기존의 것보다 최소 두 배는 강한 골렘 병단이 완성되었다.
오늘은 그 골렘 군단의 첫 시범식이다.
역시나 오크든 오우거든 간에 골렘의 손에 걸리면 뼈도 추리지 못하고 박살 났다.
“아하하하! 내 골렘은 더 강해졌다.”
화염과 냉기에 이어 뇌전 속성을 지닌 골렘을 제작한 것은 덤이다.
다섯 길드가 뭉친 팀은 순조롭게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했다.
그렇게 모든 일이 일단락되는가 싶을 때, 사단이 일어났다.
“으악!”
갑자기 화살과 총알이 쏟아지며 헌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냐!”
헌터들을 공격한 것은 섬뜩할 정도의 하얀 가면을 쓴 무리였다.
그들은 검, 총, 활 등의 다양한 무기로 무장한 상태였다.
그 괴상한 무리는 말을 섞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바로 공격했다.
“어림없다!”
기습에 당했지만 이들도 이런 대규모 작전에 투입될 정도로 강력한 헌터들이다. 금방 전열을 갖춰서 대응했다.
하지만 가면을 쓴 자들의 힘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크아악!!”
중앙 대륙을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는 강력한 헌터들이 농락당하듯이 쉽게 허물어졌다.
단지 레벨과 장비의 차이만이 아니다.
저들은 모두 상승 무공을 익히고 있어 고양이가 쥐 다루듯이 헌터들을 상대했다.
“뭐, 뭐야? 이 무공은!”
깊이는 달라도 헌터들은 대부분 무공을 어느 정도 익히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신묘하면서 화려하고 강력한 무공은 겪어본 적 없다.
이 하얀 가면의 습격자들은 모두 한 문하의 제자들인 듯이 같은 무공으로 완벽한 협공을 가했다.
“악!”
몬스터를 손쉽게 몰아냈던 헌터들이 이리저리 치이며 뒤로 물러서기 급급했다.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쓰러진 자들도 다수 보였다.
하지만 모든 곳이 밀리는 것은 아니었다.
마왕의 골렘은 이 강력한 습격자를 상대하기에 충분했다.
“소용없다!”
쾅!!!
마왕의 골렘은 전보다 크기는 줄었지만 훨씬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고도 파워는 올라갔으니 전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전에도 소문난 랭커였지만 이제는 정말 100위권도 노릴 수 있는 초강자가 되었다.
강력한 습격자들도 골렘을 쓰러트릴 수 없어 애를 먹었다.
거기에 한수정의 지휘도 빛을 발했다.
“사수와 궁수 부대는 골렘을 지원합니다! 에스퍼 부대와 기마 부대, 보병 부대는 헌터들을 지원하세요! 파워 아머 부대는 나와 함께 움직입니다!”
‘라져!’
“알겠습니다!”
파워 아머에 달린 확성기를 통해서 전투를 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지휘했다.
김홍택 실장의 사수 부대와 노혜미가 지휘하는 궁수 부대는 골렘에 달라붙는 적들을 노렸다.
원거리 공격에 특히 저항이 높은 골렘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혜미 양, 실력이 늘었군요.”
김홍택 실장의 칭찬에 그를 향해 노혜미는 찡긋 윙크하고 궁수 부대를 지휘했다.
“푸른 번개여! 모조리 지워 버려라!”
‘그물 몬스터’ 사냥터에서 폭렙한 덕분에 노혜미의 푸른 번개 엘프 궁수들은 이런 거대한 전장에서 활약할 정도가 되었다.
예전에는 공허 교단의 병력은 엘리샤 부대를 지원하는 것 정도에 그쳤는데 어느새 지금은 주역이 되었다.
바이콘을 탄 이오시프와 기마 부대는 나무가 빽빽한 숲을 용케 이리저리 피하면서 습격자들을 공격했다.
“모두 돌격!! 와하하하!!”
그것을 모리유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열심히 기사단을 지휘했다.
엘리샤 길드의 대활약은 파죽지세 같던 습격자들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곳은 고전 중이었다. 희생은 더 늘지 않았지만 여전히 습격자들을 건재했다.
하늘에서 습격자들을 요격하는 한수정은 자신의 공격이 번번이 빗나가자 이를 악물었다.
‘엄청난 실력자들이야! 이들의 정체가 뭐기에?’
이쪽이 수가 훨씬 많은데도 싸움이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다.
만약 마왕이 없었더라면 형편없이 밀렸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의 실력은 대단했다.
게다가 한수정은 또 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쓰러진 이가 전혀 없어.’
마왕의 골렘에 휘둘려 상처를 입기는 해도 끝내 쓰러진 자는 없다.
즉, 이들은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른 헌터들이 도우러 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렇게 전투를 질질 끄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뭔가 목적이 있어.’
한수정은 전투를 지휘하면서도 자신이 놓친 것이 뭔지 알아내려 노력했다.
그렇게 높이 올라간 한수정은 저들의 의도가 뭔지 알 수 있었다.
“안 돼! 몬스터들이 레드존 밖으로 나가고 있어!”
이들의 전투는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몸을 피신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새롭게 만들어진 레드존에서도 밖에 있는 도시였다.
우연이라기엔 궤도가 너무나도 노골적이었다.
“칫!”
한수정은 급히 이 사실을 알리려 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목숨이 오가는 전투에 정신이 팔렸다.
엘리샤 길드 하나만 있으면 모를까, 이렇게 많은 길드가 모인 곳에서 한수정의 지휘가 통할 리 없었다.
결국!
콰지지직!!!
수많은 몬스터들이 경계를 넘어서 그린존으로 쏟아졌다. 그곳은 영등포의 위에 위치한 여의도 쪽이었다.
다행히 주민들은 대피했지만 막대한 재산 피해를 막을 길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 수작이지?’
이만한 자들이 단지 몬스터를 이용해 도시를 파괴하려고 이런 짓을 벌였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곳에는 없는 가장 강력한 우군의 행방도 궁금해졌다.
‘진우 씨…….’
송진우는 사전에 따로 움직이겠다고 통보했었다.
하지만 그 같은 강자가 이제까지 아무 연락이 없는 것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 * *
그녀의 예감대로 송진우는 여의도에서 어떤 남자와 대치하는 중이었다.
백금발로 빛나는 머리카락에 기품이 느껴지는 미남자다. 키도 커서 모델을 마주한 느낌이다.
가면을 쓰지는 않았지만 느껴지는 기도로 다른 습격자와 같은 부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엄청난 무공.’
송진우 또한 그의 상승 무공을 접하고 놀란 표정이었다.
어쩌면 가면 쓴 자들의 무공은 이자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의 남자 역시 송진우의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용병왕을 쓰러뜨렸다기에 기대는 했는데…… 그 이상이군.”
물론 송진우는 자신이 용병왕을 뛰어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자가 평가하는 것은 그런 이능이 아니라 무공이었다.
‘이자도 누군가의 아바타군.’
누군가의 신성력이 강력하게 느껴진다. 이건 분명 용병왕 못지않은 강력한 힘이다.
“들어오너라, 포식귀. 나는 전쟁과 파괴의 신인…….”
그는 화려한 대검을 강하게 쥐고 말했다.
“아레스의 화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