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338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338화
338화
송진우의 말에 전투가 멈췄다.
갑작스런 상황에 헌터들이 송진우의 뒤로 붙었고, 로봇들도 자신들끼리 뭉쳤다.
그리고 그중 거대한 로봇 하나가 앞으로 나와 대표로 말했다.
[우리는 프리슨 행성의 메카 종족이다. 나는 옵져스 조직을 이끄는 크라임이라고 한다.]“프리슨 행성? 메카 종족? 너희는 기계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 생명체인가?”
[우리 종족은 금속으로 이루어진 생명이다. 유기체로 이루어진 그대들과는 다르다.]분명 외견으로는 완전한 로봇인데 생명체라고 했다.
뭘 먹고 뭘 싸는지 등…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일단 중요한 것만 물어봤다.
“그런데 우리 언어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라디오 전파를 듣고 익힐 수 있었다. 그대들의 언어는 복잡하지 않아 금방 익힐 수 있다. 그대들이 이 행성의 주인인가?]“그렇다. 여긴 지구로 우리 행성이다.”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인가?]그 말에 송진우가 눈썹을 찡그리며 소리쳤다.
“장난하는 거냐? 먼저 공격한 것은 그쪽이잖아.”
[그것은 사과하겠다. 우리는 그대들의 목적을 몰라 그대들이 지나갈 때까지 숨어 있으려 했다. 하지만 발견되는 바람에 최선의 행동을 한 것이다.]그따위 변명으로는 용서될 수 없으나 물어볼 것이 많으니 일단 참았다.
“그대들이 왜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나?”
[그건 전혀 모르겠다. 우리는 데케이트 군단과 전투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밝게 빛나더니 이쪽으로 넘어와 버렸다.]“데케이트 군단? 그건 누군데?”
[프리슨 행성을 장악하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아티펙트의 힘을 이용해서 다른 행성을 침략하고자 하는 악의 세력이다. 우리는 그들을 막기 위해 싸웠다.]“아티펙트? 그게 뭐지?”
[우리 종족을 늘리는 유물이다. 우리 종족의 근원이지.]“종족을 늘린다고? 그런 너희는 번식을 유물의 힘으로 하는 거야?”
[그렇다. 우리는 유기체들과는 다르게 생식 활동을 하지 않는다.]뭔가 이제까지 송진우가 정의하던 생명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그런 물건이 있을 수 있나?”
[태초부터 전해오는 신의 물건이다.]“그럼 그걸로 너희 종족을 무한정 만들어 낼 수도 있어?”
[우리는 일정 수의 인구를 넘지 않게 조절했다. 하지만 데케이트 군단이 그것을 거부하고 아티펙트를 사용해 종족을 대폭 늘리고 그 힘으로 다른 행성을 지배할 생각이다.]그제야 송진우도 상황이 파악이 되었다.
본래 균열과 연결된 공간에는 세계의 운명을 파괴하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그게 데케이트 군단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도 100% 신용할 수도 없고.’
송진우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이들이 운명을 파괴하는 쪽일 수도 있다.
이곳에 나온 것으로 보면 그게 더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송진우는 왠지 그의 말이 진실로 들렸다. 그래서 고심하는 것이다.
“너희가 나온 균열, 그러니까 포탈의 위치는 알아? 우리 행성이 무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닫아야 한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데케이트 일당들이 장악했다.]“데케이트? 그들도 이곳에 나온 건가?”
[그렇다. 사실 우리는 그들을 피해 숨어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저쪽 경계 이상으로는 나갈 수 없었다.]“레드존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는 거지. 그건 이쪽의 규칙이기도 하지. 너희 일행은 얼마나 있지? 그러니까 여기 넘어온 자들 말고 원래 너희 행성에 있는 너희 편말이다.”
[없다. 모두 당했고 여기 있는 인원이 전부다.]“뭐? 그럼 적은 몇 명인데?”
[약 삼 만 정도 있다.]“……그 정도 차이면 맞서 싸운다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되지.”
[우리가 압도적으로 불리하지만 그래도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행성과 종족들이 멸망하고 말 거다.]“확실히 그건 무섭군.”
송진우만 간신히 상대할 수 있는 로봇이다.
상성이 안 좋다고 하지만 다른 이들도 랭커인데 하나도 쓰러트리지 못했다.
이런 이들이 삼만 기나 당장 지구로 내려온다면 재앙이 될 것이다.
“잠깐? 그렇다면 이미 그 아티펙트인지 뭔지는 그들의 손에 넘어갔을 거 아냐? 너희들이 다 이곳에 있으니 아티펙트를 지킬 자가 없잖아.”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다행히 아티펙트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용케 지켜냈군.”
들으면 들을수록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러다가 노배 레스가 지구를 정복하기 전에 이들에 의해 망하게 생겼다.
“그런 위험한 것을 지구에 놔둘 수 없다. 당장 파괴해야 한다.”
송진우가 위협적으로 말했지만 크라임은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의 회의 결과도 그렇다. 이 아티펙트가 은하의 큰 재앙이 될 수 있으니 봉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결론 내렸다.]“봉인? 파괴가 아니라?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품고 있다. 이것을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만약 파괴한다고 해도 엄청난 에너지가 쏟아질 거다.]“어느 정도 에너지인데?”
[여기 은하와 주변의 은하 몇 개도 같이 사라질 정도의 폭발이다.]“……!”
거의 빅뱅 정도의 폭발이 일어난다는 소리다.
부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애물단지를 이들이 지구로 들고 왔다.
“이건 월드 스톰 이상의 일이군.”
은하가 없어질 수 있는 일이다.
여기 인원으로 해결할 레벨이 아니었다.
“요원님. 지원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각국의 랭커를 싹 데려와야 합니다.”
그 말에 멍하니 이 말도 안 되는 규모의 이야기를 듣던 홍승석 요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합니다. 당장 연락을 넣겠습니다.”
홍승석은 이 이야기를 밖에 전달하기 위해서 전화기를 들었다.
하지만 전화를 하다 말고 뭐가 잘못되었다는 듯이 전화기를 툭툭 때렸다.
“이상하군요. 전혀 통화가 되지 않아요.”
“여기가 레드존이라서 그런 거 아닙니까?”
“이것도 각인한 아이템이라 레드존에서도 터집니다. 뭔가 다른 이유기 생긴 거 같습니다. 할 수 없군요. 레드존 밖으로 나가서 통화하는 수밖에요.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네. 다녀오세요.”
홍승석이 레드존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자리를 떠났고, 송진우는 생각을 정리했다.
침착하게 생각하니 이번 레드존이 왜 이렇게 비정상적인지도 유추할 수 있었다.
‘헌터 한 명이 넘어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
가령 송진우가 누군가의 몸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반대로 위험한 물질인 아티펙트를 이곳으로 가져온 것이다.
그런 후에 균열만 닫으면 그 또한 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일일 터.
방향을 잡았으니 이제 적을 파악할 시간이다.
“이곳으로 넘어온 데케이트 집단의 수는?”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500명 정도는 된다.]“적은 수는 아니군. 그들은 다 너희처럼 강한가?”
[강한 자도 있지만 여기 있는 이들은 수많은 전쟁터를 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용사들이다. 평균적인 능력치는 우리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그건 다행이군.”
어쨌든 아티펙트를 뺏기지 않고 균열만 닫으면 된다.
홍승석 요원이 지원 병력을 더 데려오면 500대의 로봇도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있다가 홍승석이 사색이 되어 돌아왔다.
“큰일입니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죠?”
“말 그대로입니다. 나가려고 했는데 뭐에 막힌 것처럼 나갈 수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아니요. 제가 알기로 나갈 수 없는 레드존은 이제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말에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비익조가 한숨 쉬며 말했다.
“최악의 상황이군. 그럼 이 중요한 정보를 밖에 알릴 수 없다는 뜻이잖아.”
“연락이 안 되면 곧 다른 이들도 오겠지만…… 적어도 몇 주는 걸릴 겁니다.”
“그러면 너무 늦습니다.”
결국 이 인원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두 심각한 표정을 하자 소닉붐이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행히 여기 들어온 사람은 우리가 전부가 아니잖아요. 다른 헌터들도 수백 명이나 왔으니 같이 힘을 뭉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예요.”
그의 말대로 여기 온 헌터들이 힘을 모으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연락할 방도도 없다.
“지금쯤이면 그들도 이곳이 위험한 곳인 걸 알아냈겠지.”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크라임이 조금 주저하면서 말했다.
[그 포탈에서 계속 데케이트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편이 나을 거다.]“뭐? 균열에서 데케이트들이 나온다고? 얼마나?”
“생각보다 많은 건 아닌데 쉽게 생각할 숫자는 아니군.”
가뜩이나 위험한 상대인데 숫자까지 늘어나면 곤란하다.
그때 비익조가 부정적인 어투로 말했다.
“균열까지 가는 것은 좋은데 균열을 닫을 뾰족한 방법이 있나?”
균열은 누군가가 안에 들어가 퀘스트를 해결해야 사라진다.
하지만 이런 변형적인 균열에 대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도 그렇군. 막상 균열에 다가갔는데 작동이 안 될 가능성도 있겠네.”
그때였다.
갑자기 허공에 황금색의 빛 입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하나의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촤르르르-
그렇게 생성된 빛 입자들은 이내 아름다운 여성의 형상이 되었다.
빛 입자로 만들어진 여성의 모습이다.
송진우는 이 여성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세레나자드!”
디멘션 월드를 창조한 마법사의 대리인 세레나자드다.
예전 마왕을 구출하는 디멘션 게이트 퀘스트와 월드 스톰에서 그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안녕하십니까, 플레이어님. 세레나자드라고 합니다.]다들 강력한 랭커들이다 보니 적어도 한 번씩은 세레나자드를 본 적이 있었다.
그녀의 정체를 모르는 메카족은 총을 꺼내 들고 경계했지만 송진우가 만류했다.
“적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그 말에 메카 족은 무기를 내리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세레나자드를 바라봤다.
그러거나 말 거나 세레나자드는 헌터들에게 말했다.
[긴급 상황이라 제가 나왔습니다. 다들 이것이 월드 스톰에 버금가는 위험한 일인 걸 알고 있죠?]헌터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보고 세레나자드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들이 균열이라고 부르는 차원의 균열은 시스템에 따라 작동합니다. 이번 사건은 조금 이례적인 것으로 저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퀘스트가 진행되었습니다.]송진우의 예상대로였다.
단순히 균열이나 디멘션 게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시스템이 위험 물질을 이곳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퀘스트를 만들었다.
그것을 들은 비익조가 탐탁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이례적인 것은 알겠는데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 만약 일이 잘못되면 이 대륙이 아니라 은하가 날아간다고 들었는데?”
[죄송합니다. 플레이어들이 강해짐에 따라 균열의 강도도 조금씩 높아집니다. 조기에 발견되었다면 빠르게 처리될 수도 있었는데 하필 균열이 만들어진 곳이 이곳이라 조금 복잡해졌습니다.]“끙! 재수가 없긴 하군.”
[하지만 포식귀 님이 이곳에 계셔서 다행입니다.]그 말에 송진우가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
“나?”
세레나자드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송진우에게 집중됐다.
[저 균열을 닫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이 필요합니다. 랭커 기준으로 100명 정도는 있어야 하죠.]“랭커 100명? 내가 그런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포식귀 님의 능력이라면 균열을 지탱하는 힘을 빨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힘을 빨아들인다고? 그럼 균열이 닫힌다는 건가?”
[차원 포탈을 유지하는 힘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균열이 닫힐 겁니다.]“그건 다행이군.”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정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자 슬슬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나 보다.
블랙 로즈가 손을 들고 세레나자드에게 물었다.
“그럼 보상은? 이 정도 퀘스트라면 보상이 있어야 할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