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35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035화
35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카운트가 늘었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한 일을 한 건 없었다.
“분명 그놈들을 죽이고 나서…….”
골똘히 생각하던 송진우는 무언가를 생각하고는 눈을 부릅떴다.
“그러니까 그 자식들…… 그때는 아직 살릴 기회가 있었던 거잖아.”
디멘션 월드든, 중앙 대륙이든, 죽게 되면 2시간 내에 부활할 수 있다.
레벨 다운과 아이템 드랍 등의 죽음 페널티는 감수해야 하지만 중앙 대륙이라면 목숨만은 건질 수 있다.
송진우가 전에 확인했을 때는 그 두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두 시간이 지나서 그들이 영원히 죽은 후다.
“그럴 수가!”
송진우는 턱이 빠질 듯이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조건은 알았으니 이제 퀘스트를 완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사람을 죽여야 하잖아.”
사람을 죽여야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이건 이제까지 송진우가 해결한 다른 퀘스트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다.
“하아~ 곤란하네.”
남은 8명을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적절한 곳에 매복했다가 지나가는 플레이어를 죽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낮의 그놈들과 다를 게 없잖아?”
살인 경험이 있는 거지 사이코 살인마가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이유 없이 죽일 만큼 망가져 있지는 않았다.
“가만, 그러면 꼭 중앙 대륙이 아니라도 되는 건가?”
생각해 보니 굳이 중앙 대륙에 한정해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미치겠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퀘스트가 아니다. 그때 본 플루토라면 분명 큰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송진우는 한참이나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
그러다가 결국 송진우는 결심을 내렸다.
“……어차피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죽일 놈을 죽이면 되는 거잖아.”
이것이 송진우가 내린 결론이다.
누군가 죽여야 한다면 무고한 시민이 아니라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인간 말종을 죽이면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죄를 지고도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자들이 있다.
법을 피해 혹은 법망의 허점을 이용해서 죽을죄를 짓고도 오히려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그놈들을 처벌하면 돼.”
송진우가 결심을 굳혔다.
* * *
다음 날부터 송진우는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음…… 생각보다 어렵네.”
송진우는 검찰도 아니고 경찰도 아니다. 범죄와 범죄자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알 방법이 없다.
단지, 지난날의 신문 기사들을 정독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는 건 역시 무리였다.
결국 가장 먼저 찾아낸 건 성범죄 전과 9범의 발정 난 개새끼였다.
“변희태. 이름도 변태스럽네…”
걸린 것만 9번이지 여성들이 수치스럽거나 두려워서 신고하지 않은 걸 포함하면 최소 50번은 넘을 거라고 했다.
거구에다가 흉악한 인상이라서 여성들이 나중에 고소를 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일단 이놈부터.”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일단 이놈부터 처리하고 다음 타깃을 물색할 생각이다.
성범죄자는 사는 곳도 공개되어 있어서 있는 곳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전자 발찌가 채워져 있어서 일정 거리 이상은 돌아다닐 수 없다.
‘그놈은 그것도 다 무시했지만.’
그가 한 대부분의 성범죄가 전자 발찌가 채워진 상태에서 행해졌다. 진짜 막 나가는 놈이었다.
‘그럼 인생에서도 막 나가게 만들어 주지.’
송진우는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 * *
기다리던 밤이 되었을 때 송진우는 검은 옷에 검은 해골 모양의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손에는 농부들이 농사할 때나 사용하는 작은 낫이 들려 있었다. 거대한 낫은 들고 다니기 불편해서 어쩔 수 없이 작은 것으로 들었다.
모양은 다르지만 이것도 낫이라서 공격력 200% 증가 옵션이 적용되었다.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골목길로 걷거나 건물의 옥상을 뛰어다녔다.
바이콘의 다리의 효과와 넘치는 힘과 민첩 덕분에 차로 가는 것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변희태의 동네는 서울 외곽에 있는 가난한 동네다.
이곳에는 서울에서 진행되는 공사 현장이나 식당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서울과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건물들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여기일 텐데.”
변희태가 머무는 집에 도착했는데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혹시 자는 중인가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밖에서 술이라도 먹고 돌아다니는 건가?”
제한 거리는 있지만 귀가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재수 없으면 ‘오늘 밤 이곳에서 온종일 대기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꺄악~”
멀리서 찢어질 듯한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비록 거리도 멀고 여자의 음성도 뭔가에 막힌 듯이 크게 나오지 않았지만 송진우의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설마?”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사는 곳 근처에서 범죄를 저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송진우가 변희태를 너무 상식선에서 판단한 결과였다.
“으흑흑~ 살려 주세요.”
“이걸 어쩌나 죽일 생각인데. 오늘 밤 아주 죽여줄게.”
복잡한 뒷골목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쓰러져 있고 그 앞을 변희태가 막고 서 있었다.
여학생은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평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변희태가 눈독을 들였었다.
그러다가 어두운 밤에 홀로 귀가하는 모습을 보고 음심이 발동해 이렇게 덮친 것이다.
변희태가 머리채를 잡고 이곳까지 끌고 왔기 때문에 여학생의 옷은 찢어지거나 흙투성이였고, 머리카락도 산발이 되었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닥쳐 쌍년아! 누가 죽인대? 그냥 서로 즐기자는 거잖아.”
“제발!”
“하~ 질질 짜기는. 뭐 이런 맛도 있는 거지만. 닳고 닳은 년보다는 맛있겠지.”
이미 변희태는 정복감으로 충만해진 상태였다. 이제 그녀가 괴로운 모습을 보며 파정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까지 늘 해왔던 일이다. 이런 여자들은 대충 겁만 줘도 절대 신고하지 못한다.
변희태가 군침을 삼키며 여학생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미 사타구니에 달린 것은 금방이라도 폭발하려는 듯이 성난 상황이다.
그때 항거할 수 없는 힘이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개새끼.”
“?”
쾅!!
뭔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려는 순간에는 이미 몸이 허공을 날아 옆에 있던 담벼락에 부딪힌 상태였다.
단단한 담벼락에 파묻히듯이 강하게 날아간 그는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송진우는 그런 그를 보지도 않고 여학생부터 확인했다.
“괜찮아요?”
“네? 네, 네.”
여학생 입장에서는 갑자기 해골 가면을 쓴 이가 나타났으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 변희태의 무서움이 가시기도 전이라서 더 그랬다.
“어서 집으로 가세요.”
긴말을 할 수 없는 송진우는 그녀를 보냈고, 여학생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건 송진우와 변희태 단둘이었다.
“아, 아파!”
변희태는 아직도 몸을 부여잡고 끙끙대고 있었다.
송진우는 봐주지 않고 그에게 다가가 발로 걷어찼다.
쾅!
“억!!”
변희태는 다시 먼지투성이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죽일 놈!”
원래도 죽일 마음으로 왔지만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그 분노가 몇 배로 더 커졌다.
처음에는 변희태를 보고 마음이 약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을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히익!”
여학생 앞에서는 제왕처럼 행동했던 변희태지만 자신이 송진우에게 밀린다는 것을 깨달으니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속도로도 송진우를 떨쳐낼 수는 없다. 송진우가 앞질러 길을 막으니 변희태의 사색이 된 표정이 보였다.
“누구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뭐? 이 미친놈아 그걸 몰라서 묻냐?!”
여학생을 강간하려던 놈이 마치 자신은 청렴결백하다는 것처럼 행동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그를 노려보니 이제야 변희태의 몰골이 눈에 들어왔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바지와 팬티는 아직 올리지도 못해 흉한 물건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괴상했다.
“미더덕?”
큰 몸집과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작은 물건이다. 무슨 도토리 같았다.
송진우가 눈살을 찌푸리자 변희태가 자기 처지도 모르고 역정을 냈다.
“아니야! 추워서 그래! 조금 오그라들었을 뿐이라고!”
아무리 변명을 해봤자 같은 남자인 송진우가 속을 리 없었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송진우가 어처구니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콤플렉스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거냐?”
작은 사이즈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에게 놀림 받던 변희태다.
그런 기억 때문에 늘 소심했다가 결국은 삐뚤어진 분노로 변했다.
모든 여자들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그런 여자들은 혼낼 필요가 있었다. 자신은 절대 나약하지 않다.
잘못된 건 자신이 아니라 모두 저 더러운 여자들이다.
불합리한 분노가 그의 안에서 끓어오르더니 결국 광기로 변했고, 더러운 지배욕과 성욕을 절제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분노도 더 강한 포식자 앞에서는 마치 그의 물건처럼 별 볼일 없다.
“씨발! 내가 뭘 잘못했는데!”
“뭐?”
“그거 한다고 닳아? 지들도 결국 좋아하면서…….”
“닥쳐!”
결국 변희태는 매를 벌었다.
퍽!!
“커억!”
“미친 새끼!”
퍽!
동생 정도의 여자아이가 이런 찌질이에게 강간당할 뻔했다. 당연히 송진우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퍽! 퍽!! 퍽!!
몇 번 때리니 비참하게 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사, 살려주세요!”
“전과 9범의 강간마가 살고는 싶냐?”
“잘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착하게 살게요! 한 번만 살려주세요.”
“다음부터는 착하게 살 거라고?”
“네!”
변희태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고개가 떨어질 듯이 위아래로 흔들었다.
하지만 송진우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다음 생부터는 그렇게 살아라.”
퍽!!
송진우의 발길질에 변희태의 내장이 산산이 조각났다.
“커억!”
“죽을 때까지 피해자들에게 죄를 뉘우칠 시간은 주마. 이게 내 마지막 자비다.”
송진우는 그렇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남은 건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변희태였다.
“살려…… 누가 좀…….”
늦기 전에 병원에 갈 수만 있으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변희태가 범행 장소로 정할 만큼 인적이 뜸한 뒷골목이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소리 지를 힘도 없는 변희태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커억~”
한참을 고통 속에서 꿈틀대던 변희태는 결국 싸늘하게 식어 갔다.
[수확한 영혼 3/10]* * *
걱정했지만 변희태의 죽음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다.
CCTV도 설치되지 않은 빈민가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라서 범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고, 가족도 없어서 그의 죽음에 관심 갖는 이도 없어 경찰이 대충 덮어버렸다.
피해자 가족이 저지른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고 생각하고 범죄자보다는 그들을 더 보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오늘 길의 CCTV도 최대한 피해서 온 송진우의 노력은 헛된 일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훨씬 더 좋았다.
“운이 좋았네.”
첫 번째는 운이 좋았지만 두 번째도 그럴 거라는 보증은 없다.
첫 번째의 경험을 토대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야 나머지 일곱 번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어설펐어. 다음에는 이런 요행은 통하지 않을 거야.”
빨리 승급하고 싶어서 너무 급하게 움직였다. 나름 많은 것을 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변수 하나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자신은 프로가 아니다. 모든 것이 영화처럼 딱딱 들어맞을 수는 없다.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더 확실하고 꼼꼼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다음 작업을 위해서 역시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다음 타깃을 정하는 건 역시나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인터넷으로만 봐서 혐의가 있는 사람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간 사람인지, 아니면 정말로 억울한 사람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결백한 사람을 실수로 죽인다면 송진우의 마음도 같이 죽을 것이다.
“인터넷 기사와 댓글은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조회 수에 집착하는 나머지 인터넷 기사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했고, 실제 있었던 일보다 훨씬 더 부풀려져서 쓰인 일도 많았다.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인터넷 전문가들도 알고 보면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마구잡이로 쓰는 경우가 흔했다.
“이런 글로 작업할 수 없어.”
그 후 오랜 시간 인터넷을 뒤지던 중 특이한 기사가 보였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