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398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398화
398화
송진우의 말에 모두가 놀랐다.
우선 이 원정의 대장을 맡은 카이렌이 만류했다.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케인 기사님. 저들의 수법은 챔피언이 아니면 막을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드래곤 로드가 직접 나서서 말한 내용이다. 그러니 카이렌은 송진우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허락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송진우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저는 암흑신의 권능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네? 그게 무슨…….”
카이렌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이 쳐다봤다.
그의 입장에서는 송진우가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세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케이시아진이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이 맞다. 그는 암흑 챔피언의 권능을 버틸 수 있다.]드래곤이 그렇게 말하자 카이렌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케인 기사님은 이미 챔피언이 되신 겁니까?”
[그건 아니다. 그는…… 처음부터 천상신의 힘을 받고 태어난 자다. 그대가 드래곤의 피를 이은 것과 같지.]사실 드래곤도 왜 송진우가 영향을 받지 않는지 모른다. 그러니 대충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래곤은 오직 진실만을 말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다른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꼭 권능이 아니더라도 적들은 강합니다.”
송진우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는 카이렌이지만, 그래도 혼자서 수천 명을 상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 삼인방과 같은 자들이 오면 그 말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송진우는 오히려 그런 카이렌은 안심시켰다.
“제 한 몸은 지킬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케인 기사님만 믿겠습니다.”
이제는 설득할 시간도 없다. 카이렌은 서둘러 일행을 끌고 신전으로 향했다.
둘만 남게 되자, 드래곤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
[정말 괜찮겠냐? 너의 힘은 알고 있지만, 저들과 싸우는 건 상상 이상으로 힘들 거다.]“이게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있다면 케이시아진도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겠죠.”
싸움이 전과 같다면 케이시아진이 목숨을 바친다고 해도 시간을 오래 끌 수 없을 것이다.
“제가 챔피언들을 막겠습니다. 케이시아진 님은 최대한 챔피언을 피해 일반 병사를 저지해주세요.”
[좋다. 그대의 뜻대로 하겠다.]케이시아진은 한결 부드러운 음색으로 답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하등 생물을 대하는 듯한 강압적인 어투였는데, 지금은 친우를 대하는 듯했다.
그리고 반가운 소리도 들렸다.
《돌발 퀘스트 발생》
▷일행이 신전에 들어갈 때까지 적들을 막아내시오.
어차피 해야 할 전투라면 퀘스트 보상을 받는 편이 훨씬 좋다.
송진우는 낫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몸을 풀었다.
그리고 역시나 몇 분 후에 단단히 준비하고 온 녹티스의 병력이 도착했다.
약 천여 명으로 이루어진 군대다.
[챔피언의 수는 총 다섯이다. 그들을 구분할 수 있는가?]“그렇습니다. 제게도 똑똑히 보입니다.”
[아무리 그대라도 혼자서 다섯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다. 상황이 급박해지면 언제라도 후퇴하라.]“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겠습니다.”
지금 송진우라면 어지간한 랭커 다섯과도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암흑신의 힘을 이어받은 저들은 그보다 더 강했다.
“전에 봤던 자들도 있군요.”
붉은 갑옷을 입은 기사와 거구의 언데드가 이번에도 이곳에 왔다.
전에 봤던 환영여술사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셋도 그들에 비해 결코 약해 보이지 않았다.
“저런 놈들이 녹티스에는 얼마나 있는 거지?”
과연 전 세계와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강력한 제국이다. 강자들이 끝도 없이 나왔다.
“휴! 전력을 다해야겠군요.”
송진우는 인간 형태에서 언데드의 형상으로 모습을 바꿨다.
이 상태가 ‘사신의 가면’으로 다른 모습을 바꾸었을 때보다 조금 더 강했다.
[그럼 시작한다.]케이시아진은 전처럼 경고하는 것 없이 바로 입에서 화염 불덩이를 날렸다.
적의 스펠에 당하기 전에 공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적의 챔피언들은 침착하게 스펠을 사용했다.
“배리어!”
쾅! 쾅!
역시나 케이시아진의 기습 공격은 저들이 사용한 스펠이 허무하게 막혔다.
하지만 얻은 게 하나도 없는 건 아니었다.
‘역시 저 방어 마법은 자신만 보호할 수 있군.’
챔피언은 스펠을 사용해 무사했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은 폭발에 휩싸인 것이다.
게다가 폭발음 때문에 주변에서 몬스터들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케이시아진의 계획대로다.
‘과연, 관록은 무시할 수 없군.’
챔피언들은 몰려오는 몬스터를 무시하고 케이시아진에게 향했다.
우선 그를 쓰러트리고 다른 몬스터를 정리할 속셈이 뻔히 보였다.
전에 싸웠을 때를 돌이켜 생각하면 저 스펠의 사정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고작 해봤자 10m 정도.
드래곤의 힘과 스피드를 생각하면 충분히 피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챔피언들은 그런 드래곤조차 따라잡을 능력이 있었다.
아무런 방해가 없다면 말이다.
“어림없다!”
송진우가 낫을 휘둘러 가장 앞에 오던 도끼 전사를 막았다.
송진우를 알아본 그가 분노하며 소리쳤다.
“또 너로구나!”
카이렌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그는 녹티스의 선봉장, 테리우스다.
본래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제국의 적들을 파죽지세로 베어 넘기면서 군단 사령관이라는 명예로운 자리까지 올랐다.
“이번엔 살려 보내지 않겠다!”
테리우스는 무서운 기세로 거대 도끼를 휘둘렀다.
하지만 송진우도 정면 대결을 마다하지 않았다.
“누가 할 소리를!”
쾅!!
두 거대 병기가 부딪치자 엄청난 충격파가 울려 퍼졌다.
테리우스를 도우러 다가온 병사들이 괴로워하며 쓰러질 정도였다.
이 대결에서 밀린 사람은 역시 테리우스였다.
“크윽! 이 내가…….”
송진우는 단지 힘만 강한 게 아니었다. 낫에서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다.
테리우스는 두껍고 무거운 갑옷을 입은 자신이 이렇게 밀려나는 게 믿을 수 없었다.
반면 송진우는 가슴과 배가 훤히 드러나는 가죽옷이었는데 말이다.
그는 송진우의 몸무게가 500kg도 넘는다는 걸 죽었다가 깨어나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송진우는 승기를 놓치지 않고 계속 밀어붙였다.
이자만 쓰러트려도 남은 싸움을 쉽게 이끌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적의 재빠른 지원이 들어왔다.
휘리릭!!
테리우스의 뒤쪽에서 회전하는 거대한 도끼가 빠르고 정확하게 송진우에게로 날아왔다.
깡!
송진우는 서둘러 그것을 쳐냈지만, 그사이에 테리우스는 한숨을 돌리며 뒤로 물러설 수 있었다.
뒤를 보니 길게 콧수염을 늘어트린 남자가 회전 도끼를 한 손으로 돌리는 게 보였다.
“뭐 하고 있는 거야, 브라더. 저렇게 비실비실해 보이는 녀석한테 밀리고 있잖아?”
“방심하지 마라, 드라이븐! 저놈은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헤헷! 저게 우리 이쁜이 마법사가 말했던 그놈인가?”
“그래 맞다. 레블랑과 나의 합공을 받아낸 자다.”
“헤에~ 그것참 군침 도는 사냥감이군. 내 처형인의 도끼에 어울리겠어.”
드라이븐이라는 남자가 묘기를 부리는 것처럼 회전 도끼를 돌리면서 송진우의 빈틈을 찾았다.
경망스러운 남자 같지만 아까 그 공격은 진짜였다.
송진우가 그 둘을 경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어느새……!’
휘리릭!
등 뒤에서 날아온 건 여러 개의 단검이었다.
그것을 던진 자는 검푸른색 후드를 눌러쓴 남자였다.
‘암살자?’
대낮의 은신처도 없는 곳에서 송진우의 눈을 피한 자다.
송진우보다 은신 스킬은 한 수 위였다.
송진우는 급히 허리를 숙여 그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혈마장으로 반격하려는데 다시 등 뒤가 서늘해졌다.
“뭐?”
분명 완전히 피했다고 생각한 단검이 다시 빠르게 돌아온 것이다.
부욱!
이번 공격은 전혀 예상치 못한 거라 옆구리가 조금 긁히고 말았다.
‘실을 매단 것은 아니야. 초능력의 일종인가?’
데마세아 기사단이 사용하는 성법기와 비슷한 능력이다. 어쩌면 저것이 카이렌에게 들었던 암흑투기일지도 모르겠다.
의외의 일격을 당했지만 피해가 큰 것은 아니다.
단검에 당한 상처가 생각보다 컸지만, 지금의 송진우는 출혈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송진우가 아무 망설임 없이 혈마장을 날리자, 그 공격을 예상치 못한 암살자가 이번에는 허를 찔렸다.
“큭!”
펑!
다시 은신하며 몸을 숨겼지만, 이번에는 한발 늦었다.
모르긴 몰라도 몸에 파고든 혈마기 때문에 고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드라이븐이 회전 도끼를 던졌다.
깡! 깡!
분명 힘껏 쳐냈는데, 튕긴 회전 도끼는 어김없이 드라이븐의 손으로 들어갔다.
방향을 바꿔서 쳐도 마찬가지였다.
‘도끼에 무슨 장치가 있는 건가? 아니면 이것도 암흑투기?’
저것을 멈추려면 날아오는 회전 도끼를 손으로 잡아채는 수밖에는 없다.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오는 도끼를 잡는 것은 미친 짓 같았지만 송진우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저들은 전혀 틈을 주지 않았다.
[쿠오오오오오!!]이번에 달려온 것은 족쇄에서 풀린 거구의 언데드였다.
거구의 몸과는 달리 엄청난 스피드로 다가와 송진우에게 몸통 박치기를 시도했다.
“이런 무식한…….”
송진우는 즉시 혈마장을 날려 돌진을 막으려 했지만, 놀랍게도 그는 혈마장을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달려왔다.
언데드라 혈마기가 큰 위력을 발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혈마장에 담긴 물리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달려올 수 있다는 건 육체가 강철보다도 단단하다는 걸 증명했다.
결국, 송진우는 거대 낫을 휘둘러 그것에 대응해야 했다.
[쿠오오오오!!!]쾅!!!
온힘으로 상대했는데 놀랍게도 막상막하였다.
송진우가 산도 뽑을 정도의 힘 스탯을 지닌 것을 생각하면, 그가 얼마나 힘이 센지 짐작할 수 있었다.
‘디멘션 월드의 시스템 없이도 이 정도라고?’
물론 저자는 녹티스 최고의 비술로 탄생한 언데드고, 암흑 마법으로 강화된 상태다.
그래서 녹티스의 챔피언들은 오히려 송진우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거 인간 맞아? 사이런의 돌격은 드래곤이라고 해도 쉽게 막을 수 없을 텐데?”
“그러니까 내가 방심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헷! 진짜 피가 끓어오르는구나.”
그때부터 송진우와 녹티스의 챔피언들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저들은 테리우스와 사이런이 앞에서 탱킹하며 맞상대하고, 뒤에서는 드라이븐이 원거리에서 견제했다.
후드를 쓴 암살자는 송진우가 빈틈을 조금이라도 노출하면 어김없이 단검을 던졌다.
챙! 챙챙!
“큭!”
이번 전투에서는 송진우도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했다.
“덤벼라!”
콰과광!!
날아오는 두 개의 도끼를 한 합으로 쳐내고, 다시 몸을 회전하여 낫을 가로로 벴다.
스앗!
이 일격으로 사이런의 배가 깊게 베였고, 테리우스도 허벅지를 베이고 뒤로 물러서야 했다.
“어딜 보시나?”
송진우가 낫을 회수할 틈도 주지 않고 드라이븐이 회전 도끼를 던졌다.
송진우는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왼팔을 들어 그것을 낚아챘다.
드드드득!!
“어엇?! 내 도끼를?!”
드라이븐의 도끼는 살아 있는 것처럼 송진우의 손아귀에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제아무리 신병이나 마병이라도 송진우의 손에 잡힌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
문제는 송진우가 회전 도끼와 힘 싸움을 하는 동안 생기는 빈틈이었다.
휘리릭!
송진우가 빈틈을 보이자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암살자가 허공에서 재빨리 단검을 던졌다.
아무리 송진우라도 이번 공격은 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단검이 송진우의 등 바로 뒤까지 도달해 암살자가 기습에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스르륵.
갑자기 송진우의 그림자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지더니 늑대의 형상으로 변했다.
[걸렸다.]그림자에서 튀어나온 그레이프가 단검을 삼키고 암살자의 다리를 물었다.
“큭!”
놀란 암살자는 서둘러 다시 은신하려 했지만, 그레이프는 그를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암살자는 은신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레이프를 떼어놓기 위해 싸워야 했다.
“이 짐승이……!”
하지만 그레이프도 절대 만만치 않았다.
[다시는 주인님께 상처 입힐 수 없게 뼈와 살을 분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