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33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433화
433화
다레니안은 호수 속 페어리 왕국의 여왕이자, 모든 요정을 수호하는 여신이다.
송진우가 앙그라마이뉴에게서 겨우 구해내서 자유를 찾아준 것도 잠시, 노배 레스 일당이 쳐들어와 그녀를 납치했다.
신지후의 말에 따르면, 게임의 시대가 앞당겨진 건 그녀의 힘을 노배 레스가 악용했기 때문이다.
“그 많은 차원문이 생긴 이유를 알겠군.”
다레니안은 차원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으며, 심지어 새로운 차원을 만드는 권능을 지니고 있었다.
방법은 모르지만, 노배 레스가 그런 다레니안의 권능을 이용한 것 같았다.
“그녀와 이야기할 수 없을까?”
[이미 폭주 중입니다. 다레니안 님은 의식을 잃었습니다.]“젠장!”
저 붉은 보석이 다레니안이라는 걸 알았으니, 함부로 베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악신이 나타날 때까지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지. 일단 저 악몽의 융합체라는 놈을 막는다.”
하지만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고, 상처를 입혀도 눈 깜짝할 새 회복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결국 송진우가 선택한 건 더 단순한 것이었다.
“먹어버린다.”
저것이 먹기 전에 먹어 치우는 것이다.
송진우의 말에 그레이프가 우려스러운 듯이 말했다.
[하지만 저것은 질량이 너무 큽니다. 아무리 포식이가 먹는다고 해도, 결국 주인님이 부담을 떠안아야 합니다. 버틸 수 없을 겁니다.]“방법이 있어. 먹은 만큼 없애면 돼.”
핵융합 버프를 사용하면 마나 대신 체중을 소비한다. 한 번 사용하는 데 20kg를 소비하니 스킬을 계속 돌리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레이프는 여전히 만류했다.
[그런 갑작스러운 체중의 변동은 너무 위험합니다. 적어도 수천 톤의 무게인데 몸이 버텨내지 못할 겁니다.]“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송진우는 그렇게 말하고 악몽의 융합체에게로 날아갔다.
“혹시라도 내가 쓰러지면 그때는 잘 부탁해.”
[……알겠습니다.]말을 마친 송진우는 다시 악몽의 융합체의 목에 낫을 휘둘렀다.
“그만 좀 처먹어!!”
퍽!!
이번에도 악몽의 융합체의 거대한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악몽의 융합체는 순식간에 머리를 재생하며 떨어진 자신의 머리를 먹어치우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송진우가 한발 더 빨랐다.
“포식아 먹어 치워!”
아구!
포식이가 단순히 씹어 먹는다면 저 커다란 물체를 먹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 같은 구멍으로 빨아들여 흡수했기에, 크기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
촤아아악!!
머리의 무게만 10톤이 넘었다.
흡수하는 송진우도 체중이 주체할 수 없이 불어나는 걸 느꼈다.
이대로라면 몸이 터져나갈 것이다.
“핵융합! 핵융합! 핵융합!!”
송진우는 마치 속사포 랩을 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스킬을 사용했다.
하지만 스킬 한 번에 고작 20kg를 줄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쓰고 싶지 않은 스킬을 사용했다.
“핵융합 방출!”
퍼버버벙!!!!
300kg를 소비하여 소형 핵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그 공격에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날아갔다.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지상에 있는 몬스터도 어차피 해치워야 했으니.
겨우 체중을 정상으로 돌린 송진우는 재생된 융합체의 머리를 다시 잘라서 흡수했다.
“핵융합! 핵융합 방출! 핵융합!!”
머리가 잘린 악몽의 융합체는 머리를 재생하기 전까지 몬스터를 먹지 못했다.
그동안 송진우는 융합체를 먹는다.
이것이 송진우가 세운 단순한 전략이었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악몽의 융합체의 크기가 조금씩이지만 점점 줄기 시작했다.
그것을 세 번 반복하자 악몽의 융합체의 크기가 머리 하나 정도는 작아졌다.
하지만 악몽의 융합체도 그냥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구어!!]자꾸 머리가 잘리자 머리를 한꺼번에 두세 개씩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양팔에도 손 대신 거대한 입이 생겼다. 그것을 휘둘러 몬스터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고정관념을 타파한 방법.
하지만 그것에 감탄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핵융합 방출!!”
퍼버버벙!!
송진우는 핵 공격을 이용해 주변에 얼쩡거리는 몬스터들을 날려 보냈다.
악몽의 융합체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신기하게도 악몽의 융합체는 가끔 손을 허공에 허우적거릴 뿐, 송진우를 먹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송진우는 훨씬 더 까다롭게 싸워야 했을 것이다.
“핵융합… 방출.”
송진우는 마침내 낫을 들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벌써 핵 공격을 몇 번이나 사용했는지 모른다.
세포가 수십 번이나 무너졌다가 구성되니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그것을 느낀 그레이프가 급히 경고했다.
[더는 위험합니다. 주인님의 몸이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송진우의 활약 덕분에 악몽의 융합체의 크기는 처음의 반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식욕은 그대로인 듯, 여전히 끝도 없이 주변의 것을 탐했다.
다행히 붉은 보석 안에 들어 있던 다레니안의 힘은 처음보다 많이 줄어 있었다.
악몽의 융합체가 잘린 몸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그녀도 많은 힘을 소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본래라면 최소한의 힘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지금은 폭주해서 힘 조절을 하지 못했다.
“지금… 이다.”
송진우는 다시 다레니안에게로 날아갔다. 가까이에 가서는 낫을 휘두르는 대신에 힘껏 손을 뻗었다.
[위험……!]그레이프가 급히 경고했다.
만약 다레니안의 힘이 건재하다면, 송진우의 몸이 전혀 알 수 없는 차원으로 날아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기력을 다한 다레니안은 붉은빛을 약하게 점멸할 뿐, 저항할 힘도 없어 보였다.
결국, 다레니안이 담긴 보석이 송진우의 손에 잡혔다.
“잡았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쩌억!
붉은 보석이 환한 빛을 뿜으면서 갈라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죽은 듯이 누워 있는 다레니안이 나타났다.
“죽었어?”
그때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송진우의 레벨이 순식간에 10이나 올랐다.
악몽의 융합체가 드디어 죽은 것이다.
송진우가 미리 목을 잘라 놓았는데, 다레니안의 힘이 끊기자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진 것이다.
“휴! 끝인가?”
소중하게 다레니안을 품에 안은 송진우는 그대로 바닥으로 내려왔다.
“……왕국은 어때?”
[몬스터가 침입했지만 아직은 무사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너무 높아 마법으로 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아무리 소형이라지만 핵 공격을 수십 번 사용했다.
그래서 주변에 엄청난 방사능이 퍼졌다.
이래서 현실에서는 한 번도 핵 공격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악신이 나타나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대로 돌아가려는 데 악몽의 융합체의 사체가 눈에 들어왔다.
“저것도 보스였지?”
아무리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보스 사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포식아, 먹어.”
송진우의 말에 포식이가 마지막으로 입을 벌려 악몽의 융합체를 흡수했다.
전부가 아니라 정수만이다.
《포식의 권능이 발동합니다.》
▲악몽의 융합체의 입
(레전드)
▷능력 :
모든 스탯 +500
생명력 재생력 +100%
마나 재생력 +100%
흡수율 +100%
먹는 아이템 모든 효과 +200%
먹는 아이템 효과 지속 +100%
포식 권능 강화
높은 레벨의 몬스터라 그런지 레전드 등급이나 되었다.
레전드 등급의 신체는 크로노스의 신체와 무츠의 뇌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레전드 등급이라 전부 좋은 옵션뿐이었지만,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포식 권능 강화다.
“이게 뭐지?”
포식 권능은 현재의 송진우를 만들었고 지금도 그를 이끌어 주고 있는 가장 중요한 권능이다.
그것이 강화되었다고 하니 반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송진우는 기뻐할 틈도 없이 너무 지친 탓에 자리에 주저앉았다.
“일단 쉬자.”
그레이프를 이용해 주변 공기를 정화하며 앉아 있을 때, 다레니안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으음…….”
“여신님, 정신이 드십니까?”
다레니안은 오랜만에 푹 잔 것처럼 눈을 뜨고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송진우와 눈을 맞추던 다레니안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꺅!!!”
소리를 지른 그대로 몸이 굳은 다레니안이다.
송진우는 혹시 그녀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며 물었다.
“괜찮으세요? 저 알아보시겠습니까?”
“너…… 너…….”
다레니안은 손가락으로 송진우를 가리키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저 기억하십니까? 송진우입니다.”
그러자 다레니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거짓말이지! 너 송진우 아니지!”
“네?”
“너 노배 레스 놈이잖아. 어디서 나를 속이려고!!”
다레니안과 처음 만났을 때도 이런 반응이었던 것 같았다.
“진정하세요, 여신님. 저 송진우 맞습니다.”
그 말에 다레니안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했다.
“하지만 어떻게…….”
“저도 아직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우리가 점령한 낭림 지역의 포탈로 들어왔는데, 노배 레스 잔당과 여신님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수수께끼였다.
왜 노배 레스가 여기에 있었으며, 근처에 생긴 포탈을 눈치채지 못한 건지.
다레니안은 몸이 뻐근한 듯, 기지개를 켠 후에 파닥이며 날아올랐다.
그리고 송진우의 볼을 두 손으로 세게 잡고 뚫어지게 쳐다봤다.
“진짜…… 너야?”
“구렇수니다.”
다레니안에게 볼이 눌려 추한 모습이었지만, 송진우는 그녀가 차분히 확인한 시간을 줬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왜 이제야 나타난 거야!!”
그리고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퍽!
하지만 당연히 다친 쪽은 다레니안이었다.
지금 송진우는 다레니안의 힘으로는 피부도 뚫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
“아야야~”
“괜찮으십니까?”
“괘, 괜찮아.”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진정되자 송진우가 질문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왜 납치된 여신님이 이곳에 계십니까?”
“말하자면 조금 복잡해. 그러니까 나는 그들에게 붙들려 내 권능을 강제로 사용해야 했어.”
노배 레스는 차원에 간섭할 수 있는 다레니안의 힘을 이용해 게임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었다.
역할을 다한 다레니안이었지만, 노배 레스는 유용한 힘을 지닌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내 힘으로 차원의 문을 만들어서 이 세계와 이어지게 했어.”
“노배 레스는 여기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던 겁니까?”
“간단해. 이 세계를 각 세계에 있는 몬스터들의 포육실로 만들려는 계획이었지.”
노배 레스는 이곳에 몬스터들을 잔뜩 풀어놓고 개체 수를 불린 후에 그것을 이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노배 레스는 포탈을 통해 이곳에 온 게 아니라는 겁니까?”
그 말에 다레니안은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네 말대로라면 어찌 된 일인지는 알겠어. 포탈이 무작위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
“그렇죠. 균열처럼 멸망할 위기에 있고, 또 구할 방법도 있는 세계에 연결되지 않나요?”
“거기에 지구의 도움이 되는 무언가, 예를 들면 기술이나 마법 같은 게 있어야 하지.”
그녀의 말에 송진우도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원래는 평온했던 세상이지만, 노배 레스가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어서 포탈이 열리게 되었다는 뜻이죠?”
“그렇지. 그런 사실을 노배 레스 놈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거고.”
그제야 노배 레스가 포탈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예 몰랐던 것이었다.
멸망에 위기에 몰린 세계, 그리고 그것을 구했을 때 보상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시를 공중에 띄울 수 있는 강력한 마도 왕국도 좋은 보상이다.
그러나 더 좋은 보상이 이곳에 있었다.
바로 다레니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