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48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448화
448화
◆베스파 공격대
(LV 1,350)
1,350 레벨의 몬스터가 보이는 것만 수십 마리.
아무리 송진우라고 해도 쉽게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송진우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놈들의 꼬리에 달려 있는 독. 독만 통하지 않으면 공격력은 별 볼 일 없지.’
언데드인 송진우는 베스파의 독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다른 마수보다 상대하기 수월했다.
거기에 ‘구충업자’라는 엠블럼까지 얻었으니 자신감은 더 커졌다.
곤충 중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한 장수말벌이지만, 포유류 쪽으로 넘어가면 그것을 잡아먹는 것도 상당히 많았다.
그중 가장 강력한 천적이 바로 인간이다.
“덤벼라!”
송진우는 단숨에 뛰어들어 낫을 휘둘렀다.
그러자 동시에 두 마리가 베여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곤충형에다가 비행형이니 수가 많고 독과 디버프 능력이 번거롭다는 걸 제외하면 그리 어려운 상대도 아니다.
외피를 뚫을 공격력만 있다면 체력이 낮아서 쉽게 상대 할 수 있었다.
그것을 안 송진우는 공중을 날아다니면서 살육쇼를 펼쳤다.
“가츠 웨폰!”
메피스트펠레스의 얼음구가 추가되어서 총 여섯 개의 무기가 튀어나왔다.
그것들은 에고소드처럼 스스로 움직여 베스파를 요격했다.
“데들리 스핀!”
송진우는 공중에서 움직이는 믹서기처럼 뭉쳐 있는 베스파 무리를 갈아버렸다.
송진우의 활약에 꿀벌 수인들은 멍하니 그 모습만 보고 있었고, 베스파 무리는 난리가 났다.
윙!!
아무리 독침을 날려도 송진우에게 닿지 않았고, 설사 스치는 게 있더라도 송진우는 독에 걸리지 않았다.
다가가면 썰리고 뒤에 물러서면 이상한 스킬을 사용해 뭉텅이로 베스파 무리를 쓰러트린다.
처음 송진우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일방적인 전투가 진행됐다.
베스파 무리가 정신을 못 차리자 그레이프도 가세하여 베스파들을 요격했다.
쿵! 쿵!!
하늘에서 베스파의 조각난 사체들이 마치 비처럼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운 눈빛으로 베스파를 보던 꿀벌 병사들도 곧 환호하기 시작했다.
“잘한다!!”
“놈들을 쳐부수어 주세요!”
동료들의 신호를 받고 베스파 무리가 더 몰려들었지만, 송진우의 광역 스킬이 터질 때마다 수십 마리씩 땅에 떨어졌다.
결국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베스파는 원을 그리며 날면서 동료에게 퇴각 신호를 보냈다.
윙!!
신호를 받은 베스파 무리는 삽시간에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호전적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베스파 놈들이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는 모습이다.
송진우 혼자서 거둔 완벽한 승리였다.
* * *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는 여왕이 된 에어리가 나서서 송진우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뒤에는 꿀벌 왕국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박수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송진우의 활약으로 베스파 무리를 쫓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은 갈 곳이 없었다.
이 지하에 있는 시설로는 이들이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벌집이네.’
지하에 있는 시설은 육각형 모양의 거대한 벌집이었다.
아마 송진우가 봤던 허니 왕국도 실은 이와 비슷한 모습일 거다.
그것을 깨달은 송진우는 이 퀘스트의 진정한 보상을 알 수 있었다.
‘꿀벌 수인들은 활용도가 많지.’
꿀벌 수인들은 강하지는 않지만 모두 부지런한 일꾼이다.
존재만으로도 근처 숲을 번성시킬 수 있으며 달콤한 꿀도 생성한다.
당연히 그들이 모으는 꿀은 일반 꿀이 아니다. 웬만한 포션보다 더 몸에 좋은 보약이고 회복약이다.
그것을 조리하면 훌륭한 요리가 될 거고 연금술로 연성할 수도 있다.
‘그리고 꿀벌 일꾼들이 모든 일꾼 중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니?’
꿀벌 일꾼으로 꿀만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금광에 보내거나 건설 인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들을 영입하면 전투 능력이 아니더라도 내정에는 큰 도움이 될 거다.
거기까지 생각한 송진우는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제가 왕국의 재건을 돕겠습니다.”
송진우는 이들에게 새로운 왕국을 건설한 곳을 마련해주고, 베스파와 같은 다른 마수들이 함부로 침범할 수 없게 막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말을 들은 에어리를 크게 기꺼워하며 말했다.
“우리가 그런 과분한 대접을 받아도 되겠습니까?”
“허니 왕국은 예로부터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았다고 들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입니다.”
송진우의 진심 어린 말에 에어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순간 반투명한 메시지 판이 생겨나서 퀘스트가 클리어되었음을 알렸다.
《퀘스트 클리어》
보너스 스탯 +300
▷꿀벌 수인들이 길드로 편입되었습니다.
▷인구 증가율 +20%
▷일꾼 생산성 +25%
▷농작물 성장률 +35%
꿀벌 수인들을 편입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받았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현재 엘리샤 길드 입장에서는 웬만한 동맹이 추가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효과다.
운명찬탈자 효과가 발동되고 과거를 바꾼 것치고는 얻은 것은 몇 개 없다.
고작 해봤자 슬렉과 병사 몇 명을 구했을 뿐이니.
하지만 슬렉을 바라보는 에어리의 눈빛에서 송진우는 이 작은 변화가 결코 그냥 묻히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에어리의 몸일 때 슬렉을 볼 때마다 가슴이 떨리던 걸 기억했다.
“해피엔딩이네.”
이것으로 연합의 운송 경로도 완성되었고, 꿀벌 수인도 아군이 되었다.
* * *
세계의 변화는 점점 가속화됐다.
다행히 사람들은 그것에 적응해서 점차 삶의 터전을 늘렸고, 몬스터와 NPC와 함께 살아가는 것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간혹 감당하지 못할 위험도 생겼다.
아메리카 대륙에 퍼진 악마 군단은 멕시코와 캐나다로 점차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고, 랭커들조차 들어가길 꺼리는 서울은 지옥처럼 변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태평양에서도 이상 현상이 관측됐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섬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섬이 일반적인 섬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온통 기계로 이루어진 거대한 도시였다.
이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또 다른 거대한 위험 혹은 기회였다.
그것을 알고 있는 각 세력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에 사람을 파견했다.
이 정도로 거대한 기계 도시라면 분명 훌륭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태평양에 근접한 나라들은 거의 대부분 그곳에 사람을 파견했다.
호주, 일본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과 한국에서도 사람을 보냈다.
엘리샤 길드에서도 이것에 대해 회의를 했는데 결국, 송진우가 이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송진우와 마왕 말고는 갈 사람도 없었다.
마왕은 그런 곳을 탐험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며 거부했다.
따로 준비할 것도 없었기에 송진우는 바로 출발했다.
기계 섬은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어 비행기로 가도 연료를 걱정해야 했지만, 송진우는 쉬지도 않고 한 번에 갔다.
두 시간 정도 날아가니 멀리서 거대한 기계 섬이 보였다.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거대한 섬이었는데 가운데에 거대한 첨탑이 서 있었다.
“도시? 아니 배인가? 우주선 같기도 하고.”
기계 섬은 반은 물에 잠겨 있었고, 반은 물 위에 떠 있었다.
이런 거대한 것이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가까이 다가갈 때였다.
철컹철컹철컹!
갑자기 기계 섬의 표면이 열리더니, 거대한 미사일 터렛이 튀어나왔다.
“어… 설마 저거….”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투캉!!
사방에서 수십 개의 미사일이 날아올라 송진우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레이프!”
[전부 요격하겠습니다.]그레이프는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입을 벌렸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미사일을 쏟았다.
두두두두두두!!!
그레이프가 쏜 미사일은 백발백중이었다. 빠르게 날아오는 미사일을 다가오기도 전에 모두 요격했다.
[훗! 원시적인 미사일 따위로.]“수고했어, 그레이프.”
[별거 아니었습니다.]다행히 한차례 공격이 끝나자, 더 이상의 공격은 들어오지 않았다.
송진우가 기계 섬에 착륙하자 부서진 잔해가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 게 보였다.
[프랑스 전투기입니다. 이곳에서 요격당한 듯합니다.]“일종의 입국 심사 같은 건가?”
한 차례만 공격을 받아내면 더 공격하지 않는 걸 보니,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않았으면 이곳에 오지도 마라는 뜻 같았다.
“이제 어쩌지?”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온통 기계밖에 없는 이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는 감이 안 잡혔다.
“그레이프.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해?”
그레이프의 해킹 능력이라면 다음 가야 할 곳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레이프의 대답보다 더 빨리 변고가 일어났다.
덜컹!
갑자기 앞쪽에 있던 문이 열린 것이다.
“……뭐야. 이쪽으로 들어오라는 건가?”
송진우가 그곳에 다가가니 위쪽에 ED-152라고 적혀 있었다.
“들어가야겠지.”
이곳에서 서성이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어차피 뭔가가 잘못되면 그레이프의 능력을 활용해서 순간이동하면 그만이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자…….
철컹!
기계음이 들리더니 송진우가 들어왔던 문이 굳게 잠기고 말았다.
송진우는 약간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문에 다가가 살펴보았다.
쿵쿵!
두들겨보기도 하고 혹시 버튼 같은 것이 있나 살펴보기도 했으나 문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부술 생각으로 힘껏 문을 내리쳤으나 약간 휘더니 이내 다시 복구됐다.
“다시 문으로 나갈 생각은 말아야겠네.”
생각 외의 일이 일어났지만, 이 정도 변수는 이미 고려했다.
송진우는 겁먹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내부는 눈부실 정도로 밝았다.
내부 벽은 역시 금속판으로 돼 있었는데 반은 기계로 되어 있어 끊임없이 움직였다.
끼이익! 끼이익!
소음도 심했다.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다른 누가 다가온다고 해도 알아차리기 힘들 지경이었다.
다행히 은밀하게 다가오는 적은 없었지만, 문을 지키는 로봇은 존재했다.
[침입자 발견. 즉시 제거하겠음.]◆X-24
(LV 830)
깡통처럼 생긴 다수의 터렛형 로봇이 건물 벽에 붙어 있었다.
830 레벨이면 지금의 송진우에게는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원거리 공격을 하는 과학 대륙 유닛이 뭉치면 조심해야 한다.
역시나 로봇은 송진우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공격해왔다.
삐융~
생긴 건 중학생들이 대충 만든 것처럼 생겼어도 강력한 빔 공격을 가해왔다.
거기다가 뚜껑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화염도 방사했다.
화르르!
화염 방사기는 근접 유닛에게는 까다로운 무기다. 공격 범위가 넓고 스치기만 해도 화상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의 가슴 판이 열리더니, 작은 미사일이 쏟아져 나왔다.
슝슝.
“종합 세트냐?!”
우습게 볼 로봇이 아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공격을 하니 송진우가 앞에 붙기도 힘들었다.
레벨은 이제까지 상대한 유닛에 비하면 높은 편이 아니지만 패턴은 가장 까다로웠다.
송진우는 혈마장을 날려 로봇을 고철로 만들었지만 그것의 숫자는 너무 많았다.
게다가 부서진 로봇이 벽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새것이 나와 다시 공격했다.
“여기는 리필이 빠르네.”
미사일이 끊임없이 나와서 압박했지만 송진우는 농담할 여유도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퀘스트라도 무한정 이어지는 건 없기 때문에 느긋할 수 있는 것이다.
양이 많아도 저 정도 미사일로 송진우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
역시나 송진우가 혈마장을 계속 날려 정확히 열 대의 로봇을 부수자 전체가 작동을 멈췄다.
위잉~
마치 콘센트가 빠진 청소기처럼 로봇은 작동을 멈췄고 문이 열렸다.
덜컹!
“이번 라운드도 통과라는 거지?”
뭘 위한 시험인지는 모르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