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514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514화
514화
본래는 레이센 왕족이 세 명 이상 모여야 작동할 수 있는 봉인석이다.
하지만 다이애나가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까지 힘을 집중하자 작동한 것이다.
물론, 그 반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급속도로 생명력이 빨려가자 다이애나의 몸이 미라처럼 마르게 되고 노화까지 온 것이다.
우우우웅!!
봉인석이 작동하자 거대한 빛이 뿜어져 나와 확장되더니 거대한 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건 송진우도 본 적 있는 결계였다. 바로 세이렌 왕국의 주위를 감싸고 플레이어들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던 빛이었다.
봉인의 힘으로 폴네우스의 힘이 약해지자 세이렌에게 걸려 있는 세뇌도 조금 약해졌다.
“꺄아아악!!”
강력한 세뇌가 느슨해지자 뇌에 과부하가 온 세이렌들이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핀치에 몰렸던 제이제이도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이애나가 생명력을 주입했어도 봉인은 완전하지 못했다. 걱정했던 대로 인원수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완전하지 못한 봉인은 폴네우스를 봉인하는 것 대신에 차선책을 택했다.
빛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가위로 잘라낸 것처럼 공간이 분리되더니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콰지지직!
폴네우스뿐 아니라 빛에 둘러싸인 모든 이들이 다른 공간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이동한 곳은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 같은 곳이었다.
[안 돼!!!!]또다시 갇힌 것을 깨달은 폴네우스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폴네우스라도 이 공간을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게다가 강력한 봉인이 그의 육체를 붙들고 정신까지 재우려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다시 봉인될 것임을 안 폴네우스는 짧은 순간에 방도를 세웠다.
스스로 육신에서 정신을 빼내어 다른 이의 몸으로 옮겨간 것이다.
바로 제이제이의 몸이었다.
여기 있는 자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육신을 차지하기 위함이었다.
강력한 폴네우스의 정신을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몸이기도 했다.
“크아아아!!”
자신의 몸에 폴네우스의 의식이 침범하는 것을 느낀 제이제이는 그것을 막으려 했지만 강력한 폴네우스의 힘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제이제이는 마지막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아!!”
제이제이는 창을 반대로 잡고 자신의 배를 찔렀다.
푹!!
세이렌의 왕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이 창에는 신비한 마력이 깃들어 있어 제이제이의 강력한 몸도 버틸 수 없다.
그 마력을 느끼자 제이제이의 몸에 들어간 폴네우스도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그 끔찍한 비명이 송진우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에픽 퀘스트 클리어》
보너스 스탯 +500
《엠블럼 획득》
▲세이렌의 함성
(랭크 SS)
▷능력 :
물속에서 모든 스탯 +250%
수중 몬스터에게 공격력 +150%
수 속성 저항 +50
수 속성 스킬 데미지 +50%
물 조종
“후하!”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디멘션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봤던 난파선 앞에 있었다.
급히 뒤를 돌아보니 그레이프와 소망이의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
[전혀 지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디멘션 게이트는 그런 식입니다.]“그런가?”
송진우가 제이제이로 지낸 시간은 족히 일 년 가까이 된다.
하지만 그동안 이곳의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았다.
[어떠셨습니까?]“비밀을 알았어.”
다이애나가 처음 봉인석을 만졌을 때 보았다는 천사와 전사들은 진짜 천계에서 내려온 자들이 아니었다.
천사는 빛의 여인 세레나자드였으며 전사들은 바로 플레이어들이었다.
대악마가 다섯이나 출몰하여 세계가 멸망할 위기에 놓이자 세레나자드가 소환형 게이트를 열어 퀘스트를 부여한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대악마를 무찌르고 세계를 구했지만, 폴네우스는 놓쳤다. 그리고 이후에 송진우가 본 것과 같은 비극이 닥쳤다.
다이애나가 봉인한 세계는 한참을 공허에서 떠돌다가 십여 년이 지나자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다.
“모두 거짓말이었어.”
이곳은 포세이돈의 신전이 아니다. 당연히 트리아이아도 없다.
폴네우스는 자신의 몸을 되찾고 이 빛의 봉인을 부술 힘을 원했다. 그리고 그 방법을 헌터에게서 찾았다.
이곳에 들어온 헌터들이 욕심에 눈이 멀어 싸우면 그 에너지가 모두 폴네우스에게로 흐른다.
헌터가 죽으면 더 좋다. 시체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으니.
왕이 되면 이곳의 여자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모두 헌터들을 현혹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아직 폴네우스의 힘이 미약해 세이렌을 지배할 수는 없지만, 기억을 조작할 힘은 있었다.
그녀들을 이용해 헌터들을 무의미한 전투로 이끌었다.
“이곳에서 폴네우스가 깨어나게 해서는 안 돼.”
물론, 전에 헌터들이 넘어가서 다른 대악마들을 넷이나 쓰러트린 적이 있다. 심지어 그들은 폴네우스보다 강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들이 지상으로 나와 아직 힘을 되찾기 전이었다.
모든 힘을 되찾은 폴네우스는 진정 대악마라고 불릴 만하다.
폴네우스가 모든 힘을 찾으면 월드 스톰 정도의 위협이 지구에 닥칠 거다.
문제는 이곳에는 송진우의 편이 아무도 없다는 거다.
다른 이들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고 해도 이미 욕망의 노예가 된 그들은 믿지 않을 거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저 빛의 봉인을 찢으면 폴네우스도 자유로워질 거다.
“이곳에서 해결해야 해.”
물론, 방법은 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매우 가까이에, 정확히는 송진우의 손에 있었다.
▲빛의 봉인석
(퀘스트)
아쿠아마린처럼 생긴 봉인석이 송진우의 손에 있었다.
퀘스트를 깨고 보상으로 얻은 것이다. 이것을 이용하면 폴네우스를 봉인하거나 약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도 알고 있다.
“돌아가자.”
* * *
송진우는 다시 모녀 세이렌이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송진우야 일 년 만에 보는 거지만 모녀 입장에서는 축객령을 내린 지 고작 몇 시간 만에 찾아온 셈이다.
그래서 다시 내보내려 했지만, 송진우가 내민 봉인석을 보고는 그대로 굳었다.
“그, 그걸 어떻게?”
“이야기 좀 해요, 다이애나.”
그녀가 바로 퀘스트로 보았던 다이애나다. 봉인석에 흡수된 생명력은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정말 봉인석인가요?”
예전 사용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봉인석이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폴네우스의 심복들이 별짓을 다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다이애나도 찾기를 포기했던 봉인석이 거짓말처럼 앞에 나타난 것이다.
다이애나는 송진우 손에 놓인 봉인석을 격양된 표정으로 한참이나 봤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들어오세요.”
다른 세이렌의 눈에 띄면 모든 것이 끝이다.
다이애나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송진우 일행을 안으로 들였다.
송진우는 다이애나가 조금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모든 것을 봤습니다. 당신과 제이제이가 어떻게 폴네우스와 싸워왔는지요.”
봉인석에 이어 폴네우스의 이름을 말하자 다이애나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온 이유를 알겠습니다. 제 피가 필요한 거겠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봉인석은 레이센 왕가의 핏줄에 반응한다. 그러니 다이애나의 피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딸인 레드펄도.
“그녀가 말을 할 수 없는 게 봉인석을 사용한 부작용 때문입니까?”
그 말에 다이애나는 딸을 한 번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봉인석을 사용했을 때에 저는 만삭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생명력을 사용하면서까지 무리했고 딸에게도 그 영향이 간 거겠죠.”
봉인석이 불완전하게나마 작동한 것은 당시 다이애나의 뱃속에 레드펄이 있었기 때문이다.
셋이 필요한 봉인에 그나마 둘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모든 힘을 잃은 상태입니다. 설사 제가 멀쩡했다고 해도 봉인석을 제대로 사용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제 와서 아이를 하나 더 가질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송진우가 바라는 것은 폴네우스의 봉인이 아니다.
“그놈을 약화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 거라면 한 명이라도 충분하겠죠.”
지금 송진우는 제이제이의 몸이 아니라 신도 죽일 수 있는 포식귀다.
폴네우스가 완벽하게 강림한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싸울 수 있다.
송진우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따님이 필요합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가야 한다.
폴네우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그가 마련한 방식을 따를 생각이었다.
즉, 레드펄을 여왕 후보로 세운 후에 송진우도 왕위 계승 전에 뛰어들겠다는 소리다.
“폴네우스는 신전 안에 있을 겁니다. 제가 거기에 가서 그놈을 죽이겠습니다.”
송진우의 말에 다이애나가 불안한 눈빛으로 레드펄을 보았다.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말도 하지 못했던 딸이다.
그런데 이제는 폴네우스와 정면으로 맞서란다.
일의 중요성은 다이애나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딸을 그런 위험한 임무에 밀어 넣는 일을 차마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뜻밖에 먼저 움직인 것은 레드펄이었다.
덥석!
그녀가 다이애나의 팔을 붙잡고 눈빛을 빛냈다.
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레드펄…….”
평소 소심한 레드펄이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경우는 거의 없다.
송진우는 아직도 망설이는 다이애나를 재촉했다.
“위험한 일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일 때가 아닙니다. 어차피 폴네우스가 완벽히 부활하면 모든 것은 끝입니다.”
본래 용감하고 지혜로운 다이애나가 송진우가 말하는 바를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레드펄을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그리고 저도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제 딸이 이곳에 머물 수 있게 해주세요.”
여기까지 오는 데는 소망이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함께하는 것은 위험하다.
절대 소망이의 힘을 얕보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소망이도 웬만한 랭커 이상이니.
힘은 강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제 송진우가 지킬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
레드펄이다.
송진우는 소망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망아, 잠시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 무슨 일 생기면 그레이프를 통해서 연락하고.”
“응, 알겠어.”
이번에도 같이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소망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가 문제네.”
겨우 출발 지점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그 말은 문제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이다.
송진우는 다이애나와 작별 인사를 하고 그레이프에게 말했다.
“그레이프. 레드펄을 보호하도록 해.”
[알겠습니다.]이제까지도 그레이프가 소망이를 보호했지만, 지금과는 의미가 달랐다.
소망이는 굳이 보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하지만, 레드펄은 정말 철저하게 보호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다른 세력과 합류하실 생각입니까?]“아니. 마라교는 날 받아줄 리 없고, 다른 쪽도 믿을 수 없어. 그보다 더 좋은 수가 있어.”
이곳의 목적을 알았으니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다.
이러는 사이에 바깥세상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일이다.
의도치 않게 폴네우스를 돕게 되겠지만, 지금은 이 의식을 앞당길 필요가 있었다.
“그러려면 작업이 조금 필요하겠지.”
이제 암묵적인 정전 상황도 끝이다.
* * *
“크아악! 마라교 놈들이 습격했다!”
“연합 놈들이 겁도 없이 이곳에 쳐들어왔다!!”
송진우의 작전은 간단했다. 적으로 위장해서 무차별하게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독 행동이었지만, 빠르게 이동하여 날뛰었기 때문에 다수가 공격한 것처럼 보였다.
“광신도 놈들을 죽여!”
“마라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