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Usurper, Hunter Who Sees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68
운명찬탈자 미래를 보는 헌터 068화
68화
사실 송진우도 처음에는 이곳에 말을 대기해 놓았다가 탈출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말을 사야 하는데 말 값이 현실 돈으로 해도 몇백만 원이 넘고 풀무장한 기사가 탈 수 있는 말을 사려면 천만 원 넘게 내야 했다. 그것도 한 필당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모두 날릴 위기여서 전략을 바꿨다.
“조금만 더 이동하면 됩니다!”
“으으!”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다. 그냥 송진우를 믿고 무작정 뛰어야 했다.
두두두두!!!
하지만 말발굽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왔다. 이제는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모두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갈 때였다. 갑자기 변고가 생겼다.
히이이잉!!
변고는 사람에게 생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타고 있던 말이 갑자기 거품을 물고 날뛰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 마리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었다. 이왕자 세력이 타고 있던 말이 모두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 이거 왜 이래?!”
흥분한 말이 앞발을 번쩍 들고 날뛰니 병력이 달리는 속도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우당탕탕!!
병력은 땅에 떨어진 충격과 거대한 전마의 발굽에 밟힌 탓에 크게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왕세자 측도 어이없어했다. 기세 좋게 다가오던 병력이 삽시간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된 것이다.
이건 당연히 송진우의 작품이다.
“좋았어!”
저들이 쫓아오는 길에 흡입하면 광증을 일으키는 풀들을 곱게 갈아서 깔아 놓았다.
땅에 뿌려진 가루가 말이 바닥을 차면서 달리니 자연스럽게 공중에 떠서 말과 사람이 동시에 흡입하게 되었다.
고렙의 헌터들에게는 소용없는 풀이었지만, 후각이 예민한 말에게는 효과만점이었다. 그 때문에 말이 미쳐서 날뛰게 된 것이다.
저들은 대부분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이제 가던 길로 도망치기만 하면 성공이다. 여기까지가 송진우의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번 일도 송진우의 생각처럼 흘러가지는 않았다. 분기탱천한 왕세자가 송진우의 등에서 뛰어내리더니 큰소리로 외친 것이다.
“이때다! 저들을 끝장내라!”
“넵! 왕세자 전하!”
왕세자의 말에 기사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검을 빼서 쓰러진 병력에 다가갔다. 그러고는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병력에게 휘둘렀다.
“크악!!”
이미 큰 충격을 받은 병력이다. 거기에 왕세자의 친위기사들의 강력한 공격을 받으니 당연히 살아날 방도가 없었다.
순식간에 병력이 정리되기 시작했지만 송진우는 당황했다.
기사들이 강력하고 추격자들 상태가 좋지 않지만 아직 적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저들이 정신을 차리면 위험할 수도 있는데 복수에 눈이 멀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왕세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까지 받은 수모를 갚아주겠다는 듯이 흥분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송진우가 그런 왕세자에게 다가가 소리쳤다.
“왕세자님!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닙니다. 일단 도망쳐서 다른 병력과 합류해야…….”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도망친 곳에 다른 병력이 또 대기하고 있지 않다는 보장도 없지 않으냐!”
그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예지에서는 왕세자가 여기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모두 잡혀 죽어서 뒤의 이야기는 알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핵이라도 날리는 건데.”
며칠 전에 핵을 연구하다가 아직 체중 회복이 덜 된 상태다. 지금 핵 공격을 사용하면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독을 선택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저들과 합류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송진우는 아직 비틀거리는 병력을 향해 낫을 휘둘렀다.
스앗!
공격력은 기사들 못지않은 송진우다. 빈사가 된 병력이 송진우의 낫질 한 번에 추수되는 벼처럼 우수수 쓰러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20이 되었습니다.》
《스킬 획득》
▲버닝 소울
(액티브)
▷능력 :
(LV 1)
넓은 범위의 적에게 소울 데미지를 주고 공격 속도와 이동속도를 느리게 한다. (쿨 타임 25초)
고렙의 플레이어들과 NPC 유닛을 쓰러트리니 경험치가 무지막지하게 들어왔다.
직업 레벨도 올라 특이한 액티브 스킬까지 얻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나중에는 피에 채찍을 소환하고 그곳에 낫을 매달아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정확도는 높지 않지만 어차피 빈사가 된 병력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으니 크게 상관없었다.
‘아무나 맞아라!’
붕~ 붕~
붉은 채찍에 연결된 낫이 움직일 때마다 적들이 두세 명씩 쓰러졌다.
생각지 못한 광렙을 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다.
“제길! 왕세자를 죽여!”
쓰러진 병력이 몸을 추스르고 반격을 개시한 것이다. 생명력은 이미 많이 줄어든 후였지만 숫자는 아직 훨씬 더 많았다.
“반역자들을 처단해라!”
“저놈들도 지쳤어! 여기서 왕세자를 끝내지 않으면 우리가 당한다!”
숨 막히도록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번 전투로 왕세자와 이왕자뿐만 아니라 그들을 지원한 세력들의 운명도 결정이 될 것이다.
챙! 챙!! 챙!!
전황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처음에는 기세가 오른 왕세자 쪽이 밀어붙였지만 나중에는 고렙의 헌터가 지휘하는 이왕자가 더 유리하게 전투를 진행했다.
그 상황을 다시 뒤집은 것이 송진우였다.
레벨은 떨어지지만 중갑옷을 입은 기사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송진우다. 그가 적들 사이를 누비며 활약하니 아군이 활동하기 훨씬 편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막타는 모조리 송진우가 주워 먹었다. 덕분에 레벨이 미친 듯이 올랐다.
“저놈을 막아!”
이왕자 측도 송진우의 존재감을 느끼고 그를 먼저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위기에 순간에 송진우는 아군 뒤로 숨었고, 탄탄한 기사들의 벽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말을 타고 왔기에 승마 스킬이 없는 궁병이나 마법사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모두 근접 무기밖에 들고 있지 않아 송진우를 공격할 수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런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 3차 승급자다.
“블레이즈 스텝!”
누군가가 현란한 이동 스킬을 사용해 기사들을 뚫고 송진우에게로 다가왔다.
“쥐새끼!”
그는 플레임 길드의 길드장인 염상섭이었다. 3차 승급자답게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고 백작 버프로 스탯도 높았다.
그는 뒤에 왕세자가 있었지만 송진우에게 먼저 다가왔다. 일단 공격수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넌, 그 언데드 용병! 설마 왕세자의 세작이었냐?”
“그럴 리가 있나? 그냥 용병이다.”
“뭐? 내 말만 잘 들으면 좋은 기회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거지?”
“그냥 항복하라고? 항복한 헌터들을 죽일 생각이라는 걸 모를 것 같나?”
예지에서 헌터들을 잔인하게 죽인 것을 본 송진우다. 설사 진짜로 자신을 영입할 생각이었대도 저런 남자의 길드에 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뭐?!”
염상섭도 찔리는지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검을 송진우에게 겨눴다.
“그럼 그냥 죽어!”
염상섭의 아이템은 최소가 유니크고 좋은 건 에픽 등급까지 된다. 아이템, 스탯, 스킬, 엠블럼 등이 모두 송진우를 압도했다.
시간이 없는 건 염상섭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가진 스킬을 모두 사용해서 송진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스타 폴!”
“피닉스 파이어!”
“하트 오브 라이언!”
“스트라이킹 어택!”
염상섭의 스킬은 모두 최고 등급의 스킬이다. 남들은 하나 얻기도 힘든 희귀 스킬을 스킬북으로 통해 얻은 것이다. 피해량과 회피 난이도가 모두 최상위 스킬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모든 스킬이 적중되지 않았다.
“뭐, 뭐야? 어떻게 그걸 다 피한 거지?”
송진우가 같은 3차 승급자라도 이렇게 모든 스킬을 피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 이건 사용하는 자신도 예측 불가능한 공격이다.
놀란 염상섭처럼 송진우도 놀란 상태였다. 송진우가 그의 공격을 다 피한 건 자신의 능력 덕분이 아니었다.
‘보인다.’
단지 염상섭의 다음 움직임이 보인 것이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검이 어디로 날아올지 모두 눈에 보였다.
초직감.
정체불명의 신이 준, 미래 예지와는 다른 힘이다. 이 힘이 어디서 왔는지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카이로스!’
이것이 카이로스가 준 ‘시각’의 힘이다. 인과에 따른 미래 예지가 아닌 짧은 전투에서 적들의 몇 초 후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엄청나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무적에 가까운 힘이다. 속도와 힘은 염상섭이 더 뛰어났지만, 그의 공격은 송진우를 전혀 스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신이 특별히 명령을 내린 것도 다 이 힘을 얻기 위함이었다.
모든 공격이 빗나가니 염상섭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빨리 송진우를 죽이고 왕세자를 죽여야 하는데 마치 늪 속에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선 왕세자를 공격했을 것이다.
“고작 너 같은 놈에게!”
다급해진 염상섭은 아껴 놓았던 스킬을 사용했다. 이건 3차 직업 마스터 스킬로 하루에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비장의 무기다.
“원탁의 기사!”
그 순간 주변 공간에서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기사들이 소환되었다.
히이이잉!!
한 명 한 명이 모두 3차 승급자를 훌쩍 뛰어넘는 힘을 지닌 전설의 기사들. 그런 기사가 무려 다섯 명이나 소환되어 송진우를 포위했다.
이번에도 송진우의 눈에 몇 초 후의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금 전에 무적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던 것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피할 수 없어.’
무슨 수를 써도 이 공격은 피할 수 없다. 무적으로 변하는 쉐도우 스텝을 사용해도 마찬가지다.
3초의 무적이 풀리면 바로 기사의 검이 송진우의 목을 벨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카이로스의 두 번째 권능이 발동되었다.
“……멈췄어?”
순간 세상의 모든 사물이 멈췄다. 이곳에서 움직이는 것은 오직 송진우밖에 없었다.
절대 권능 중 하나인 ‘시간 정지’다.
송진우는 재빨리 기사들의 공격을 피해 멀찌감치 물러섰다.
그들이 타고 있는 말은 하루에 천 리 길도 너끈히 갈 수 있는 신마(神馬)들이다. 멀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와장창!!!
이윽고 멈춰 있던 시계가 부서지고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붕!!!
한 몸처럼 움직인 기사들의 무기가 송진우가 있던 곳을 몰아쳤지만, 이미 송진우는 그곳에서 멀리 떠난 후였다.
“어디야? 어디로 사라진 거야?”
이건 염상섭의 필살 일격이었다. 이제까지 이 스킬에 적중되고 몸 성히 나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절대라고 믿었던 스킬을 보잘것없어 보이는 송진우가 피한 것이다.
전설의 기사들도 서둘러 송진우를 찾았지만, 빠르게 움직인 것이 아닌 완전히 사라져버린 송진우를 찾지 못했다.
휘잉~!
결국 유지 시간이 끝나자 전설의 기사들은 역소환되었다. 강력하지만 유지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휴~”
송진우는 시체 사이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멈추고 재빨리 시체 틈 사이를 파고들어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저걸로 왕세자를 노렸으면 큰일 났겠네.’
다행히 당황한 염상섭은 송진우 대신 왕세자를 노릴 생각을 못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송진우의 낫이 날아든 후였다.
챙!!
“윽!”
그는 날아든 낫을 겨우 막아냈다.
낫이 빙글빙글 돌아서 어느새 가까이 붙은 송진우의 손에 붙들렸다.
“내 턴이다!”
이미 주력 스킬은 모두 빠져서 쿨 타임 중이었다.
물론 염상섭에게는 사용하지 않은 스킬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송진우를 상대로 사용하기에는 모두 부적합했다.
모든 공격을 피한 송진우는 염상섭을 빙글빙글 돌며 순식간에 세 번이나 공격에 성공했다. 모두 원심력을 이용한 풀 스윙 공격이었다.
퍽! 퍽! 퍽!
“컥!”
방어력 높은 염상섭도 결국은 비틀거렸다.
시간 정지를 사용한 이후에는 송진우의 눈에 염상섭의 움직임이 미리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완전하지 않은 카이로스의 힘을 무리하게 사용한 탓인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상관없었다.
퍽!!
송진우는 거대 낫의 우월한 길이를 이용해서 염상섭을 몰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