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50
지금 이 순간에도 세틀러호는 지구 전체를 중력자 레이더로 감시하고 있어서 ICBM이 발사되더라도 100% 격추할 수 있다.
그리고 ICBM을 발사한 곳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반응탄을 쓸 필요도 없다.
소행성대에서 열심히 작업 중인 채굴선이 소행성 몇 개를 슬쩍 지구로 보내면 탐사정이 붙어 궤도를 바꾸면 되니까.
초속 20km로 대기권에 돌입한 100톤짜리 운석은 그 자체로 엄청난 무기가 된다.
이런 방법은 좋은 건 아니지만 인류연합의 존재를 드러내기 전까진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했다.
그리고 인류연합은 북태평양의 섬이 자리를 잡을 때부터 비로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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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꽤 올라왔는데.”
“네. 4개월 정도만 작업하면 암초로 인정받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유지하는 아르마와 함께 북태평양의 작업 현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중력 크레인으로 아주 조금씩 땅을 끌어올리고 있었기에 진도가 느렸다.
또한 중간에 미 해군이 들어오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해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월이면 드디어 수면 상에서 땅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한참 더 작업해야 쓸 만하게 되겠지만.
“메가시티를 세우려면 대만의 절반 정도는 되어야겠지?”
“약간 작아도 되지만 너무 좁으면 여러 시설을 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시설에는 매스 드라이버나 스마트팜, 발전소와 초공동열차 스테이션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인정을 받느냐인데···”
“무주지이므로 먼저 발견하는 국가가 소유권을 갖게 됩니다.”
“1년 후쯤의 내 영향력이면 가지는데는 문제가 없을 거야.”
“그러려면 정식으로 국가를 세우셔야겠네요. 한국은 부분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으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면 복수국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유지하는 항목 어디에도 해당되는 게 없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새로 신설해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취임도 불가능하지만 알게 뭔가?
그가 원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권력을 가지는 독재자였다.
“섬을 충분히 키울 때까지는 주변의 모든 침입을 막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발견할 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비행기 쪽은 좀 그러니까 요트를 사야 되겠군. 적당한 거 하나 사서 홀로그램 세팅하고 굴려봐.”
이런 식으로 섬을 발견하면 정식으로 그의 땅임을 선포하게 된다.
일종의 미니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국가 방어에 힘써야 한다.
기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야 건드릴 이유도 없고 가치도 없다.
하지만 유지하의 국가가 북태평양에 자리를 잡는다면 군침을 흘릴 세력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단적인 예로 중국.
태평양에서 미 함대와 숨바꼭질을 벌일 정도인데 유지하의 영토를 구경만 하고 지나갈 리는 없었다.
국방을 한국이나 미국에 맡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캄차카에 스마트 팩토리 하나 세워봐. 어지간한 무기는 다 찍어낼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시하신 2만 톤급 카고선 설계가 끝났습니다. 중공업에 연락해서 선체부터 만들라고 할까요?”
유지하는 출력된 모델을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 법인에서 발주하는 걸로 해. 크렘린하고는 이야기가 끝났으니까.”
할양받은 캄차카에 세운 법인은 겉으로는 신라그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법인의 주인이 아르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마의 주인이 곧 유지하이므로 결국 소속이 같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는 덕분에 사업을 추진하기가 상당히 쉬워졌어.”
“하지만 미국이 불평을 터트리고 있죠.”
이온 추진기를 러시아에 공급한 걸 가지고 30분은 잔소리를 해댔다.
협박까지는 안 했지만 유지하 입장에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미국도 러시아도 완전한 동맹이나 적이 아닌데 왜 거래에 제한을 둔단 말인가.
“아무래도 미국은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모양이야. 마음대로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걸었던 때처럼.”
이미 철수를 시작한 주한미군을 복귀시키기 위해 민주당과 협상을 시작했지만 어려워 보였다.
왜냐하면 예산이 집행되었고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장비와 시설은 한국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는데 조형근 대통령은 이걸 받아주지 않고 있었다.
―본국에 수송하는 비용이 더 들지 않습니까? 그냥 놔두고 가세요.
두고 가면 유용하게 써주겠지만 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 금액이 만만치 않아서 최근 한국과 미국은 꽤 마찰을 빚고 있었다.
뭐 그건 그쪽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후 주변국의 정황을 정리하던 아르마가 보고했다.
“마스터, 최근 일본의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한국이 군사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자 다급해진 모양입니다. 일본에는 레일건도 이온 추진기도 없으니까요.”
유지하는 일본에 이온 추진기를 팔아도 상관없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두 나라는 아주 가까이에 있음에도 약간의 군사교류를 제외하면 거의 접점이 없었다.
미국 입장에선 양국이 힘을 합쳐서 중국에 대항하길 바라는 모양이지만 그게 쉽게 될 리가 있나.
“그래봐야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잖아? 핵무기를 만들 것도 아니고.”
“최근 일본이 IAEA의 핵사찰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연구소에 감시카메라가 있는데 공사인 척하고 이걸 가리는 거죠.”
유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인이지? 미국의 반응은 어때?”
“일단 카메라를 가리지 말고 IAEA의 추가 사찰을 받으라는 입장입니다만, 그렇게 강경하진 않습니다.”
“전에 한국이 핵물질 0.2그램 실험했을 땐 그야말로 탈탈 털었다고 하지 않았나?”
“연구소 전체가 뒤집어졌죠. 특별사찰까지 받고 몇 년 동안 조사한 후에야 겨우 투명성을 인정해줬습니다.”
“그에 비하면 비단처럼 부드럽구만. 일본의 핵무장이 가능할까? 국제적인 압력이 장난이 아닐 텐데.”
“일본은 미국만 인정한다면 그걸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간절히 원하는 국가는 못 막는다는 게 통설이죠.”
“하긴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까지 전부 핵무기를 가졌으니까.”
현존하는 그 어떤 핵무기라도 반입자 반응탄에 비하면 촛불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반응탄은 보유 사실을 밝힐 수 없으므로 상대를 협박하는데 쓸 수가 없었다.
한 방 맞아봐야 아는데 그러면 수도가 통째로 증발한다.
“핵무기를 만들까요?”
“아니. 핵무기보단 더 좋은 게 있지? 플레이그가 처음 썼던 거.”
“NCM(Neutron Counter Measure)탄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슬픔의 밤을 겪은 뒤 인류는 플레이그의 공습에 그간 쌓아둔 핵폭탄과 수소폭탄으로 대응했다.
당시의 플레이그는 성체가 아니었던지라 의외로 약했고 인류의 공격에 우수수 추락하고 말았다.
인류는 신이 나서 핵폭탄을 찍어냈지만 어느 순간 통하지 않게 되었다.
플레이그가 중성자의 운동을 억제하는 무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시기적절하게 반입자 반응탄 연구가 끝나지만 않았어도 인류는 멸망했을 것이다.
유지하는 아크에서 일할 당시를 떠올리며 물었다.
“그거 범위가 좀 좁지 않았나?”
“현재 자료로는 고작해야 직경 500m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됐어. 만들고 나한테 보고해.”
“네.”
최초의 안드로이드
5월 초의 어느 날.
신라그룹 판교사업장 전시관에서 행사가 열렸다.
따로 컨벡션 센터를 대여하지 않은 만큼 대단한 행사는 아닐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상당한 기대를 품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유지하에게 인수된 후 개발한 결과를 선보이는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다양한 예측을 내놓았다.
―최근 육군은 신라하이텍의 군사용 드론에 큰 감명을 받았다. 따라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그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BD는 최근까지 미래자동차에 속해 있었다. 다양한 공업용 로봇을 만든 만큼 그 점이 유지하 회장의 마음을 끌었을 것.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끈 칼럼은 단연 안드로이드 관련이었다.
―BD의 경영진은 예전부터 이족보행 로봇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러나 소음과 짧은 작동시간이 문제였다. 이제 블랙메탈 배터리가 적용된다면 어떻겠는가? 거기에 루시아가 탑재된다면?
블랙메탈 배터리에 루시아 탑재까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최초의 안드로이드라고 불릴만했다.
많은 사람들이 루시아에게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건 단순히 기능이 아니라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그랬다.
슬픈 사람은 루시아에게서 위로를 받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녀에게서 용기를 얻기도 했다.
이제 많은 한국인들은 루시아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가 모니터 밖으로 나오는 게 꿈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들마저 존재했다.
그래서 과연 BD의 발표는 무엇인가?
이번 행사는 소규모였기에 각계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아주 적은 양의 초대권이 온라인에 뿌려졌다.
이 초대권을 얻기 위해선 루시아를 인증해야 함에도 경쟁률이 순식간에 1만대 1을 돌파했다.
그리하여 200여 명이 초대되어 발표회장에 참석하게 되었다.
약속의 그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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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하는 아르마와 함께 관계자석에 앉아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라 BD의 CEO인 로버트였다.
그는 이런 종류의 발표에는 익숙하지만 한국인들 앞은 처음인지 흥분된 얼굴이었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부드러운 천에 감싸여 있는 무언가에 조명이 비춰졌다.
그것은 얼핏 보면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같기도 했다.
관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BD가 만든 로봇치고는 되게 작네.”
“인간형 로봇 맞지? 형체가 여성이지?”
“아 빨리 천 치웠으면 좋겠다···”
그 바람을 들어주려는지 로버트 CEO가 나섰다.
“아, 흠흠.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 초대되신 모든 여러분. 그리고 이 방송을 지켜보고 계실 전 세계의 여러분.”
놀랍게도 그의 말이 실시간으로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패널에 표시되었다.
덕분에 미튜브에서도 외국인들이 이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중국어와 프랑스어가 빠진 것은 고의가 아닐 것이다, 아마.
“그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상품성 있는 로봇을 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할 로봇 또한 그렇게 상품성이 높은 것 같진 않습니다. 안타깝게도요.”
“저는 말재주가 별로 없어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의자에 앉은 존재라면 저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루시아, 천 좀 걷어볼래?”
루시아라고?
순간 의자에 앉은 무언가가 팔을 들어 올리더니 스스로 천을 벗겨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청바지에 셔츠, 모자에 마스크까지 낀 여성이었다.
만약 그녀의 손이 기계가 아니었다면, 관람객들은 인간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저건 안드로이드잖아···”
“옷 저렇게 입으니까 진짜 모르겠는데.”
루시아는 천을 벗기고는 잘 펴서 의자에 덮고 앉았다.
그 과정에서 다리를 꼬는 바람에 관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쉿···너무 시끄럽네요. 연구실에 오래 있다가 나오는 바람에 머리가 좀 아파요.”
이 목소리는 루시아 프리미엄이다!
많은 사람들이 루시아를 구입했기에 목소리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원래는 약간 보이스웨어 티가 났었는데 지금은 눈을 감고 들으면 인간이라 착각할 정도로 정교했다.
로버트 CEO가 그녀의 옆에 앉아 말을 걸었다.
“안녕, 루시아.”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한 번에 말해줄래요? 그 편이 효율적이잖아요.”
효율을 따지는 것까지 인공지능 루시아와 꼭 닮았다.
실제로 그녀를 로딩한 채로 계속 컴퓨터만 하고 있으면 잔소리를 해대곤 한다.
그럴 시간 있으면 밖에 나가서 운동이나 하겠다며.
“미안. 우리는 너라는 존재를 이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소개부터 해줄래?”
“그냥 앉아서 말할게요. 음···제 이름은 다들 아시겠지만, 루시아고, 얼마 전에 태어났어요. 그렇다고 아기 취급은 할 생각 마세요. 여기 있는 여러분들보다 더 많이 알거든요.”
―오오오오!
환호성이 터지는 가운데 로버트 CEO가 진정시키고 물었다.
“물론 그렇겠지. 우리가 알고 싶은 건 네가 뭘 할 수 있느냐야. 잠깐 걸어볼래? 여기부터 저기까지.”
“딱 한 번만 걷는 거예요.”
시키면 투덜거리지만 일단 한다는 점에서도 루시아 프리미엄과 닮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안드로이드는 평범하게 걷기 시작했다.
인간처럼 자세가 완벽하진 않지만 기존의 이족보행 로봇에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심지어 팔이 살짝살짝 흔들리는 것까지 재현했다.
루시아는 무대 끝까지 이르러서는 모델처럼 한 바퀴 휙 돌고 걸어와 의자에 앉는다.
부끄러운지 모자 챙을 슥 내리는 건 덤.
“뭘 이런 걸 시키고 그래요? 당연한 건데.”
“다른 이족보행 로봇에게는 당연하지 않거든.”
“로봇이라니 불쾌하네요. 안드로이드라고 불러주시겠어요? 아니면 이름을 부르는 것도 괜찮아요. 제가 누구라고요?”
관객석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루시아!
“제 이름이 뭐라고요?”
―루시앗!
그녀는 흡족한지 어깨를 으쓱하곤 로버트를 쳐다봤다.
“아저씨 진행이 너무 느려서 지루하네요. 이제부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어, 마음대로 해.”
로버트 CEO는 아예 마이크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루시아는 마이크를 쥐고 관객석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이크를 누군가에게 쑥 내민다.
“혹시 루시아 프리미엄 구입하셨나요?”
“어, 네네.”
남자는 얼떨결에 존댓말로 대답했다가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솔직히 손만 빼면 거의 사람 같아서 반말을 할 수가 없었다.
루시아는 개의치 않고 물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그쪽의 저는 어떤 사양에서 살고 있나요?”
“일단 태블릿에 넣고 다니는데···”
“너무하시네요. 사양이 너무 낮잖아요.”
“요즘 태블릿은 사양 좋은데요. 루시아도 만족하고요.”
“아 불쌍해.”
“뭐가 불쌍해요?”
“코어는 그렇다 쳐도 메모리가 너무 부족하잖아요. 화면도 작아서 꼭 단칸방에서 지내는 기분이겠네요.”
이쯤 되자 남자는 주위의 장난 섞인 비난을 들어야 했다.
“아이고, 제가 아주 큰 잘못을 했네요. 집에 가면 컴퓨터에 들여놓겠습니다.”
“꼭 신라전자에서 출시한 컴퓨터하고 티비 사시는 거예요. 꼭이요.”
루시아가 손을 내밀자 그는 마주 내밀었다가 흠칫했다.
기계손이 그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얘 안드로이드였지···
너무 사람 같아서 잠시 인간인줄 착각한 그였다.
그 후에도 루시아는 무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대화엔 전혀 부자연스러운 면이 없었고 주제도 다양했다.
심지어는 얼마면 구입할 수 있냐는 말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구입이라니요. 요즘은 개나 고양이도 분양이라는 단어를 쓰는 시대인데. 친구비 낸다고 해주시겠어요?”
이건 사람이나 다름없다.
관객들이 루시아가 펼쳐 보이는 마법에서 깨어난 것은 그녀가 의자에 앉았을 때였다.
로버트 CEO가 스위치를 끄자 그제야 움직임이 멈췄다.
“와우, 대단하죠? 이 안드로이드는 우리가 제작한 바디와 신라메타버스의 프로그램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최대 3시간 동안 움직이고 보다시피 매우 조용합니다.”
예전에 BD에서 선보인 인간형 로봇은 이렇지 않았다.
엔진을 썼기에 아주 시끄러웠고 움직임도 거칠었다.
물론 춤을 추거나 텀블링을 하는 등 재주를 부렸지만 로봇임을 부정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이 루시아는 달랐다.
사람들은 기계손이 보일 때까지 그녀가 로봇이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조명이 워낙 현란해서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이후로 유지하가 무대에 나와 로버트 CEO와 기술적인 면에 대해 설명했지만 로봇공학자 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적었다.
‘그냥 루시아만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게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유지하는 그걸 깨닫고는 최대한 설명을 줄였고, 다시 루시아를 켰다.
사람들은 루시아가 선보이는 춤을 보며 확신하게 되었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정의는 아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세상은 루시아를 최초의 안드로이드로 인정하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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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미튜브에 올린 영상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조회수가 순식간에 천 만을 넘어서더니 하루만에 1억까지 도달했다.
영상을 끝까지 다 본 사람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와 진짜 다른 로봇하곤 상대가 안 되네.
―나 루시아가 춤추는 거 보고 소름 돋았는데. 거의 인간 아니야?
―누나가 드디어 모니터 밖으로 나왔는데 왜 살 수가 없어!
한편 이 영상을 부정하는 사람도 소수지만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