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 merchant RAW novel - Chapter 122
차원상인 1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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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식사를 서둘러 끝낸 우현은 토의장으로 향하였다.
어제 메로나 자작 건으로 보지 못한 상단 업무를 보고 받기 위해서였다.
본래는 소네스를 통해 간단히 서면으로 검토하려고 했는데 그간 바빠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에 이참에 대대적으로 보고 받을 생각이었다.
그로인 해 힘든 건 언제나 아랫사람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토의장으로 들어가자 이미 많은 이들이 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좀 많이 늦었구나!”
“나름 식사를 빨리 한다고 했는데 늦었네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며 레이젠에게 말을 건네는 우현은 본 사람들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선다.
“안녕하십니까? 상단주님!”
한 목소리로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에 됐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힘들게 서 있지 말고 모두들 앉으세요.”
“알겠습니다.”
의자에 몸을 맞기는 그들을 보며 우현 본인 또한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모두가 자리에 착석하자 굳게 다물었던 말문을 열었다.
“상단주임에도 자주 자리를 비워 미안합니다. 늦었지만 그동안 상단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를 받고 싶으니 준비된 사람부터 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소네스 옆에 앉아 있던 낯익은 이가 말을 꺼낸다.
“영업 관리를 맡고 있는 제이슨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그와는 달리 우현은 손을 들어 보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다.
한 차례 헛기침을 통해 주위를 환기 시키고는 미리 준비한 종이를 들고 읊기 시작하였다.
“작년 한 해 계속해서 상승하던 판매량은 지난 석 달 간 잠시 주춤한다 싶더니 이번 달에 들어 다시 소폭 상승한 상태입니다. 앞으로의 판매량을 보면 영지 내 몬스터 출몰이 잦아진 시점이라는 것과 두 달 뒤 알카인 왕국 내 위성지부 두 곳이 문을 여는 것을 생각해 현시점에서 최소 삼 할에서 최대 칠 할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이번 달 거래량과 품목별 물량 그리고 총이익과 순이익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갖고 있던 서류를 놓고 다른 것을 집어든 제이슨 잠시 끊어졌던 보고를 이어갔다.
“현재 한 달 거래 물량은 팔백십구만 개로 총이익은 사백이십만 골드로 순이익은 대략 이백 삼백십만 골드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올 한 해로 예상해 볼 때 총이익은 약 육천팔백만 골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시설 확충 및 새로운 사업 준비 자금 등 각가지 명목비가 제외한 순이익은 사천백육십이만 골드가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으며 내년엔 이 할이 늘어난 오천육백만 골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품목별로 판매량을 보면 종이가 이백사십만 장으로 제일 많고 다음이 커피 백구십오만 개, 색지와 무늬한지는 각각 팔십삼만 장, 비단이 육십칠만 개, 소금과 비누가 오십삼만 개, 마지막으로 휴지가 삼십일만 개 순입니다. 현재 창고에는 있는 물품은 팔 할 이상이 소진 된 상태로 남은 이 할은 이후, 판매량 급등을 대비해 다른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 달 거래 물량이 팔천백구십만 개라는 부분에서 벌어진 우현의 입은 끝날 때까지 다물어질 기세가 보이질 않는다.
특히나 순이익이 이천삼백만 골드라고 하니 돈을 갈고리로 쓸어 모은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재벌은 뭐만 했다하면 억억 하더니만 난 고작 백만이네.’
언감생심이라고 액수가 좀 크다 싶으니, 자신도 모르게 더 큰 걸 바라게 된다.
하나, 우현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었다.
총이익인 사백이십만 골드를 금괴로 바꾸면 만사천 개로 약 사천구백 억이며, 순이익 이백삼십만 골드는 한화로 이천육백팔십삼억 천만 원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마디로 그 또한 억억 소리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제이슨이 모든 보고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소네스가 인사 담당인 토리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에 단행한 제3차 조직 개편에 대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 총 인원은 487명으로 해고 및 퇴사한 인원 13명을 제외한 기존 사원이 337명에 새로 유입될 신입 사원 150명을 포함한 수입니다. 하지만 다음 달 위성지부 관리를 위해 영지를 나설 60명을 제외하면 427명이 됩니다. 그중 이번에 새로 생긴 직위인 국장 자리에 진급할 인원은 모두 11명이며, 부장은 두 배 가량인 21명, 과장은 13명, 대리는 32명으로 총 77명이 진급대상자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총 인원을 각 부서별로 나누어 정리하면 운송부 110명, 영업부 51명, 제조부 141명, 총무부 42명, 경비부 82명으로 제조부가 제일 많습니다. 다음으로 해고 및 퇴사한 인원의 사유를 보면 근무 태만이 8명, 건강상의 이유가 2명, 기타가 3명으로 대부분 앞서 입사를 해서 근무 태만으로 쫓겨난 이들이 재취업 후, 해고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 각 부서별 임금으로는 운송부가 392골드, 영업부가 262골드, 제조부가 411골드, 총무부가 200골드, 경비부가 817골드로 총합 2,082골드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조직 개편 후, 새로 생긴 직함인 국장과 진급대상자로 한해 약 224골드가 더 늘어날 것이며, 연간 사원들에게 줄 보너스를 생각하면 대략 1년간 드는 총 임금은 31,120 골드가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고를 듣고 있던 우현은 상단이 자신도 모르는 새 많이 컸다 싶다.
이 정도면 재벌 그룹까지는 못 가도 나름 대기업이라고 칭할 만했다.
토리가 보고를 마치자 기다렸다는 상단 주거지 건설 담당인 마이클이 일어섰다.
“그럼, 상단 주거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끝난 제3차 주거지 건설 공사로 인해 상단 주거지에 건설된 주택은 총 400채로 현재 모든 곳이 다 찬 상태입니다. 상단에 속한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한 만큼 상단 치안을 살피는 용병들도 들어와 있어 현재 상단 사람들 중 약 사 할 가량이 아직 주거지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앞으로 행해질 4차 공사를 통해 700채까지 건설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며 그로인한 제반사항은 이미 총관이신 소네스 님을 통해 해결된 상태입니다. 또한 주거지 내 상점은 모두 일곱 군데로 판매가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차카타파 마법사님들이 제공하신 오비아트(시멘트)와 영주님이 알려 주신 철근과 자갈 등을 섞어 건물을 짓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있을 제4차 주거지 건설부터 건물을 그리 만들 예정입니다.”
말없이 서류를 살피며 보고 듣고 있던 우현의 고개가 들린다.
시멘트를 이용해 건물을 지었다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잠깐! 차카타파 마법사들이 제공한 오비아트로 건물을 지었다 했습니까?”
“한 달 전에 완공했고, 현재 상단 주거지 내 모델 하우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만들어 보니 어떻습니까?”
우현은 기대에 찬 얼굴로 바라본다.
그런 그의 마음에 부응하듯 연신 좋다는 말이 나온다.
“완공된 주택을 상대로 실험을 해본 결과 매우 좋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선, 오비아트로 만들어진 외벽이 3서클 파이어 볼에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식이 잘 되지 않아 외부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럼, 불이 옮겨 붙지 않는 다는 말입니까? 안에 가재도구가 있는 데도 그렇습니까?”
“예! 혹시나 싶어 집안 곳곳에 나무를 설치하고 실험을 해봤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안에서 화재가 날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불길이 밖으로 새어 나가진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큰불이 나면 창문을 통해 불이 옆집으로 옮겨가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약간 타다가 사그라졌습니다.”
‘불길이 옮겨 붙지도 않고, 안에서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고? 거기다 창문을 통해 옮겨 붙지도 않고?’
우현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시멘트로 집을 짓는다고 해도 화제는 피해갈 수 없다.
하물며 큰 불일 경우 옆집에 옮겨 붙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데 오비아트라 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그런 것이 없다고 한다.
‘이거 현대에다 갖다 팔면 그야말로 히트 상품이겠는데! 불이 붙지 않는 집! 아주 좋잖아!’
슬슬 고개를 치미는 물욕에 우현은 서둘러 물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좋습니까?”
“기존에 있던 것보다 튼튼하고 좋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이층 형태로 주택을 만들 수 있어 대가족을 소유한 사람들이 매우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반응이 좋다는 말에 우현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근데 오비아트로 건물을 짓는데 얼마나 걸렸습니까?”
“대략 십 일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건물에 쓰인 오비아트가 굳는 시간 때문에 그런 것이지. 건설 자체가 더디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요?”
반응도 좋다고 하니 됐다 싶은 생각에 대량 생산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 오비아트인가 하는 것 말입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겠습니까?”
“마법사님들 말로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에 오크통 50개 정도 소량 생산밖에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오크 통 오십 개?”
우현이 눈살을 찌푸린다.
생각보다 적은 양에 실망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대량생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방법은 있다고 합니다. 근데 한 가지 문제가…….”
대답을 하던 마이클의 낯에 난감이 깃든다.
대체 어떤 문제기에 그럴까 싶어 서둘러 물었다.
“그 문제라는 게 뭡니까?”
“오비아트 주재료가 하필이면 몬스터가 출몰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그럼, 토벌대를 보내 몬스터를 없애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도 물어봤는데 워낙 수가 많아서 그건 좀 힘들겠다고 합니다.”
‘망할 놈의 몬스터!’
순간 욕지거리가 튀어 나온다.
잘되고 있던 상단을 위태롭게 만든 것도 몬스터고, 돈줄이 될까 싶어 만들어 보려했더니만 또 앞길을 막아선다.
마음 같아선 싹 갈아엎고 싶지만 워낙 많다 보니 대책이 안 선다.
‘제기랄! 하여튼 내 앞길 막는 데는 선수라니까! 빌어먹을 몬스터 같으니라고!’
나름(?) 속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퍼부은 우현은 알겠다며 손짓을 해댄다.
제법 마음이 상했는지 이후, 계속된 보고에도 시큰둥한 표정을 보인다.
마지막 보고가 끝나고 모든 이들의 시선이 우현을 찾는다.
여전히 머릿속에 떠도는 몬스터라는 글자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기다리는 이들을 이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닫고 있던 말문을 열었다.
“생각 외로 상단이 잘 진행되고 있네요. 너무나 잘돼서 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게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만약 저 혼자였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무슨 시상식에서나 들을 만한 말이건만 주위 사람들의 얼굴에 감격의 물결이 흐른다.
그동안 힘들게 이루었던 일들이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