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 merchant RAW novel - Chapter 134
차원상인 134화
독과 암기 제조에 일가견이 있는 당가가 굳이 이곳에 자리한 것만 봐도 능히 짐작된다 할 수 있었다.
그중 중요한 것으로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철, 금, 구리, 알루미늄, 아연. 소금, 석면, 운모 등이 있는데 소금은 자공(自貢)일대의 염정(鹽井)에서 퍼 올리며, 석유·천연가스는 사천 분지의 중부에 널리 분포하고 탄전은 성의 동부와 남부에 많다.
특히 화양산괴(華瑩山塊)의 중량산(中梁山) 광산은 석탄으로 유명하고, 반지화(樊枝花)에서 대규모 철광산이 발견되었다 알려져 있다.
이렇듯 우현이 사천에 대해 상세하게 아는 것은 상품 개발을 위해 중국에 대해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그간 이래저래 일들이 많아 까먹고 있다가 조건을 달라는 말에 떠오른 것이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하자원들이 청나라 이후, 근대에 와서 발견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사천 땅은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지. 그런 좋은 곳을 얻었는데 화기 제작 사업쯤이야 얼마든지 줄 수 있지.’
슬며시 입꼬리를 끌어올리는 그를 본 제갈명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황실과 다툼이 싫어 무기 제조 사업을 포기한 것이야 납득이 가지만 사천 땅에 지부 하나 설치하는 것으로 이렇듯 좋아하는 것이 좀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내 하나 물어도 되는가?”
말끄러미 바라보던 우현은 좋다는 듯 끄덕인다.
“말씀하십시오.”
“대체 사천 땅에 지부 설치하는 것이 뭔 의미가 있기에 그리 좋아하는 것인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니 좋을 수밖에요.”
“내 생각에는 단순히 그것만은 아닌 듯해서 묻는 것이네.”
제갈명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던 우현은 나지막이 답을 했다.
“제 생각엔 그것까지 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왠지 추궁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 제갈명은 미안하다며 말을 했다.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니 기분 나쁘게 생각지는 말게.”
“그다지 기분 나쁠 건 없습니다만, 제갈 어르신께선 이곳에 왜 계신 겁니까? 제가 기억하기론 오래전에 세가로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게…… 말일세.”
어찌 말해야 할지 난감해하던 그때 남궁조공이 답을 했다.
“일전에 상단주가 키우라고 준 동물을 달라고 요 며칠 줄기차게 상단에 드나들고 있다네.”
“제가 키우라고 준 동물? 아! 크르베 말입니까?”
“맞네. 그것 말하는 것일세.”
그러냐며 끄덕이던 우현은 시선이 홱 돌려진다.
왠지 눈빛이 그걸 어떻게 아느냐며 추궁을 하는 듯하다.
당황했는지 헛기침을 내뱉던 제갈명은 조그마한 목소리로 답을 했다.
“그냥…… 크르베인가 하는 걸로 만든 가죽신이 좋아 보이기에 그랬다네.”
말하는 것으로 보아 샘플로 준 신발을 보고 돈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개코가 따로 없다니까…….’
놀랍다는 듯 고개를 내젓던 우현은 그를 보며 말을 하였다.
“크르베를 주면 잘 키울 자신이 있으십니까?”
“아무렴 그것 하나 키우지 못하겠는가?”
자신 있다는 듯 가슴을 쳐댄다.
그것을 본 우현은 알겠다는 듯 끄덕인다.
“좋습니다. 내 총관에게 말해 제갈 세가로 백여 마리 정도 보내라 하겠습니다. 단, 그 동물의 가죽에 대해선 저희 상단에서 모조리 매입할 것이니 그리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여부가 있겠는가? 내 가죽만은 꼭 이곳 상단과 거래토록 세가에 단단히 일러두겠네.”
“그러면 됐습니다.”
됐다는 그에 제갈명은 고맙다는 듯 말을 건넨다.
“미안하네! 난데없이 와서 강짜를 부려서 말이야.”
“전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보다 더는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상단 사람들과 이야기 좀 했으면 합니다…….”
“어이쿠! 눈치 없이 이곳에 오래 앉아있었구먼! 네 당장 일어날 것이니 서로들 대화를 나누시게.”
원한 바를 얻어서 그런 것일까?
제갈명은 서둘러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세가전을 나서기 무섭게 그는 뒤따라오는 제갈온형에게 전음을 날렸다.
-온형아! 세가에 연락해 사천에 대해 조사토록 하거라. 특히 그곳에 대한 이곳 상단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해선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세세하게 잘 파악해 두라고 하거라! 내 말 알겠느냐?
-예! 큰 아버님!
제갈온형은 대답과 동시에 슬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본 제갈명은 시선을 돌려 세가전을 보았다.
‘상단주가 뭘 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기 제조 사업을 포기할 만큼 중요한 것임은 분명하다.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그에 따른 부 역시 우리 손에 쥘 수 있을 것이야. 그것도 엄청나게 큰 부를 말이야.’
빙그레 웃는 그의 손이 코를 매만져간다.
조금 전 확실히 돈 냄새를 맡았다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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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끈질기게도 버티더니 끝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가는구먼!”
입을 연신 삐죽이는 남궁조공으로 보아 이번 일로 제법 귀찮게 한 것 같다.
“그냥 크르베를 줄 것이지. 왜 주지 않고 버티신 겁니까?”
“자네가 그러지 않았나? 제법 큰돈이 될 물건이니 잘 키우라고 말이야. 그런 것을 어찌 남에게 줄 수 있겠는가?”
신경 써서 잘 키우라고 한 말인데 남궁조공은 조금 곡해한 것 같았다.
“그 문제는 해결됐으니 넘어가도록 하죠.”
알겠다며 끄덕이는 그를 본 우현은 시선을 돌려 세가주 남궁현철을 보았다.
“매입한 화포는 대충 얼마나 됩니까?”
“열두 문 정도 되네. 포탄은 시험 발포한 것 빼고 약 90여 발 남아 있고 말이야.”
“생각보다 많지는 않군요.”
“시간이 촉박한 탓에 많이는 얻지 못했네.”
미안하다는 듯 세가주 남궁현철이 말을 한다.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젓던 우현은 화포 시험에 대해 물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걸 어찌 하겠습니까? 그보다 화포 실험은 어떻습니까? 괜찮습니까?”
“백삼십여 장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하네만 내가 보기엔 칠십 장에서 팔십 장 사이가 제일 확실하다고 보네. 정확도도 그렇고, 방향도 그렇고 말이야.”
‘한마디로 총사거리는 400m에 유효거리는 210~240m란 말이군. 화포치고는 사거리도 멀고 좀 괜찮네.’
생각 외로 좋은 것 같아 우현은 슬쩍 미소를 띤다.
“제법 멀리 나가는 군요.”
“솔직히 말해 사실 사용 중이던 걸 넘겨받아서 조금은 염려를 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았네.”
“사용하던 것을 매입했다는 것입니까?”
“워낙 급하게 찾다보니 그럴 수밖에는 없었네.”
중고품을 샀다는 것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워낙 시간적으로 촉박했던지라 이런 거라도 준비해준 것만도 감지덕지해야 할 것이다. 애써 감정을 누그러뜨린 우현은 세가주 남궁현철에게 말을 건네 갔다.
“알겠습니다. 대신 다음번에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게 준비 좀 해주십시오.”
“그리하도록 하지.”
“참! 화포수도 같이 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 대륙 여건상 그곳에서 화포수를 키우고 있을 상황이 못 되니 말입니다.”
“상단주 말대로 준비토록 하겠네.”
우현은 자신의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는 듯 고개를 숙여 보인다.
아니라는 듯 내젓던 세가주 남궁현철은 조금 전 일이 떠올라 물어왔다.
“상단주! 궁금해서 그런데 사천 땅 지부 건설이 병기 사업을 그만 둘만큼 중요한 것인가?”
질문에 빙그레 웃은 우현은 사천에 잠들어 있는 지하자원에 대해 말해주며 천하에 둘도 없는 보고라 하였다.
설명을 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말들에 놀라워했다.
설마 사천 땅에 그리 많은 자원들이 잠들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묵묵히 있던 남궁조공은 시선을 들어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상단주는 그 지하자원들을 찾아내 손아귀에 쥐겠다는 말인가?”
“그편이 개발도 쉽고 황실과 마찰이 적지 않겠습니까?”
“그러긴 하네만 그런 것들은 대부분이 돈과 직결이 되어 있어 자칫 분란을 일으킬 수 있네.”
“설마하니 사천 땅에서 당가와 손을 잡은 저희 하는 것인데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말을 듣고 있던 남궁조공은 설마 하는 눈빛을 자아냈다.
“자……자네! 병기 사업을 포기한 이유가 황실과의 다툼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것을 빌미로 사천 땅으로 진출한 후, 당가를 내세워 거기서 찾아낸 자원으로 인해 생길 잡음을 없앨 생각이었던 것인가?”
남궁조공의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당가에 병기 사업을 넘긴 것에 이렇듯 깊은 속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황실의 노화를 잠재우는 한편 사천 시장을 개척하면서, 그로 인해 얻은 자원을 개발한다라……. 이건 일거양득, 아니 일거삼득의 매우 훌륭한 계책입니다.”
탄복을 금치 못하는 총관 남궁천옥과는 달리 우현은 조금은 멋쩍어하는 듯한 빛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생각한 것은 남궁천옥이 말한 것처럼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닌 그저 단순히 이제 곧 당가와 동업 관계가 될 것이니 그들의 손을 빌려 해결해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남궁조공 덕에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결과를 낫게 됐다 할 수 있었다.
졸지에 제갈공명에 버금가는(?) 전략가가 되어버린 우현은 애써 당황함을 감추며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
“상인이라 이득을 추구하다 보니 그리 생각하게 된 것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나, 그 짧은 시간에 그런 훌륭한 계책을 생각해 내다니 매우 놀랍네. 상단주, 자넬 다시 보게 됐어!”
“맞습니다. 태상장로님!”
연신 쏟아지는 찬사에 우현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듯 불안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 지 남궁조공은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
“그래, 사천 땅에 지부를 설치하면 제일 먼저 찾을 것이 뭔가?”
“우선은 자공 일대의 염정에서 소금을 퍼 올릴 생각입니다. 동시에 반지화에서 철광산을 찾고 말입니다. 한 가지 더! 중랑산의 석탄이 있기는 한데 기술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는지라 차근차근 알아볼 생각입니다.”
“소금과 철광산이라……. 이 정도만 해도 병기 제조 사업을 포기할 이유로는 충분하구먼! 좋네! 자네 생각대로 사천 지방에 지부를 설치함과 동시에 그 두 가지를 찾아 나서도록 하세나!”
“감사합니다.”
“아닐세. 자네의 그 훌륭한 계책 덕분이니 오히려 감사할 사람은 우리 쪽이니 말이야.”
계속되는 찬사에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가운데 얼추 사천 지방 진출 건에 대해 마무리가 되자 우현은 잠시 쉬고 싶다며 다른 일은 나중에 논의를 하자고 하였다.
막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를 이번엔 세가주 남궁현철이 발목을 잡는다.
“대륙 상황은 어떤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인가?”
“솔직히 말해 그리 밝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말은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군.”
“아무래도 그럴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답이었던지 세가주 남궁현철은 그저 한숨을 내쉰다.
그런 그를 뒤로 한 채 이번엔 남궁조공이 우현에게 말을 건넸다.
“운혜는 잘 지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