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 merchant RAW novel - Chapter 148
차원상인 148화
잠시 후, 자신의 천막에 들어선 부대장들을 보던 토니노 자작은 큰 소리로 외쳤다.
“지금 즉시 1차 공격을 감행한다.”
그의 말에 순간 주위 사람들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거듭된 암습과 화공으로 쌓인 분노가 그들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토니노 자작은 고개를 돌려 쇼에이를 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쇼에이는 슬며시 앞으로 나섰다.
“공성무기 부대장인 네이슨을 앞에 두고 제1부대장과 제2부대장이 호위하며 진군한다. 또한, 제1기병부대장인 제시와 제2기병부대장인 맥스는 그들의 뒤에서 포진해 가되 만약 적군이 공격해 올 경우 앞으로 나서 섬멸하도록 하라.”
그의 말을 들은 부대장은 들은 큰소리로 외쳤다.
“부사령관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가슴에 손을 올리는 그들을 보던 쇼에이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쳤다.
“알다시피 제1차 공격은 성내 돌입이 우선이 아니라 성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 최대 목표이네. 즉, 성을 최대한 헐어 제2차 공격 때 안전하게 성에 돌입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절대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부대장들을 보던 토니노 자작은 큰 소리로 외쳤다.
“공격 개시 시간은 앞으로 2시간 뒤이니 그때까지 충분한 휴식과 부대 정비를 통해 전쟁 준비에 만전을 다하라!”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 부대장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제6-10장
“이제야 도착했군!”
나직이 내뱉는 우현의 얼굴 위에 피곤함이 엿보인다.
화포에 포수까지 데려오느라 제법 피로도가 쌓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잠시 손으로 목을 만지던 그때 티아가 말을 건넸다.
“영주님! 밖이 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한데?”
“너무 조용해요. 사람도 없고요.”
뒤따라 창고 밖을 나서던 우현은 그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평소 같으면 창고 주위에 십여 명의 병사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도통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 해가 중천에 떴건만 저택의 하인들도 전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말 이상하군!”
뭔가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던 그때 한 하인이 왼편 화단에서 걸어 나온다.
“오랜만입니다, 샘!”
“여, 영주님!”
화들짝 놀라하던 샘은 서둘러 허리를 굽혀간다.
됐다며 손을 내젓던 우현은 주위를 가리키며 물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듯 보이는데 저택에 무슨 일 있습니까?
“그게…… 영지성 앞에 적들이 몰려왔다고 모두들 성벽 쪽으로 갔습니다.”
“적? 메로나 자작이 공격한 겁니까?”
“자세한 것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볼일 보러 가십시오.”
한 차례 허리를 숙이던 샘은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티아가 우현 곁으로 다가왔다.
“메로나 자작이 공격을 한 모양인가 보네요.”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네요.”
같은 생각이라는 듯 끄덕이던 우현은 조심스레 창고 밖으로 나서는 포수를 향해 말을 건넸다.
“모두들 화포와 포탄을 꺼내십시오.”
“지금 말입니까?”
“예! 지금 적들이 공격을 했다고 합니다.”
“공격이요? 아, 알겠습니다. 꺼내오겠습니다.”
공격을 해왔다는 말에 놀라해 하던 포수들은 서둘러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것을 보고 있던 우현은 시선을 돌려 티아를 바라보았다.
“티아는 화포와 포탄을 실을 마차를 수소문해 오십시오.”
“알았어요.”
고개를 끄덕인 티아는 몸을 돌려 뛰어간다.
그녀에게서 일별한 우현은 시선을 성벽 쪽으로 돌린다.
“늦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스럽다는 듯한 말을 흘리면서 말이다.
‡ ‡ ‡
“거참! 많이도 몰려오는구먼!”
성벽에 올라 저 멀리 도열해 있는 토니노 자작의 병사를 보며 고흥만은 이마를 긁적인다.
숫자는 육천명이 좀 넘는다는데 직접 보니 예상 외로 많아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공성무기 수가 좀 비는 것을 보니 저번 화공 때 파손된 게 사실인 모양이군.”
투석기 숫자가 세 개나 비는 것이 그 때문인 것 같았다.
흙먼지를 피어오르며 막 진격해 오는 그들을 본 고흥만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을 받은 남궁운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섰다.
“멸천대 대주 남궁위는 앞으로 나오시오!”
“부르셨습니까?”
월영극도를 손에 든 채로 나오는 그를 본 남궁운혜는 탁자에 놓인 붓을 들어 올렸다.
“멸천대 대주 남궁위는 영지성의 최전선인 이곳 중앙 입구를 맡으시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궁운혜는 기다란 목판에 ‘중앙 입구, 남궁위’라 적고는 던졌다.
날아오는 목판을 받은 남궁위는 가슴에 목판을 대고는 허리를 숙였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말을 마친 남궁위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
나가는 그를 보기 무섭게 남궁운혜는 블루 토치 길드의 길드장 헨센을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묵묵히 걸어 나오는 그를 본 남궁운혜는 나지막이 말을 하였다 .
“성의 남쪽을 맡으십시오!”
“명을 받드옵니다.”
자신을 향해 던져지는 목판을 받아들며 헨센은 이렇게 말을 하였다.
남궁운혜는 그를 지나쳐 왼편에 있는 한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린 쉴드 길드장 사이먼! 앞으로 나오시오!”
“예!”
앞으로 나서는 그를 본 남궁운혜는 목판을 던지며 외쳤다.
“성의 동쪽을 맡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목판을 받음과 동시에 그는 몸을 돌려나갔다.
이렇게 하나둘 목판을 던진 남궁운혜는 큰 소리로 외쳤다.
“모든 병사들은 궁을 들고 성벽으로 나서도록 하라!”
그러자 워해머 길드 소속으로 이루어진 용병들이 궁을 들고 성벽 앞으로 나왔다.
궁을 바닥에 박은 채 화살을 건 그들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토니노 자작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그것을 본 남궁운혜는 고개를 돌려 고흥만을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그가 막 공격 신호를 보내려는 찰나, 뒤편에서 한 사내가 뛰어 올라왔다.
“참모관님! 영주님이 오셨습니다.”
“뭐? 영주님이?”
돌려진 시선 위로 성벽 위로 올라오는 우현이 보인다.
잠시 주위를 살피다 고흥만을 보고는 황급히 뛰어온다.
“영주님, 오셨습니까?”
“너무 늦지 않았군요.”
“예! 지금 막 시작하려는 참이었습니다.”
“그거 다행입니다.”
뭐가 다행이냐고 물으려던 그때 성벽 위로 화포를 들고 올라오는 이들이 보인다.
“영주님! 화포를 가져오신 겁니까?”
“운 좋게도 그리되었습니다.”
“대충 몇 문이나 가져오신 겁니까?”
“총 열두 문에 포탄은 진천뇌 팔십 개입니다.”
맘에 썩 드는 숫자는 아니지만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에 참고 넘어갔다.
“근데 사거리가 대충 얼마나 되는 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최장 사거리는 400m에, 유효 사거리는 240~270m라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고흥만은 얼굴에 화색을 띤다.
성 밖에 만든 함정의 위치는 200m 정도 된다.
이는 투석기 같은 무기의 사정거리가 그 정도 된다고 해서 그리 한 것이었다.
한데 화포는 그에 버금가는데다가 발사 속도나, 위력 면에서 맞먹으니 나쁘지 않다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화포를 다룰 이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영주님 혹시 화포를 다룰 사람도 데려오셨습니까?”
“예! 중원에서 화포수로 활동하던 이들을 수배해 데려왔습니다.”
“그렇습니까?”
반색을 하던 고흥만은 서둘러 남궁운혜에게 말을 건넸다.
“자네는 포수들에게 가서 일단, 적을 향해 쏘다가 신호에 맞춰 함정이 있는 곳을 쏘라고 하게!”
“네, 그리할게요.”
한차례 고개를 숙여보이던 그녀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이제야 맘이 놓이는 듯 입가에 미소까지 그리던 고흥만의 귀에 우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들이 적입니까? 제법 많이들 왔군요.”
“토니노 자작이 이끌고 온 이들입니다.”
“토니노 자작이요? 메로나 자작이 아니고 말입니까?”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요?”
사정이 뭐냐고 묻고 싶었지만 주위 여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침묵이 흐르는 틈을 타 탑에서 붉은 기가 올라왔다.
“영주님! 적이 사정거리에 들어왔으니 공격 명령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십시오.”
답을 들은 고흥만은 손을 들어 올렸다.
“화포수! 표적을 향해 발사하라!”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던 병사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화포수, 쏘랍니다!”
계속해서 외치는 그들을 뒤로 한 채 고흥만이 앞으로 나왔다.
“토니노 자작을 물리쳐라!”
‡ ‡ ‡
흙먼지 난리며 상국의 병사들이 네베스 성을 향해 다가서고 있었다.
그중 베터링 램과 같이 이동하는 병사들의 발길이 빨라져갔다.
베터링 램을 이끄는 말 위에 병사가 올라타자 그 속도는 더욱더 가속이 되었다.
성벽에 처박기라도 할 듯 미친 듯이 가는 베터링 램과는 달리 다른 병사들은 원래의 속도를 고수하였다.
성과의 거리를 약 오십 미터 정도 남겨두고 베터링 램을 밀던 병사, 콜이 멈추었다.
조금 전 귓가에 천지가 개벽할 듯한 굉음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뭔 소리야?”
뭔가 싶어 고개를 쳐들자 시커먼 먹구름이 떠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난생 처음 보는 구름에 병사는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았다.
난데없는 콜의 행동에 뒤따라오던 다른 병사들도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시커먼 먹구름이 빠르게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싶어 쳐다보다 그것이 시커먼 철구임을 안 병사가 큰 소리로 외쳤다.
“뭐, 뭐야?”
뒤로 물러서는 그를 대신해 방패병들이 황급히 공성 무기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중보병은 등에 맨 방패를 들어 올린 채 주위 사람들과 뭉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바다 물결무늬의 직사각형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하나의 장관을 만들어낸 병사들은 ‘철구쯤이야!’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날아드는 개수도 몇 개 안 되는데다가 그리 커 보이지도 않아 충분히 막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자신만만한 그들의 표정과는 달리 처절한 비명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놀란 방패병들이 주위를 살피자 휴지 조각처럼 구겨져 버린 방패와 함께 피떡이 된 방패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입을 쩍 벌린 채 바라보던 그때 또다시 천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
콰콰쾅!
저절로 돌려지는 시선 위로 조그마한 불길과 함께 산산조각이 육편이 바닥이 널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전 떨어졌던 포탄이 폭발하면서 주위에 있던 이들을 그리 만든 것이었다.
“뭐……뭐야? 저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포탄이 그들의 몸을 적셔갔다.
쿠쿠쿠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