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 merchant RAW novel - Chapter 65
차원상인 065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두 대의 손수레를 밀고 나갔다.
“뛰어!”
“저 자식들이! 막아! 어서 막으란 말이야!”
막상 나서보긴 하지만 탱크처럼 밀고 들어오는 통에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이틈을 타 도망치는 서우를 붙잡기 위해 사내들이 뒤쫓기 시작했다.
그걸 본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우현은 그리스를 시전했다.
순간 땅이 꿈틀댄다 싶더니 요동치기 시작한다.
“이…… 이게 뭐야?”
우현에게 다가서던 사내는 물론이고 주위에 있던 이들 모두 중심을 잃고 비틀거려간다.
하지만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한 바닥은 더욱더 거세게 춤을 춰간다.
“땅 밑에서 공사라도 하는 거야? 뭐야?”
“씨팔! 내 옷 그만 잡아! 나도 힘들…… 아악!”
땅바닥에 연신 엎어져가는 그들을 뒤로한 채 우현은 서우에게 외쳤다.
“서우야, 도망쳐! 어서!”
한 차례 엎어졌던 서우는 꿈틀거리는 땅바닥을 기어가기 시작했다.
하나, 거세게 움직여대는 통에 쉬이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야! 저 새끼 도망친다. 어서 잡아!”
힘겹게 몸을 가누던 상치가 주위를 향해 외쳐갔다.
하나, 그의 말대로 하기엔 대부분 땅을 붙잡고 씨름 중이었다.
“젠장!”
욕지거리를 뱉던 우현은 발길을 돌려갔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빠르게 달려간 그는 서우를 목덜미를 낚아채 도망쳐 보려 하지만 한 사내가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앞으로 쉬이 나아가기 힘들다.
“어딜 도망치려…… 아악!”
치켜든 우현의 발이 사내의 면상에 그대로 박혀버린다.
힘없이 허물어져가는 그를 뒤로한 채 서우를 데리고 가려 하지만 이미 그리스 마법이 풀리는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서간다.
“이 새끼! 땅바닥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너 오늘 곱게는 못 죽을 줄 알아! 야! 저 새끼 골로 보내버려!”
상치도 제법 화가 났는지 동네가 떠나가라 외쳐댄다.
이에 맞장구를 치듯 사내들 또한 소리쳐대며 달려온다.
“와아아아!”
뛰어오는 그들에 급한 대로 서우를 뒤편에 내려놓고는 주먹을 꽉 쥐고는 버티고 섰다.
“스트랭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몸의 근육이 살아 움직이듯 꿈틀댄다 싶더니 불끈 치솟아 오른다.
한순간 몸집을 부풀린 듯 배는 커져 보이는 듯한 그의 곁으로 한 사내가 달려들었다.
부우웅!
힘껏 내려친 쇠파이프를 피해 허리를 숙이던 우현은 주먹을 그대로 올려쳤다.
“커어헉!”
짧은 비명 소리와 함께 입에서 피분수가 뿜어진다.
동시에 밑으로 부러진 이빨 서너 개가 떨어져 내렸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건만 사내들은 별 감흥 없는 듯 우현을 몰아붙여 간다.
퍼억!
등 뒤로 날아온 쇠파이프를 그대로 맞았건만 우현은 오히려 때린 사내의 머리를 잡고는 주먹을 날린다. 순간 뒤로 넘어간 고개 위로 검은 눈동자가 흰자위로 물들어 버린다. 무너져 가는 그를 대신해 또 다른 이가 달려들지만 이번에도 옆구리에 발길질 한 방 맞고는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앉는다.
“저, 저 새끼 뭐야? 사람 맞아?”
서릿발을 날리던 아까와는 달리 상치의 낯엔 조금은 두려운 기색이 끼어든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떻게 된 게 주먹이든 발이든 일단 한 방만 맞았다 하면 모두들 실신해버린다.
퍼어억!
박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한 사내가 옆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건 반대편에서 쇠파이프로 머리를 내리친 이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놀란 것일까? 아님, 겁이 난 것일까?
한순간 주위에 있던 사내들의 발걸음이 뒤로 물린다.
족히 5m가량은 텅 빈 주위를 살피던 우현의 옆에 발차기가 날아들었다.
아까처럼 방어는 무시한 채 공격을 하려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얻어맞은 옆구리에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든다.
‘젠장! 스트랭스 마법이 풀리기 시작한 건가?’
아니나 다를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신에서 엄청난 통증이 밀어닥쳐 왔다.
한순간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너무나 큰 고통이건만 입술을 꽉 깨문 채 어떻게든 버텨냈다.
주춤대는 그에 힘을 얻은 것일까? 앞에 서있던 사내 하나가 우현의 턱을 향해 주먹을 올려붙였다.
“크으윽!”
주르륵 뒤로 물러가던 그의 발걸음도 등짝으로 날아든 쇠파이프로 인해 멈춰 세워지고 만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은 채 희미해져가는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아 가던 그의 눈에 널브러져 있는 서우가 보인다.
‘정신 차리자!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 서우를 데리고 나갈 수 있다.’
힘겹게 정신줄을 붙들어 가던 그때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내가 보였다.
급한 대로 발밑의 쇠 파이프를 잡아 그의 발목을 후려쳐 넘어트리고는 재차 얼굴을 가격해 기절시켰다.
“이 자식이!”
욕지거리와 함께 날아드는 발길질을 피해 바닥에 몸을 굴려간다.
상체가 들리기 무섭게 보이는 상대의 발등을 쇠파이프로 찍은 우현은 반대 손을 들어 그대로 올려붙였다.
“크으윽!”
얼굴을 부여 쥐고 물러서는 그의 배에 발길질을 먹였다.
나뒹구는 상대를 뒤로한 채 우현은 날아드는 회칼을 피해 몸을 빙그르르 돌리면서 쇠파이프로 힘껏 내리쳤다.
“크아악!”
우현은 비틀대는 상대의 복부에 찔러 넣은 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옆에 있던 이의 얼굴에 사정없이 박치기를 했다. 순간 눈앞이 아찔해지며 극심한 고통이 이마에서 흘러나와 머릿속을 물들여간다. 한데 그것이 자극이 됐을까? 희미하던 시야가 맑게 변해갔다.
“좋다! 어디 한번 해보자!”
정신이 번쩍 든 우현은 호기롭게 외치며 사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나, 손바닥으로 비를 막는다고 몸이 안 젖는 것이 아니듯 우현이라고 한들 그 많은 이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크윽!”
한순간 복부에 꽂혀든 회칼에 비틀대는 그의 어깨 위로 주먹이 날아든다.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어 가는데도 본능 때문인지 절로 팔이 휘둘러진다.
퍼어억!
다가서던 한 사내가 그만 얼굴에 얻어맞고 쓰러져간다.
제대로 턱을 맞았던지 흰자위를 짙게 드러낸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 끝인 듯싶다. 재차 뻗어가는 팔을 피한 한 사내가 복부와 턱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휘청대던 우현의 얼굴 위로 이번엔 구두굽이 날아 들어왔다.
퍼억!
“커어헉!”
바닥에 널브러지자 사내들의 거친 발길질이 전신을 두들긴다.
날아드는 발길질에 맞서 몸을 꿈틀대보지만 피하는 것보다 얻어맞는 것이 더 많았다.
“으……으윽!”
풀려버린 동공 위로 자신이 뿜어낸 핏물이 떨어져 내린다.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온 상치가 주위 가득한 핏물에 눈살을 찌푸렸다.
“거하게도 피를 보네.”
짜증을 토해내던 그는 붉게 물들어가는 우현의 머리채를 잡아 들었다.
“야! 야! 이제 좀 정신이 드냐?”
연거푸 내리치는 따귀에 굳게 감겨 있던 눈꺼풀이 치켜 올라간다.
“그러게 좋은 말 할 때 들었어야지. 안 그래?”
막 상치가 주먹을 날리려는데 서우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린다.
“우…… 우현아!”
“이 새끼는 또 왜 정신이 들어서 난리야?”
근처에 있던 사내가 발을 들어 서우의 얼굴을 사정없이 걷어찬다.
“커헉!”
또 한 번 눈밭에 널브러져가는 그를 보며 코웃음 치던 상치의 낯이 처참하게 일그러져간다.
“아아악! 아악!”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대는 그의 밑으로 자신의 발목을 꽉 물고 있는 우현이 보인다.
“이…… 개자식이!”
상치는 발을 들어 우현의 낯을 차버렸다.
힘없이 바닥을 굴러가던 그는 이내 정신을 잃어갔다.
“서…… 서우를 건……들지…… 마!”
음소거 되듯 줄어드는 이 말과 함께 말이다.
발목 뒤가 뜯겨 나간 것을 본 상치는 근처에 있던 사내의 쇠파이프를 빼앗아 들고는 우현에게로 갔다.
“너, 이 새끼 오늘 죽을 줄 알아!”
막 치켜든 쇠파이프를 내리치려는데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어 왔다.
“당신들 뭐야?”
돌아간 시선 위로 한 손에 휴지를 든 채 바지춤을 잡고 있는 임동수가 보였다.
한창 용변을 보는 중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려 대충 일을 마무리하고 뛰어온 것이었다.
“사……장님?”
상치 사이로 피범벅이 된 우현을 본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살기마저 엿보이는 그때 상치가 옆에 있는 동국에게 향했다.
“야! 경비 처리 안 했어?”
“그게…… 자리에 안 보이기에 집에 간 줄 알고…….”
“네게 일을 맡긴 내 잘못이다.”
한숨을 푹 내쉬던 상치는 슬쩍 턱짓을 보낸다.
시선을 받은 사내 둘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임동수에게로 향했다.
“이봐! 괜한 일 당하지 말고 여기 관심 끄고 딴 곳…… 커어헉!”
다가서는 그들을 지켜보던 임동수의 발이 빠르게 뻗어간다.
순간 무릎 안쪽을 채인 민국의 다리가 힘없이 꺾여 간다.
“이 자식이!”
치고 들어오는 또 다른 사내의 파이프를 피함과 동시에 턱을 후려친다.
무너져가는 상대에게서 시선을 뗀 임동수는 슬쩍 주위를 살폈다.
‘경찰에 신고는 해놨으니 이들을 상대하기보단 사장님과 친구 분부터 구하자.’
우선순위를 정한 그는 달려드는 상대의 정강이를 깜과 동시에 뒷덜미를 낚아채 그대로 옆으로 홱 밀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는 틈을 타 바닥에 떨어진 회칼을 들고 서우에게로 뛰어갔다. 맹수처럼 달려드는 그에 놀란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파이프를 미친 듯이 휘둘러댄다.
카카캉!
쇳소리가 귓가를 따갑게 울려댄다.
재차 날아드는 파이프를 피한 임동수는 발을 들어 상대의 허벅지 뒤쪽을 차갔다.
무너져가는 그를 향해 주먹을 선사하고는 서우의 뒷덜미를 낚아채 우현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저…… 저놈이!”
피범벅이 된 채 달려오는 그 기세에 놀란 상치는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는 이를 앞으로 밀고는 뒤로 물러섰다. 졸지에 나선 사내는 파이프를 들어보지만 어느새 날아든 회칼에 허벅지를 베이고 만다. 무너져 내리는 상대 따윈 관심 없다는 듯 임동수는 재빨리 우현의 멱살을 잡고는 근처에 있는 손수레를 발로 차 다가오는 이들을 세웠다. 그러고는 둘을 끌고 창고로 뛰어갔다. 다행히 문이 잠겨 있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가 잠가 버렸다.
쾅쾅쾅!
“열어, 이 자식아! 어서 안 열어?”
미친 듯이 두들겨 대지만 안에서 그 어떤 말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안에서 잠근 모양인데요.”
광호의 말에 상치는 콧등을 찌푸렸다.
“야! 차 끌고 와서 여기다 박아버려!”
“예에?”
“뭐 해! 어서 차 가져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에 사내들은 서둘러 차를 가지러 갔다.
연신 창고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임동수는 황급히 시간을 봤다.
“신고한 지 벌써 십 분이 넘었는데 아직인가?”
난감함을 표하던 그때 우현이 감았던 눈을 떠갔다.
“서…… 서우는…….”
“정신이 드십니까? 친구 분은 옆에 있습니다.”
잘 돌아가지도 않는 고개를 뒤틀어 확인한 우현은 힘겹게 팔을 움직여 서우의 손을 잡아갔다. 그러고는 다른 팔을 들어 호주머니를 찾아갔다. 많이 다쳐서 그런지 쉬이 움직이질 못했다. 힘겹게 겨우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우현은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