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007
제 1007화
‘뭐, 죽다 살았으니 웃을 만도 하지.’
진천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게 웃다가 다시 숟가락을 움직인다.
문득 숟가락 밑에 무언가가 탁 걸렸다.
“송화단이군.”
“아, 그것도 넣었습니다요.”
“진 아우는 대체 이런 걸 어떻게 다 싸 오는 건가.”
“후, 백린의각 소각주 옷은 보기보다 주머니가 많은데 태가 안 나거든요.”
“보통은 거기에 암기 넣고 다니지 않나? 자네는 거기에 송화단이랑 후춧가루 같은 거 넣고 다니나?”
“암기는 그냥 기로 던지면 됩니다. 그보다는 밥이 더 중요합니다. 바압!”
“크크크큭…….”
남궁운이 다시 웃는다.
이번에는 밥그릇까지 내려놓고 한참 웃었다.
“?”
“아니네. 그냥 웃음이 나와서. 사천당문도 그렇고, 내 장포에도 주머니는 많네. 하지만 암기 말고 다른 것을 넣을 생각을 한 일이 거의 없어서 말일세.”
“스승님께서 제게 탄지천통을 가르쳐 준 이유가 뭐겠습니까. 남은 빈 주머니에는 먹을 거랑 치료할 거랑 넣고 다녀라. 이런 뜻이죠.”
남궁운도 혈린광살에 대해 알고는 있다.
그 과거 성정에 대해 장로들에게 들은 게 한둘은 아니다 보니…… 아마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순수하게 덤비는 똘마니들은 머리에 구멍 뚫으라는 뜻이었을 터.
‘어쨌든 그래서 엄청나게 들고 다니는군.’
갑자기 진천희는 뭔가 생각이 났는지 무슨 말을 중얼거렸다.
“아이템창! 가방! 인벤토리! 아공간 주머니……! 역시 안 뜨네, 이거. 나라고 다 바리바리 들고 다니고 싶겠냐고.”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저놈이 저러는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진천희가 말했다.
“그래도 송화단같이 터질 수 있는 물건은 죽통에 잘 담아서 약 가방에 넣습니다. 보통 제 주머니에는 건포같이 안 터질 것만 넣어요. 나는 안 터뜨린다고 해도 살수가 공격하다가 터뜨릴 수도 있잖습니까?”
“……그렇군.”
역시 미친놈.
하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미친놈이다.
하긴, 먼 곳까지 달려와서 목숨을 구해주고 이런 밥을 먹여주는데 그 사람을 싫어하는 게 가능하긴 한가?
“……고맙네.”
“많이 드시고 빨리 나으십시오. 남궁 형은 정공을 익힌 강호인이니 회복력이 남다르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벗어나는 대로 분타에 들러서 치료 다시 받으셔야 합니다.”
밥을 다 먹으니 약을 건넨다.
“드십시오.”
건네준 환단은 썼다. 하지만 못 먹을 건 아니었다.
남궁운은 운기조식을 가볍게 하고는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눈을 떴다.
그제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마교도들 시체는……?”
“적당히 묻어주었습니다.”
자신은 얼마나 오래 자고 있었던 갈까.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진 아우는 그 남는 시간을 시신 수습하는 데 쓴 모양이다.
안력을 집중해서 주변을 보니 먼 곳에 무언가를 묻은 자국이 보였다.
허나, 따로 무덤에 표시는 하지 않은 모양.
그것을 물으니 진천희가 쓰게 웃었다.
“몸을 뒤져 봐도 신분을 나타내는 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보통 마교도가 그렇긴 하지만요.”
그 와중에 마교도들 사정까지 생각해준 건가.
“말은…….”
“아, 그 친구도 수습하여 잘 묻어주었습니다. 충분히 깊게 파묻었으니 짐승이 파헤쳐서 뜯어먹을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군.”
진천희는 남궁운에게 무언가를 던졌다.
탁-
그것은 말갈기에 달려 있던 장신구.
장신구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풍운(風雲).
세가의 말들에게 흔히 붙는 이름이긴 하다.
하지만, 풍운은 남궁운의 글자를 따서 지은 만큼 참 많이 아꼈고, 말도 주인을 온 힘을 다해 지켰다.
“고삐를 풀어주고 도망치라고 말을 해도 계속 맴돌더군. 주인이 죽을 자리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 건지.”
“…….”
“내 대신 암기를 뒤집어쓰더니 혈사가 끝날 때까지 눈 부릅뜨며 버티더군. 그리고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닫자 만족한 듯 가버렸네.”
“……그렇군요.”
“도망치라고 그리 말해도 듣지를 않더니, 바보 놈이. 전진, 후진, 왼쪽, 오른쪽은 다 알아들으면서 ‘도망가’는 못 듣다니. …내가 그 말을 안 가르쳐서 못 알아들은 건지.”
진천희가 답했다.
“아마… 말하지 않아도 도망치라고 했다는 뜻은 알았을 겁니다. 애초에 상당한 준영물이고, 무엇보다…… 고삐를 풀어주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를 리가 없었을 테니까요.”
“바보 놈……. 결국 나는 그놈의 운이 좋아서 또 혼자 살아남아 버렸으이.”
그 말은 남궁운 안에 가장 오래 담겨 있던 말이었다.
그동안 달리 내색한 적은 없었지만, 이 강호를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벗을 보냈던 걸까.
그리고 이제 가족 같은 애마도 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았다.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풍운이 죽어갈 때,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 모든 것을 할아버지인 태상장로에게 맡기고, 자신은 일을 끝내고 풍운과 같이 먼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곳은 강호의 은원도 없고, 고통도 없는 곳이리라.
하지만 풍운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제 주인이 안전할 때까지 눈을 부라리며 버티지 않았던가.
그 앞에서 남궁운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라며 콧잔등을 긁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다행히 말은 인간의 내상을 모른다.
남궁운이 살아있으면 된 거라고 생각한 건지 편안한 얼굴로 떠났다.
그리고 남궁운은….
죽음을 느꼈다.
주화입마.
같이 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죽음.
그 끝에서 친우(親友)가 그의 뒷목을 붙잡아 삼도천 밖으로 끌고 나와주지 않았던가.
친우, 진천희는 천일취를 건넨다.
마시라고 준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남궁운은 풍운이 파묻혀 있던 자리에 가서 퐁하고 천일취를 따더니 이렇게 말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곳으로 가거라. 적어도 이 강호가 아닌 곳으로…….”
“…….”
진천희는 남궁운이 혼자 있을 시간을 주었다.
남궁운은 풍운의 무덤 앞에 주저앉았다.
진천희는 모르는 척 최대한 멀어졌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남궁운이 돌아오니 진천희가 연초를 말아 입에 물고 있었다.
“그거. 몸에 좋은 건가?”
“안 좋죠.”
“그런데 왜 피우나?”
“가끔 스트레스… 그러니까, 심신을 달래려고요.”
그 말에 그가 피식 웃었다.
“나도 줘 보게.”
“안 됩니다.”
진천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왜?”
“몸에 안 좋으니까요.”
“그런데 자네는 피우고?”
“……스승님께서 허락한 일입니다.”
거기까지 말하고는 자신도 연초를 끈다.
남궁운도 더는 이야기 못 한다.
재미있게도 강호에서 스승의 허락이란 천금 같은 무게가 있으니.
‘현대 지구인과는 너무 다른 관념이지. 이런 건.’
하지만 핑계 대기는 좋다. 사실이기도 하고.
그릇을 다 정리하고 나니, 그제야 남궁운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십니까?”
“마무리를 하러. 자네는 따라오지 말게나. 이 일은 본가의 일이고, 더러운 일이니. 자네가 따라올 필요는 없네.”
“남궁 형, 농담이 느셨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미 엮인 거죠. 같이 가죠.”
“후……. 말린다고 해서 듣지 않겠지?”
그 말에 진천희가 웃음을 터뜨린다.
“네.”
“그렇다면 알겠네.”
남궁운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진천희와 함께 걸어갔다.
제법 먼 거리를 걸어가 지도에는 나오지도 않을 깊은 곳에 도착하니, 산이 시작하는 장소가 나왔다.
그 심산유곡을 따라 들어가자 이번에는 분지가 나왔다.
그리고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는 시체, 시체들…….
이곳에도 수많은 시체들이 초목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이것도 남궁 형이 하신 겁니까?”
“……부정하진 않겠네.”
남궁운은 그리 말하며 더 안으로 들어갔다.
혹독한 전투.
진천희는 왜 남궁운의 몸이 그렇게 넝마가 되었는지 깨달았다.
이 많은 마교도를 홀로 베고, 베고, 베며 들어갔던 걸까.
그리고 남궁운이 도착한 그 가운데.
웃는 채로 눈을 감고 죽은 사람이 있었다.
환하게 웃는 것은 아니었다.
광소, 상대에 대한 비웃음.
죽어서까지도 망자는 상대를 조롱하고 있었다.
마공을 쓰다가 죽은 건지, 피부색이 새카맣다.
진천희도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주영영.”
역시 남궁운이 긴장을 놓고 잠이 든 것은 목표를 해결했기 때문.
그 뒤에 자신이 죽는 것은 개의치 않았으리라.
남궁운은 생각했다.
‘자목련을 베었지.’
그 꿈속에서도 그러했다.
“사람 죽는 걸 싫어하는 자네에게 보여 줄 것은 아닌지라 오지 말라 했네.”
“……아닙니다. 이런 광경을 보는 것도 익숙하니까요.”
진천희는 거기까지만 말하고는 말을 아꼈다.
‘남궁세가의 뇌전이 마공의 천적이긴 하구나.’
번개 자체가 극양기를 품고 있다 보니 마교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가 쉽다.
한마디로, 상성이 좋다.
‘그게 남궁 형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지.’
남궁세가의 무공이 아니었다면 골백번은 죽었을 터.
아니, 만약 지존천마의 남궁운이었다면 상성이 좋다 하더라도 주영영과 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터였다.
그때의 남궁운은 지금처럼 무공에 대한 열의도.
살아가야 할 이유도 딱히 품지 않은 상태로 그저 시간이 흘러 가주 자리를 넘겨받고 무림맹주에 올랐으니까.
‘물론 그것만으로 대단한 일이긴 하지.’
재능이 뛰어나기에 그저 그런 노력으로도 충분했다.
그때의 선대 남궁가주가 마공에 손을 댔는지 안 댔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주영영이 첩자였다는 사실은 남궁운이 몰랐으리라는 것.
남궁운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주영영의 시신에 뿌렸다.
푸쉬이이이이익-
그저 조금 닿았을 뿐인데 엄청난 속도로 시신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약물은 처음 보았지만 진천희는 바로 깨달았다.
‘화골산(火骨酸)! 옛날 무협 소설에는 자주 나오던 녀석이로군. 시체를 녹여서, 흔적을 없애기 위한 물건…….’
소설마다 다르지만, 산 자의 피부에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고, 시체만 녹인다는 식으로 서술되는 비약.
물론 피부에 닿았을 때 그렇다는 거지, 먹으면 죽는다.
일종의 독이니까.
그렇게 완전히 시신이 사라진다.
“귀한 물건을 구해왔군요.”
사람 시체를 쉽게 지울 수 있다면 강호 은원이 반의반은 사라졌을 터.
행방불명이 아니라 죽은 게 맞는지, 아니면 누가 죽였는지도 알 수 없으면 은원도 제자리에서 맴돌 뿐이니까.
남궁운은 진천희에게 받은 술을 남은 자리에 뿌렸다.
그것은 시신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가주의 의지.
그리고 비록 마교의 첩자라 하나 쌓여 왔던 정을 끊어내며 바치는 술이었다.
“…….”
남궁운은 작게 ‘잘 가게나. 그동안 고마웠다는 소리는 차마 못 하겠네. 허나, 남궁수는 내가 책임지고 키우겠네.’란 말을 남겼다.
진천희는 못 들은 척 일부러 다른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일종의 배려였고.
그걸 알기에 남궁운은 이 추모를 온전히 끝낼 수 있었다.
“후…. 끝났군. 끝났어……!”
일부러 개운한 듯 큰 소리로 말한다.
진천희가 물었다.
“당가에서 받은 겁니까?”
귀한 만큼 사천당가에서 꽤 엄하게 다룬다.
제조법은 물론이거니와 약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걸 당 가주가 내놓았다는 건 그만큼 그쪽도 성의를 보였다는 뜻.
“그렇네. 이게 필요했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입니까?”
화골산까지 꺼냈다는 건 그만큼 철저하게 하겠다는 뜻.
“마교 따위가 알든 모르든 상관없네. 이건…. 본가에 있을 수아를 위해서니까.”
남궁수. 주영영의 아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남궁운이 말했다.
“참초제근(斬草除根)…이라는 말이 있지만. 하…. 내 어찌 수아를 죽일 수 있겠나. 자네는 그럴 수 있나?”
진천희가 희미하게 웃었다.
“잔인한 질문이군요.”
“그렇지. 언젠가… 수아가 진실을 알게 된다면 나를 죽이려 하겠지. 어쩌면 나에 대한 증오를 넘어 본가에 대한 증오로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 하지만…….”
남궁운이 쓰게 웃었다.
“……가주로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어. 이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니.”
진천희가 그런 남궁운을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앞으로 본가의 많은 것을 바꾸어야만 하네. 주영영, 그녀가 마교에 팔아치운 기밀이 한둘이 아닐 테니…….”
그중에는 남궁세가 무공의 일부도 들어있다.
“……이 사실은 혼자만 간직하시렵니까?”
“할아버님은 냉혹한 분이시지. 이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분명 수를 죽이려고 할 것이야.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이 모든 짐은… 가주인 내가 짊어져야만 해.”
남궁수를 살리기 위해서인가.
태상장로는 반드시 남궁수를 죽일 것이다.
그게 가주인 남궁운이 내린 결론.
“그분께도 말을 안 한 줄은 몰랐습니다.”
“약간의…… 정보 조작이 있었네.”
남궁운은 거기까지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다음번에는 그래도 남궁세가 암중호위대라도 끌고 다니십시오.”
남궁세가 암중호위대.
가주의 주변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자들로 남궁세가의 호위대는 특히 강하기로 유명하다.
“할아버님이 그곳의 장이라는 건 알고 있나? 그들이 날 지킨다는 것은 할아버님의 눈과 귀가 곁에 있다는 것일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음번에도 시간 안에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음, 생각해 보겠네.”
“…….”
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허나, 거절한 것도 아니다.
그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수십 명의 복면인을 그림자 속에서 이끌고 다니는 남궁운이라.
어째 상상은 안 가지만 그래도 이제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않던가.
이윽고 남궁운은 결심했는지 뇌기를 이용해 주변에 불을 붙였다.
“미안하지만, 아까와 달리 여기 마교인들은 의문의 싸움으로 불타 죽은 것으로 하겠네.”
“알겠습니다. 기왕 하는 김에 뇌기 흔적까지 지우시는 게…….”
“음?”
문득 남궁운이 쏘고 있는 번개가, 기묘하게도 무공 흔적 하나 없이 정확하게 화염만 만드는 것을 보고 진천희는 말문을 잃었다.
증거를 인멸하는 법까지 공부한 건가. 이 사내는.
무모한 듯하면서도 칼 같을 때는 칼 같다.
“……아닙니다. 다 탈 때까지 곁에 있도록 하지요.”
둘은 그렇게 화염이 모든 것을 다 살라 먹을 때까지 곁에서 지켜보았다.
“돌아갈 때도 불을 한번 지르고 가겠네. 우리 야영하던 그곳 말일세.”
남궁운의 뇌기가 스쳤던 그 초원 일대.
진천희가 남궁운을 발견했던 그곳, 그 장소도 모조리 지워버릴 요량.
진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네는 건조하여 자주 불이 붙고, 그 자리에 풀이 빠르게 자란다 들었습니다. 보름만 있어도 누구도 모를 겁니다.”
“그래. 다행이군.”
“무덤도… 깊이 묻었으니 그 위에 뭐가 자라든 알 수 없을 겁니다. 봉분도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고맙군.”
두 사람은 말없이 서서 화염을 한참 바라본다.
마지막 한 줌이 다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진천희와 남궁운은 비밀이 생겼다.
그것은 남궁세가의 비밀.
그리고 남궁운이 죽을 때까지 결코 토설하지 못할 비밀이었다.
‘부디 남궁 형이 무사하기를.’
진천희는 작게 기도했다.
“참, 세가에 돌아가는 대로 이 목숨값을 갚고자 하는데. 뭐 갖고 싶은 거 없나?”
남궁세가의 비고.
남궁운은 그걸 무슨 주머니에서 용돈 꺼내 주듯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