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106
제 1106화
“순식간에 쓰러트려 주마!”
위윤이 처음부터 전력을 발휘한다.
그가 익힌 무공은 금의위에서도 보편적으로 익히게 되는 전진교의 신공절학인 태을선천강기(太乙先天强氣)!
선천진기를 키우고, 외공의 효과까지 가지면서 내공을 모으는 속도 역시 빠르다!
거기에 영약을 먹고 내공을 키우기에도 적합한 내공심법 종류의 신공절학!
그것이 전력으로 발휘되자 몸에 호신기가 생겨나 흘러넘치고, 검 전체에 검기가 둘러지며 점점 크기를 키웠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크다!
무려 일 장이 넘는 검기가 만들어진 것.
그것만큼은 천하의 진천희와 사마현도 놀랐다.
‘오우! 내공이 삼 갑자가 넘으려나? 그렇다고 해도 어마어마한데? 초절정 고수가 저 정도 검기를 만들 수 있는 건가? 이상한걸. 뭔가… 뭔가 기묘해.’
‘이야……. 재미있는 장난감이네~?’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위윤이 무시무시한 검기가 둘러진 검을 부웅 수직으로 돌리며 덤벼들었다.
“쓰러져랏!”
태산을 가를 것 같은 기세와 일 장이 넘는 검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진다! 간결하고 빠른 일검!
그러나.
덥석.
검기가 둘러진 검이 사마현의 맨손에 붙잡혔다!
“아니!?”
위윤이 경악하며 두 눈을 부릅뜬다.
감탄사는 억눌렸으나, 도견도 경악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바라본다.
“……!?”
다른 금의위들도 너무 놀라서 두 눈이 튀어나올 지경.
파직! 파지지직!
검기가 사마현의 손을 파고들려고 하지만, 전혀 다치지 않는다.
그 검기를 무시한 채로 검의 본체를 잡아챈 사마현의 손은 아주 가볍게 잡은 듯 힘도 들어가 있지 않다.
“절정에는 검기, 초절정에는 검사라는 말이 강호에 있죠. 그런데…… 이런 커다란 검기는 확실히 놀랄 만하네요. 하지만, 이걸로 전부이신 겁니까? 위윤 무관님~?”
“이이이익!”
위윤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내공을 더욱더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 근육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상태는 이른바 내공 대결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물러서는 쪽은 역류하는 내상을 입고 쓰러지게 된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진천희의 눈이 꿈틀했다.
‘음. 뭐지? 외공으로 단련된 건 아닌 것 같은데……. 근력이 보통 무인의 두 배는 되어 보인다?’
강호에 없는, 황실에서만 전해지는 무공 같은 건가?
그렇게 생각하던 때!
탁.
“흥이 식었군요~ 놓아 드리죠.”
장난기가 있지만 격식 있는 말투.
사마현이 가볍게 검을 놓아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손목을 흔들었다.
그것만으로도 내공 대결이 도중에 끊어지고, 위윤은 뒤로 튕겨 나가게 된다.
콰앙!
위윤이 박은 벽에 사발 모양 거미줄이 생긴다.
수없이 많은 무인들이 검을 겨루는 곳이 연무장이다.
그 연무장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드는지 알고 있기에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주왕께서 강소성에 부임하시며 연무장을 한층 더 강화한다 하지 않았나?”
“북방석을 단단하게 깔고 진법사까지 시켜서 외부로 검기나 검강이 튀어 나가지 못하도록 하였다 들었네.”
“저걸 저렇게 쉽게 박살 낸다고?”
모두의 경악 속에서 사마현은 양팔을 벌려 형을 향해 과장된 인사를 했고-
“진 태수의 의형제가 봐주고 있네요.”
그리고 천유랑의 목소리가 얄밉게 울려 퍼졌다.
위윤은 그 말에 이를 갈았다.
우득-
비록 벽에는 엄청난 거미줄이 생겼으나 생각보다 다친 곳은 없다.
좋게 말하면 친선비무이니 적당히 했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지금의 위윤 처지에는 조롱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감히……!’
그리고 친선 비무임에도 불구하고, 살의를 가진 초식을 쓰기로 결심했다.
촤아아악!
일 장에 달하던 검기가 검에서 벗어나 실처럼 길게 늘어진다.
이것이 바로 초절정의 고수들이 할 수 있는 검사지경(劍絲之境)!
그런데 그 검사가 늘어나고 늘어나 거의 삼 장에 달하는 공간을 둘러쌀 정도가 되었다.
“우와아아아!”
지켜보는 모두가 저도 모르게 경탄한다!
“강호의 무부 사마현이여. 패배를 인정한다면 여기서 내 힘을 거두겠다. 인정하느냐?”
“와우, 이거 멋지네요~ 하지만 글쎄요, 제가 패배를 인정할 이유가 있을까요?”
사마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한다.
입가에 미소마저 띠면서.
“이건 나의 최후 절초. 죽을 수도 있다.”
“이것 참, 떼쓰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사마현은 토끼처럼 발을 통통 구르더니, 덤비라는 듯 손을 까딱였다.
“아, 하지만 이제 좀 흥이 오를지도~?”
명백한 도발!
“네 오만이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이 될 것이다!”
삼 장의 공간에 널리 퍼진 검기의 선(線)이 사방에서 조여 온다!
마치 수백 마리의 용이 덤벼드는 것과 같은 모습!
‘오호. 저게 태을선천강기를 기반으로 황궁의 무인들이 만들어낸 절세의 신공절학인 제국황룡승천검법이려나?’
그리고.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 진천희는 눈을 파랗게 물들이고서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그 공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른 무인들은 생각한다.
‘동생이 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 때문인가? 아니면 미친 건가?’
무공을 날리는 도견 역시 진천희의 태연한 태도에 눈이 꿈틀거린다.
그사이-
사마현은 히죽 웃고는 두 팔을 좌우로 크게 벌려 대(大)자로 선 다음, 두 손으로 큰 원을 그린다.
놀라운 것은.
그 두 손바닥에서 번져 나온 기운이 허공에 머무르며 검막을 형성했다는 것!
분명 음양의 이치를 이용한 것은 틀림없으나, 무당의 방식과는 다르다.
이 정도로 완벽한 반구 형태의 검막은 강호에서도 보기 드문 것일 터.
‘오우. 저건 나도 처음 보는데?’
진천희가 신기해서 감탄하는 사이.
제국황룡승천검법의 절초.
황룡강림이 사마현이 만들어낸 기막과 충돌했다.
파지지지지직!
퍼펑! 퍼퍼펑!
기와 기가 충돌해 폭음이 일어난다.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는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사마현이 만들어낸 기막은 멀쩡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모두가 경악해서 바라보는 사이.
위윤이 식은땀을 흘리며 비틀거린다.
마치 마라톤 경주를 이제 막 끝낸 사람처럼, 몸의 한계까지 기력을 쥐어짜낸 것 같은 그런 모습이 된 것이다.
“어찌… 그런…….”
위윤이 한쪽 무릎을 꿇는다.
검을 기둥 삼아 쓰러지지 않은 채로. 그는 사마현을 노려본다.
그리고.
마치 예술품처럼 사마현이 만든 기막이 사라진다.
그 가운데에는 사마현이 멀쩡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포천파(抱天派)의 절학. 포천장(抱天掌). 승부는 난 것 같군요.”
사마현은 그리 말하고 도견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런 절학을 대체 네놈이 어찌 아는 것이냐! 아니, 안다고 하더라도 분명 일생을 수련해야 얻을 수 있는 무학일 터. 그것을 어찌 단번에 펼칠 수 있단 말이냐!”
“…아, 잘~?”
사마현은 한쪽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일부러 귀엽게 웃는다.
허나, 도견의 말이 맞았다.
만약 그 정도의 절초를 사마현이 전부터 사용했다면 강호에 이미 널리 알려졌을 터.
관(官)의 사람이라고는 하나, 같은 무부(武夫)인 도견의 귀에도 한 번쯤은 들어갈 일이었다.
허나, 그런 이야기는 들어 본 적도 없을뿐더러.
숨겨진 한 수라고 하기에는 그 손짓이 살짝 어설픈 것을 모두가 보았다.
그럼에도 그 무학과 요체는 정확하게 판단하였기에 형(形)이 다소 흔들렸다 하더라도 심(心)은 완벽하게 들어맞아 무공이 발현되었다.
모두의 경악 속에서 진천희만이 생각한다.
‘혼원의 조각…… 혹시 그 영향인가.’
전능(全能).
그 세례를 잠시라도 받은 자가 사마현이다.
광기는 막았으나 예전과 같지는 않을 터.
사마현의 그 힘은 흡사 천변검만공에 미쳐 있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힘을 설마 원할 때 끌어 쓸 수 있다는 건가?’
그런 게 가능한가.
‘아니면, 사마현이 죽인 자들 중에 저 무공을 익힌 자가…….’
진천희가 거기까지 생각이 뻗어 나가려던 찰나.
“진 태수의 의형제는 절대 고수로 이름이 높은 무인이니 금의위라고 해도 일대일로는 이기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요.”
……라고, 천유랑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하였다.
말투야 산들바람 같지만 내용을 보면 아무리 봐도 깐죽거리는 거다.
느그들 그래 가지고 되겠어? 엉?
맨날 오만 떨더니만 쯧쯧.
이렇게 자동 번역돼서 도견의 머릿속에서 재생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리라.
도견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본 금의위가 저렇게 쉽게 진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만약 저런 무위를 가진 자가 침입한다면 문제가 되지요.”
“물론 안위를 책임지시는 도견 부지휘사는 그리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래서, 네가 어쩔 건데?
라는 말이 생략된 천유랑 별가의 말에 도견이 외쳤다.
“절대 고수 대응 진형을 보이도록. 다섯이 한꺼번에 나서라!”
오 대 일의 전투를 하자고 대뜸 급발진하는 도견 부지휘사!
“진 태수. 어떠시오? 진행해도 되겠소?”
“…문제없습니다.”
진천희는 딱 잘라서 이야기했다.
금의위에는 화경의 경지에 이른 무인에게 대응하기 위한 방책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 황궁까지 갈 것도 없이, 제법 규모가 되는 문파들에도 그런 게 있다.
소림사의 백팔나한진이 유명하지 않던가.
‘그건 화경의 고수가 아닌, 현경의 경지에 이른 자를 상대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무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마현을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완전히 관계가 없는 자의 무공까지 익히는 것은 아닐 거야. 천변검만공을 통해서 기억을 읽고 그 사람의 무공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가설이 더 정론이겠지.’
사마현은 천 명의 악인(惡人)을 통해 천 개의 무공을 익힌 것일 터.
‘말도 안 되는 무공이군.’
광기라는 저주가 내려오나, 그 저주까지 저울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무공이다.
‘이래서 저주받은 무공이군.’
그리고 그 무공의 끝에는 고대의 악의가 기다리고 있고.
멸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건가.
진천희는 몸을 일으켰다.
‘오히려 잘됐군. 시험해 봐야겠어.’
옆에 있는 아우가 얼마나 안전한지 조금은 엿볼 수 있겠지.
그리고 이놈이 전능(全能)의 조각을 쥔 이상.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자들 다섯이 진법을 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전능(全能)을 발휘할 때 이 녀석이 제정신인지를 확인해야겠네.’
얼마나 강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아직은 진천희의 경지가 사마현보다 높다.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뒤통수를 쳐서 기절시키고 끌고 가면 되리라.
“저도 문제없습니다. 부지휘사 나리.”
형의 속셈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마현도 양팔을 벌려 부드럽게 예를 표한다.
마치 경극의 배우처럼.
“좋다. 그러면 그대의 무력을 시험해 보도록 하지. 금진, 산각, 저추, 번곡, 요건. 나서라!”
다섯 명이 호명되었다.
그들 모두 아까 전의 위윤보다 한 수 위의 고수로 보이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진천희와 사마현은 위화감을 가졌다.
초절정의 경지가 분명 대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 정도 기세를 내뿜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렇다고 화경에 이른 자들처럼 그 기운의 수발이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다.
반쪽짜리 화경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특수한 비법이나 대법을 만들었나? 예전에 슬쩍 볼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진천희가 그리 궁금해하는 사이.
이차전이 시작되었다.
* * *
태을선천강기는 이제는 잊혀진 전진파의 신공절학급 내공심법.
제대로 수련하면 선천진기가 강건해지고, 이윽고 단전에 깃든 내공이 마치 영물의 내단처럼 변하며 천지교통을 이룬다고.
그리하면 현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음에도 ‘무한에 가까운’ 내공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태을선천강기의 비급을 황궁 비고에서 발견하여 모조리 외운 진천희로서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태을선천강기의 강점은 밀도(密度)와 점성(粘性)이었지. 그래서 기(氣)라고 하는 에너지를 자석의 자기력(磁氣力)처럼 사용하는 거였고.’
밀도는 빡빡하게 들어찬 정도를 말한다.
버스에 사람이 꽈악 차 있으면 밀도가 높은 것이고, 사람이 듬성듬성 있으면 밀도가 낮은 것.
점성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정도를 뜻했다.
태을선천강기로 만들어지는 기운은 바로 이 두 가지가 다른 진기보다 남다를 정도로 뛰어나고 높았다.
아주 밀도가 높아서 화경의 경지에 이르러야 구현 가능한 강기(强氣)를 초절정의 고수일 적에도 제한적으로 쓸 수 있을 정도!
게다가.
이 기운은 대단히 끈끈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위윤이 사용한 그런 놀라운 묘기가 가능한 것이다.
검사를 그렇게 길게 뽑아내는 것은 태을선천강기가 아니면 불가능할 정도!
그리고 그 정수는.
이 특성을 이용해서 주변의 기를 잡아당기는 데에 있다.
점성과 끈끈함으로 주변의 기운을 끌어당겨 집어삼킨다.
마치 산꼭대기에서 눈을 굴려 점점 크게 키우는 것처럼.
그 결과가 ‘무한의 내공’과 유사한 내공의 순환과 회복 능력이었다.
우우웅-
기세를 끌어올리는 수하들을 보며 부지휘사가 비릿하게 웃었다.
‘일광! 그리고 사마현, 아무리 네놈들이라 하더라도 금의위 다섯이 이루어낸 현경의 무위를 이겨내진 못하리라!’
그건 부지휘사뿐이 아니었다.
‘아이고, 부지휘사님이 화를 못 참으셨군.’
‘저러다가 시체 치우는 거 아닌가 몰라.’
‘황상께서 나중에 문초를 하실까 걱정이 되네.’
쿠그그그-
연무장이 그들의 기세로 울린다.
흡사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은 압박감.
걱정으로 혀를 차는 금의위들과 달리 진천희는 다른 생각 중이었다.
‘현아, 너 제정신이니, 아니니? 이 형은 네 뒤통수부터 갈길 준비 중이다.’
꽈악-
동생을 상대로 한 광기 내구 테스트!
사마현은 형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씨익 웃었다.
‘우리 형, 오늘도 눈이 시퍼렇네~ 와아, 마치 Like 샛별처럼.’
블링블링~
‘…현아! 너 제정신… 맞지?’
블링~
‘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