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155
제 1155화
광오했다.
진천희가 선포한 대협선언문은 강호인이라면 가슴이 뛸 법한 이야기였다.
심지어 그가 흑도가 되기 전에 한 번쯤 꿈꾸었던 대협의 풍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고.
과거 동경했던 그 모습을 마주하니, 오히려 분노가 차올랐다.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한 분노였다.
그렇기에 부정하듯 더더욱 버럭 소리친다.
“오만하구나. 실로 오만하기 그지없는 놈이구나!”
콰앙!
잡히는 것 아무거나 부순다.
하지만 그를 막는 흑도들은 없었다.
그만큼 과거의 동경이 무섭다.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함께 분노한다.
처음부터 악인이 되고자 무공을 익힌 이는 극히 드물 뿐.
한때는 대협을 꿈꾸다 결국 타락한 자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이 산채니까.
“그러니 일광인 것이겠죠. 두목.”
“참, 나. 오라 그래! 오면 아주 아작을 내서…….”
콰과과과광!
무시무시한 폭발음이 울렸다.
그리고 비명 소리가 귓속을 가득 채웠다.
“뭐야? 무슨 일이냐!”
그렇게 말을 뱉는 순간, 밖에서 외침이 들렸다.
“적이다아아아!”
댕댕댕댕댕!
침입을 알리는 종소리가 고막을 때리고.
“감히 내 산채에 쳐들어와? 일광 이 새끼, 진짜 쳐들어온 거냐? 네 이놈! 나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일광이 얼마나 강자인지 대충은 들어 알고 있다.
허나, 그렇다고 그냥 맞아준다면 그 끝에 죽음보다 더한 벌이 기다릴 터.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싸워야 했다.
그렇게 두목이 단전에서 용심을 끌어올려 밖으로 나갔는데 낯선 사내가 서 있었다.
외눈에 거구의 사내가 부하의 멱살을 붙잡아 던지고 있던 게 아닌가.
콰콰콰쾅!
그 기세가 얼마나 흉악한지, 같은 흑도임에도 오금이 저릴 지경이었다.
“아니! 동종업자인가! 뭐냐! 왜 우리를 공격한 거냐!”
“무당파의 천우라고 하오.”
“개소리하지 마라! 네놈 같은 무당파가 어디 있냐!”
흑도 중에 이렇게 명문대파의 이름을 팔아 사칭하는 자가 어디 한둘인가?
이놈 역시 흔한 부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무당 하면 태극인데.
‘저렇게 험악한 태극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냔 말이다!’
그때 부하가 말했다.
“두, 두목. 있습니다. 무당의 새로운 권왕. 무당광권 천우 도장입니다!”
설마 진짜인가?
하지만 부하가 속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적으로 저 애꾸눈 괴인이 보이고 있는 신형은 아무리 봐도 태극으로 보이지 않았으니!
“진짜든 아니든. 내 산채에 쳐들어오다니! 끝장을 보겠다!”
흑도다운 결심.
그 순간, 태산 같은 도(刀)에 강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하핫! 도망치기에는 늦었다!”
“…….”
그런데 애꾸눈의 사내는 도리어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산적도 강기를 사용하는 건가. 막내님, 뭐 하시죠?”
낭골채 채주가 소리쳤다.
“역시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구나! 막내를 왜 여기에서 찾…… 크억!?”
옆에서 촐랑거리던 산적이… 어느샌가 낭골채 채주의 마혈을 제압하는 게 아닌가!
푹!
“컥!”
순식간에 온몸이 굳는다.
눈동자만 대구르르 굴려 옆으로 보니 부하였던 산적 놈이 얼굴을 만지자-
우드득.
낯선 미청년으로 변한다.
그는 그제야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귀걸이……? 어쩐지 부하 놈이 화려한 귀걸이를 했기에 어디서 약탈해 왔나 했더니.’
짤랑-
사마현이 미소 짓는다.
“에이. 셋째 형은 이 재미를 모른단 말이지~”
“형이 이미 저쪽 산채 끝냈습니다. 우리도 여기 빨리 끝내야지.”
존댓말과 반말이 섞여 있는 말투.
딱 천우 형 성격답다고 사마현은 생각했다.
“아이 가릿~”
“뭐, 뭐냐. 이런 변장술이라니… 설마! 너, 너는…… 사광 사형제의 막내 광면호리!”
그 말에 사마현이 목소리를 바꾸었다.
“그렇습죠. 두목! 귀걸이를 알아봤으면 했는데, 다들 얼굴만 보고 눈치를 못 채네~ 다음번에는 좀 더 화려한 것을 준비해야겠습니다요~”
“언제부터 내 부하인 척한 거냐!”
“글쎄요? 일단 두목, 좋은 꿈 꾸시기를.”
“안, 안… ㄷ…….”
그 순간, 사마현의 검지와 중지가 곧바로 혼혈을 짚어 기절시켰다.
그리고 주변.
산적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크, 크어어억!”
“다들 정신 차려라, 저, 정신……!”
“몸이 점점 안 움직입니다! 살려 주십… 끄아아아악!”
전부 중독이 된 것.
모두 사마현의 작품이다.
“그래서 셋째 형, 사람들은 데려왔어?”
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산적을 포박해서 데려갈 관병은 이미 대기 중이야.”
“흐음~ 우리 큰형은 사람 죽이는 걸 안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지.”
형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앞에서는 내숭을 떨어 줘야 한다.
‘뭐, 그래도 나쁘진 않아.’
사마현은 히죽 웃었다.
천우는 앞장서서 잔당들을 쓰러뜨린다.
거구의 사내가 만들어내는 폭발력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지경.
거기다가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태극의 유(流)를 끌어 쓰기 때문에 은근히 종잡기가 어렵다.
그야말로 표리부동의 태극이라.
사마현이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그러면. 작전대로려나~”
* * *
“뒈져라, 일광!”
“오우!”
기문병기로 취급되는 무기 중 하나.
과(戈).
창은 창인데 ㄱ자로 생긴 창이다.
찌르기보다는 잡아당기기 위한 종류의 무기. 근데 그 날이 4개 달려 있어서 꼭 농부들이 쓰는 쇠스랑처럼 생겼다.
그리고 몸도 뚱뚱한데.
이 작자가 돈피채(豚皮寨)의 채주인 저팔(豬八)이라는 작자다.
‘뭔가… 저팔계를 따라 한 작자인가?’
여튼 과에는 강기가 둘러져 있었다.
“농기구에 강기라니, 괜찮네요. 농사를 지었다면 지고의 대농이 되었을 상이신데.”
하지만.
테엥.
태을단선검을 품은 빙정검이 과를 옆으로 날려버리고는 그대로 턱을 후려쳤다.
빠각!
면으로 때려서 머리통째로 베이지는 않고 턱뼈만 탈골.
그 상태로 옆으로 나가떨어지며 혼절했다.
“오우, 한동안 유동식만 드셔야 합니다. 환자님.”
방금 환자를 생산한 의원이 진단했다.
그 모습에 잔당들이 경악한다.
“채주님이 당했다!”
“으아아악! 도망쳐! 도망쳐라!”
역시 의리가 없다. 이놈들은.
‘그나저나 내가 현경이 되면 처음부터 알아서 칼을 내려놓고 항복할 줄 알았는데. 역시 이것도 동화구만.’
오히려 사생결단으로 달려든다.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살기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관아에서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이 역시 두려운 건가.
“자. 다들 도망치지 마시고요. 자장가 들읍시다~”
딩딩딩딩-
진천희가 칠은금을 규칙적으로 뜯으며 음공을 넣었다.
사마현에게 배운 섭혼술이 섞인 음공!
음공이 크게 뻗어 나가자 정신력이 약한 흑도들은 곧바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아아… 갑자기 졸음이…….”
“도, 도망… 도망쳐야 해… 어서…….”
“몸이 움직이지 않…….”
하나둘씩 풀썩풀썩 쓰러지는 것을 보며 진천희는 생각했다.
‘생각보다 괜찮네. 나중에 불면증 치료에 쓸 수 없으려나.’
약자의 투정이라 생각하고 강호인들 대부분이 쉬쉬하고 있지만, 꽤 많은 수의 강호인들이 PTSD에 시달리고 있다.
우울증이나 불면증 환자들도 적잖다.
사파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정공을 익힌 정파들도 장로급이 되면 자신의 삶을 자신이 마주하게 된다.
꽤 많은 분들이 심마로 갑자기 피를 토하고 죽는데.
그 전조 증상 중의 하나가 수면 패턴이다.
너무 적게 자거나 너무 많게 자는 시간이 한동안 이어진다.
과수면은 각성과 관련된 구결을 익히면서 치료를 한다.
허나, 잠을 못 자는 것은 꽤나 문제였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강호인들의 경우 일반적인 수면제가 통하지 않는다.
때문에 새외에 있는 희귀한 것을 찾아서 조제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약값이 오르기 때문에 대형 세가의 장로님이면 모를까.
평생 낭인으로 살았거나, 중소 문파의 어정쩡한 직책의 강호인들은 지불하기가 부담스러워진다.
하지만 섭혼술은 어떤가.
‘자기가 자기 몸뚱이를 대상으로 섭혼술을 사용할 수는 없는 걸까?’
마침내 의원은 미친 발상에 다다랐다.
다른 강호인이 들었다면 제정신이냐고 물어봤을 발상.
사람을 살린다.
설령 사파 마두가 쓸 법한 무공일지라도 사람을 구할 수 있으면 그 또한 ‘도구’가 아닌가.
섭혼술이란 게 그동안의 쓰임새는 좀 거시기했어도.
앞으로도 꼭 거시기하게 쓰라는 법은 없지 않나.
‘잘만 하면 강호인들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을지도.’
섭혼술 창시자가 들었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진천희는 먼 곳을 보았다.
‘…동생들도 잘하고 있겠지?’
* * *
순식간에 수채 4개, 산채 6개가 털렸다.
“일광이 날뛴다으아아아앗!”
소문은 들불처럼 산서성 전체를 강타했고.
인근 지역까지도 이 소문들이 흘러들어 갔다.
또한 [대협선언문]도 퍼져 나갔다.
이에 따라 각 사파들은 앞으로의 자신의 처우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산적 두목 금 아무개.
“미. 미친놈! 일광, 이 미친놈! 얘들아!”
“예. 두목!”
“짐 싸라. 잠적한다! 모두 도망쳐라아아아!”
수적 두목 월 아무개.
“젠장. 일광이 오면 전부 강제 노역행이다. 얘들아! 강을 따라서 이동한다!”
“예. 두목! 납치한 양민들은 어쩔까요?”
“다 두고 튀어야지. 그거 들고 갔다가는 일광이 강호 끝까지 쫓아온다!”
이렇게 대규모 이동을 시작하였고.
은근슬쩍 이권 분쟁을 일으키려던 정파 하나는 이렇게 반응했다.
“분쟁을 일으키면 환자로 만든다는 활인광의가 온다고!? 분쟁을 멈춰라! 모두 멈춰어엇!”
활인광의.
새로운 진천희의 별호다.
마치 천마의 오른팔일 것 같은 별호.
최소 흑전의각을 밥 먹듯이 돌아다닐 것 같은 이미지.
허나, 당하는 강호인 입장에서는 딱 그런 느낌이다.
“도망쳐! 모두 도망쳐야 한다아아아!”
마치 고양이를 피해 도망가는 쥐 떼처럼 다들 분쟁을 멈추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진천희가 이미 아우들에게 말한바.
그 효과는 확실했다.
허장성세와 허허실실의 계책!
즉.
진천희 일행만 가지고 이 모든 수적과 산적을 토벌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무공의 경지와 상관없이 이것은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의 문제.
그러나 가능한 것처럼 보여서 적들을 겁준다!
진천희는 이 소식을 듣고 이리 말했다고 한다.
-오우, 생각 이상으로 효과가 대단한데?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진천희가 기대했던 것의 몇 배나 되는 효과가 터졌던 것!
“다 튀어! 튀라고오오오오!”
그들은 서둘러 도망가느라고 금품까지 놓고서 줄행랑을 쳤다.
진천희가 활동을 시작한 산서성 남쪽 지역 인근에서는 재난을 피해서 도망가는 짐승 무리처럼 사방으로 도주.
산서성 북쪽 지역도 다르지 않다.
납치한 양민들을 두고 가면 모를까, 금품까지 두고 가다니?!
옛날이었으면 말도 안 되는 일 아닌가.
애초에 이놈들이 목숨을 걸고 칼을 휘두르는 이유가 바로 그 금을 짜내기 위해서니까.
흑도에게 황금이란 목숨 같은 것.
허나 두고 가는 이유는-
-일광이 황금을 보고 주인을 찾아주느라 추격이 늦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랬다.
시간 벌이를 위해서 과감히 황금도 포기한다!
그들에게 활인광의는 그야말로 공포요.
악몽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돈을 포기할 정도로 도망치다니.’
당사자인 진천희는 황금을 주섬주섬 주우며 어이없어했다.
“형, 그거 관아에서 주인 못 찾아주면 형에게 귀속되는 건가요?”
“응. 일부는 세금으로 가지만.”
그 말에 천우는 감탄했다.
‘과연 형이다. 공포는 돈이 되는구나!’
어차피 흉신악살로 불리는 외모 아닌가.
뼈정파.
무당의 주먹-
‘차라리 형을 본받는 게 낫지 않을까…?’
천우 도장의 인생의 나침반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 * *
“이야~ 진짜 대단하네.”
산서성 어느 한 도시의 고급 객잔 단독 객실에 마련된 정원.
잠시 쉬러 들른 곳에서 사마현은 하오문에서 보내온 정보를 들여다보며 감탄을 터트렸다.
“뭐가?”
그 옆에 선 진천희는 탄탄하다 못해 금강석마냥 단단한 천우의 복근 위에 좌선을 하고 앉아 있다.
천우는 브릿지 자세로 그걸 버티는 중.
쿠구구구구!
주변의 땅이 가라앉는 소리가 들린다.
그냥 좌선하고 앉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천근추의 수법!
진천희의 몸은 지금 태산 같은 무게를 머금는다!
그리고.
그 기괴하다 못해 과하기까지 한 수련의 현장 옆에서 서류를 보고 있던 사마현이 어이없다는 어조로 대답했다.
“어, 형. 산서성의 만인투쟁 상태가 순식간에 정리된 것…… 같아.”
“음? 벌써?”
진천희가 의아스럽다는 듯 되묻는다.
그가 직접 생각한 계략이라지만, 벌써 정리가 되다니?
“진짜야~ 흑도나 사파에 속한 놈들은 잠적하거나 도주하거나, 몸을 납작 엎드리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정파나 정사지간의 문파들도 싸우던 것을 멈췄다더라.”
“이야, 효과가 왜 이렇게 좋지?”
“그야……. 형이 그렇게 과격하게 날뛰셨잖아요.”
브릿지 자세로 말하는 천우.
그 말에 진천희는 팔짱을 낀다.
“흐음, 근성이 없구먼.”
그 모습에 사마현이 피식 웃는다.
어이없는 일을 벌인 건 어디까지나 진천희 아닌가?
그 여파로 산서성 전체가 조용해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
물론.
집단을 이루지 않은 솔로 플레이 강호인들은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그 문제라는 건 각 문파들이 일으키는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할 수 있겠지.
덕분에.
물류 이동도 재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막 물류 이동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이미 파괴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
진천희는 그리 생각했다.
때문에 여전히 산서성 전체는 신음하고 있었다.
그래도.
“형 덕분에 나아졌으니 된 거 아닌가요?”
천우가 안대 너머로 미래를 보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희망의 빛이 드러났으니까.
천우는 진천희를 보며 꽤 많은 것을 배웠다.
공포는 돈이 된다.
그리고 때로는 그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본산이나, 흑선 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깨달음이구나.’
역시 형과 함께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부처님 Middle Tomak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는 광인이지만.
‘어쩌면 우리는 모르는 세상의 진리를 알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그때 진천희가 푸른 눈을 번들거리며 말했다.
“그래. 천우야! 겨우 절반 왔다고 포기하면 내 박사 논문이 울어요. ‘겨우’가 아니야. 사람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진천희가 가슴을 쭉 펴며 말을 잇는다.
“생각해 보면 절반 온 것도 대단한 거야! 이 동네 강호인들 누가 여기까지 해냈겠어! 내가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박사 학위 딴 사람이다! 쉑키들아! 끝을 보자아아아!”
양팔을 벌려 ‘초자력 충전!’이라고 외치는 게 아닌가!
콰르르릉!
현경이 만들어낸 뇌공이 텅 빈 밭 위로 사방에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긴 머리카락이 흡사 촉수처럼 나풀거리는 모습이 설화에 나오는 괴물과 다를 바가 없었고.
“으아아앙! 엄마, 엄마아아아!”
“괴물, 괴물이다! 일광이 괴물 짓을 한다아아아!”
“과, 관아! 관아는 어디에 있나!”
양민 몇이 경악하며 도망을 쳤다.
진천희가 푸른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초자력 충전으로 지력 강화아아아–!”
천우는 생각했다.
‘…….’
역시 형은 뭔가 잘못되었다.
‘박사 논문… 박사 논문이 뭐지?’
심마의 원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