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226
제 1226화
황상, 선존을 만난 후 다른 사람들까지 전부 만나러 돌아다녔다.
‘음, 이번 사례로 어떤 진서가 적당할지 모르겠군. 후에 따로 보내도록 하겠네.’
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걸 주려고?
선존을 본 다음에 찾아간 사람은 주왕이었다.
-이놈 시키, 돈 뜯으러 왔냐?
-용돈치고는 액수가 꽤 크지 않나…… 싶지만, 네 녀석이 걷어 온 세수를 생각하면 보충하고도 남긴 하지. 그걸 계산해서 온 거지?
-대신 조건이 있다. 천일취 한 궤짝 내놔! 우리 랑랑 몰래…….
쓰읍.
어려운 부탁이다.
곤란해하던 진천희에게 유랑후가 슬쩍 와서 이렇게 말했더랬다.
-비단 궤짝 밑바닥에 천일취 병을 넣고 저 모르게 숨겨 두었다고 전하께 은근히 말씀해 주십시오. 저도 한동안은 속은 척을 할 예정이니까요.
그래도 괜찮은지, 아니면 무슨 속셈인지 진천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자 유랑후가 배시시 웃었다.
-괜찮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일탈을 소소하게 즐기시게 두는 게 부부 생활에 좋지요.
그리 말하더니 한마디 덧붙이는 게 아닌가?
-부족한 솜씨로 천기를 읽어 보니 딱 일주일 즐기고, 다음 주쯤에 천일취는 인삼 달인 물로 변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이것은 그냥 예언이 아니다.
지극히 자기 실현적인 예언이다.
어쨌든 주왕 전하는 저 천일취를 기꺼워하실 것이고.
그 천일취는 짧은 일탈 후, 인삼 달인 물로 변해 전하는 닭 쫓던 개가 되겠지.
과연 중원에서 파스텔 봄웜톤을 입는 남자.
‘뛰는 주왕 위에 나는 유랑후가 있는 건가…….’
생각해 보면 주왕 곁에서 이 정도의 내조를 하는 자가 없긴 하다.
‘사랑 없는 결혼을 했다면 이만큼 가정이 행복하기 힘들긴 하지.’
드물게도 ‘정략결혼을 했지만 서로 죽이 잘 맞아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같은 결말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극히 드문 경우이고, 각자 애인을 만들어서 물 밑으로 노는 일도 많다.
아니면 둘 다 애인을 만들지는 않지만.
대신 하나의 목적을 위해(보통은 부와 권력) 결합된 연합이 되어 목표 정진하거나.
의외로 후자는 전우애라는 게 생겨서 말년에 서로 몸 걱정하면서 산다.
그래도 뜨겁게 타오르는 그런 연애와는 거리가 멀지.
‘주왕 & 유랑후 부부 같은 결혼은 높으신 분들일수록 거의 없더라고.’
주왕께서는 자기들을 뒤에서 욕하는 놈들 모두 다 결혼 생활이 불행해서 그런 거다, 다 질투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진천희도 동의한다.
황제의 누이.
그것도 군신(軍神)이라는 자가 정략혼이 아닌.
한낱 예인 출신과 혼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어마어마한 일이니까.
‘그만큼 유랑후도 대단하신 분이시지만.’
잠시나마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이렇게 안에서 내조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행정을 익혀 밖으로도 내조를 하고 있고.
‘때로는 주왕의 숨겨진 칼이 되기도 하지.’
주왕께서는 강하지만 그만큼 적을 많이 만들고 덜렁거리는 측면이 있다.
반면 유랑후는 유하지만 적과 아군을 빠르게 판단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결혼 잘하셨어.’
말세를 앞둔 지금은 감히 꿈꿀 수 없지만,
언젠가 이 모든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진천희 자신도, 개인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 때.
그때 만약 ‘결혼’이란 걸 하게 된다면 이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용무를 끝마치고 나니, 유랑후가 말했다.
“괜찮다면 남경의 부자들을 만나 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저야 감사하지요.”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유랑후는 소개장을 빠르게 써서 진천희에게 건넸다.
“보통 의각의 소각주가 되는 자는 의술을 펼치거나 연구할 시간보다는 이런 거부(巨富)들과 친목을 다지는 데 더 시간을 쓰곤 합니다만…… 신의(神醫)께서는 오히려 그런 일보다는 의술과 연구에 집중하셨지요.”
“부끄럽습니다.”
진천희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닙니다. 그만큼 청렴하게 살아왔다는 뜻이니 양민들이 존경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때로는 이렇게 필요할 때가 있지요.”
주왕부를 상징하는 붉은 비단(朱緞) 주머니에 서신을 하나씩 넣었다.
제아무리 간이 큰 부호라고 하더라도 주왕부의 소개장을 쉽게 보진 못할 터.
“큰 은(恩)을 입었습니다.”
“겸손도 지나치면 과례입니다. 신의께서 가고자 한다면 어느 부자인들 대문을 열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좀 더 시간을 절약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드립니다.”
“오오오오!”
과연 봄웜톤의 사나이!
시뻘건 주왕부에서 홀로 복숭아 꽃가지 장식을 머리에 이고 다니려면 저 정도의 패기는 있어야 하나 보다.
그렇게 유랑후의 사적인-하지만 봉투는 매우 공적인- 소개장을 받고 부자들을 만나 열심히 이빨을 털었다.
거기서 기부금을 다시 뜯어내고.
대신 활력단 우선 구입권을 뿌렸다.
‘그렇군. 부자가 되면 역시 밤일이 중요해지는 건가.’
활력단 우선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거액을 뿌리는 모습을 보며 진천희는 생각했다.
양민 입장에서는 고작 밤일 때문에 이 돈을 쓰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 터.
사실 그건 진천희도 마찬가지였다.
‘이래서 스승님이 활력단 생산을 조절하라고 한 거구나.’
정력제로 화주의각을 완전히 이기고 싶다면 이번 나부파의 술법을 이용해 대량생산을 하면 되는 일이었다.
애초에 다들 그렇게 예측했다.
상식적으로 봐도 화주의각을 완전히 이길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지만 스승님은 오히려 활력단 생산을 적당히 조절하는 모양새.
이렇게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주의각 것을 사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스승님은 그러지는 않을 거라고 장담하셨지.’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미 한번 백린의각에 발을 들여 두면 다른 의각의 약을 새로 받아먹지는 않는구나. 차라리 좀 더 기다렸다가 받는 쪽을 더 선호해.’
식품 안전법도 없는 세계인데 의약 안전법이 있겠는가?
모르는 의각의 약을 받아먹는 것 자체가 꽤 심리적 장벽이 있는 일이었다.
가난한 양민이야 주변에 의방만 생겨도 ‘아이쿠, 감사합니다’ 하고 절을 하는 시대다.
하지만, 정력제에 돈을 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자들은 달랐다.
‘생각해 보면 화주희각에 있던 자들이 백린의각으로 넘어오는 데 많은 공이 필요했지.’
목숨이 걸린 일.
그러니까 화주의각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백린의각에서 치료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쉽지 않았다.
반대로 백린의각에서 화주의각으로 넘어가는 것도 심리적으로 장벽이 있었다.
의약 안전법이 없는 세계에서.
그 장벽이 생각보다 높다.
‘현대와는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여차하면 둘 다 사는 건 가능해도, 이미 한번 정한 의각의 정력제를 포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게 이런 백린의각의 약진 속에서 화주의각을 살리는 힘이기도 했다.
심지어 놀랍게도 그건 흑전의각과 거래하는 사파, 마도들도 마찬가지.
팔 하나가 더 생길 수도 있다는 사소한 부작용(?)이 있긴 해도 마공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신뢰가 있으니까.
마찬가지로…….
-부술, 침술로도 백린의각이 우위이고 약으로도 백린의각이 우위라고 보네!
-그런 곳에서 만든 활력단이 어찌 화주의각에 뒤지겠는가.
-물론 선예약권…이 탐나는 것은 사실이나……. 커, 커흠!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도 우리 같은 자들의 의무이지.
-주왕부에는 말 좀 잘 전해주게나.
이런저런 계산들이 합쳐져 돈이 모인다.
‘그래. 왜 미국 드라마 보면 그렇게 자선 파티가 많이 나오는지 알겠어. 하나하나 만나려면 허리가 휠 거 같으니까 그러는 거지.’
현경의 고수인 자신에게도 이건 너무 큰 도전이었다.
앞으로는 미쿡식 자선 파티나 열어야겠다고 진천희는 결심했다.
그렇게 강소성을 한 바퀴 일주하고.
또 그다음에는 오륜회에 속한 문파들을 직접 방문……하려다가 스승님께서 보내신 ‘설마 강호 전체를 다 돌 생각은 아니겠지?’라는 눈치 주는 서신에-
‘아차!’
이 제자 즉각 포기하고 각 문파들에 서신을 정중히 보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선존께서 공과격이라 하여 선업을 쌓으면 무공의 수련에 도움이 되고, 이 기금에 돈을 넣기만 해도 선업이 복사가 일어나서 양민도 돕는다 하셨습니다.
거기다 백성들의 삶도 윤택해지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하겠냐고 말씀하시며 거액을 쾌척하셨습니다.
(번역 : 너도 보내라.)
이 말을 정중하고 길게 써서 보내니.
모든 이들이 ‘활인천마 만병앙복!’ 하면서 기금에 돈을 내놓더라… 같은 일은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냥 평범하게 [선존 님의 뒤를 따라, 벽안신의 진천희 대협의 선행에 우리 역시 뜻을 같이하겠습니다.] 이러면서 돈을 보내올 뿐.
‘역시 강호는 삼존 이름이 반은 먹고 들어가는구나.’
이렇게 선존 님은 신용카드 혜택마냥 포인트가 또 쌓였다.
‘크하하핫! 선존은 역시 보물 고블린이었어!’
선존께서도 크게 만족하시리라.
‘이름만 팔아먹어도 물건이 팔리고 후원금이 박히다니! 이리 꿈같을 데가!’
이래서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진천희는 호랑이 가죽… 아니 선존 가죽을 업고 열심히 돈을 굴렸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이렇게는 안 먹히겠지.’
아무리 대단한 이름이라 하더라도 하루 이틀이지.
세계적인 연예인도 이미지 소비를 걱정하는 시대에 선존이라고 다를 리가 없다.
마존이 계속 먹히는 이유는 현대로 치면 마치 정규 앨범 1집, 2집, 싱글 앨범, 그리고 프로모션, 프로모션의 프로모션 하듯 그놈의 마교도들이 뻑하면 중원에 발호하러 나오기 때문이고.
선존은 다르다.
가수로 치면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았으나 모두가 다 아는 전설의 레전드 같은 역할.
자주 들고 오게 되면 예전처럼 먹히지 않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지금을 즐기자.
그리고 드디어.
무월에게서 서신이 도착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원하시는 일 그대로 하실 수 있겠군요.
“오우, 드디어 이 방랑 공연도 끝인가?”
진천희는 의각에 돌아올 수 있었다.
서신 말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은공은 실로 무서운 분이십니다.
* * *
진천희는 드디어.
환자의 치료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환자는 훨씬 전보다 상태가 좋아져 있었다.
아이는 맑은 눈으로 진천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옆에 진기도인을 해주는 의원이 없는데도 혼자서 호흡을 그럭저럭 이어 나가고 있었다.
진천희는 아이와 대화했다.
“일단… 내공심법으로는 무량연화범심공을 익혔고……. 선존선단도 복용을 했다는 거지?”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으로는 내공이 부족할 텐데 어찌저찌 천룡공의 초입을 익힐 수는 있게 되었구나.”
“녜… 녜에.”
아이의 발음이 살짝 샜다.
‘그렇게 긴장할 건 없는데……. 어쩔 수 없나.’
당장 아이의 두 부모가 덜덜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긴장을 풀라고 말해 봐야 이루어질 리가 없다.
겁이 나는 건 겁이 나는 것이니까.
평소라면 달달한 거라도 건네주겠으나.
지금은 그걸 건네 봐야 효과는 없으리라.
당장 아이 엄마 손끝이 땀으로 축축해져서 바들바들하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니까.
“일단 맥 좀 잡아 보자.”
“…….”
진천희는 아이의 손목을 붙잡고 한참 눈을 감는다.
‘애초에 천룡공은 내공을 쌓는 무공이 아니지. 가지고 있는 기운을 사용해 육신을 치료하고 재생하는 기공이니까.’
때문에 내공을 모으는 수련은 다른 것으로 해야 하는데.
백린의각에서는 무량연화범신공을 추천한다.
애초에 그것을 만든 이 자체가 진천희이고.
연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터라 서로 무공간 궁합이 좋아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겠지.
한참 진맥을 하던 진천희가 눈을 뜬다.
“오성이 제법인 모양이네?”
“!”
그 말에 숨소리가 깊어지더니 보호자 두 분이 모두 가슴을 쓸었다.
아이가 말했다.
“허 의원님 말씀으로는 삼 개월 정도면 잘 때도 괜찮을 거라고 하셨어요!”
허선준 상의원.
이 아이의 담당의로 그는 진천희 옆에 서 있었다.
허 상의원은 쑥스러운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아이가 나이답지 않게 참을성이 좋더군요. 많이 힘들었을 텐데 깨어있는 시간 내내 연공을 하였습니다.”
“…….”
기록에 따르면 이 아이의 소아마비 증세는 사실 제법 시간이 경과했다고 한다.
물론 갑자기 소아마비가 오는 일도 있으나.
이렇게 서서히 마비가 오기 시작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보통은 하반신부터 오는 일이 많지만, 팔이나 안면 근육, 호흡기부터 오는 경우도 존재하지.’
참 괴이한 병이다.
그나마 그래도 현대라면 소아마비 예방접종 자체가 보편화된 데다가.
만에 하나, 천에 하나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부모가 알아차리고 병원에 업고 달릴 수 있다.
허나, 이 시대는 아이가 아플 때 의방을 가는 일이 드물다.
그래서 병을 쌓고 쌓다가 의방에 도착했을 때는 손쓸 수 없는 일이 많은 거고.
아니면, 그냥 그대로 죽게 놔두기도 한다.
백린군이야 형편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아이는 많이 낳고, 많이 죽는다는 보편적인 인식이 있다.
“만약에 원한다면 빠르게 나을 수도 있는 방법이 있어.”
개정대법을 통한 인공적 환골탈태.
“빨리 나아요?”
“응. 확실히 된다고는 할 수는 없어. 잘되는 일도 있고, 그냥 비용만 엄청 날리는 일도 존재하지.”
“……느리게 낫는 방법은요?”
“이렇게 매일매일 노력하는 거. 매일 두 무공을 계속 공부하고 그동안 의원이 진기도인으로 버티게 하는 거지. 네 오성과 노력에 달린 만큼 자칫 오래, 아주 오래 걸릴 수도 있어.”
“……확실하게는 나을 수 있어요?”
반짝이는 눈에서 진천희는 조숙함을 느낀다.
어떤 아이는 누구보다 빨리 자라곤 한다.
마치 가뭄 속에서 발아한 씨앗처럼.
역경을 누구보다 먼저 인지하며-
뿌리를 어느 해 나무보다도 깊게 내린다.
죽든가, 살든가.
어린 씨앗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둘뿐.
그렇기에 진천희는 말하고 있었다.
“너는 오성이 제법이니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 갈 수 있겠지.”
“…….”
진천희의 미소에 아이가 고민한다.
“처음 주치의이신 허 상의원님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는데 진맥을 해보니, 어느 쪽을 골라도 좋을 듯하구나.”
아이는 뒤를 돌아본다.
두 부모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허락의 뜻이었다.
“저, 그러면……. 더 해볼래요.”
“정말로?”
“네. 앞의 빠른 길을 택하면 안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치료하고 싶어요.”
그만큼 고생을 더 해야 한다는 뜻.
보통 아이가 선택할 만한 결정은 아니었다.
“여기 허 의원님께서 매일 진맥을 할 거야. 만약 네 진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다음 방법을 제안할 텐데 괜찮니?”
“괜찮아요. 근데 돈은……?”
치료비를 걱정했다.
진천희가 말했다.
“선존께서 너희 같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라는 마음으로 치료비를 내주셨단다.”
“와아……!”
정확하게는 선존선단의 수익이다.
애초에 자홍로 같은 지보들을 싸 들고 사는 주제에 초막에서 선식만 먹고 사는 인간이다.
그는 돈보다 등선 후의 인과가 훨씬 중요한 자.
“선존님, 고맙습니다!”
“그래.”
이렇게 이름을 띄워 주었다.
진천희는 받은 만큼 돌려줄 생각이다.
그래야 앞으로도 이 보물 고블린이 꿍쳐놓은 지보들을 꺼내놓지 않겠나!
‘크헤헤헤헤헷!’
그야말로 선존이 가진 지보들을 노리는-
‘사악한 계획!’
거기다가 한 가지 더.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길, 선존의 지보를 계속 뜯어낼 수 있을 만큼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다음 길]이 열릴 거라 하셨지.’
스승님께서 말씀하시는 ‘다음 길’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때 아이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꿈에서 선존이라는 애가 나타났어요. 저랑 비슷한 나이 같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