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243
백린의각 정원에도 수국은 핀다.
하지만 이런 향은 아니었다.
땅이 빗방울을 머금은 냄새에서 나오는 아주 희미한 향.
명상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은은한 향.
그것은 현원전단신공으로 겨우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느껴진다.
보통 사람은 느끼기 어려운 향이다.
그게 아니라면 초월심무 속에서 심상으로 피어나는 수국.
그 수국이라면.
현실에 존재하는 꽃이 아니기에 실존할 리 없는 향이 났다.
하지만 이 ‘수국’은 무엇인가.
‘황실 정원 아주 극소수의 품종은 수국인데도 향이 나지.’
하지만, 그중에 이런 모양의 수국은 없었다.
진천희가 말했다.
“독이 없다고는 해도, 그래도 오래 맡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화르르륵.
진천희는 빠르게 그 기묘한 수국을 태우고 발걸음을 돌렸다.
무슨 의도인지.
무슨 취지인지 이쪽은 알 수 없으나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할 터.
쏴아아아아-
비 내리는 장사의 성벽.
그 성문을 찾아 진천희는 점차 다가갔다.
황구와 뇌진은 자연스럽게 작게 만들고는 안으로 들어선다.
“성문이 활짝 열려 있네요?”
“응. 그리고 아무도 없고.”
물이 발목 아래까지 차 있다.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을 수 있겠지만, 물이라는 게 앗 하는 사이에 불어나는 법.
‘방금 지나갔던 마을들보다야 고지대니까 안심하고 있는 걸까?’
마을이라기보다는 ‘마을이었던 것’에 가까운 그곳은 물에 쓸려 형체를 알기조차 어려웠다.
물이 비록 유순해 보여도 분노하면 늘 사람 발보다 빠르다.
때로는 달리는 말보다도 빨라지기도 했다.
그러니 쉽게 보았다가는 목숨을.
때로는 목숨보다 소중한 것들까지 모두 잃게 될 터.
‘다 떠난…… 아니구나.’
진천희는 시선을 느낀다.
집 안에서 느껴지는 시선.
성벽 안쪽 주거지에서 몇몇 사람들은 진천희 일행을 주시하고 있었고-
‘지금이라도 대피를 하는 게 좋을 텐데……?’
왜일까.
그들에게 느껴지는 의념이 뭔가 딱딱했다.
그야말로 외부인을 배척하는 의념.
그건 퍽 기묘했다.
“대피하십시오. 여러분! 호북성으로 가는 길에 대피소를 만들었습니다아아아—!”
내공을 담아 힘껏 외친다.
“…….”
쏴아아아-
오직 빗소리만이 모든 것을 묻을 것처럼 내린다.
답이 없는 마을 속에서 진천희는 기묘한 분위기를 느꼈다.
“이상하네요. 사람이 있으나 누구도 대피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있으니.”
천우의 말에 진천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대로를 따라 중심 내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성주가 기거하는 중앙 본청으로 걸어갔다.
빗줄기가 계속 내리고 내린다.
모든 것을 묻어 버릴 정도로.
진천희가 말했다.
“이미 아랫마을들이 꽤나 수해를 입었어. 이대로 계속 비가 그치지 않으면 여기라고 절대 무사하진 않을 거야. 그걸 알았으면 이미 대피했을 거란 말이지.”
“네.”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은 나가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것을 택했어. 설마하니 집과 함께 죽기로 한 건 아닐 거고.”
“……그렇겠죠.”
“호남성의 부동산 가격을 생각한다면 양민치고는 그래도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살겠지. 금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런 모험적인 선택을 할 필요는 없는 처지들일 거야.”
“들을수록 이상한 일이네요.”
빗줄기는 소리와 시야, 모든 것을 차단한다.
기감을 넓혀 보려고 했으나 드글드글 끓는 듯한 소리에 쉽지 않다.
‘이 빗속이면 황구가 냄새를 맡는 것도 쉽지 않을 거고. 뇌진도 나는 데 지장이 있겠군.’
차라리 비구름 위까지 날아오르면 모를까.
이 비 아래에서 전처럼 활강하기는 쉽지 않을 터.
‘무슨 물속에 있는 것 같네.’
얼마나 더 깊이 들어갔을까.
와아—–!
먼 곳에서 희미한 고함 소리가 들렸다.
천우는 처음 이 소리가 빗소리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이 말했다.
“사람이 있네?”
그 말에 다시 귀를 기울여 보니 확실히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면도 있었다.
폭우는 늘 그랬다.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건지.
비가 쏟아지는 건지.
아니면 박수 소리인 건지.
이 속에서는 무엇 하나 구분이 쉽지 않다.
비는 모든 것을 묻어 버리고, 이를 분별할 수 있는 감각조차도 빗속에 헝클어뜨린다.
진천희가 몇 걸음 더 앞으로 가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많네.”
“폭동인가요?”
“……우리가 밟고 있는 곳이 빗물 때문에 잠겨 있지만 원래라면 중앙로 자리잖아.”
“네.”
“중앙로는 어디로 향하지?”
“내성이요.”
“바로 맞혔어. 폭동이 일어난다면 이 길을 반드시 밟아야 해. 그리고 폭동이 날 만큼 분노한 사람들이 기물들을 가만히 둘까?”
“다 때려 부수면서 가겠… 아, 그런 피해는 안 보이는군요.”
“그래.”
“다행이네요.”
천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진천희의 눈썹은 여전히 접혀 있다.
“아니, 천우야. 나는 좀 더 안 좋은 상상을 하고 있어.”
“네? 폭동보다 더 나쁜 상상이요?”
“…….”
형은 대답 대신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간다.
의념을 이용해 우산처럼 비를 막았으나.
그래도 모든 물방울을 막지는 않았다.
강호인치고는 마르고 살짝 신경질적이다 싶은 각진 체구가 성큼성큼 나아간다.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소리는 더욱 커지고, 커지고.
빗줄기의 벽이 무엇을 가리고 있었는지 보여 준다.
와아아아아아아–!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대다수는 그냥 비를 맞고 있었는데.
몇몇은 볏짚을 엮어 만든 우비를 입거나 기름 먹인 종이로 만든 우산을 들고 있다.
허나, 이런 빗속에서 그것은 의미 없는 일이었다.
마치 그나마 인간이 이 빗속에 저항은 한번 해 봤다는 그런 흔적기관 같았다.
이 빗속에서는 아무 쓸모 없다는 뜻이다.
진천희 역시 슬쩍 기막을 지우고 그냥 비를 맞았다.
여기 사람들과 똑같이 비를 맞으니 백색 장포와 녹의가 칙칙한 빛으로 물든다.
열기와 빗줄기, 그리고 우산.
함성!
누구도 새롭게 들어온 이 이방인을 의식하지 못했다.
천우가 그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이 속에 섞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찰나, 형에게 전음이 들려왔다.
[내공을 갈무리하고 크게 심호흡해. 그냥 흘러가는 대로 걷는 거야. 마침 사람들의 의념이 끓어오르는 중이니 타인을 신경 쓸 겨를 같은 건 없어.]그러고는 구결이라고 하기에는 그 깊이가 너무 얕고.
그렇다고 무공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제법 보법의 묘리가 담겨 있는 것을 읊어 주었다.
[제운보와 비슷하군요.] [응. 네 오성(悟性)이면 이건 그냥 잔재주지.]천우는 형의 구결을 따라 걷는다.
진천희의 말대로 천우의 걸음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역시 구결 한 번 들었을 뿐인데도 잘하네. 크으, 과연 천우다. 무당의 기둥!]호들갑을 떨며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형.
형의 푸른 머리 장식이 흐린 빛으로 나타났다가 흩어진다.
마치 촛불과도 같아서 천우는 살짝 조급해졌지만 그래도 쫓아간다.
중앙에 연단 같은 게 보인다.
그리고 그 위에서 누군가가 비를 맞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기묘하게도.
이렇게 큰비가 쏟아지고, 사람들의 함성이 벽이 되어 사방을 채우고 있음에도.
그 사람의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귀에 들어왔다.
“하백(河伯)께서 다시 부활하셨나니! 제물을 바쳐 하백의 노여움을 풀어야 하노라! 더러운 낙빈(洛嬪)과 예(羿)의 족속들에게 저주를 내리고! 하백께서 잃어버린 눈을 되찾아 우리 역시 하백의 백성이 되어 영광을 누리리라!”
‘내공이 섞인 걸까?’
무슨 뜻인지 천우로서는 정확히 알기 어려우나.
뭔가 엉망진창인 연설이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하백이시여어어어어!”
“하백께서 진노하셨다!”
“부디 우리를 구원해 주소서어어어어어! 하백이시여!”
뜨끈한 열기는 이것 때문인가.
사교(邪敎)!!
천우가 급히 진천희에게 전음을 보냈고, 진천희가 답했다.
[맞아. 하백 신앙이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 [그런 게 있어요?] [있더라고.]하백에 대한 신화는 지역마다 다 조금씩 다르다.
일단 진천희가 알고 있는 이 동네 신화로 보면.
‘하백은 원래 인간이었으나 강에 빠져 익사하여 죽은 자였지.’
그런 그를 삼황오제 중 한 명인 복희의 딸이자 낙수(洛水)의 여신인 복비(卜妃)가 되살려내어 결혼하였다고 한다.
복비는 낙빈(洛嬪)이라고도 불린다.
아무튼 그때 하백은 인간에서 강의 신이 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복비가 복희의 딸이면서 낙수를 건너다 익사한 후 부활하여 낙수의 여신이 되었다는 설화도 존재하지.’
일단 이쪽 버전의 설화에서는-
‘복비가 먼저 익사 후 여신이 되고.’
하백 역시 익사했다가 되살려져서 신이 되었다.
‘이 신화가 맞다면 강의 신은 사실 사람이었다.’
여기까지는 꽤 재미난 이야기가 아닌가 싶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하백은 강의 신이 된 이후 본색을 드러내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처녀를 인신 공양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강을 범람시키는 등의 패악질을 부렸다고 하던가?’
특히 공물은 반드시 남자를 모르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처녀여야 했다.
그래서 그 공물의 별칭이 ‘하백의 신부’인 것이다.
하백을 신으로 만들고 결혼까지 한 낙수의 여신 복비는 크게 화를 내고.
당연히 엄청난 불만을 갖게 된다.
‘야아악간 그리스 신화 같은 느낌이 있지.’
결론이 인신 공양이라는 게 좀 공포지만.
결국 하백의 바뀐 모습에 실망한 복비는 천상에서 내려온 예(羿)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예에게 하백을 활로 쏠 것을 부탁한다.
즉, 암살하려고 한 것.
‘여기 나오는 예(羿)라는 존재도 사실 범상한 자는 아니지.’
그 기원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본시 천계 궁술(弓術)의 신(神)이라고 한다.
궁술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예의 화살은 백발백중이고.
이 세상에서 꿰뚫지 못하는 게 없다고.
그런 예이지만, 천제(天帝)의 노여움을 사 아내인 항아(姮娥)와 함께 추방되었다고 한다.
이후 예는 자신 때문에 괜히 천계에서 쫓겨난 항아를 위해서 천도복숭아를 구해 항아를 다시 신선으로 되돌린 후 자신은 지상에 남았다고 한다.
그렇다.
예(羿)는 이때 솔로가 되었으며.
낙빈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다만 예가… 솔로였다고는 해도.
복비 낙빈은 아직 하백과 결혼 상태였으므로 명백히 ‘불륜’!
신계에 불륜 스캔들이 터졌다.
사실 예(羿)에게 부탁할 필요도 없이.
하백이 빡이 쳐서 예(羿)에게 덤벼들었다가 화살을 맞게 되었다고도 한다.
‘현대인 시선으로는 처녀 공물을 받는 놈 주제에 왜 마누라 불륜은 화나서 그 지랄이 났나 싶다만…….’
원래 신화란 게 좀 그런 면이 있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그냥 하백이 날뛰어서 강이 범람하고 백성들이 고통받자, 예가 활을 쏴서 진정시켰다는 버전도 있긴 하지.’
신들의 불륜 이야기는 빠지고.
예가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는 영웅적인 풍모가 부각된다.
아무튼 이쪽 빨간 맛 버전만 본다면?
예(羿)가 불륜은 저지른 것은 자신이었으므로.
하백에게 동정심이 들어 눈만 쐈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맺는다.
‘그리고 자신은 항아를 찾아 떠났다나?’
이후로 하백과 복비에 대한 이야기는 딱히 이 동네에 알려진 바 없다.
결과적으로 하백과 복비가 어떻게 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이혼을 한 건지, 별거를 한 건지.
그리스 신화들처럼 대충 그냥 같이 살기로 한 건지.
한 가지 정확한 것은.
이 설화에 나오는 하백은 처녀를 인신 공양받는 악신(惡神)이라는 것.
[공자 이야기에도 하백이 나오지 않나요?] [응응, 너는 그쪽을 더 잘 알겠구나.]이 하백에 관해서는 또 다른 설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공자-그 ‘괴력난신’의 공자-의 제자들 중 한 명인 서문표에 대한 일화다.
공자의 제자인 서문표가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의 관리로 임관할 적의 일이다.
그가 임관한 지역에서는 매년 하백의 신부라면서 인신 공양을 하는 악습이 있었는데.
서문표가 나서서 직접 그 무당과 도사들을 물에 집어넣고 악습을 끝냈다는 이야기.
‘신부 될 처녀가 안 예쁘니까, 네가 대신 물속에 가서 잘 말씀드리고 오라고 퐁당퐁당했지.’
즉.
이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하백 신앙은 기본적으로 인신 공양을 하게 되어 있어.’
사람을 물속에 빠뜨려 그 대가로 하백에게 강의 치수(治水)를 맡기게 되는 것.
천우는 턱을 문질렀다.
[신기하네요. 새외의 인신 공양과 똑같다니.] [신기할 것 없어. 유교가 자리 잡기 전에는 여기도 인신 공양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거든.]사람이 사는 곳 어디든, 신화나 설화를 찾아보면 자연재해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람을 바치는 설화는 드물지 않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서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사람 목숨을 바쳐야 이 재난이 해결된다고 스스로를 진정시킬 정도로.
이건 어디까지나 지구의 이야기.
이 ‘행성’의 주술적인 시점으로 보았을 때.
사람의 목숨만큼 쓸 만한 ‘재화’가 없다.
주술 시점에서 돈이나 보석은 생각만큼 가치가 없다.
물론 귀한 영단 같은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가장 효율이 좋은 연료는 ‘사람’이다.
도덕이 없고, 무지(無知)가 밤처럼 깔려 있던 그 세계에서.
인간은 인간을 태워 빛을 냈다.
그 빛은 무엇보다 강렬했고 아팠다.
너무 아팠기에 누군가는 반발을 했으리라.
‘공자가 난놈은 난놈이야.’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공자도 강호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시대를 생각하면.
바른 소리보다 주먹이 가까운 법이고.
이게 최소 삼존의 힘이 아니면 될까 말까 한 위업이니까.
“하백께 바칠 처녀를 데려오라!”
연단의 사교도가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이 갈라지며 여성들이 잡혀서 끌려 나왔다.
“살려 주세요!”
“사, 살려 주십시오, 제발, 제발!”
“집에 보살펴야 할 할머니와 동생들이 있어요. 목숨만 살려 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엄아아아! 아빠아아아아아아아!”
허나, 이런 애원마저 폭우가 전부 덮어버렸고.
대신.
사람들의 흥분한 함성과 북소리가 마치 생의 고함처럼 울리고 있다.
우와아아아아아-
‘이 세계에서는 공양이 진짜가 되지.’
지구라면 다르리라.
아무리 사람 목숨을 바쳐도 어차피 강이 불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때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세계는 정말로 사람의 목숨이 ‘장작’이 되어 타오르니까.
진천희와 천우.
두 형제의 시선이 얽혔다.
말은 필요 없었다.
퉁!
동시에 두 무인이 난입한다.
진천희가 소매 속 바람으로 행인들을 부드럽게 옆으로 밀자 길이 열리고.
그 길을 천우가 소처럼 달려간다.
“어깨 좀 빌릴게.”
진천희의 몸이 천우의 어깨에 부드럽게 닿는다.
그러고는 그의 탄탄한 어깨 근육을 도약판 삼아 훌쩍 뛰어오르는 게 아닌가!
‘매?’
‘커다란 매?’
‘설마 사람?’
빗속.
사람들의 시선이 얽힌다.
젖은 장포 같은 것은 진천희의 움직임에 하등 방해될 것이 없었다.
무거운 빗속을 가볍게 솟아오른 녹빛 무언가가.
퍽이나 비현실적이었다.
커다란 ‘새’가 크게 외친다.
“모두 멈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