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387
제 387화
‘음, 다음에 올 때는 실력 있는 무인들을 대규모로 끌고 오겠다는 말을 좋게 말하는군.’
진천희는 마을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단순히 역병 때문에 처형을 한다고?’
왜일까. 그의 예감에 뭔가 하나 더 있을 것 같았다.
진천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때 오독문의 무인 하나가 말했다.
“대체 대협 같은 분께서 왜 사족(蛇族) 따위에게 신경 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족?
오독문을 구성하는 씨족 중의 하나다.
문득 진천희는 오독의각에 사족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채찍으로 맞았던 시종의 외형과 이 마을을 이루는 사족 사람들의 외견이 비슷하다는 것도.
“저는 씨족들의 관계 같은 건 잘 모릅니다.”
“사족은 저주받았소!”
그는 침을 땅에 뱉었다.
신인이 말했다.
“그만합시다. 선조들의 분노를 샀다고 하나, 사족 사람들도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세에 착한 일을 하면 사족으로는 태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차별이구나.
극도로 폐쇄적인 사회는 어째서인지 하나를 괴롭힘으로써 집단의 응집을 이끌곤 했다.
사족 사람들은 카스트 제도로 치면 수드라였고.
불가촉천민이었다.
그제야 퍼즐 하나가 풀렸다.
그렇게 오독문도들이 떠나간 후가 되어서야 엎드려 있던 할머니가 숨을 깊게 쉬었다. 그러고는 이내 피 섞인 기침을 쿨럭쿨럭 내뱉었다.
“괜찮으십니까?”
“!@$%&^.”
옆에 있던 은혈당 부당주 임운현이 말했다.
“빨리 도망치라고 하는군요. 젊은 아이들도 이 틈에 모두 도망가라고.”
할머니 뒤로 다른 자들이 저마다 뭔가 소리쳤다.
임운현은 계속해서 통역을 했다.
“도망쳐 봐야 내공도 익히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도망갈 수 있냐고 말하는군요. 그리고 환자를 버리고 갈 수 없다고.”
‘차별받는 사족에 전염병이 돌았으니, 가차 없이 죽이는 거구나.’
진천희는 이마를 꾹꾹 눌렀다.
“일단 진맥을 하죠. 중원어를 아는 분 계십니까?”
사족 사람들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때 허름한 집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기어 나왔다.
“은공……. 제가 압니다.”
“음?”
첫날 환영 만찬에서 채찍질을 당하던 그 시종이었다. 그때 진천희가 그를 살려 주었다.
“여기로 왔군요.”
“네. 도망쳐서 숨어 지냈습니다. 은공!”
진천희가 구해 준 것은 그의 하루였고.
사람이 살길을 찾아내는 데는 그 하루면 족했다.
그는 진천희에게 포권을 하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씨족의 언어로 무언가 크게 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