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Rebirth RAW novel - Chapter 927
제 927화
‘하. 다 내 죄업이다…….’
진천희는 들어오면서 관리들의 목소리를 전부 들었다.
속으로는 부끄럽고, 이불 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얼굴은 은은한 미소로 중무장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걸어 들어갔다.
‘선희 공주로 변장했던 게 소문났나? 아니면 버섯 건? 하……. 어디서 새어나간 거지?’
생각해 보면 스승님이 집무실에 선희 공주(?)의 초상화를 걸어둔 것부터가 문제다.
제갈린의 집무실에는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리고 요즘은 내키는 날에만 꺼내서 걸어두시지만.
그래도 외부에서 오는 거물들과 집무실에서 만나기도 하지 않던가.
예전에 언가의 사람도 집무실에 들어왔었고, 황궁에서 오는 관리도 가끔 들른다.
그뿐인가?
그 그림을 그렸던 화공에게서 퍼졌을 수도 있으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 아니야. 그냥 이국 공주의 초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꼭 동일 인물이라고 넘겨짚지는 않았을 수도 있는 거지.
만약 기정사실이 되었다면 이런 가십 수준이 아니라.
해괴망측한 짓을 하여 유교의 법도를 어지럽힌 죄를 물어 진 태수 자르라고.
여기서는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목을 자르라고.
‘상소문이 빗발쳤겠지.’
진천희는 안 들리는 척하면서 꿋꿋하게 손을 들었다.
터엉!
연단을 살짝 내리치며, 음공의 이치로 소리를 울리게 한다.
단순히 소리만 큰 게 아니다.
그 음에 서린 기가 사람들의 감각을 건드렸고. 덕분에 다들 조용해졌다.
전율.
그 한 번의 행동만으로 진천희는 그 자존심 높은 놈들을 죄다 제압했다.
“모두 정숙.”
“…….”
모두가 진천희를 본다.
그들은 진천희의 모습에 위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허나, 방금의 그 움직임이 화경을 넘어 현경에 거의 근접하기 시작한 자의 무학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자는 없었다.
산이 얼마나 높은지 알려면 그 산에 가까이 가봐야 아는 법이니.
그렇기에 하룻강아지들은 범의 행동에 자존심이 상했다.
‘우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군. 그만큼 자신 있는 건가?’
‘뒷담화한 걸 다 들었을 텐데?’
‘상대는 제갈가. 모르지.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을 줄 누가 알겠나.’
제갈세가에 대한 두려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시원시원하게 넘어가는 저 태도!
그 모습에 다들 경계심을 높이고 있었다.
허나, 정작 진천희는… 진천희는…….
‘잘 지내고 싶다. 얘들아.’
가슴 속에 평화의 비둘기를 품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모두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본 관은 이번에 특별 교육자의 직책을 받고 부임한 진천희 태수입니다.”
진천희의 매끄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정식으로 각 부처에 발령 나기 전 기본적인 행정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고자 이곳 교육원에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다들 조용하다.
대답 없이 그저 진천희를 바라볼 뿐.
그건 무언의 시위 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진천희는 싱긋 웃어 보였다.
누군가가 헉~! 하고 얼굴을 붉힌다.
‘저놈이 황상에 이어 나를 꼬시고 있구나!’
‘남녀를 안 가리고 꼬시는 색마라더니!’
‘내가 혼기가 다 찬 건 어찌 알고 이러는 것이냐. 우리 집은 데릴사위란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진천희는 이어서 말했다.
“대답 안 하시면 감점입니다. 그리고 감점을 일정 이상 쌓게 되면 관리로서의 임용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맞습니까?”
애들 행동을 보니, 평화의 비둘기는 텄다.
그러니 진천희는 비둘기를 슬쩍 품속에 도로 집어넣고는 이번에는 교관의 독수리를 꺼냈다.
“맞습니다.”
“맞소이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우선 출석을 부르도록 하죠.”
진천희가 책자 하나를 꺼냈다.
그 겉면에는 출석부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하나하나 이름을 부른다.
이상한 일이었다.
보통은 이미 출입할 때 호패를 보여 기록을 한다.
스승이 일일이 출석을 부르는 것은 이 교육원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총원 72명 중 3명이 무단결석이군요. 이 3명은 감점입니다. 나중에 이 3명에게 여러분들이 가르쳐 주도록 하세요.”
웃으며 사근사근 말하고 있지만,
관리들은 그 말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껴야 했다.
‘역시 방금 욕한 놈들을 죽이려고 이러는 겐가?’
‘출석을 안 한 놈이 뭔 수로 욕을 했겠나?’
‘설마 진짜로 결석한 놈들에게 가르쳐주라고 시키는 건가?’
서로 눈짓을 하며 혼란에 빠져있다.
진천희가 말을 이었다.
“자, 그러면. 제가 여러분들께 가르칠 행정 방법론에 대해서 말해 드리죠.”
진천희는 가져온 것을 벽면에 붙였다. 흰 천에 크게 글자가 쓰여 있다.
육식표준편차행정법(六識標準偏差行政法).
“저는 여러분들에게 행정 실무를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닙니다. 행정 업무를 행함에 있어서 그 방법론과 체계를 가르치기 위해서 온 것이죠.”
차라락-
“여기에 있는 분들은 전부 다른 부처에 소속되어 있을 겁니다. 이부, 예부, 공부, 호부 등등……. 그러니 제가 여러분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
통통-
벽에 붙인 종이를 막대로 두드린다.
“이 육식표준편차행정법이 그것입니다. 이것을 배우면서 여러분들은 본래 배우던 행정 업무도 같이 배우면 됩니다.”
진천희의 말에 다들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니까 실무 교육이 아니라.
‘방법론에 대한 교육이라 이건가?’
‘굳이 배워야 하나?’
‘옛 선현들이 남긴 방법론이야 이미 과거 공부할 때 다 외우는 것 아닌가.’
하지만 몇몇은 눈을 빛냈다.
‘그래도 상대는 황상도 구워삶은 일광이다.’
‘백린군의 성과를 보면 허투루 배울 것은 아니지.’
진천희가 환하게 웃었다.
“아. 그리고 저를 부르실 때는 교수라고 불러 주세요.”
그것은 지구의 많은 삐약이들이 실시간으로 보았던 미소.
실로 광기 어린 무언가였다.
* * *
‘식스 시그마’ 운동이라는 게 있다.
보통 경영 전략의 하나인데, 1986년 모토로라의 엔지니어인 빌 스미스가 정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모토로라.
한때 핸드폰계의 절대 강자였던 기업.
그런 기업이 수십 년도 전에 세운 이 경영 전략은 아주 독특하면서고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원인.
모토로라가 그 당시 통신기기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그것!
그렇다면 이 식스 시그마란 무엇일까?
‘경영 배울 때 워낙 기초 중의 기초긴 하지.’
수박 겉핥기 정도로 접근해 보자면.
우선 시그마.
시그마(σ)라는 단어는 통계학에서는 오차의 범위를.
경영학에서는 불량률에 관해 이야기할 때 보통 퉁쳐서 사용한다.
‘요즘 애들은 이거 안 배우나? 모르겠네.’
그런 시그마에 경영학적으로다가 6이 붙으면 어찌 되나.
그 유명한 6시그마!
즉, 경영학적으로 불량률 제로를 추구한다 기법이 되는 것이다!
불량률 제로의 제품을 만들겠다!
그것이 ‘식스 시그마’ 경영 전략인 것.
그렇다면 불량률 제로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 DMAIC라고 부르는 5단계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정의(Define), 측정(Measure), 분석(Analyze), 개선(Improve), 관리(Control).
다섯 체계를 수립하고 생산과정을 끊임없이 평가하여 개선하는 것이 골자인 것.
이를 수립한 이후에 모토로라가 휴대전화 시장을 죄다 먹었다가, 어느 기점으로 쇠락을 맞게 된다.
그 원인으로 짚이는 것들은 주로 업계 1위로서의 오만, 그리고 M&A 몸살과 새 시대를 이끌 아이콘을 제작하지 못했다거나.
이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모토로라는 쇠락의 길을 겪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게 모토로라가 만든 식스 시그마까지 폄하할 이유는 안 되지.
과거 잭 웰치가 도입해 제너럴 일렉트릭을 크게 성장시켰고.
그걸 보고 다른 미국 기업도 수입해 썼다.
물론 한국 기업에서도 사용.
지금의 산업 역군으로 만든 공신이었으니까.
그래서 경영의 기초다.
이제는 산업의 기초이기도 하고.
물론, 현대 지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나중에는 다른 기법들이 도입되지만 화 제국에서는 신식이기도 하고.
‘화 제국이 인수 합병을 할 것도 아니고, 공무원이 시대의 혁신을 할 것도 아니고!’
진천희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 시대의 행정에 쓰기에 더 적합해 보였다.
본래는 생산 제조업에서 쓰이던 것이지만.
진천희는 이것을 살짝 개조해서 행정용으로 써 왔으며, 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도표, 수식, 수치, 복식부기 같은 것들을 같이 도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최첨단 행정 지구 백린군!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방법론이 제대로 되어야 노력도 성과를 보는 거니까.’
사실 이 시대의 행정 업무라는 것은 체계가 있긴 하지만 상당히 느슨하다.
보고 체계도 엉성한 데다가, 도표나 수치 같은 것도 없다시피 하다.
그런 것을 뜯어고치고 개선하기 위해서 이 방법을 도입.
결과적으로 행정 업무를 하기 위한 관원과 관리들의 숫자는 크게 증가했지만.
동시에 행정 공백이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사라지고 탈세를 다수 막아내면서 백린군 전체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관원과 관리들의 숫자가 몇 배로 불어났음에도 다들 야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
가히 블랙 기업 백린군! 이라고 해야 할 정도!
하지만 쓰러지는 이는 없다.
백린의각의 의료 서비스가 그들의 건강을 책임지니까!
백린군을 행정 괴물로 만든 이 식스 시그마를 화 제국 언어로 번역한 것이 육식표준편차행정법(六識標準偏差行政法).
그리고.
그 교육을 받기 시작한 제국의 관리들은 진천희를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수국화(水菊花).’
독이 있는 꽃이다.
* * *
강의를 시작하기 얼마 전까지 모두가 진천희를 의심했다.
조롱하고, 시기하고, 질투하였고.
황상을 어떻게 구워삶은 건가 하며 밖에서 못 할 이야기를 실컷 했더랬다.
하지만 지금.
“진 교수우우우우! 이게 인간이 할 수 있는 분량이냐아아아!”
“복식부기로 작년 일 년 예산안을 도표로 그려 오라니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냐!”
“토지 면적 계산을 내가 왜 해야 하냐! 수학이 왜 필요해!”
막대한 공부량.
그것도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과 차원이 다른 체계들이다.
누구 하나가 말했다.
“어차피 이렇게 배워도 다른 부서로 배치되면 다 나가리될 거 아닌가.”
“그러면 좋겠지만 황상께서 그쪽 관리들을 백린군으로 연수를 보내겠다 하시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선배들 속에 섞여서 배운 걸 토해내야 할 거고.”
“……아… 못 배워오면 무지하게 갈구겠군.”
“그치. 황상께서 감찰을 보내면 보내는 대로 깨질 거고.”
그리고 한 사람이 말했다.
“아, 그리고 이해를 너무 못 하면 걱정하면서 토목을 보낸다 하더군. 몸으로 산술을 배워보라고.”
“돌았나?”
아니, 어차피 냅둬도 그럭저럭 돌아가는 게 화 제국 아닌가.
여기서 더 행정을 잘 해야 할 필요가 굳이 있을까?
‘이미 지금 방식도 나쁘지 않잖은가!’
식스 시그마.
진천희는 무림 별식으로 번역하여.
육식표준편차행정법(六識標準偏差行政法)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 오는 명칭을 붙였다.
어쩔 수 없다.
‘행정은 좀 있어 보여야 윗분들이 좋아하시거든.’
그리고 그 육식표준편차행정법(六識標準偏差行政法)에 따르는 하위 항목들을 하나하나 외우기 시작하니 눈에 피가 날 것만 같다.
거기다가.
“아, 그렇군요. 예부시군요. 그러면 과제를 따로 드리도록 하지요. 태산(泰山)에 나아가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내던 봉선(封禪)의 시작과 그 제례 절차를 정립하기 위해서…….”
예부 쪽에서 일하는 관리에게 투하한 과제 폭탄.
“아하, 호부시군요. 호부 좋죠~ 여기 마침 준비한 과제가 있습니다. 작년 농산물 총괄 세입의 평균값의 경우 지역마다 편차가 다른데 그 이유와 상관관계를 이번에 새로 도입한 도표로 만들어서…….”
호부 쪽에서 일하기로 한 관리에게 떠넘겨진 야근을 해야 할 것 같은 일거리.
“공부? 공부라면 측량과 계측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으시겠군요? 잘됐습니다. 마침 강에 석조 다리를 지어야 하는데 말이죠. 수학적으로 하중을 견디는 방법에 대한 설계 도면을…….”
공부 쪽의 관리는 팔자에도 없는 건축 설계에 대한 과제를 떠안았다.
그렇게 모두를 과제의 폭풍 속에 밀어 넣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가완에게 말했던 체크!
이 사람들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한 과제들인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과제를 넣고 있는 저 수국화 놈은 육부의 일을 다 꿰고 있다는 뜻인가?’
‘단순히 글공부가 아닌 실무를 알아야 가능한 거 아닌가?’
진천희가 화사하게 답했다.
“틀리셔도 괜찮습니다. 운동하고 오면 되죠.”
교육원 앞에는 삽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오답자들은 담벼락을 쌓거나, 기와를 옮기거나 배수로를 정비해야 했다.
“아니, 이런 건 아랫것들이나 하는 것 아닌가!”
“중앙 인력도 실무를 알아야 한다고 시키더군.”
“일광은 제정신인가? 이걸 윗선에서 허락했다고?”
“이부상서이신 가완께서 특별히 허락하셨네.”
“아, 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제아무리 금수저와 천재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고 해도 하늘 높은 이부상서를 거역할 수는 없다.
그것도 전임 이부상서 목 치고 들어온 뉴 이부상서를 무슨 수로?
본인들은 고작해야 삐약이들 아닌가.
개중에 금수저, 아니 다이아 수저 삐약이들이 어디 벼슬 한 자리씩 하고 있는 부모님한테 고자질한다고 한들.
“커, 커흠. 이게 다 운동이다. 잘 배워보거라.”
“그, 그으, 일광. 아니 진 태수와 인맥을 쌓아서 나쁠 건 없다더라.”
“잘 배우고. 얼굴도장도 잘 찍고. 알았지? 믿는다!”
이상했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상의 총애를 독차지하는 못된 것이라 이를 갈았던 부모님들이 갑자기 한 수 접어주면서 잘해주라고 하지 않나.
‘대체 조정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황상께서 친히 미가를 멸족시킨 후에, 겉으로 보이는 피바람은 없다.
하지만 뭔가 일어나고 있고, 이 황금 다이아 수저 삐약이들은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흐흐흑. 망할…….”
오답자들은 삽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장 비천하다 생각했던 그 짓을 해야만 했다.
토목이다.
그렇게 한 달.
사람들은 구르고 굴렀다.
하루 두 시진의 수면만 취하고 하루 종일 공부와 각종 도표 계산 같은 걸로 정신이 달궈진다.
본래라면 쓰러져야 할 사람들이다.
원래 책상물림은 체력이 안 좋지 않은가?
그러나 그들을 가르치는 진 교수는 보통 태수가 아니다.
천하에서 손꼽히는 의원!
“걱정 마십시오. 학우 여러분~ 이 교수, 절대 죽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주 건강하게 학습을 이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게다가 황궁에서 체력 보전용 하급 준영약도 특별히 지급해주었다.
아주 이례적인 일.
추궁과혈과 약발!
내과의로서의 지식과 외과의로서의 지식!
거기에 재활 센터에서 배운 운동들까지!
심지어 그는 양생공의 권위자이기도 했다.
쓰러진 이들은 용사처럼 부활하여…… 좀비처럼 걸어 다니면서 교육을 받아야 했고.
사실 이쯤 되면 사령술사 아닐까 싶지만.
그렇게 지옥 같은 교육을 몇 달간 받은 이들은 각 부서로 배치되기 시작했다.
“오우, 이제 졸업하셔도 되겠군요.”
수국화 진 교수의 허락에 양손을 펼치며 프리덤 자세를 취했다.
“탈출, 탈출이오!”
“오오오오! 이리 부러울 데가!”
“자유다. 자유우우우우!”
그렇게 달아난 자유민들(feat.졸업생)을 부러워하며 남은 자들은 재시험, 또 재시험을 치르기 시작했다.
물론.
“아, 밖에 새 삽을 준비했습니다. 지난번에 쓰던 삽은 낡았더라고요. 여기 계시는 분들 모두 나라를 책임질 귀~한 동량이시니, 특별히 백린군 일류 장인께서 직접 만드신 삽으로 준비했지요.”
삽자루에는 두 발로 선 여우가 음각되어 있었다.
노가다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