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105
105
[도검무안 105화]
第十七章 역습(逆襲) (3)
신법으로는 화살을 따돌릴 수 없다. 화살 한 대를 쏘면 방원 삼십여 장을 밝힐 수 있다. 그들이 아무리 빨리 치달려도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만히 서있으면 직접 조준한다.
끊임없이 움직여라. 쉬지 말고 움직여라. 앉거나 누울 생각은 하지 마라. 잠도 걸으면서 자고, 밥도 걸으면서 먹어라. 그러다가 정 견디기 힘들면 화살을 맞아라.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야뇌슬을 찾아갈 때까지만 해도 한 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아무리 강해도 나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내 상대는 될 리 없다.
그런데 야뇌슬을 직접 만나보니 상대가 안 되는 건 자신이었다.
야뇌슬은 강하다.
그가 진심으로 검을 들면, 정말 싸울 입장이 되면 석전검사라는 별호는 한 순간에 사라진다.
그와 마주 서야 하는 입장이라면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
야뇌슬이라는 사람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적암도 출신의 무인, 외톨이, 나이 어린 놈…… 모든 선입관념을 배제하고 순수한 젊은이로 봤다.
그는 진심으로 야뇌슬이 좋아졌다.
그럼 이 젊은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독고금이 그를 찾는다.
자신처럼 돈에 팔려서 일을 할 사람인가? 아니다. 독고금이 찾기는 하지만 말을 들을 사람은 아니다. 이번 길만 해도 장주가 위험하다는 생각에서 움직이는 것이지, 독고금이 찾는다고 해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야뇌슬을 대화금장의 지인으로 대한다.
이것이 석전검사의 입장이다.
“시교혈랑대가 잡힐 것 같습니다.”
석전검사가 공손하게 말했다.
“그런가요?‘
야뇌슬은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들은 듯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아니, 그의 말에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공자께서 하신 말씀은…… 지나친 기우인 것 같습니다.”
“모습을 드러낸 시교혈랑대가 몇 명이죠?”
“언월도를 든 친구와 활을 든 친구입니다.”
곡문권, 장타홀!
야뇌슬이 그들을 왜 모르겠는가. 안다. 알아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안타깝다.
그들은 죽음의 골짜기로 굴러 떨어졌다.
그들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노모보의 편에 서서 자신을 공격했지만 그래도 한 때는 친형처럼 따르기도 했었다.
그들은 죽어서는 안 된다. 살아남아서 오제의 무공을 번창시킬 의무가 있다. 곡문권은 천왕구도를 역사의 입장에서 재해석하는데 성공했고, 장타홀은 흑조탄궁술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냈다.
이대로 죽기에는 너무 아까운 무인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무인들의 포위망에 갇혔다. 그들이 살아나기는 힘들다.
추여룡을 죽인 한이 너무 깊다. 그를 죽였다는 사실보다도 중원 무림 깊숙이까지 파고 들어와서 죽였다는, 중원 무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분노가 너무 거세다.
모르긴 몰라도 죽은 이후, 시신조차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라들은 찾았습니까?”
석전검사가 고개를 내둘렀다.
“그들은 아직.”
그는 전서를 한 아름이나 안고 왔다.
대화금장의 소식망도 매우 뛰어나다. 개방이나 하오문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 속에 다른 사람들의 행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사남일녀가 행방불명이다.
그들이 중원에 있는 것은 확실한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흠!”
야뇌슬은 고민했다.
장주의 대한 위협은 독고금을 빼내는 순간부터 정해진 것이다.
도련주 노갹충, 노모보, 미와빙…… 이 세 사람을 읽으면 향후에 벌어질 일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환히 보인다.
우선 노모보부터 보자.
그는 노모보의 욕심을 안다. 손에 쥔 물건은 절대 내놓지 않는 지독한 욕심을 안다.
노갹충이 반란을 기도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세월이 흘러 도주가 돌아가셨다면…… 차기 적암도주는 그가 되었을 게다.
그때를 대비해서 누이를 임신시켰다.
만약 노갹충이 일을 벌인다는 사실을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누이를 건드리지 않았을 게다.
그는 사랑이 없어도 혼인까지 할 수 있는 사내다.
그런 욕심이 독고금을 봤다.
세상을 뒤흔들게 만들 미모를 봤다. 그에게 가장 필요한 오른 팔, 미와빙을 제쳐놓을 정도로 탐나는 여인을 봤다. 그 여인이 수중에 쥐어졌다. 혼인이 공표되었다. 그리고 그 여인이 다시 탈취당해서 중원 땅으로 흘러들었다.
그가 가만있을 리 없다.
더군다나 그는 중원에 있다.
추여룡을 암살하고, 독고금을 노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에 서있다.
이런 상황까지 읽고 나면, 그가 어떤 일을 벌일지는 자명해진다.
독고금은 다시 납치당한다.
추여룡은 부분에 대해서 손써 놓은 바가 없다.
자신이 죽을 것까지 염두에 두었지만, 독고금이 위험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마음이 간절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추여룡의 생각에는 시교혈랑대가 자신을 죽인 후에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주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게다. 그리고 도련으로 돌아간 시교혈랑대는 두 번 다시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노모보를 읽지 못한 결과다.
하기는 추여룡 같은 사람이 시교혈랑대 개개인까지 파악한다는 건 무리다.
마찬가지로 미와빙이라는 여인에 대해서도 주목하지 않았다.
추여룡은 근본적으로 시교혈랑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겠지만, 그들 개개인의 성격이나 취향, 혹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술을 마시는지 까지는 모른다.
알 수가 없다.
중원인들이 아무리 세세하게 안다고 해도 적암도 사람들처럼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은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안다.
노모보가 독고금을 재탈환하려고 한다. 허면 미와빙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노모보가 독고금을 취하게 내버려 둘까?
천망에! 그럴 리 없다.
그녀의 질투는 하늘을 꿰뚫는다. 절대로 자가 사내 곁에 다른 여인이 서있는 일을 용납할 리 없다. 그녀의 빛나는 재지로 반드시 이 일을 뒤집을 게다.
노모보를 어떻게 말릴 수 있을까?
그는 말릴 수 없다. 그가 독고금을 마음속에 점찍은 이상, 독고금이 역병에 걸려서 얼굴이 문드러졌다고 해도 일단은 수중에 넣고 본다. 생각은 그 다음에 한다.
그를 말릴 수 없다면 독고금을 말리면 된다.
장주의 죽음!
장주를 죽인다. 그녀가 직접 장주를 죽인다.
이것은 시교혈랑대가 장주를 죽인 것이 된다. 비록 노모보가 직접 죽인 적은 아니지만 독고금의 입장에서는 시교혈랑대를 저주할 것이 틀림없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혼인할까? 그런 혼인이 과연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까.
그녀와 노모보의 혼인은 물 건너간다.
미와빙은 이런 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 여자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만 황상도 기꺼이 죽일 수 있다.
그들에게 거침이라는 건 없다.
독고금에 대해서는 다소 안심해도 좋을 성 싶다.
그녀에의 안위는 모용아에게 이야기 해둔 게 있다. 그녀가 그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면, 그리고 잊지 않았다면 독고금의 신변에 수단을 부려놨을 것이다.
문제는 장주다.
장주의 안위는 무림이 지켜줄 수 없다. 본인 스스로 지켜야 한다.
장주 스스로가 무림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고용한 무인들이 신변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
아주 위험하다.
“장주를 지키는 사람들, 누군지 알 수 있습니까?”
“하하! 믿으셔도 됩니다. 저와 겨뤄도 승부를 점칠 수 없는 고수들입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정도로는 당합니다.”
야뇌슬이 고개를 내저었다.
미와빙은 이번 장주 습격에 여러 사람을 동원하지 않는다.
시교혈랑대 중에서 그녀의 뜻에 부합하여 힘을 보태줄 사람도 없다.
장주를 죽이는 일은 그녀 혼자서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그녀는 절대로 정면대결을 하지 않는다.
그녀의 선택은 암습이다. 그리고 그 암습은 완벽할 것이다.
미와빙은 천왕구도는 알려진 바 없다. 그녀 스스로 무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지들 않는다. 허나 그녀는 장담하지만 절정까지 수련했다.
사람들은 천왕구도 속에 숨겨진 비기를 알아야 한다.
천왕구도의 가장 깊은 비기는…… 천왕구도 자체가 양도(陽刀)라는 것이다.
양도가 있으면 음도(陰刀)도 있다.
그렇다. 양도가 세상 사람들이 아는 천왕구도이고, 음도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음중비도(陰中秘刀)이다.
음도에 들어서면 천왕이란 말을 버린다. 음유함에 지극에 이른다. 그래서 음유구도(陰柔九刀)라는 말을 쓴다.
천왕구도와 음유구도, 이것의 총체가 천왕구도 미립강이다.
미와빙은 음도를 구사한다.
음도를 모르는 사람은 그녀의 무공 연원을 추측하지 못하지만, 아는 사람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음도를 아는 사람이 양도를 모를 리 없으니…… 그녀가 천왕구도를 절정으로 수련했다는 말이 성립된다.
그녀는 천왕대보를 밟지 않고 음유구보를 밟을 것이다. 그러면 마른 낙엽을 밟아도 바스락거리는 소리조차 흘리지 않는다. 젖은 종이 위를 단단한 땅처럼 밟고 지나갈 수 있다.
흔적 없이 스며들어서 조용히 숨을 끊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간과했다면……정말로 장주가 위엄하다.
미끼가 던져졌다.
이미 예측했던 바이다.
겉으로는 노모보에게 수단을 강구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신이 장주를 죽이기 위한 최선책이다.
모용아가 독고금의 뒤를 살핀다. 그러니 노모보의 납치 시도는 무인들의 주목거리가 된다. 곡문권과 장타홀도 시선을 분산시킨다. 그 와중에 그녀만 조용히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