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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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검무안 127화]
第二十章 부화(孵化)를 위해 (6)
방법…… 이미 생각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었느냐?”
“네.”
“이십사 무동의 비급이면 된다더냐?”
“일단을 그렇습니다.”
“련주님께는 절대 비밀로 해야 할 것이야. 이 사실이 련주님 귀에 들어가면 너도 죽고 나도 죽어.”
“명심하고 있습니다.”
“좋아. 가봐. 가서 잘 보조해. 필요한 게 있으면 전격적으로 지원해주고.”
“알겠습니다.”
수하가 읍을 하고 사라졌다.
수하가 돌아간 다음에도 빈세릉은 고민을 거듭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야뇌슬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그를 제거하지 못하면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아니, 나중에는 적암도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야뇌슬을 제거해야 한다.
소림사 방장, 무당파 장문인, 개방 용두방주…… 모두 무서운 강자들이지만 두렵지 않다. 중원의 힘이 그들 정도라면 단숨에 쓸어버릴 수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중원 무림의 특성을 알았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떤 무공을 수련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림이라는 곳이 어떤 생리를 지녔는지 손으로 만진 듯 생생하게 파악했다.
도련이 고전한 이유도 알았다.
중원의 저력은 마치 거미줄 같다.
큰 힘으로 확 저어버리면 여지없이 끊겨나갈 것 같다. 존재 자체가 없어질 것처럼 미약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거미는 또 거미줄을 친다. 한쪽에서는 원상복구를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몹시 불쾌하다.
이제는 그런 수법이 안 통한다.
남방 무림처럼 확실하게 세뇌시켜버릴 수 있다. 중원 무림을 큰 적암도로 만들 자신이 있다.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일단 남방무림을 장악했으니 여기서 약간의 힘을 비축한다.
중원 무림을 통치할 기반을 형성한다.
도주들에 이어서 사주들의 능력을 함양시킨다.
무공은 그만하면 됐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그들은 강자들이다. 허나 사람을 다루는 데는 미숙함을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은 도민들이다. 섬사람들이다. 평생 누구를 조정해 본 적이 없다. 평번하게 살아왔다. 무공을 수련한 것하고, 사람을 다스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섬을 나설 때도 이 점이 마음에 걸렸는데…… 역시 그렇다.
이런 약점들 때문에 넓은 땅을 차지하고도 제래로 령이 서지 않는다. 간신히 남무림은 통치하고 있지만, 중원 전체로 넓혀나가는 데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중원을 통일 했을 게다.
그들에게 경험을 쌓아주고 있다.
사주에게 성 하나 정도는 다스릴 수 있는 지도력을 함양시키는 중이다.
그런데 야뇌슬이 나타났다.
도련주는 너무 완벽제일주의자다. 완벽하지 않으면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확신이 서면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만 그러기까지가 매우 더디다.
련주는 자신이 노모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알면서 모른 척 한다.
자신이 무슨 일을 획책하지 안다. 그걸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련주는 음흉한 사람이다.
과거 오제는 염왕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을 했다.
그를 이길 수 있는 비책을 마련하고자 부심했다.
사실 그들의 일생은 평생 염왕과의 싸움으로 점철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염왕을 이겨라!
염왕이라는 사람을 부셔야지만 그들이 빛을 볼 수 있다. 천하를 오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천하를 손에 쥐더라도 언제든 끊어질 수밖에 없는 목숨이다.
염왕을 만나는 순간 그야말로 저승행이 된다.
지금 도련의 입장과 똑같다.
‘염왕’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오제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오제가 패도를 추구하는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일심불광을 터트릴 것이다.
오제에게는 절대적인 압박이다.
이는 비단 오제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중원 무인 누구에게라도 해당하는 말이다. 오제을 죽음으로 끌고 갈 수 있는데, 누구인들 끌고 가지 못하겠나.
하지만 중원 무림은 염왕에게 공포감을 갖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압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염왕이라는 자가 존재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가 누구인지, 어떤 무공을 쓰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무서울 리도 없다.
오제는 다르다.
바싹 옆에 붙어서 죽음으로 위협한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이좋게 적암도로 들어와서 깨 쏟아지게 잘 살았다고 하지만…… 그들은 처절하게 살았다. 죽지 못해서 마지 못해 살았다.
그것이 오제의 일생이다.
오제가 적암도 같은 궁벽한 섬으로 들어와서 일생을 보낸 게 모두 염왕 때문이다.
그들은 염왕을 부러트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광명정대하던 오제의 무공에 비기라는 것이 붙기 시작한게 이때부터다.
염왕을 이기기 위해서는 은밀한 수단이 필요했다. 암습으로 사용할 만한 도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들이 암습, 비기다.
수십 번에 걸친 도전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염왕을 이길 길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들은 염왕을 떨궜다.
적암도에는 염왕의 흔적이 없다. 왜 없는지 아는가? 염왕이 적암도에서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없다.
그는 완전히 떨궈져나갔다.
오제도 무사하지 못했다. 그들은 재기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중원 땅을 그토록 간절히 원했는데, 결국 그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절명했다.
그들의 수, 그들의 마지막 한 수를 찾아야 한다.
그 수는 이십사 무공의 무공들 속에 포함되어 있다.
적암도를 떠나올 때 이십사 무동을 페쇄했다. 빈 섬이기 때문에, 앞으로 돌아오지 않을 없는 섬이기 때문에 오제의 흔적을 말끔하게 지웠다.
하지만 그들의 무공까지 지워버린 것은 아니다.
가지고 나올 것은 모두 가지고 나왔다.
그 무공들을 가장 잘 소화시킬 수 있는 노모보에게 건넨다.
그가 오제의 마지막 한 수를 찾아낼 게다.
그렇데 되면 도련 련주의 위치가 흔들린다. 도련에서 무공이 가장 강한 사람은 련주가 아니라 그의 아들인 노모보가 된다.
강자존!
련주가 적암도를 떠나면서 외친 구호다.
어쩌면 련주는 자신의 직위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련주는 그런 점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다. 모른 척 한다. 아마도 직위를 내놓을 각오를 한 건지도. 그렇게 해서라도 야뇌슬을 꺾어야 하는지도.
하기는…… 자식이 아니던가.
련주직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그는 그가 그토록 원했던 중원 땅에서의 싸움을 통쾌하게 치르는 것도 괜찮을 법하다.
‘일광불심이 커지기 전에 찾아야 하는데……’;
그는 미와빙의 말을 상기했다.
– 적암도 사람들 중에서 그 수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라는 걸 알잖아요. 노모보밖에 없어요. 그라면 반드시 찾을 거예요.
‘찾아라!’
빈세릉은 숨을 크게 쉬었다.
***
이십사 무동의 무공은 모두 머릿속에 들어있다.
어느 무공이든 일단 수련은 했다.
적암도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 오제의 무공을 일정한 수준에 이를 정도까지는 수련한다.
그것이 이십사 무동 칠성출관이다.
이십사 무동을 칠성 출관했다고 하면 오제의 무공을 골고루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주 운이 좋은 자는 각 가문에 비밀리 전수되는 비기를 수련하기도 한다.
비기는 한두 가지로 정의내릴 수 없다.
이 사람이 알고 있는 비가가 있고, 저 사람이 일고 있는 비기가 있다. 그 비기들이 각기 다르다. 누가 어떤 비기를 지니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같은 가문 사람들끼리도 비기가 몇 개나 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기라는 것이 절기의 특성상 목숨을 건 결전이 아니면 드러나지 않는다. 목숨을 건 싸움에서도 최종적인 순간에 그야말로 눈 깜짝할 순간에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직접 부딪쳐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이 비기들을 종합해 보려는 노력은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비기를 모두 내놓아라. 오제의 무공을 모두 합쳐보자. 정공뿐만이 아니라 비기까지 모두 합쳐서 제대로 된 무공을 창출해보자.
아주 열의있게 출발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처음 한두 명은 비기를 내놓았다. 허나 그것으로 끝이다. 모두들 자신은 알지 못한다고 발뺌하는 바람에 괜히 비기를 내놓은 사람만 바보가 되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에는 종합하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해 버렸다.
그럼 비기가 무엇인가? 암수다.
비기는 정공을 더욱 화려하게, 더욱 강하게 뒷받침 해주는 음험한 수단이다.
정공의 일부일 수도 있다.
노모보가 마지막에 선보인 십룡난무 같은 것은 정공의 극강으로 불린다.
암수가 아니라 정공의 최고봉이라는 뜻이다.
어느 경우에나 결국은 정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정공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비기를 아무리 많이 안다고 해도 소용없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지만 비기만 알아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정공을 펼친 후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비기이기 때문에 비기만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니 비기에 연연하지 말자.
야뇌슬은 정공만으로 자신을 물리쳤다.
노모보는 이십사 무동의 공부를 보고 또 봤다.
머릿속에 모두 들어있고 몸에 붙어있는 공부이다. 하지만 혹여 자신이 놓친 부분은 없는지, 잘못 해석한 부분은 없는지 세삼하게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