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13
13
[도검무안 13화]
第二章 모두 떠나버린 섬 (6)
모든 구멍을 차단한 다음에 입구를 뚫고 들어선다.
휘익! 휘이익! 휙!
세 군데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간닷!”
곡문권은 전력을 다해 언월도를 휘둘렀다.
꽈앙!
드디어 석문이 깨지면서 분분히 돌가루가 휘날렸다.
곡문권은 장도 언월도다. 왕린은 장창 양겸창(兩鎌槍)이다. 창날에 초승달 모양의 날이 가로로 세워져 있다.
이 두 무기는 밀실 같은 곳에서 사용하기가 곤란하다.
물론 두 사람의 무공은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밀실이 아니라 통나무 속에서도 병기를 쓸 수 있을 정도의 초고수다.
하지만 입구를 지켰다.
노염백이 화륜 두 개를 양손에 나눠 쥐고 빙글빙글 돌렸다.
장타홀은 철시를 꺼내 손에 쥐었다. 화살을 병기로 쓰는 게다. 그렇다고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보통 화살이 아니라 강철로 만든 화살이기에 어떤 병기보다도 강력하다.
장타홀은 근접전에도 능하다.
석실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은 노염백과 장타홀, 이 두 사람만 들어선다. 야뇌슬을 잡는 데는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가. 사실 이것도 수치다. 피래미를 잡는데 도끼 두 자루를 쓰는 격이다.
노모보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팔짱을 낀 채 지켜보기만 했다.
‘이 정도는 너희들이 알아서 할 수 있잖아’하고 말하는 듯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다.
“왼쪽, 오른쪽?”
“오른쪽.”
“좋아. 그럼 내가 왼쪽이다.”
그들은 시커먼 연기가 풀풀 풍기는 석실로 뛰어들었다.
장타홀이 오른쪽으로 들어섰고, 노염백이 왼쪽을 맡았다.
심등이 빛을 발한다.
야뇌슬은 가죽 타는 냄새가 가득한 석실에서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앉아서 문을 노려봤다.
꽈아앙!
석실이 부서지면서 몇 사람이 보였다.
사실 곡문권은 딱 적당할 때 석실 문을 부셔주었다.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늦게 부셨다면 큰일 날 뻔했다. 가죽 타는 매연에 질식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상당히 곤란했을 게다.
석실은 그만큼 매캐했다.
곡문권과 왕린이 석실 좌우를 경계할 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게 예상대로다. 통풍로 세 곳으로 세 명이 빠져나갔을 텐데…… 그는 그들을 탁태자, 우염비, 미루극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항시 노모보 곁에 머물러 있으니 간다면 그들이 갈게다.
곡문권과 왕린은 병기의 특성상 밖을 지킬 것이고, 노모보는 자존심 때문에 간여하지 않으리라.
안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두 명이다.
생각대로 되었다.
“훅!”
거침없이 안으로 뛰어들던 두 사람이 질식할 듯한 매연에 급히 숨을 막았다. 순간,
휘르르르릉!
어둠 속에서 뛰쳐나온 화륜이 화륜의 원주인인 노염백을 향해 쏘아졌다.
노염백은 공기를 찢는 소리를 들었다.
아! 하면 어! 하고 알아듣는다. 공기 찢는 소리로 미루어 날아오는 물체는 자신의 화륜이다. 아까 공격했을 때, 석실 안으로 지쳐 들어간 화륜을 주은 모양이다.
노염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에 들고 있던 화륜들을 쏘아냈다.
하나는 자신을 향해 쏘아진 화륜을 향해서, 또 하나는 화륜이 일어났던 곳, 야뇌슬이 있음직한 곳을 향해서.
***
휘르르릉! 까앙!
화륜과 화륜이 부딪치며 불똥을 튀겨냈다.
그 사이 노염백은 화륜 두 개를 꺼내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발출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 아니, 예상했던 대로라면 벌써 그의 손을 떠나고 있어야 한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두 번째 화륜이 무엇이라도 맞췄어야 하는데…… 놈을 치지 않았다면 벽이라도 긁었어야 하는데, 모래 한 알 집어삼킨 바다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잡혔어!’
노염백은 즉각 사태를 깨달았다.
야뇌슬의 무공이 예상외로 강하다.
이토록 매연이 가득한 곳에서 날아오는 화륜을 잡아채는 건 어지간한 수련이 없고는 불가능하다.
야뇌슬이 그런 일을 해냈다.
“흐흐흐!”
그는 웃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호승심이 들끓어 올라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휘르르릉!
야뇌슬이 화륜을 또 던졌다.
이번에는 그를 향해서 던진 게 아니다. 반대쪽으로 날아간다. 매연이 가득해서 화륜을 볼 수는 없지만, 소리로 충분히 가늠해 낼 수 있다.
노염백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장타홀이 이따위 공격에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야뇌슬의 공격이 비상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정도다.
쒜엑! 터엉!
기괴한 울림이 일었다. 그리고 화륜의 날카로운 쇳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장타홀이 철시를 던져서 날아오는 화륜의 정중앙을 맞췄다. 철시가 화륜을 이끌고 가서 석벽에 꽂혔다.
지금 소리는 딱 그 소리다.
노염백은 화륜을 움켜쥐고 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야뇌슬은 매연을 이용한다. 보통 연기가 아니다. 매캐한 냄새가 신경을 자극하고, 시커먼 연기가 시야를 차단한다. 연기 속에는 자연적인 독성도 스며있어서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연기가 아주 많이 나는 것을 태웠다. 짐승이나…… 가죽! 피지(皮紙)를 태웠다.
이런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면 놈의 의중에 말려든다.
차분히 앉아서 놈을 찾는다. 청각과 느낌을 활짝 열어놓고 움직임을 쫓는다.
자신의 병기가 무엇인가. 화륜이다.
앉아서도 십 장 밖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희대의 마병(魔兵)이다.
촤아앗!
현현무심공으로 마음을 죽이고, 청음공으로 귀를 열었다.
‘됐어!’
이로써 두 명을 주저앉혔다.
두 사람은 자신이 석실 문에 아주 근접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뇌전자창의 신법, 무풍비류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흩날리는 낙엽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떠다닐 수 있는 지경, 무풍비류로 펼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다.
야뇌슬은 무풍비류를 쓰지만 비급에서 말한 경지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우선 그는 소리를 죽이지 못했다.
공기의 흐름도 이용하지 못한다. 진기 한 모금만 두 발에 싣고, 외기(外氣)에 몸을 맡겨야 한다. 허나 그는 진기를 써서 모든 움직임을 이끌어 낸다.
상당히 많은 차이다.
그래서 화륜을 썼다. 연기 속에서 화륜을 쓰면…… 화륜이 섬뜩한 기음을 흘리면…… 어느 누구라도 병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가 노린 점은 이점이다.
– 병기를 사용한다.
병기를 사용하면 그만큼 주의력이 분산된다. 일단 모든 주의력이 자신의 병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미완성의 무풍비류가 흘리는 소리를 감지하지 못한다.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도 감지해내는 그들이지만 펼치는 신법이 무풍비류이니 감지하지 못한다.
실로 털끝만한 차이로 움직임이 성립된다.
파라라락!
심등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이 펄럭거렸다.
마음에서 격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가장 큰 모험을 해야 하는데, 본인 스스로 잘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심등이 펄럭이는 게다.
두 번, 세 번 고쳐서 생각해도 정말 불가능한 일.
하지만 해야 한다. 이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애초부터 이들 손에서 벗어난다는 발상 자체가 허무맹랑했다.
‘안 되더라도 한다! 해내야 한다! 어머니!’
자상하시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머니는 목이 잘린 채 효수되셨다. 원통하게 돌아가셨다. 하지만 그 모습은 떠올리지 않았다. 언제나 웃어주시고,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그 어머니만 생각했다.
쒜엑!
어머니가 기다린다. 빨리 달려오라고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신다.
“노옴!”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면서 강풍이 몰아쳤다. 칼날의 날카로움을 느끼기 전에 거대한 바람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쒜에엑!
겨드랑이 밑을 노리는 장창도 있다.
뇌전자창의 창법은 매우 빠르다. 빠르기로만 따지면 혈우마검의 신뢰삼검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장창은 거리를 단숨에 좁힌다.
검이나 도라면 두어 걸음 정도 다가와야 펼칠 수 있는 공격을 멀리서도 가볍게 해낸다.
두 사람은 밀실 좌우에서 경계했다. 야뇌슬은 한 가운데로 구르듯이 뛰쳐나왔다. 그런데 공격을 당한다. 눈앞에서 벼락이 터지고, 천둥이 친다.
이것 역시 예상했다.
파라락!
밀실 밖으로 뛰쳐나오기 전에 준비했던 것, 양손에 가득 움켜쥔 것, 좌탁 부스러기를 암기삼아 힘껏 던졌다.
겨우 나뭇조각 몇 개로 절정고수 두 사람을 어찌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여양생술에 적혀 있는 말이 사실이라면 약간의 희망을 가져도 좋을 성 싶다.
쒜에에에엑!
나뭇조각들이 암기처럼 날아갔다.
곡문권은 아예 암기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정도의 암기들은 그가 펼친 천왕구도를 뚫을 수 없다. 주중미천공의 철벽에 가로막혀서 힘없이 떨어지리라. 헌데,
“웃!”
곡문권의 안색이 새하애졌다.
나뭇조각이 보통 이상으로 빠르다. 처음에는 느릿하게 보였는데, 순식간에 면전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