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156
156
[도검무안 156화]
第二十五章 삼 년 후에 보자 (3)
“다른 수는 없다.”
“……”
“내가 되던 안 되든…… 야뇌슬을 상대할 수 있든 없든…… 다른 수는 없어.”
“그렇습니다. 다른 수는 없습니다.”
빈산릉이 확고하게 대답했다.
도련이 주창하는 것은 강자존(强者存)이다.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잡아먹는다. 아랫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도전하라고 선포했었다.
그는 도주를 칠 때부터 이런 기치를 내걸었다.
다른 수를 써서는 안 된다. 강자존의 율법에 따라서 약하다고 생각되면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 방법 밖에 없다. 약함을 시인하기 힘들거든 싸우면 된다.
이 기치가 무너지면 도련이 무너진다.
“가시겠습니까?”
“가야지. 놈이 기다리고 있잖아.”
“출발은……”
“신경 쓰지 마라. 조용히 갔다 올 테니.”
“장홍주하고 우함을 데려가시지요.”
“내가 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번거로운 일을 시키실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물론 거짓이다.
우함은 야수라고 불리는 사내다. 그의 영감은 가히 무당 영역을 넘나든다. 또 실제로 적암도에서는 길흉화복을 점쳐주는 무당 역할도 했었고.
장홍주는 흑조탄궁술의 대가다.
적암도를 통틀어서 장설리의 맥을 가장 정통하게 이었다는 궁술의 대가다.
두 사람은 련주를 돕지 않는다.
두 사람은 방관자다. 싸움을 지켜볼 요량으로 딸려 보낸다. 련주가 이기면 다행이지만, 지면 재빨리 도주해야 한다. 도련 본단으로 무사히 귀환해야 한다.
빈산릉은 련주가 싸움에서 질 겨우, 련주가 죽을 경우…… 도련 장악 최적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련주가 죽으면 강자존의 기치는 무너진다.
빈산릉은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시신을 밟고 웃는 자가 승리자다. 무공으로 천하는 오시하는 것보다 그런 자를 뒤에서 찌르는 자가 강자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무림을 피로 물들일 것이다. 그것이 안 될 때는 도련 식솔들이 피바다 속에 나가 떨어져 있을 때뿐이다.
빈산릉도 련주가 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련주가 이긴다. 련주는 이 시대가 탄생시킨 최고의 강자다. 오제나 염왕이 환생해도 련주의 상대가 될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 다만 천에 하나, 만에 하나의 경우를 가정한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오면 결코 놓치고 싶지 않는다.
련주가 말했다.
“그러지. 데려가지.”
“그런데 한 가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빈산릉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적암도 제일의 지자, 빈세벡의 후인인 그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정말로 모른다는 거다.
“뭔가? 말해봐?”
“대화금장 사건입니다.”
“……”
“일지할안 독고금을 납치해온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또 그녀와 노모보의 혼인을 선포한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일이 휴의로 돌아간 데는 야뇌슬 탓이 컸지만……”
“컸지만?”
“련주께서는 공자님을 하북으로 보내시지 않았습니까? 추려룡을 암살하라고. 노모보가 추여룡을 암살 한 후에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아니면 련주님이 그녀와 혼인을…… 진실을 말해주십시오.”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네.”
“첫째, 야뇌슬의 등장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군요.‘;
“둘째, 야뇌슬이 염왕의 무공을 수련한 것도 몰랐다.”
“저도 몰랐습니다.”
“셋째, 노모보는 충분히 준비되었다.”
“……!”
빈산릉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련주는 노모보가 하북에 가서 추여룡을 죽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와빙을 손에 넣을 것이다. 미와빙와 독고금의 관계가 정리될 것이다.
혼인을 발표한 것은 진심이었다.
물론 련주는 일지할안이 수작부린 것을 알았다. 그녀의 납치 속에 추여룡의 간계가 숨겨져 있는 것도 알았다. 추여룡이 무엇을 노리는지는 몰랐지만, 독고금을 미끼로 내놓은 이상 절대로 돌려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혼인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그것은 독고금에 대한 련주의 의지였다.
추여룡이 수작 부린 것을 눈치 챘지만 저들의 계획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련주는 독고금을 정말로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그녀를 그런 식으로 놓칠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말은 야뇌슬이 일으킨 파란때문에 심적 타격을 꽤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최초의 패배다.
“으음!”
빈산릉은 신음했다.
련주는 노모보를 버리지 않았다. 버린 적이 없다. 지금도…… 그렇다! 지금도 버리지 않았다. 충분히 준비되었다? 그래서 그를 싸움에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다. 뒷전에서 지켜보게 만드는 것이다.
련주의 후계자는 노모보다.
‘련주……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빈산릉이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빈산릉.”
“네.”
“옅은 머리를 쓰지 마라.”
“얕은 머리라 하심은…….”
“삼백 년 전, 당대 제일의 지자는 빈세백이었다. 그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
“네.”
“그래서 오제가 무사할 수 있었다. 염왕의 손길에서.”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
“그런 게 있다는 것만 알고……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사람도 바뀌었고. 네가 빈세백의 혈통이지만…… 적암도 제일의 지자는 네가 아니다. 야뇌슬이다.”
“인정합니다. 하하!”
빈산릉이 허탈하게 웃었다.
야뇌슬은 빈세백의 진전까지 이어받았다. 그도 십이 좌실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그 속에서 염왕의 무공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십이좌실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의 유전은 발견하지 못했다.
야뇌슬은 발견하고 수련했다.
일심불광!
마음속에서 피우면 세상 삼라만상의 이치가 한눈의 들어온다는 마음의 등불을 밝혔다.
일심불광을 피운 자, 세상을 굽어본다.
이 말은 무력으로 짓누른다는 의미가 아니다. 산 정상에서 산하를 굽어보듯이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생각할 필요 없이 즉각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를 따를 수는 없다.
련주가 말을 이었다.
“야뇌슬 다음에는 미와빙이다.”
“하하! 그건 인정할 수 없습니다.”
“조만간 인정하게 될 게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후후!”
련주는 알지 못할 소리를 했다.
“내가 떠난 후, 임지 련주로 수라도주를 임명할 생각이다. 잘 보필해라.”
“알겠습니다.”
빈산릉이 허리를 굽혔다.
련주는 바로 떠나지 않았다. 거처로 삼은 산 속 모옥에서 방문을 걸어 잠근 채 두문불출했다.
무엇을 하는 것인가.
상대가 염왕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과거 오제는 염왕을 이기지 못했다. 비공식적인 일이지만 오제가 합공을 취했어도 염왕에게는 불가능했다. 공식적인 말은 두 명이면 필패, 세 명이면 동수다. 하지만 다섯 명이 합공을 해도 패했다는 게 이면의 진실이다.
야뇌슬은 섬을 네 개나 무너트렸다.
도련 무인으로는 정확하게 예슨 명을 죽였다.
그들을 각개 격파한 게 아니다. 처음 열 명은 암습에 죽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한 자리에서 죽었다.
도련 무인들의 합공을 이겨낸 것이다.
그 누구도 그런 짓을 하지 못한다.
련주가 임시련주로 임명한다는 수라도주만 해도 그렇다. 그는 도련 무인들 다섯 명의 합공을 이겨내지 못한다. 아니, 세 명의 합공도 버거워 할 게다.
무공 차이가 워낙 크다.
련주는 준비한다. 염왕을 이길 수 있는 무공…… 오제가 삼백 년 동안 절치부심하면서 준비해왔던 무공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철저하게 뒤돌아본다.
수라도주가 모옥 하나를 차지했다.
“망산은?”
“난전입니다.”
“망산이 뚫리면 안 돼. 사십 명 정도 더 보내지.”
수라도주는 벌써부터 련주 행세를 했다.
“그러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왜?‘
“우리가 무인을 증파하면 저쪽도 증원됩니다. 우리보다 저쪽이 훨씬 사람 수가 많습니다. 우리가 보태지는 것보다 저들이 보태지는 게 훨씬 빠릅니다.”
“그까짓 허수아비 놈들!”
“개방도가 오천이 모였습니다. 하루 사이에.”
“그놈들, 망산 밖에서 꽹과리만 두들겨 대고 있다면서?”
“타구진입니다.”
“어쨌든 말이야!”
“그들이 일시에 몰려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죽이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 속에 무인들이 스며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골라서 죽이기 힘듭니다.”
“후후후! 련주께서 골치께나 아프셨겠어.”
“네?”
“나보다 네가 련주 노릇을 잘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아! 조심하겠습니다.”
빈산릉은 급히 머리를 숙였다.
수라도주는 강퍅한 사람이다. 난폭한 사람이다. 강자존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련주는 하수에게 아령을 베푼다. 수라도주는 하수를 노예로 부린다.
수라도주는 부림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지 수장이 될 사람은 아니다. 만약 련주가 야뇌슬에게 무너진다면 자신이 제일 먼저 할 일을 수라도주를 뽑아내는 일이 될 게다.
두 번째, 암살대를 파견한다.
당금 무림에서 지금 당장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 있다.
모용아와 독금도 그런 사람들이다. 그녀들은 너무 야뇌슬 편으로 치중되어 있다. 자신들과는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다.
그녀들만 제거하면 망산 사건도 쉽게 해결된다.
헌데 그런 조언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몫이다. 자신이 련주가 되면 할 일이다.
그 정도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련주인가.
그는 속내를 숨기고 공손히 말했다.
“망산에 무인을 증파할까요?”
‘증파할 리 없지. 귀가 얇으니까.’
“아냐. 버티라고 해. 스스로 강함을 입증해 보라고 해. 후후후! 어디 네 판단을 믿어보지.”
수라도주가 빈산릉의 어깨를 툭툭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