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39
39
[도검무안 39화]
第六章 도검무안(刀劍無顔) (7)
추와왁!
열 명의 무인은 일시에 진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기전공(異氣傳功)으로 앞사람에게 진기를 불어넣었다.
탓! 타타타탓!
맨 앞 무인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장심을 댄 다른 아홉 명이 한 몸이라도 된 듯 동시에 신형을 날렸다.
격체전공(隔體傳功)!
꾸르르르릉!
선두에 선 자가 내지르는 검초에서 바윗돌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헌데, 야뇌슬의 검초가 변했다.
수룡입수(水龍入水), 익룡비천(翼龍飛天)!
수룡은 물로 들어가고, 익룡은 하늘로 날아간다.
천지자연이 제 자리를 찾아서 회귀한다.
그는 검을 곧추세웠다.
츠으읏!
검에서 묵중한 진기가 뿜어져 나온다.
땅에 검 한 자루가 꽂힌 것처럼 날카로워 보인다. 아니, 바위덩어리는 옮겨 놓은 것 같다. 단단해 보인다. 아니, 바윗덩어리 서너 개가 뭉쳐 있는 것 같다. 너무 단단해서 뚫을 수가 없다.
그의 검은 점점 단단해져 갔다.
“타앗!”
야뇌슬이 일갈을 내지르며 검을 쭉 뻗었다.
꽝! 꽝꽝! 꽈앙!
검과 검이 부딪치는데 천둥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열 명의 진기를 실은 검이 거대한 힘으로 밀려든다. 그 뒤를 이어서 좌우에 펼쳐진 여섯 개의 검이 지네발처럼 꿈틀거리면서 상하를 노린다.
야뇌슬은 일순 주춤거렸다.
힘에 밀리고, 여섯 개의 검에 밀렸다. 허나 그의 검은 곧 제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다시 부딪쳐 갔다.
꽝! 꽈왕! 꽝꽝꽝!
일체의 변식이 없는 내력의 대결이다.
검과 검이 일직선으로 내뻗어진다. 누구든 변초를 전개할 수는 있지만, 그러려면 검초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집중된 진기가 일시 뒤틀릴 수 있다.
상대의 진기가 바윗덩어리가 되어서 밀려오는 상황이다. 티끌만한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꽝! 꽈아앙!
야뇌슬의 검에는 점점 힘이 가중되었다.
첫 번째 검보다 두 번째 검이 강했고,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강했다.
“크윽!”
선두에 선 자의 입에서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까앙! 푸악!
검과 검이 또 한 번 부딪쳤다. 그리고 이번에는 기어이 선두에 선자를 베어내고 말았다.
선두에 섰던 자는 검이 밀리면서 목을 내주고 말았다.
그의 목에서 붉은 선혈이 샘솟듯 흘러내린다. 목이 크게 베이지는 않았지만 동맥이 잘려나갔다.
“컥! 컥컥!”
그가 사래 들린 소리를 내뱉으면서 떨어져 나갔다. 목을 움켜잡고 비틀비틀 물러섰다.
쒜엑! 쒜에엑!
이번에는 검 두 자루가 밀려왔다.
앞선 자가 떨어져 나가자, 뒤에 선 두 명이 선두에 섰다. 그리고 다른 일곱 명은 여전히 장심을 밀착시킨 채 대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야뇌슬의 검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까앙! 사악! 까앙! 사아악!
그는 한 번의 검식으로 검 두 자를 받아냈다. 그리고 검끝을 움직여서 두 사람의 검 든 팔을 베어냈다.
검을 꽉 쥔 손이 싹둑 베어져 땅 위에 나뒹굴었다.
잘린 손이지만 검을 놓지 않고 있다. 검을 쥔 손에서 무인의 아집이 느껴진다.
두 명이 재빨리 비켜서면서 땅에 떨어진 자신의 손을 집어 들었다.
엄밀히 말하면 팔을 집은 것이 아니라 손이 꽉 쥐고 있는 검을 집어든 것이다.
삼열에 있던 세 명이 앞으로 나섰다.
가운데서 양손으로 진기를 주입하던 무인은 어느 새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진기가 증폭되기 시작한 야뇌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퍼억! 퍽퍽퍽!
삼열, 사열…… 노도검문의 검수들이 도륙 당하듯 무너졌다.
“처, 천왕구참도!”
“구중미천공!”
미영추와 미시완은 동시에 중얼거렸다.
방금 야뇌슬이 노도검문 검수들을 죽이면서 사용한 검초는 천왕구도 미립강의 도법이다. 도법을 검초로 변형시켜서 사용했는데, 자신들이 사용한 것만큼이나 능숙하다.
구중미천공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마지막에 커다란 바윗덩어리처럼 단단해 보였다. 허나 구중미천공이 절정에 이르면 마치 태산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너무 크고 단단해서 공격할 곳이 없다.
아직은 많이 수련해야 한다.
천왕구참도 역시 세밀하지 못하다. 도법을 흉내는 내고 있는데, 부족한 실전 경험이 여실히 드러난다.
상대의 검을 밀어내면서 목을 노리는 것은 도추문경(刀推刎頸)이라는 도초다.
이건 야뇌슬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칼의 날카로움을 십분 활용해서 살짝만 찍어내야 한다. 힘을 쓰지 않고 칼끝의 변화로 일궈내야 한다.
야뇌슬이 그런 점을 모를 리는 없다. 알면서도 활용하지 못한 것인데, 실전 경험이 없는 자들에게서 종종 발견하는 실수다.
“반검문도를 죽인 수법은 검제(劍帝)의 섬력쇄심이었어.”
“변화가 많아 보였지?”
“야뇌슬…… 뭘 익힌 거냐.”
사주들은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야뇌슬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기재다.
그의 부모가 죽었다. 누이도 죽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처참하게 죽었다.
적암도 제일의 기재가 원한까지 품었다.
오뉴월에 서리가 맺힌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한 번 겨뤄보고 싶군.”
노로곤이 화륜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후후! 정 겨뤄보고 싶으면 말리지는 않아.”
삼사주 왕포(王蒲)가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하면서 인상은 왜 찡그리시는 겁니까?”
노로곤이 곁눈질을 하면서 말했다.
“인상? 누가 인상을 찡그렸다고 그래!”
왕포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인상…… 찡그렸는데. 후후! 삼사주, 뭔가 심기가 불편한 게 있는 모양인데…… 말하지 않겠나?”
창암도주 미영추가 말했다.
왕포는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가 결심한 듯 말했다.
“저 놈이 쓴 검…… 검제의 섬력쇄심하고는 많이 다르죠. 못 느꼈습니까?”
“환술을 가미시킨 것 같더군.”
“환술이 아닙니다. 창제(槍帝)의…… 비기가 가미되었습니다.”
“그럼 말로만 전해지던 그 십이묘환법?”
“그렇습니다.”
“음! 창제의 백이십구신창술이 환술에 기반하고 있군. 후후!”
미영추가 웃었다.
그들은 각 가문마다 비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다. 그 비기가 무엇인지 이름도 안다. 다만 어떤 종류의 비기인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 하나를 알았다.
“그럼 삼사주가 십이묘환법을 잘 아니, 먼저 나서는 게 좋겠군.”
미시완이 웃으면서 말했다.
第七章 가슴에 칼을 (1)
그들의 움직임은 언제나 그렇듯 신출귀몰하다. 동에서 나타나는가 하면 어느새 서쪽으로 와있다.
“햐! 드디어 주점(酒店)이네.”
노염백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길안부(吉安府)로 들어가기 전에 저 주점에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셨다.
명령이 떨어질기를 기다리면서 무작정 대기했다.
도련의 명령은 으레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특정 목적지로 가서 대기하라.
명령서 하달.
일지할안 독고금을 생포하라는 명령서가 그들 손에 쥐어지기까지 이틀을 대기했다.
명령서에는 행동 요령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어디로 가라. 수행해야 할 명령은 무엇이다. 피습자에는 동행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무 완수 후에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디로 오라.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명령서가 쥐어진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임무를 완수할 때의 움직임뿐이다. 그것만 정확하게 이행하면 별 탈 없이 귀환한다.
신출귀몰?
그 말은 도련이 들어야한다. 자신들은 명령서에 기재된 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새 중원 깊숙이 뚫고 들어가기도 하고, 어느새 적진을 빠져나오기도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오산(烏山) 산줄기를 타고 가다가 초원산(蕉源山)으로 방향을 바꾼다. 초원산 칠성단(七星壇)에서 마하사(摩訶寺) 쪽으로 하산하다보면 계류(溪流)가 합쳐지는 지점이 나온다. 다른 쪽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가라. 약 사 리 정도 올라가면 허름한 띳집이 나온다.
지형을 상세히 알지 못하고는 내릴 수 없는 명령이다.
중원 무림이 쩔쩔 매는 것도 이 부분의 영향이 크다.
중원의 주인은 중원인들이지만 어찌된 연유인지 도련이 지형을 더 잘 안다.
“드디어 빠져나왔군.”
미루극이 독고금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는 면사를 벗은 적이 없다. 억지로 벗기려고 하지도 않았다.
도대체 어떤 미모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사내를 한 눈에 홀리나 싶다. 정말 그런 미모가 있기나 한지 직접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 정도의 욕구쯤은 꾹 눌러 참을 수 있다.
다섯 사내에게는 주인이 있다. 모든 행동에는 노모보의 허락이 따라야 한다.
노모보는 독고금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그녀를 생포한 이후, 전혀 눈길을 주지 않는다. 독고금이 밥을 먹는지 안 먹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