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ummuan RAW novel - Chapter 68
68
[도검무안 68화]
第十一章 탈출(一) (4)
“살아나오기만 해. 그럼 내 형제의 의(義)로써 자넬 대하지. 어험! 분명한 건 내가 형이야.”
그들이 마록타를 만난 건 며칠 되지 않는다.
마록타의 진실한 모습을 본 적도 없다. 까칠하게 몇마디 톡 쏘아부친 것 이외에는 기억에 남는 말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마록타라는 인간을 알게 되었다. 꼽추에다가, 다리도 시원치 않고 얼굴도 추물이지만…… 그는 중원의 어느 영웅보다도 뛰어나다.
“형제의 의는 사양. 난 주인님을 모셔야 하는 종복이니까. 히히! 어쨌든 기분은 좋군.”:
미록타가 씩 웃었다.
그는 분명히 기분이 좋아서 웃었다. 그런 데…… 그의 웃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오히려 인상을 찡그렸다. 웃는 모습이…… 악귀가 송곳니가 곤두세우고, 입가로 피를 질질 흘리면서 웃어대는 모습과 흡사하지 않은가.
마록타는 안으로 파고들었다.
련주는 늘 바깥 경계에 위치한다. 적암도에서부터 버릇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화전민 촌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집이 바로 련주의 거처다.
집 앞을 걸어가는 위험은 감수할 수 없다.
그는 화전민 촌을 빙 돌아서 뒤쪽으로 다가갔다.
가운데 집!
그곳에 정말 독고금이 있을까?
야뇌슬은 집들이 몇 채가 되었건 간에 한 간운데서 찾으라고 했다. 그것이 빈산릉의 방법이라고. 집이 석 채가 있으면 틀림없이 가운데 집에 있을 것이며, 앞채와 뒤채가 있다면 뒤채에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판단한 바에 의해도 가운데 집이 있을 것 같다.
련주의 거처로 의심되는 곳을 빙 돌라서 가운데 집으로 갔다.
‘여기!’
판단을 잘 해야 한다.
지금은 어느 집이라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한다. 판단을 잘못 내려서 잘못된 집으로 들어가면 꼼짝없이 걸려든다.
빈산릉을 만나든 련주를 만나든……
그 누구를 만나도 끝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꼭 그들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십교두 중에 그 누구라도 자신 하나쯤은 손짓 하나로 날려버릴 수 있다.
숨어 있을 때는 왕이지만 형체가 드러나면 바로 지렁이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다. 그러니 독고금이 숨어있는 집을 정확하게 찾아서 들어가야 한다.
‘가운데!’
그는 결정을 내렸다.
몇 번이고 확실하다고 생각했으면서도 행동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선뜻 움직여지지 않는다.
스스스슷!
그는 가운데 집으로 들어섰다.
“아!”
마록타는 입을 쩍 벌렸다.
적암도에는 고무처럼 탄력 있는 여인들이 많다.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는 기본이다. 그녀들은 허드렛일을 많이 해서 살이 단단하다. 그래서 사슴처럼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활동력 있는 여자가 미인으로 인정받는다.
미와빙은 단연 미인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필설로 형용할 수 없다.
살은 단단하면서도 매끄럽다. 잡티 하나 없는 살결이 은어처럼 매끄럽다. 그러면서 전신에 근육이 알차게 붙었다.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자맥질을 할 때는 모든 사내가 입에 침을 질질 흘리면서 지켜본다.
그녀의 모습을 보면 매끈한 고래가 물살을 가르는 것 같다.
중원에 나오니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모용아가 아름답다.
계집이 사내처럼 유삼을 입고 있어서 그렇지, 오뚝한 코하며 붉은 입술하며, 만지면 백설 가루가 듬뿍 묻어나올 것 같은 하얀 피부는 절로 찬탄이 새어나온다.
그녀가 여장을 하면 정말 예쁠 것 같다.
그런데 이 여자!
너무 예뻐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입만 쩍 벌어진다. 여자의 아름다움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황홀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니 숨이 콱 막힌다.
“누구죠?”
여인이 붉은 입술을 열었다.
하얀 이가 드러난다.
살짝살짝 벌어지는 이와 입술.
음성에는 꽃가루가 담겨있는 듯 한 마디, 한 마디가 향기롭게 들린다.
“누구죠?”
그녀가 재차 물었다.
그녀는 그의 추레한 몰골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인상조차 찡그리지 않았다. 어느 사람을 대하듯 평범하게, 오히려 친근함까지 묻어있는 음성으로 물었다.
“아…… 아름다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호호호! 그런 말을 대놓고 하는 것은 실례에요. 누구세요?”
그녀가 세 번째로 물었다.
“모, 모용아.”
그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모용아의 이름을 말했다.
“아!”
여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마록타는 그제야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추태를!’
그렇다. 그가 있는 곳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염라대왕도 무서워하지 않는 련주가 지척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머리 좋다는 빈산릉이 옆집에 있다.
그들이 버젓이 움직이고 있다.
깊은 밤이 아니다. 두 눈을 환히 뜨고 있는 대낮이다. 언제라도 문을 열고 나설 수 있다.
그녀가 말했다.
“모용아가 보낸 분이에요?”
‘그래.’
마록타는 순순히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정신적 각성과는 전혀 다른 말이다.
“너…… 너…… 주공과 결혼해.”
자신도 모르게 한 말이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야뇌슬과 짝이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휘어 감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밖으 말을 쏟아내고 말았다.
“네? 호호! 주공이 누구죠?”
“아!”
마록타는 또 실수를 깨달았다.
오늘은 왜 이렇게 당황하지? 왜 이렇게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하지? 여색에 홀려서…… 예쁜 계집은 구미호라더니만, 딱 그 짝이네. 정신 못차리겠잖아.
“아! 미안. 나, 나를 따라서 밖으로……”
그가 더듬거리면서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순간, 마록타의 심장은 또 한 번 얼어붙었다.
이것이 여자의 손!
너무 부드럽다. 매끈매끈하다. 살이 녹아드는 것 같다.
난생 처음 만져보는 여인의 촉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손이 덜덜 떨린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태연하자고 다짐하는데, 이빨이 드드득 떨린다.
‘마록타! 너 죽을래! 이러면 안 돼! 정신 똑바로 못 차려!’
그는 손을 들어서 자신의 머리를 세차게 후려쳤다.
퍼억!
진심으로 가격했기 때문에 눈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호호호! 괜찮으세요?”
독고금이 싱그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이미 이 괴상한 사람을 읽었다.
굉장히 외롭게 살아온 사람이다. 하는 행동에서 사람에 대한 익숙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들과 동떨어져서, 외진 곳에서 외롭게 살아왔다.
그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짙다.
그는 여자를 모른다. 여자와 밀어를 나눈 적도 없고, …… 손을 잡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어쩌면 추여룡 같은 자다.
헌데 그는 마음을 준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주공이라도 부른 사람이다. 자신을 봤을 때, 자신에게 넋이 나가 있으면서도 주공을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쉽지 않다.
이 자는 자신을 보자마자 넋이 나갈 정도로 반했다. 그런데…… 그렇게 반한 상대를 주공이란 자에게 양보했다. 자신이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지 않고 주공의 짝이 되라고 말했다.
사내가 여인을 원하는 것은 음양의 이치다. 어떤 사내든 여인을 원한다. 사내가 여인을 원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그런데 이 사내는 하늘의 섭리조차도 누를 정도로 주공이라는 사람을 중히 여긴다.
이 사람은 마치 약에 중독된 것 같다. 미혼술 같은 술법에 조정당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직 주공 밖에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약에 취하거나 술법에 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 사람을 깊이 생각한다.
주공이란 자……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낯선 사내가 다짜고짜 손목을 잡는 무례를 저질러도 가볍게 받아넘길 수 있다. 사내의 충정이 느껴지기에 웃어넘길 수 있다.
그녀는 살며시 손을 빼면서 말했다.
“모용아와 같이 왔어요?”
마록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절 탈출시키려고 온 것 같은데, 미안해요. 전 아직 돌아갈 수 없어요. 련주를 다 읽지 못했거든요. 제가 지금 돌아가면 절 침투시키기 위해서 죽은 분들이 너무 불쌍해져요. 그러니…… 힘들게 오셨지만 그냥 돌아가 주세요.”
순간, 마록타가 그녀의 허리를 휘어감았다.
***
마록타는 머리 복잡한 것은 딱 싫어한다.
탈출하라고 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야뇌슬이 탈출시키라고 했으니 탈출이 최우선이다.
그는 독고금의 허리를 부여잡았다.
“정말 무례하군요!”
“쉿!”
마록타가 바깥 동정에 귀를 기울이면서 말했다.
“자세한 건 모용아에게 말해. 한 마디만 더 하면…… 너 굉장히 예쁜데, 어쩔 수 없이 기절시켜야 돼. 너 같이 예쁜 여자는 때리기 싫으니까 조용히 해.”
“휴우!”
독고금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로 해서 들을 자가 아니다. 한 번 고집을 내세우면 기어이 관철시킬 고집불통이다.
탈출은 불가능하다.
모용아가 자신을 구출할 정도로 허술한 곳이라면 금족봉 살수들과 사천당문의 타랑조가 전멸하지도 않았을 게다.
그녀는 련주를 봤다.
련주를 호위하는 무인들도 봤다. 그들이 그들의 독문 무공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그녀가 본 그들은 무적이다.
중원 무림에 많은 사람을 알고 있지만,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그들이 전개하는 무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