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
인도네시아에는 젱롯(Jenglot)이라는 특별한 물건이 있다.
보통 한 뼘, 크면 30cm 정도의 작은 사람 형상을 하고 있는 그것은 현지의 무당과 주술사들이 가지고 있으며, 제사나 의식을 치를 때 이용된다.
주로 자바 섬에서 발견되지만 일부는 수마트라 섬에서도 나온다.
젱롯에 대해서는 수많은 전설과 신화들이 전해진다.
가장 흔하게 알려진 것은 사람이나 염소의 피를 먹여 키우고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젱롯이 발견된 적은 없다.
미이라처럼 바짝 마른 상태로 전해져 내려오는 대부분의 젱롯들은 검사 결과 새끼 원숭이의 뼈, 물고기 껍질, 동물의 털가죽 등으로 만든 가짜임이 판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젱롯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주술사들은 매일 그들의 이빨로 자기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나오게 한 후 입에 넣어주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미개해서가 아니다.
진짜로 초자연적인 신통력을 발휘하는 젱롯도 있기 때문이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섞인 진짜 젱롯.
그것들은 피를 먹는 꼬마 흡혈귀가 아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명상을 한 수도승들이 이 세상에 남기고 간 껍질로 알려져 있다.
보통의 사람은 수명이 다하면 영혼이 빠져나가고 육신을 세상에 남기지만, 높은 경지에 오른 수도승은 이른바 금선탈각이라고 말하는 경지에 달해서 몸이 빠져나가고 난 후에 쪼그라든 껍질 일부만 남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젱롯들은 소유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하지만 일단 소원성취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지 않은가?
그래서 신통하다고 알려진 젱롯은 거액에 거래가 되곤 한다.
이제까지의 거래 최고액은 130억원.
인도네시아의 경제규모로 볼 때 놀라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