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35
27채로 돌아온 기수는 영웅대접을 받았다.
함께 갔던 육대기가 실감나게 당시 상황을 잘 전달했고, 증거로 백리세가의 문양이 새겨진 검 10자루를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강대원도 몹시 기뻐했다. 그래서 기수를 위해 특별히 연회까지 열어주었다.
“하하하! 아주 통쾌하군. 그런데 6명은 왜 살려두었나?”
그의 물음에 기수가 대답했다.
“그건, 우리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회가 있는데도 일부러 안 죽인 게 더 두렵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심리전까지? 대단하군! 대단해!”
강대원이 정말 기분이 좋았다.
수로맹에서 백리세가 무사들을 죽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 통쾌하게 겁주면서 죽인 건 처음이었다.
밤 늦게까지 연회가 끝나고 배로 돌아온 기수는 선장실에 들어가 몸을 뉘었다.
오랜만에 술을 좀 마셨더니 몸이 노곤했다.
살짝 잠이 들었는데 뭐가 뜨끈뜨끈한 무게감이 느껴져서 잠이 깼다.
“어라? 너 뭐 하냐?”
기수를 깨운 것은 탁지연이었다. 그녀가 겨드랑이로 파고들어 안겨 있었다.
그동안 좁은 선실에서 함께 지내면서도 이렇게 달라붙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남녀가, 그것도 이미 한 번 한 사이이면서 아무 일 없이 그냥 잔다는 게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탁지연과는 그게 가능했다.
예전에 이미 한 방에서 따로 잔 경험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서로의 얼굴이 험악한 현상수배범이다 보니까 흥이 나지 않는 게 더 큰 이유였다.
기수는 딱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됐다.
그녀의 뒷모습, 힙 라인만 보지 않으면 흥분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밤중에 탁지연이 이불속으로 파고든 것은 참 의외였다.
“깨어나셨어요? 미안해요.”
“미안하긴 뭘….”
“기소협. 본래 얼굴 좀 보여주세요.”
그녀는 이미 본래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바짝 다가온 그 예쁜 얼굴을 보니까 기수의 몸 한 곳에 피가 갑자기 몰렸다.
‘얘가 왜 이러지? 안 하던 콧소리까지 내 가면서? 드디어 당운영과의 일을 잊고 날 용서해주는 건가?’
기수 입장에선 어쨌거나 대환영이었다.
기수가 본래 얼굴을 보이자 탁지연이 와락 달려들어 입을 맞추었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으음… 우움…..”
그녀의 키스는 엄청나게 열정적이었고 입술과 혀도 뜨거웠다.
기수는 슬그머니 그녀 가슴을 움켜쥐어 보았다.
“아아…. 아흥…..!”
탁지연은 저항하지 않았다. 탐스럽고 부드러운 감촉, 따듯하고 말랑말랑하면서도 탄력을 간직한 볼륨감이 손바닥에 가득 느껴졌다.
기수는 슬그머니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힙을 어루만졌다.
‘오우! 바로 이 라인이야.’
기수는 열기가 확!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손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옷 위지만 그곳의 열기가 전해져 왔다.
‘얘 완전히 턴-온 됐네… 이게 무슨 일이래?’
기수의 손이 그곳에 닿자 막지연은 몸을 빼기는 커녕 기수의 손에 대고 막 비볐다.
기수는 그녀의 갑작스런 변화가 당황스러웠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흥분시켰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바로 백리세가 무사들을 목 베면서 주변을 피 바다로 만든 일이었다.
‘혹시 피를 보고 흥분한 건가?’
첫 경험을 할 때 주변에 엄청 자극적인 광경이 펼쳐지긴 했었다.
약선문 문도들의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고여 있었던 것이다.
“할까? 벗을래?”
“예…”
탁지연은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벗어던졌다. 그리고 좁은 선실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몰라 헤매면서도 일단 돌아서 등을 보였다.
기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동굴에서의 기억 때문에 피가 그녀를 파블로프의 개처럼 다시 흥분시킨 것이다.
기수 입장에선 뭐 아무래도 좋았다.
급한 대로 하의를 무릎까지만 내리고 탁지연을 자기 위에 앉게 했다.
“아아…. 아아….”
탁지연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존슨 위에 앉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결합하는 동안 기수는 뒤에서 라인은 완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비록 선실 안이 어두웠지만 그녀의 흰 살결이 디테일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아! 이 장면은 정말 찍어두고 싶다.’
디카가 없는 게 한스러웠다. 탁지연의 힙 라인은 진짜 예술이었다.
특히 양 다리는 ‘M’자를 그리고 중심부가 자신의 존슨과 연결되어 있는 지금의 자세일 때 바로 최고의 뷰가 나오는 것 같았다.
“으으….”
기수의 입에서도 신음이 새어나왔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존슨을 뜨겁고 축축한 속살이 감싸는 그 느낌!
결합은 깊숙이 아주 밀도 있게 이루어졌다.
“아아… 기소협…. 아아….”
탁지연은 신음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반응하고 있었다.
존슨에 가해지는 리드미컬한 압박감이 일품이었다.
지난번엔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어색하고 머뭇거리는 게 있었는데, 이번엔 시작부터 착! 감겨서 꼬옥~ 조여왔다.
“와! 너 진짜….”
기수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속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꾸욱 누르고 있던 탁지연의 힙이 위로 올라갔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윤활액이 주르르 흐른다고 느껴질 정도로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기수는 양손으로 그녀의 늘씬한 허리를 잡고 양손 엄지로 비너스 딤플을 문지르면서 상하운동에 도움을 주었다.
마찰이 시작되자 탁지연의 교성이 점점 간드러졌다.
“아차! 밖에서 부하들이 다 듣겠다.”
기수의 말에 탁지연은 자기가 벗어던진 옷을 집어 들어 입을 막았다.
그리고 소리 걱정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허리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으으…..”
기수는 그녀의 움직임 때문에 배가 출렁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서 진동을 상쇄시키려고 했다.
그 움직임이 속살의 마찰을 더 강하게 해줘서 황당하게도,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분출이 이루어지고 말았다.
탁지연은 입을 막은 채로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뜨거운 액체가 몸 안에 가득 차는 팽만감이 그녀를 단숨에 절정으로 몰고 간 것이다.
기수는 자신의 토끼 인증에 부끄러웠지만 너무 오랜만에 하다 보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을 유감없이 만끽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움직임은 상당히 오랜 시간 이어졌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기수의 존슨은 다시 단단해졌고, 탁지연의 속살도 뜨끈뜨끈한 옹달샘 샘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그녀의 힙이 다시 상하운동을 재개했다.
기수는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게 많아서 약간 자세를 틀었다.
사운드가 진짜 질퍽하게 울려퍼졌다. 다른 자세로 바꿀까도 생각해봤지만 존슨에 가해지는 압박이 타이트하고, 시각적으로 아주 보기 좋아서 그냥 그대로 계속했다.
정말 만족스러워서 분위기 깨는 일은 하나도 하고 싶지 않았다.
분위기는 밖에서 깼다.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기수는 아쉬웠지만 부하들 눈치 때문에 오래 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딱 30분만 더 하고 나서 결합을 풀었다.
“아아…. 기소협…. 너무 너무 행복했어요.”
하의실종이 아닌 하의탈의한 미녀가 가슴에 안기며 속삭이는 말이 참으로 기분 좋았다. 기수는 손으로 그녀의 드러난 힙을 어루만졌다.
라인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보드라우면서 동시에 매끄러운 감촉도 진짜 좋았다.
‘지연이하고 다음에 또 하려면 누군가를 죽여서 피를 봐야 하는 건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었다.
남녀관계란 일단 길이 생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거침이 없기 마련이었다.
당운영 때문에 서먹해졌던 사이가 한 순간에 정상으로 돌아왔으니까 백리세가의 4명에게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선실 밖으로 나간 기수와 탁지연은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부하 선원들이 다들 시선을 피하면서 괜히 먼 산을 보거나 헛기침을 했다.
‘이놈들이 우리가 한 거 알아차렸구나.’
하긴 좁은 배 안에서 무슨 방음시설이 된 것도 아닌데, 한밤중에 그렇게 비벼댔으니 고수가 아니더라도 눈치를 채는 게 당연했다.
육대기는 선장과 부선장을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말했다.
“저희들은 괜찮습니다.”
“뭐가?”
“그러니까….. 그냥 괜찮습니다. 다 이해합니다.”
기수는 무안해서 더 따져 물을 수가 없었다.
육대기와 부하들은 이미 소문을 듣고 있었다. 새로 온 선장과 부선장이 서로 남색 짝궁이라서 채주님이 호의로 데려다 준 기녀들을 거절했다는 얘기였다.
설마 그렇게 험악하게 생긴 두 남자가 서로 짝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지만, 밤사이에 선실 벽을 타고 들려오던 웅웅거리는 신음과 말소리. 그리고 배에 전달된 진동들로 미루어봤을 때 소문은 사실이 분명했다.
육대기는 남자들끼리 그런다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장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실력만큼은 확실하니까 자기한테 함 하자고 요구하지 않는 이상은 그냥 모른 척 해주기로 했다. 그것은 다른 수적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외모로 따지자면 그들이 강달로 알고 있는 부선장보다는 다들 예쁜(?) 편이라서 은근히 긴장이 되기는 했다.
기수와 탁지연은 서로를 보고 씩 웃었다.
본래 자기 얼굴이 아니다 보니까 좀 뻔뻔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서로 어색하게 눈치를 보며 훈련을 위해 출항준비를 하는데, 연기가 보였다.
그것은 침입자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선장님! 적이 습격해 온 모양입니다.”
“백리세가인가?”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반응이 빠르군. 좋아! 본진에 합류한다.”
급히 배를 저어 가보니 과연 수십 척의 배들이 수로맹 배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반대편 배에 탄 자들은 눈에 익은 무복을 입고 있었다.
백리세가에서 복수를 하러 찾아온 것이었다.
수로맹과 백리세가의 싸움은 몹시 치열했다.
백리세가는 정통 무공을 익힌 문파이고, 수로맹은 수적들이라서 만약 땅위에서 1:1로 맞짱을 뜬다면 수로맹 쪽이 불리할 것이었다.
그러나 물 위에선 얘기가 달랐다.
배와 배가 맞닿아서 상대편 배로 건너갈 수 있기까지는 무공의 고하 차이는 의미가 없었다. 어느 쪽이 활을 잘 쏘고 배를 잘 다루느냐가 더 중요했다.
늘 물위에 떠있는 수로맹을 소탕하기 위해 백리세가에선 배를 사들이고 노 젓는 훈련도 했지만 아무래도 수적들보다는 서툴렀다.
그러다 보니 물 위에서의 싸움은 그들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흩어져 있던 배들이 모여들자 결국 백리세가 배들은 퇴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탁지연이 그 광경을 보고 비웃었다.
“멍청한 놈들! 불리한 걸 뻔히 알면서 왜 덤볐을까? 나 같았으면 관군에 뇌물을 먹여서라도 동원할 수 있는 배들을 총동원해서 퇴로를 막은 후 한꺼번에 공격했을 건데.”
전술적으로는 그녀의 판단이 옳았다.
기수가 말했다.”
“이성적인 판단을 못 내릴 만큼 화가 났던 거겠지.”
육대기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우리 쪽에서 적진으로 깊이 들어가서 놈들을 죽이고 돌아온 건 선장님이 처음이었거든요. 저놈들 아주 약이 올랐을 겁니다.”
“그래? 그렇다면….”
기수는 백리세가 배들이 모두 퇴각하고 전투가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 탁지연과 함께 채주 강대원을 찾아갔다.
“아우. 어서 오게!”
강대원은 기수와 탁지연을 반가이 맞았다.
“궁금한 게 있어서 왔습니다.”
“무엇이 말인가?”
“이번 전투에서 우리 형제들이 몇 명이나 죽었습니까?”
“부상자가 14명. 사망자는 3명이라고 보고 받았네.”
전투가 치열했던 것에 비하면 적은 수였다.
역시 물 위에서 싸우는 데는 수적들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었다.
강대원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그건 왜 알려고 하나? 혹시, 자네…”
“예. 놈들이 우리를 공격했으니까 2배로 갚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지금 놈들이 잔뜩 독이 올라 있을 텐데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그래도 해볼만한 시도 아니겠습니까? 제게 맡겨주십시오.”
“하하하! 아우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군. 이번에도 성공하고 돌아온다면 전공을 모두 기록해서 맹주님께 보고하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기수가 원하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두각을 나타내야 수로맹주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든 맹주를 만나기만 하면 수로맹과의 볼일은 끝이었다. 그때까지는 범장이라는 인물에 충실할 필요가 있었다.
기수와 탁지연이 나가자 강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거렸다.
그리고 첩지 서너 장을 꺼내서 움켜쥐고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거기엔 범장과 강달에 대한 조사 내용이 적혀 있었다.
부하를 보내어 알아본 일이 드디어 회신이 온 것이다.
원래는 그 내용을 대질심문해서 그들이 진짜 수배범인지, 아니면 관군이 몰래 투입한 첩자인지 알아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었다.
관군 끄나풀이라면 백리세가의 무사들을 죽이는 일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었다.
살인자가 되는 것이고, 더구나 그 대상이 백리세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범장이 하는 일은 지루한 대치상태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오늘의 전투만 해도 백리세가에서 무리를 하는 바람에 피해만 더 키운, 수로맹 입장에선 아주 바람직한 싸움이었다.
범장이 모험적인 도발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또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침투하겠다고 하니, 잘만 하면 범장 덕분에 자신이 큰 공적을 세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고마운 부하를 괜히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강대원은 첩지를 잘 접어서 넣어두었다.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은, 만에 하나 범장이 자기보다 더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대비하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