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38
기수는 그녀의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굉장해! 나한테 이런 기쁨을 준 건 너밖에 없어.”
“정말요?”
기수는 속으로 ‘어제부터 오늘 사이에.’라고 덧붙였다.
탁지연은 몹시 기뻐했다. 이럴 거라면 그동안 왜 거부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네가 최고야! 이제 한 가지 관문만 넘어선다면….”
“그게 뭐죠?”
“약간 물기가 많은 과정이 남아 있어.”
탁지연은 곧바로 알아차렸다. 그 과정 역시 당운영이 생생하게 보여준 바 있었다.
어찌 생각하면 끔찍하고 역겨운 일이었다.
그러나 당운영도 했는데 자기가 못 할 리 없었다. 탁지연은 용기를 냈다.
“좋아요! 해주세요.”
기수는 아직 충분히 자극이 누적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분출 없이 계속해서 참을 수도 있지만, 언제든지 참는 걸 그만두기만 하면 분출 단계에 즉시 도달할 수도 있었다.
탁지연이 용기를 내어 도전하겠다는데, 괜히 머뭇거렸다가 다음에는 기회가 영영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수는 일단 등불부터 켰다.
선실 안이 어두워도 그는 안력을 돋우어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벌어질 일에는 조명이 몹시 중요했다. 조리개 열고 셔터 스피드를 늦춰도 노출은 맞출 수 있지만 선명함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탁지연은 갑자기 밝아지자 당황했지만 자신을 내려다 보는 기수의 미소 짓는 표정이 훤이 보인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수의 단단하고 일부는 울퉁불퉁한 육봉이 자신의 타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광경이 흥분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기수는 그녀의 머리를 눌러 포지션을 제대로 잡도록 한 뒤 그녀의 머리 전후진이 시작되자 힙을 튕겨 리듬감을 주었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좀 당황스러울 수 있을 거야. 마음의 준비를 해.”
기수가 경고를 하자 탁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에 뭔가를 가득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이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입천장과 목을 뜨거운 게 탁! 때렸다.
“웁…..! 우웁!,,,,”
탁지연은 기수의 빨라진 움직임과 갑작스런 분출에 당황했다.
마음의 준비를 한답시고 했지만 실제 상황은 완전히 낯선 것이었다.
반면 기수는 최고의 쾌감을 맛보고 있었다.
욕지기가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눈물까지 그렁거리는 탁지연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분출을 한 기수는 일단 한 번 끊었다.
그녀를 배려해준 것이다.
속도도 늦추고 존슨 머리도 뒤쪽으로 빼서 잠시 여유를 가지게 했다.
탁지연은 눈물 맺힌 눈으로 기수를 올려다봤다.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기수가 말했다.
“삼켜. 아연, 칼슘, 비타민 B12가 있어서 몸에 좋아.”
탁지연은 기가 막혔다.
그러나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막판에 기수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도 좀 그랬다.
그리고 경쟁자를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당운영은 마치 꿀물이라도 되는 듯 맛있게 쪽쪽거리며 먹지 않았던가.
‘그래.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당운영은 눈 딱 감고 꿀꺽! 삼켰다.
뭔가 끈적거리는 게 남아서 잘 안 넘어가는 느낌도 있었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기수 얼굴 가득 퍼지는 미소를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기수가 말했다.
“남자는 여자한테 받아들여지고 싶어 해. 단지 몸과 몸이 결합되었다가 다시 분리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몸 안에 있던 무언가가 네 몸 안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방금 네가 한 행동은 정말 중요해. 그건 네가 나를 받아주었다는 의미야. 글자 그대로. 만약 뱉어버렸다면 거부당했다는 느낌이 들었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삼키건, 뱉건, 내게 육체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엄청나게 다른 거지. 고마워! 날 받아줘서….”
기수는 이제까지 수많은 미녀들과 이걸 했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자신의 느낌을 설명해준 적은 없었다. 그만큼 탁지연을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었다.
기수의 그런 마음이 전해지자 탁지연도 기뻤다.
그래서 예쁜 미소를 지었다.
순간, 기수의 머릿속에서 불꽃이 터졌다.
안 그래도 예쁜 그녀가 동그랗게 팽창된 입술 둘레로 비집고 나오는 흰 액체를 머금은 채로 눈웃음치는 모습은 정말 사람 애간장을 녹였다.
기수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힙을 전진시키며 2차 분출을 시작했다.
“웁! 우우,…… 웁!”
탁지연은 방심하고 있다가 기습에 당한 꼴이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미 한 번 경험을 한 덕분에 처음처럼 놀라지는 않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당운영이 어떻게 했었는지 생각났다.
탁지연은 정말 힘들지만 입술에 힘을 주어 꼬옥~ 조이면서 머리를 최대한 빠르게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수의 움직임에 맞춰서 들어올 때 세게 물면서 전진하고, 나갈 때는 입술로 감싸면서 흡입력을 최대로 올려 휘감아주었다.
엄청나게 질퍽한 사운드 이펙트가 선실을 가득 메웠다.
기수는 완전히 몰입했다.
“으아!…..죽인다! 으으……..으아!….”
탁지연은 자기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기수가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좋아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가 기뻐하자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다 사라지고 희열만 남았다.
기수는 탁지연이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와! 이렇게까지 잘 해낼 줄은 몰랐네. 짱이다! 진짜…’
그래서 그날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그녀가 더 이상 못 하겠다고 할 때까지 최고의 쾌락을 선사해주었다.
다음날 아침.
선실 밖으로 나가니 육대기를 비롯한 선원들이 퀭한 눈으로 아침 인사를 했다.
밤새도록 배가 흔들려서 다들 잠을 설친 것이다.
육대기는 선장을 존경했다. 그러나 불만도 있었다.
선장과 부선장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는 건 알지만 사랑도 좀 엔간히 해야지 무슨 날밤을 꼬박 새는지 정말 고역이었다.
그래서 제안을 하나 했다.
“선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아무래도 배에 익숙하지 못해서 밤새 뒤척이시는 것 같던데, 앞으로 잠만 따로 주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남쪽 강변에 저희들이 임시 창고로 쓰는 건물이 하나 있거든요.”
“나더러 창고에서 자라고?”
“아! 기분 나쁘셨다면 죄, 죄송합니다.”
“아냐. 아주 좋은 생각이야. 오늘밤부터 그렇게 하도록 하지.”
“저희는 배를 강변에 대서 언제라도 타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육대기와 부하들은 창고 구석을 치우고 침상과 침구까지 갔다 놨다.
기수와 탁지연은 창고를 둘러보았다.
강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인적 드문 곳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배에서는 탁지연의 귀엽게 간드러지는 신음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 불만이었다. 청각도 몹시 소중한 감각 중 하나인데 말이다.
기수가 육대기에게 물었다.
“야! 그런데 왜 침상이 하나뿐이냐?”
“아! 치, 침상이 두 개가 필요했던 거군요.”
“당연하지. 나와 부선장. 사람이 둘이잖아.”
“아, 알겠습니다. 즉시 하나 더 구해오겠습니다.”
그러자 탁지연이 말했다.
“아냐. 됐어. 내가 바닥에서 자면 돼.”
그리고 기수와 마주보며 씩 웃었다.
그날부터 기수와 탁지연은 훈련시간 외에는 그 창고에서 지냈다. 창고 한 구석에서 밥도 해먹으면서 늘 붙어 지내니까 마치 신혼부부가 된 것 같은 생활이 이어졌다.
탁지연은 기수가 자기 느낌은 솔직하게 말해준 이후로 한층 더 친밀해진 느낌을 받았다. 단지 육체관계만 가지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맺어진 기분이었다.
그것은 기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섹스의 쾌감보다 정신적인 일체감이 더 좋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제까지 많은 미녀들을 만났는데 왜 그녀들과는 이런 교감을 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될 정도였다.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깊이에서 차이가 많았다.
탁지연과의 신혼생활은 기대만큼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26채와 28채가 참여하는 합동훈련 일정이 잡힌 것이다.
수채 세 개가 모인 것은 백리세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때문이었다.
수로맹 총단에서는 청성파와 아미파가 백리세가에 원군을 보낸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 수채의 연합을 지시한 것이다.
기수는 본격적으로 싸움이 커진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막상 세 채의 채주들이 모였지만 자기는 낄 자리가 없었다.
회의에 참석도 못했다.
자신의 신분이 아직 일개 선장에 불과할 뿐 27채의 고위직 간부가 아니기는 했다.
하지만 그동안 해온 일들이 있는데, 회의 구경조차 못하는 건 기분이 나빴다.
‘강채주가 날 견제하는 건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가오는 큰 전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기본전략조차 모르니 답답했다.
채주는 그저 강을 오르내리면서 수전 훈련만 시키고 있었다.
땅에서 싸우면 청성, 아미까지 가세한 적에게 당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물 위에선 절대 질 리 없다는 생각으로 일단 수비부터 단단히 연습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전략적으로 바른 판단이었다.
공격이 강한 팀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시즌 챔피언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기수는 답답한 마음에 탁지연과 현재 상황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탁지연이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이미 역할 분담이 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무슨 역할?”
“전에 녹림72채와 삼황맹이 수로맹과 손잡았다고 하셨죠?”
“응. 강대원이 그렇게 말했지. 비밀이라면서…”
“그렇다면 수로맹은 물길만 막고, 녹림72채와 삼황맹의 병력이 백리세가를 기습하는 걸로 정해져 있을 가능성이 커요.”
“그럴 수도 있겠네.”
얘기를 듣고 보니 가능성이 큰 얘기였다.
탁지연의 말이 이어졌다.
“녹림72채와 삼황맹 입장에선 연맹을 공표하기 전에 뭔가 큰 전공을 세우고 싶을 테니까 기꺼이 응했을 거예요. 그들이 힘을 합치고 게다가 불의의 기습까지 한다면 백리세가는 당할 확률이 높아요. 잘 하면 도와주러 온 청성파와 아미파의 원군까지 한꺼번에 궤멸당할 거예요.”
“큰일인데!”
“맞아요! 우리가 아미와 청성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해요.”
기수는 그래서 큰일이라는 게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꼭 정파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백리세가가 그렇게 허망하게 멸문당하면 자기가 공을 세울 기회가 없어진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면 수로맹주도 못 만나는 것이다.
기수는 일단 탁지연을 칭찬부터 했다.
“역시 너하고 얘기를 해야 뭔가 개념이 잡힌단 말야. 전략적 판단력이 뛰어나.”
“고마워요! 호호…”
“자, 이제 입은 다시 원위치! 나 생각 좀 하는 동안.”
“알았어요, 후릅… 쪽, 쪽… 후릅….”
기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 머리를 들게 한 후 물었다.
“어떻게 해야 수로맹, 녹림72채, 삼황맹의 작전을 망가뜨릴 수 있지? 생각 좀 해봐. 그동안 나하고 교대 해.”
그러면서 탁지연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탁지연은 기수의 손을 밀어냈다.
“싫어요, 그거 안 할래요.”
“왜 그래? 가만있어 봐. 나 정말 잘 할 수 있어.”
“아뇨. 저 진짜 싫어요.”
탁지연은 그동안 몇 번 기수의 입을 허락한 적이 있었다.
기수는 자기가 당한 것에 대한 복수라면서 기교를 부렸는데, 탁지연은 이상하게도 그걸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기수의 물기 많은 제안은 좀 힘들고 어색하더라도 기수가 워낙 좋아하니까 정신적 연대감을 위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만 이건 아니었다.
기수는 탁지연을 달랬다.
“괜찮아. 냄새 조금 나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무공을 익히지 않은 보통 여자에 비하면 엄청나게 깨끗한 거니까 그냥 마음 편히 가지고 나한테 맡겨.”
“안 돼요! 우리 모든 걸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기로 했죠? 전 기소협이 입대는 게 지난번에 했던 그…. 뒷문에 한 것보다 싫어요.”
“헉! 그 정도야?”
기수는 탁지연이 괜히 튕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좋아하듯 여자들도 그곳에 대한 애무를 다 좋아할 줄 알았는데 탁지연의 반응을 보니까 정말 몸서리치게 싫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얼굴만큼이나 꽃잎의 모양과 색도 예쁜 편이었다. 사이즈도 작고, 삐져나온 부분도 콤팩트해서 기수로 하여금 은근히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싫다면 굳이 그녀를 괴롭히고 싶지는 않았다.
‘뭐, 네 손해지 뭐. 난 그거도 잘 하는데…’
솔직히, 맘먹고 제대로 하면 혀와 입술만으로도 보낼 자신이 있었다. 해주겠다면 하면 여자들이 줄을 설 텐데, 탁지연이 싫다니 어쩔 수 없었다.
탁지연이 실망한 기수의 주의를 돌리려고 잽싸게 말했다.
“백리세가에 이 사실을 알리는 게 급선무예요. 모르고 있다면 당할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알려야 하지? 편지를 써서 보낼까?”
탁지연이 양손으로 번갈아 기둥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런 건 속임수라고 치부할 거예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직접 가서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내가?”
“기소협 말고 누가 또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내공과 경공술이라면 지금의 대치상태 사이를 뚫고 오가는 것쯤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저들의 부하를 죽였어. 내 얼굴을 아는 놈들도 많을 거라고.”
“움! 우움… 우움움!… 움움움움….”
“아! 맞다. 역용술로 다른 얼굴을 만들면 되지.”
“움움! 움움움! 쭈웁~… 우우움…쭈우웁~”
“그래. 네 말이 맞아. 양일은 녹림72채에서 아는 사람이 있는 얼굴이고, 내 본래 얼굴은 삼황맹에 아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이번엔 전혀 다른 얼굴을 만들어야겠네. 그럼 양일 범장에 이어 세 번째가 되나? 이름을 뭐로 지으면 좋을까?”
“우움!”
“오! 그래. 양일, 양삼 써먹었으니까 홀수 수열에 따라 이번엔 양오다!”
기수는 탁지연의 조언에 대한 보답을 한참 동안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 새로운 얼굴 만드는 연습을 했다.
이번엔 양일보다는 나이가 많고 범장보다는 젊은 30대 초반쯤으로 잡고 양일보다는 카리스마가 있는, 약간은 눈매가 매서운 고수 스타일로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 기수는 육대기를 불러 말했다.
“고향 친구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하니까 나 없는 동안 부선장을 도와서 훈련에 열심히 참여해. 채주님이 당분간은 날 찾을 일이 없겠지만 만약 찾으면 병에 걸려서 약 구하러 갔다고 대충 둘러대.”
“알겠습니다! 걱정 말고 다녀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