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42
기수는 송란의 황당한 상상에 어느 정도 자기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양오의 얼굴은 약간 범죄형으로 볼 수 있었다.
강호인이라는 게 사실 말이 좋아서 영웅이지,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전부 다 범법자, 조폭 집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무림인들의 인상도 험악한 게 기본인 것이다.
나름 카리스마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얼굴이 범죄형으로 보이는 건 유감이었다.
기수는 자기에게 절대 음탕한 의도가 없으니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송란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가장 평화스럽고도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송란이 흠칫 놀랐다.
‘저 남자. 지금 날 덮치려나 봐! 어쩜 좋아! 저 음탕한 미소 좀 봐.’
기수는 염정구심술 쓴 걸 후회했다.
‘아! 씨발. 이건 진짜 저주의 술법이야.’
세상 일중엔 모르고 넘어가는 게 훨씬 좋을 때가 많은 것 같았다.
기수는 염정구심술 운용을 중단해버렸다. 더 이상 내공을 낭비하면서까지 송란의 생각을 알고 싶지 않았다. 침묵이 이어졌지만 차라리 그 편이 나았다.
기수는 밤하늘의 달을 쳐다봤다. 송란의 어수선한 마음속보다 훨씬 좋았다.
그렇게 10분쯤 지나자 송란이 말했다.
“우리. 장소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삼황맹에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훤히 트인 곳에 있기보다는 좀 가려진 곳에서 밖을 관찰하며 사저를 기다려요.”
“그럽시다.”
기수는 별 생각 없이 동의하고 장소를 옮겼다.
그런데 달빛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곳에 있다 보니까 송란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는 게 느껴졌다. 기수는 염정구심술 없이도 그녀 생각이 들리는 것 같았다.
‘계속 애태우지 말고 차라리 네쪽에서 나를 덮치렴. 후후…’
절대로 자기를 강간범으로 보는 그녀의 뜻대로 해주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잠시 후 송란이 말했다.
“양소협. 춥지 않으세요? 밤이 되서 그런가… 전 몹시 춥네요.”
기수는 그녀가 안쓰러웠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그녀는 이 기회에 한 번 당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한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속보이게 남자의 터치를 유도하는데 너무 매정하게 굴 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녀 옆으로 다가가 앉아 어깨에 팔을 둘러주었다.
“아! 이, 이러시면 안 돼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기수는 곧장 팔을 원위치로 되돌렸다. 싫으면 관두면 그만이다.
그러자 5분도 안 되어서 송란이 다시 말했다.
“양소협. 추워요.”
기수는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끌어당겨 안았다. 송란은 가만히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않고 숨소리만 쌔근거렸는데, 춥기는 커녕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 있는 게 손바닥을 통해 전해져 왔다.
기수는 그녀의 살 냄새를 맡으며 느긋하게 감촉을 만끽했다.
‘무공을 익힌 여인답게 근육이 탄력 있네. 그러면서도 탁지연에 비하면 훨씬 풍만해.’
그때 갑자기 탁지연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기수는 당황스러웠다.
‘내가 왜 죄책감을 느끼지? 지연이하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이제까지 수많은 미녀들 사이를 옮겨 다녔지만 이런 느낌이 든 적은 없었다.
휘발성 메모리를 신의 축복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탁지연이라는 존재가 등장해서 모든 것을 망쳐버리려 하고 있었다.
‘안 돼! 한 여자에 묶여 살기엔 난 할 일이 너무 많단 말야!’
기수는 널리 미녀들을 기쁘게 하는 홍익미녀의 사명을 완수해야 했다.
‘지연이 생각이 나는 것은 그녀와 단둘이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야. 이 고리를 지금 끊어버리지 않으면 앞으로 더 단단해질지도 몰라.’
기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송란과 자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만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소저. 손이 참 곱군요.”
“아이… 검술을 익혀서 여기저기 굳은살이….”
그녀는 잡힌 손을 빼지 않았다.
“아까 소저의 무공을 보고 감탄했소. 일단 보법이 안정되니까 초식들이 정묘하고 법도가 있다고 느껴졌소…. 다리 단련을 많이 한 모양이오.”
그러면서 그녀의 무릎에 손을 얹고 슬그머니 무릎 안쪽의 민감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눌러주었다.
송란은 거친 숨을 토했지만 자극이 너무 강했는지 기수의 손을 밀어냈다.
“이, 이러지 마세요.”
기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엔 말로 그녀를 공략했다.
“내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의 운세를 봐주었지만, 무림인의 삶이라는 게 참 허망하기 짝이 없었소. 오늘은 천하를 오시하는 영웅이지만 칼 한 번 맞으면 곧장 싸늘한 주검으로 변하니 말이오. 사람의 일생이란 게 얼마나 허망한지….”
그러니까 언제 죽어서 썩어 없어질지 모르는 몸, 너무 비싸게 굴지 말라는 뜻이었다.
송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기수의 얘기에 동감한 것이다.
기수가 다시 그녀 무릎에 손을 얹자 이번엔 거부하지 않았다.
때론 터치보다 말이 더 효과가 있는 법이었다.
어깨에 얹었던 손은 허리로 내려가고, 무릎을 더듬던 손은 허벅지로 파고들자 송란은 대놓고 거친 호흡을 쏟아냈다.
“아아! 양소협. 이, 이러시면 안 돼요. 아아…하지 마세요….”
그러나 말만 그럴 뿐 저항이나 거부의 몸짓은 전혀 없었다.
기수는 이 정도면 오케이라고 생각했다.
“이봐, 란. 오늘밤의 일은 세상에 오로지 우리 둘만 아는 일로 하자고. 어때?”
“우리 둘만요?”
“그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예전처럼 행동하고, 단둘이 있을 때는…”
기수의 무릎을 더듬던 손이 갑자기 그녀 가슴을 움켜쥐었다.
“허억….! 양소협….”
송란은 뜨거운 숨을 토하며 몸을 비틀었다.
기수는 손바닥 가득 차오는 볼륨감에 만족하면서 그녀 목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도포와 상의, 속옷을 차례차례 풀어 젖혀서 마침내 하얀 속살을 드러나게 했다.
송란은 당황하여 기수를 제지하려 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기수의 제안이 그녀의 마지막 빗장을 풀어버린 것이다.
그녀는 명문 아미파의 제자. 하지만 상대는 사문도 모르는 떠돌이 점쟁이.
하룻밤 사랑을 불태울 수는 있지만 드러내놓고 연애하기에는 좀 불편한 상대였다.
그래서 동침 이후에 달라붙어서 귀찮게 하면 어쩌나 하고 은근히 걱정하던 참인데 남자가 먼저 비밀리에 사귀자고 하니 더 바랄 게 없었다.
기수는 송란의 드러난 상체와 가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토했다.
“와우! 훌륭한걸.”
탁지연보다 키도 좀 크고 살집도 풍부한 송란. 가슴에선 그 차이가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약간 원추형인데다가 볼륨이 거의 2배 가까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허리가 잘록해서 그 볼륨이 더욱 강조되어 보였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안고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송란은 숨넘어가는 교성을 토하기 시작했다. 기수는 입술과 혀로 민감한 부분을 애무하면서 그녀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송란은 엉덩이를 살짝 들어 적극 협조했다.
기수는 그녀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곡선에도 감탄했다.
탁지연은 전체적으로 슬림하고 탄력 있는 라인인데 반해 송란은 체중이 적어도 10kg 이상은 더 나갈 것 같은 풍만함이 가슴과 힙, 허벅지에 분포되어 있었다.
하지만 비만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무공을 연마했기 때문인지 군살이 전혀 없어서 육감적이고 풍만한 느낌만 강조되어 보였다.
송란이 손으로 몸을 가리며 물었다.
“아이…. 뭘 그렇게 보세요?”
“응? 으응… 옷 입었을 때는 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 이제 보니까 란의 몸매가 정말 엄청나게 예쁘네.”
“아이… 놀리지 마세요.”
“정말이야.”
기수는 자신의 옷을 벗어던졌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늘게 새어 들어오는 달빛 아래 기수의 탄탄한 근육들이 드러나자 송란의 호흡이 가빠졌다.
기수는 바닥에 두텁게 쌓인 나뭇잎들 위로 옷을 깔고 그 위에 송란을 뉘었다.
그리고 그녀의 무릎을 활짝 연 후 곧바로 자세를 잡고 결합을 시도했다.
“아아! 양소협…. 아파요…! 아아…”
송란이 아미를 찌푸리며 신음을 토했다.
단번에, 그리고 갑작스럽게 결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수는 그녀의 뜨거운 속살이 남자의 몸을 처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결합을 한 것은 자꾸 따라붙는 탁지연의 얼굴을 떨쳐버리고 싶어서였다.
다른 여인의 뜨거운 동굴 깊이 존슨을 묻고 나니까 드디어 휘발성 메모리가 정상 작동하면서 탁지연에 대한 정보들을 전부 날려버렸다.
기수는 오로지 송란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아! 천천히… 살살… 아아!”
기수는 그녀의 힙과 허벅지의 살이 단순이 관능적인 시각 효과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아래쪽에서 물침대의 탄력처럼 자신의 리듬을 살려준다는 사실을 느꼈다.
‘바닥의 낙엽 때문이야? 아니면 란이의 힙 탄력이야?’
이 정도 바운스면 정상 포지션도 꽤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란의 귀여운 얼굴과 탐스런 가슴도 내려다보기에 좋아서 그녀는 정상 포지션에 아주 잘 어울리는 파트너라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송란의 몸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아아! 양소협…. 아아….”
그녀는 오래지 않아 통증보다 쾌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고,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적극적인 허리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뜨겁고, 깊고, 부드럽지만 타이트함은 약간 떨어지는 그녀의 속살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서 기수의 사이즈를 너끈히 받아주었다.
기수는 자신의 본능을 되찾게 해준 송란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정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첫 경험에서 절정에 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녀의 풍만한 몸을 꼭 안아주기도 하고 애무도 골고루 해줘 가면서 충분한 시간동안 공을 들여서 함께 등정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와 함께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무정선자와 서검평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저! 돌아오셨군요!”
송란이 반갑게 소리치며 뛰어나가자 무정선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송란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양이었다.
기수는 평소 무표정하던 무정선자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검평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그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벙글, 잠시도 웃음을 그치지 못했다.
기수는 딱! 감을 잡았다.
‘요것들이! 비르잔하고 싸우러 간 줄 알았는데….어디서 뭐 하다 온 거지?’
자기와 송란이 밤새 한 것과 똑같은 일을 했을 거라는데 돈을 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무정선자의 옷에 나뭇잎은 붙어 있지 않았지만 머리는 풀었다 새로 묶은 흔적이 보였다. 송란이 새벽에 똑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기수는 확신을 얻기 위해 소검평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그도 씩~ 미소로 화답했다. 그것은 승자의 미소였다.
그토록 자신감 부족하던 남자와 쌀쌀맞고 무표정하던 여자가 이렇게 쉽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했다.
‘아미파 여제자들은 원래 다 헤픈 건가?’
송란이야 처음부터 눈웃음도 잦고 남자한테 스스럼없이 말도 잘 걸고 했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무정선자마저 그럴 줄은 몰랐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비르잔이라는 강적을 상대로 목숨 걸고 싸우다가 서로 호흡도 맞추고, 눈도 맞추고, 마음도 맞추고, 입도 맞추고, 배꼽도 맞추고… 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강적과 싸우면서 공격과 방어의 협격진을 맞추는 것은 데이트 100번에 해당하는 일체감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수는 두 사람에게 예의상 물어보았다.
“삼황맹은 어떻게 됐습니까?”
“갑자기 기수라는 영웅이 나타나서 놈들을 모두 쫓아버렸습니다. 우리가 저 쪽 봉우리까지 따라갔지만 전부 다 능선을 넘어 도망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송란이 물었다.
“소도장님은 기수를 보셨나요?”
“아닙니다. 삼황맹 놈들이 마신 기수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러대서 알았습니다.”
기수는 자신의 존재가 그렇게까지 두려웠나 싶어서 속으로 웃었다.
‘삼황맹의 위협은 이걸로 끝난 걸까?’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병력과 함께 올 것 같았다.
“돌아가서 백리세가 가주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보고합시다.”
4명의 남녀는 서로를 약간 견제하며 산을 내려갔다.
그러면서도 자기 파트너끼리는 은근슬쩍 터치를 하며 눈웃음을 주고받았다.
기수는 더블데이트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30분쯤 산을 내려가는데 아래쪽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먼저 내려간 제자들이 위급함을 알리자 백리운이 남은 제자들을 총동원하여 도와주러 오는 것이었다.
백리운이 소검평에게 물었다.
“삼황맹 놈들은 어떻게 하고 내려오십니까?”
“그들은 모두 산을 넘어 달아났습니다.”
소검평이 경과를 얘기해주자 백리운은 탄성을 토했다.
“아! 그 기수라는 분을 우리 세가로 초빙할 수 없을까요?”
자신의 가문을 향한 위협 중 삼분지 일을 혼자서 쫓아버렸다니, 지금 그에겐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수는 씩 웃었다. 찾는 사람이 바로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백리운은 삼황맹 병력의 대대적인 출몰 이후 더욱 불안감을 느꼈다.
그래서 장원으로 돌아가자마자 문파의 크고 작음이나 친한 정도를 따지지 않고 근처의 모든 무림방파에 원군을 청하는 서찰을 써서 보냈다.
청성과 아미는 딱 하루 쉬고는 다시 병력을 편성하여 수색을 하겠다고 나섰다.
백리운은 자기네 문파 일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나서주는 청성과 아미에 정말로 고마워했다. 그러나 기수는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다.
소검평과 무정선자가 백리세가 안에서는 만날 기회가 없으니까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게 분명했다. 기수도 빵빵한 송란을 품 안에 가득 안으려면 밖에서만 기회가 있기 때문에 역시 따라나섰다.
하루 종일 산을 뒤졌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밤이 오자 소검평과 무정선자가 주변을 경계할 불침번 순서를 정했다.
기수는 딱 보고 둘이 사전에 시간을 맞췄음을 눈치챘다.
볼수록 재미있는 커플이었다.
기수는 어느 문파 소속도 아니기 때문에 불침번을 설 이유는 없었다.
송란이 언제 일어날지만 기억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되자 기수는 슬그머니 일어나 송란을 따라갔다.
볼륨감 넘치는 그녀의 몸은 뒤에서 안아도 느낌이 좋았다.
“아아! 양소협… 제 뒤에 닿은 이 딱딱한 게 뭐죠?”
“글쎄. 그게 뭘까?”
기수는 그녀의 근무시간을 최대한 이용해서 그게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다음날도 소검평과 무정선자는 장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산속에서 노숙을 했다. 제자들은 밤이슬 맞으면서 자는 게 불편했지만 4명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