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56
기수는 탁지연을 꼬옥 안고 존슨을 깊숙이 전진시키며 말했다.
“이게 바로 밀착감이야. 이 세상에서 너의 밀착감이 제일 좋아. 최고야!”
물론 지금 만나는 여자 중에서 그렇다는 거지만…
탁지연은 집요했다.
“당가의 계집애는 뭐가 좋았다는 거죠?”
뭐 그런 것까지 꼬치꼬치 캐묻나 싶었지만 솔직해지기로 했으니까.
“그녀는 입구에 막이 남아서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스치는 느낌이 좀 색달랐던 것뿐이야. 너처럼 이렇게 전체가…으음…”
“이렇게요?”
“그래…. 바로 그거야. 그걸 케겔운동이라고 하는 건데 말이지… 유후! 어쨌든 이 느낌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어.”
사실 탁지연과 맨날 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케겔인가 뭔가, 어쨌든 저도 그걸 해야 좋아요.”
“당연하지. 조일수록 마찰력도 강해지니까 나만 좋은 게 아니라 너도 훨씬 좋을 거야. 서로 서로 좋은 거니까 앞으로도 계속 연마해.”
월영검법이나 파천강기 연마보다 그걸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말이죠?”
탁지연은 자신이 그동안 연마한 근육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너도 좋지?”
“정말 좋아요. 특히 기소협이 들어올 때 맞춰서 하면 아아~!”
그녀가 예쁜 이마를 찡그리며 간드러지는 교성을 토했다.
기수는 몹시 만족하여 흐뭇한 표정으로 웃었다.
‘조금만 더 운동하면 광혼랑 수준까지 올라가겠는걸.’
광혼랑은 이제까지 만났던 여인 중에서 후천적 괄약근 강화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탁지연은 선천적 조건까지 좋으니 기대가 많이 됐다.
그때, 탁지연이 눈을 빤히 뜨고 물었다.
“지금 딴 여자 생각하는 중이죠?”
기수는 뜨끔했다. 얘는 도대체 무슨 눈치가 이렇게 빠른 거냐?
탁지연이 심문하는 형사처럼 다그쳤다.
“말해보세요! 딴 여자 생각한 거 맞죠? 누구에요?”
기수는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글쎄… 여자가 하도 많아서 딱히 누구랄 것도 없어.”
“흥! 미워요.”
기수는 자기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하는 탁지연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여자는 이런 맛도 좀 있어야지 후후…’
기수는 하체를 쑤욱 밀어 넣으면서 그녀를 꼭 안고 귀에 속삭여주었다.
“난 오로지 네 생각밖에 안 해.”
“아아! 기소협….”
아래쪽에서 옴찔, 옴찔 반응이 왔다.
그렇게 다시 폭풍이 몰아치고, 한 판이 끝난 뒤 탁지연이 말했다.
“기소협 무공 중에 멀리서 지풍 날리는 것 있지 않나요?”
“응. 잔백지라는 거야.”
“거기에 강기를 실어서 날릴 수도 있나요?”
“그건 안 돼. 진기 운용이 완전히 달라서 섞일 수가 없어.”
“하지만 사람 몸에서 발출된다는 점에선 같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진기의 이동 경로가 근본부터 달라.”
“그럼 어쩔 수 없는 거네요.”
기수도 몹시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정말 안 되는 걸까?’
탁지연의 말마따나 몸에서 발출된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었다.
기수는 그때부터 파천강기와 잔백지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무공을 창안할 능력은 없지만 두 무공의 특징을 응용해서 융합시키는 거라면 불가능한 일 같지 않았다.
그렇게 꼬박 3일 동안 노력한 결과.
마침내 기수는 파천강기를 잔백지에 실어 날리는데 성공했다.
잔백지는 장거리 공격이 가능하지만 파괴력이 떨어져서 주로 혈도를 짚는 용도에만 사용했는데, 거기에 파천강기를 싣자 10m 밖 창고 담에 주먹만한 구멍이 뻥! 뚫리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탁지연이 몹시 기뻐했다.
“성공이에요! 축하해요. 기소협.”
“모두 네 덕분이야. 후후…”
기수도 기뻤다. 그동안 내공에 있어서는 부족함을 못 느꼈지만 무공의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좀 단순한 편이었는데, 무기고에 한 가지 필살기를 집어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백지보다 더 날카롭고, 파괴적인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였다.
비교하자면, 잔백지가 9mm 권총탄이면 파천강기는 12.7mm 대물저격소총탄.
관통력과 유효사거리가 딱 그 정도쯤 차이나는 것 같았다.
그걸 적으로부터 받았다는 게 아이러니이기는 했다.
‘역용술 배우기 진짜 잘했어.’
탁지연이 배시시 웃으면서 몸을 살살 꼬았다.
“제 덕분이면… 저 오늘 상 받나요?”
“후후…..당연히 상 줘야지.”
기수는 그날부터 짧게 튀오나오는 파천강기와 잔백지에 실어서 멀리 날려 보내는 파천강기를 따로 연마했다. 장거리 파천강기의 내력 소모가 심하긴 했지만 공격범위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집중적으로 연공했다.
‘좋아! 이제 군사 남매가 3m짜리 파천강기를 만들어도 상관없다. 난 10m 밖에서 쏠 수 있으니까. 후후후….’
기수는 배로 가서 수로맹주에게 편지를 썼다.
백리세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그들을 치는 수밖에 없다. 공격 전략에 대해 의논하고 싶으니 군사를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오기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확인한 후에 장거리 파천강기로 팍! 팍! 헤드샷 두 방을 날려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쌍권총처럼 양손으로 동시에 쏘는 연습을 따로 했다.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기수는 오랜만에 부하들과 훈련을 함께 했다.
이제 수로맹을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좀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훈련이 끝날 즈음에는 그들이 걱정되었다.
‘내가 떠난 뒤에 27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수적도 엄연한 직업이었다.
자기는 떠나버리면 끝이지만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계속 먹고 살아야 했다.
애당초 중원 무림을 정의사회로 만들겠다거나 하는 의지는 없는 기수였다. 그저 자기와 인연 있었던 사람들은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마음이었다.
‘육대기가 채주가 되면 좋을 텐데…’
여러모로 자질이 충분한 사내였다.
하지만 무공이 딸리는 게 가장 결정적인 결격사유였다.
“야! 대기야. 너 이리 와 봐.”
“예! 채주님.”
“내 앞에서 지금까지 배운 무공 전부 다 펼쳐봐.”
“예! 채주님.”
육대기는 칼을 들고 있는 힘껏 휘두르며 솜씨자랑을 했고, 기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 제가 뭘 잘못했나요?”
“아냐. 못 배운 게 죄는 아니지. 지금부터 너한테 특별히 도법을 전수해줄 테니까 열심히 배워. 알았지?”
“감사합니다!”
기수는 그에게 도룡문의 탈백도 48초식을 가르쳐주었다. 마교의 무공답게 투자한 시간에 비해 효과가 좋은 초식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중 상당부분을 기수가 변형시킨 상태라 좀 더 배우기 쉬울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육대기는 열심히 익혔다.
그러나 기수의 기대만큼 빠르게 실력이 늘진 않았다.
그 이전에 거두었던 제자(?) 탁지연이 월영검법을 너무 빨리 배운 것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원래 머리가 좋은데다가, 무공에 기초도 있고, 복수라는 목표도 있으니까 그럴 만도 했다.
육대기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먹통은 아니라서 이틀만에 48초식을 모두 외웠고, 세째날부터는 세부동작 교정에 들어갈 수 있었다.
육대기 가르치는 재미에 빠진 사이 시간은 훌쩍 지났고 답장이 왔다.
백리세가와의 싸움은 제갈세가의 지휘에 따르라는 내용이었다.
“장난하나!”
기수는 곧바로 다시 편지를 썼다.
제갈세가는 실패한 지휘관인데 왜 다시 믿어야 하나. 우리 수로맹의 체면이 있지, 왜 남의 명령을 듣나. 그러지 말고 군사를 보내 달라! 는 내용이었다.
편지가 전서구를 통해 오가는 데는 시간이 한참 걸렸다.
기수는 그동안 파천강기를 익히고, 육대기 가르치는데 재미를 붙였다.
그런데 육대기의 탈백도는 오래지 않아 한계를 맞았다.
“이렇게 해 봐! 이렇게.”
“예! 이렇게요.”
“아! 그게 아니라니까.”
기수는 육대기가 열심히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게 답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곧 알게되었다.
육대기는 내공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탈백도 같은 도법은 힘만으로도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를 수 있지만 기수가 원하는 건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대기야. 너 운기조식 할 줄 아냐?”
“예! 채주님. 어릴 적에 무관에서 배웠습니다.”
“지금 단전에 진기 모이는 게 느껴져?”
“그럼요.”
“모은 진기가 고작 그거냐?”
육대기를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헤헤…. 죄송합니다.”
하긴 수적질 해먹으면서 무슨 내공까지 연마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기수는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단기간에 내공을 키워줄 수 있지?’
어디서 영약 파는 게 있으면 당장 사다 먹이고 싶었다.
그러다가 다른 방법이 생각났다.
“대기야. 난 너를 고수로 만들어주고 싶다.”
“감사합니다! 채주님. 평소 엄청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네 단계는 내공이 부족해. 그것도 아주 많이.”
“알고있습니다. 헤헤헤…”
“그래서 격체전력으로 너에게 내공을 전수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예? 그, 그게 저, 정말이십니까?”
“그래.”
육대기는 연달아 절을 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무림인에게 있어 내공을 연마하는 것은 엄청난 끈기와 노력, 그리고 영약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격체전력은 그런 과정 없이 고수의 내공을 거저먹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문제는 누가 자기 내공을 소모하면서까지 그런 일을 해주느냐 하는 것이었다. 고수가 될수록 적도 강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내공에 더 집착하는 게 보통이었다.
육대기는 기수가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자. 선실로 들어가자.”
“예! 채주님.”
따라 들어가던 육대기는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만 있어봐. 격체전력을 하려면 내 몸에 손을 대야 하는 거 아닌가?’
순간, 그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
채주가 드디어 자신의 순결한 몸에 마수를 뻗치는 것이었다. 처음에 도법을 가르쳐줄 때부터 천라지망이 펼쳐져서 이젠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태.
‘도법 가르쳐줄게, 어? 내공이 부족하네? 격체전력으로 전달해줄게. 자, 등을 좀 보자. 가만히 있어…’
순서가 훤히 그려지면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선실 안에서 검을 연마하던 탁지연이 기수에게 물었다.
“여긴 왜 들어오셨어요?”
“응. 대기와 할 일이 있으니까 좀 나가 있어.”
“예. 채주님.”
탁지연, 육대기가 볼 때 강달은 육대기를 한 차례 째려본 후 나갔다.
육대기는 그가 자신을 질투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이해가 됐다.
‘부채주님도 이런 식으로 당하셨지요? 흑…흑….’
솔직히 생긴 걸로 따지면 강달보다는 자기가 피부도 좀 더 뽀얗고 얼굴도 잘 생긴 편이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채주가 자기를 좋아하면 어쩌나 걱정하던 터였다.
‘지금이라도 안 된다고 하고 뛰쳐나갈까?’
그러나 평소 채주의 무시무시한 무공을 생각하면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기가 거절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존심이 상하면 한 주먹에 때려죽일 가능성도 있었다.
‘아아….! 살기 위해 몸을 더럽혀야 한단 말인가…’
기수는 육대기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 쪽에 정좌하고 앉아. 결가부좌 할 줄 알지?”
“예. 물론입니다.”
“어라? 너 지금 우냐?”
“아, 아닙니다!”
“하하! 뭐 그렇게까지 감격할 건 없어. 내가 가진 것 중 극히 일부만 전수해줄 거니까 나한테 큰 피해는 없을 거야.”
육대기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감격해서 우는 거 아닙니다! 채주님은 왜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시나요? 제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죠. 흑…흑… 그리고 가진 것 그냥 가지고 계세요. 저한테 주지 마세요. 흑…흑… ’
목욕 안 했다고 한 소리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기수가 등 뒤에 앉아서 말했다.
“자! 정신 집중하고 잡념 버려.”
“그,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당연하지. 얼마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일인데.”
“그러시겠죠.”
“어라? 너 갑자기 좀 이상해진 거 같다?”
“아, 아닙니다. 빨리 끝내주십시오.”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냐. 충분히 들어가야지.”
“으으….”
육대기는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는 순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자! 시작해볼까?”
기수는 내공을 집중하고 장심을 육대기의 명문혈에 댔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온몸을 뒤틀며 일어섰다.
등에 손이 닿자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다.
“으윽! 채주님….”
“왜 그래? 갑자기….”
기수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 아닙니다. 이번엔 참아보겠습니다.”
육대기는 손등으로 다시 눈물을 훔친 후 결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기수는 이상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장심을 명문혈에 댔다.
육대기의 몸이 긴장으로 경직되고 경련하는 게 느껴졌다.
“긴장하지 마. 그럼 잘 안 들어갈 수 있어.”
“예. 아, 알겠습니다. 참아보겠습니다.”
육대기는 눈을 꼭 감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