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7
장헌의 얼굴은 흥분으로 뻘겋게 상기되고 아랫도리는 빳빳하게 일어서 있었다.
그런 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가가자 경홍부인은 몸을 비틀어 그를 피하려 했다.
그러나 수갑과 족쇄의 끝이 침상의 네 귀퉁이 묶여 있어서 도망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농익은 육신을 비트는 동작이 장헌을 흥분시켰다.
그의 손이 젖가슴을 움켜쥐자 경홍부인은 소리 질렀다.
“아아! 헌아.. 이러면 안 된다.”
“닥쳐! 썅년아.”
장헌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욕설과 함께 한 대 얻어맞은 부인은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게 되었다.
자신은 사모 자격을 잃었기에 앞으로 어떠한 존중도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가만히 있어!”
장헌이 그녀 양쪽 무릎을 잡아 다리를 활짝 벌렸다.
“아아…”
경홍부인은 몸을 떨었지만 또 맞을까봐 감히 다리를 오므리지 못했다.
장헌은 욕정에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녀의 신비지처를 훑어본 후 남근을 갖다 대고 힘차게 눌렀다.
“아악…아파… 살살… 살살 좀 해 줘.”
흥분된 상태가 아니다 보니 윤활액이 모자랐던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이 씨발년아.”
장헌은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에게 경홍부인은 사랑스럽게 다뤄야 할 연인이 아니었다.
사형을 유혹하고 사부를 죽인 요부였다.
몸을 범하고, 욕을 하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기수는 슬그머니 방에서 나왔다.
자신의 음욕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란 건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래쪽에서 자꾸 신호가 왔다.
그동안 모은 AV 콜렉션 중 몇몇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밖으로 나와 밤바람을 쐬자 겨우 마음이 진정되었다.
기수는 혼자서 천천히 북두단으로 올라갔다.
칠성반 주위에 약 솥은 걸려있지만 불을 땐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사부가 죽고 난 이후 방치된 듯 했다.
기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없이 맑은 밤하늘에 카시오페이아와 북두칠성 그리고 북극성이 보였다.
이곳이 북두단이라고 명명된 이유였다.
‘사부님. 보고 계십니까? 부탁하신 일을 완수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을 돌이켜보면 사부와 특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은 좋았다.
‘편히 잠드십시오.’
그의 명복을 빌고 있는데 뒤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돌아보니 장헌이었다. 1번 타자로 끝내고 나온 모양이었다.
“여기 있었구나.”
“예. 장사형.”
장헌은 기수와 나란히 서서 함께 북쪽 하늘을 보다가 물었다.
“이제 어떨 셈이냐?”
“글쎄요. 전 떠날 생각입니다.”
“안 된다. 네가 우리 상춘관의 새 문주가 되어야 한다.”
“하하! 무슨 당치도 않은 말씀을….”
“아니다. 네 무공이라면 우리 문파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장헌의 표정과 목소리는 진지했다.
기수는 그가 평생 처음으로 보는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한 명만 있어도 강호의 문파들이 겁을 먹고 상춘관을 존중해주기 마련이었다. 일약 명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수는 중원의 서쪽 구석인 한중땅, 그중에서도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는 싫었다.
“대사형이 죽었으니 그 다음 서열인 장사형이 차기 문주를 맡는 게 당연합니다. 저는 제게 무공을 가르쳐 준 분과의 약속 때문에 곧 떠나야 합니다.”
대충 둘러댔는데 장헌은 그 말을 믿었다.
“네게 무공을 가르쳐 준 사람이 누구냐?”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저도 아직 모릅니다.”
“그런데 너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깊은 내공을 지니게 되었느냐?”
“도망칠 때 사부님이 주신 단약을 먹었습니다.”
“아! 그랬구나…”
장헌이 탄성을 토했다.
“사부님의 단약은 분명히 효능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남기신 비법에 따라 계속 약을 만들고 더 연구를 한다면 우리 상춘관의 약이 천하에 이름을 떨치게 될 것입니다.”
“그래. 그리 되어야지.”
장헌은 강한 의욕을 느꼈다.
돈이 되는 고약과 금창약, 내복약에 집중하지 않고 무슨 비전의 단약을 만든다고 애쓰는 사부를 볼 때마다 의구심을 가졌는데, 그 결과가 이렇게 기수를 통해 증명되었으니 자기가 계승해서 노력하고 연구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좋다. 내가 문주 자리에 앉도록 하겠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한밤중에 어딜 간단 말이냐. 푹 쉬고 내일 해가 뜬 뒤에 떠나도록 해라.”
“안 됩니다. 한 시가 급합니다.”
일단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상 머뭇거리고 싶지 않았다.
장헌이 말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라.”
그러더니 산길을 내려갔다가 한참 만에 돌아왔다.
그는 봇짐을 하나 들고 있었다.
거기엔 건량과 갈아입을 옷 한 벌, 약간의 돈, 그리고 기수가 쓰던 검이 묶여 있었다.
“고맙습니다. 사형.”
자기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짐을 둘러맨 기수는 사형에게 포권을 한 후 북두단 아래 절벽으로 뛰어내렸다.
“기수야!”
장헌은 그가 설마 그쪽으로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손을 뻗었다. 그러나 기수는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왔다.
“걱정 마십시오. 장사형. 나중에 또 봅시다!”
장헌은 기수에게 아무 일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놀라운 경신술에 감탄했다.
뛰어내린 기수는 골짜기의 어둠 속에서도 안력을 돋우어 나뭇가지와 바위들을 훤히 보고 그것들을 밟으며 자유자재로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바닥에 내려서게 되었다.
‘됐다! 도착했어!’
그는 즉시 동굴을 찾았다.
그러나 동굴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씨발.’
지난번처럼 북두단에서 뛰어내렸는데 왜 동굴이 보이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변을 샅샅이 뒤지던 기수는 한참 만에야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번엔 대사형을 피하려고 측면으로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한 상태였다.
그리고 죽을 거라는 생각에 눈을 감고 몸이 어느 나무에 부딪히건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북두단에서 똑바로 떨어졌고, 눈으로 훤히 보면서 장애물을 피했던 것이다.
착지 지점이 10여 미터에서 많으면 50미터 정도 어긋났을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길을 못 찾는다면 태무신궁의 폐관수련장을 지키는 기문진은 기수의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고 정교한 게 분명했다.
‘에라 씨발…. 안 찾는다!’
기수는 주저앉아서 봇짐에 든 건량을 꺼내 씹었다.
지난번에 하필이면 조현에게 발견된 것이 천운이었다면 이렇게 찾지 못하는 것도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경홍부인의 침실엔 제자가 두 명만 남았다.
모두 다 한 번 혹은 두 번, 많으면 서너 차례 볼일을 본 후 떠났고, 입문 순서가 가장 늦은 막내 도사 동초와 설패 두 명만 남겨진 것이다.
경홍부인은 눈이 풀려 있었다.
처음엔 저항도 하고 반항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손찌검과 욕설뿐이라 결국 나중엔 완전히 수동적이 되어서 하는 대로 내버려두게 되었다.
그녀는 동초와 설패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동초가 동갑내기인 설패에게 말했다.
“난 여자가 처음이야.”
“나도.”
“내 동정을 남들처럼 평범하게 깨고 싶지 않아.”
“그럼 어쩔 건데?”
“입문하기 전에 동네 형들한테 들은 얘긴데, 여자한테는 구멍이 3개 있다고 했어. 난 남들과 다른 구멍에 동정을 깨고 싶어.”
“와! 사나이다. 난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괜찮아. 이제라도 하면 됐지 뭐.”
“너 어떻게 할 거야?”
“뒷문을 이용해볼 생각이야.”
“그럼 나는 입에다 해야지. 함께 할까?”
“좋지.”
둘은 동시에 침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동초가 먼저 경홍부인의 다리를 들어 올린 후 가슴에 밀착시켜서 아래쪽이 훤히 드러나 보이도록 했다.
“으음….”
경홍부인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다가 동초의 다음 행동에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뭐, 뭐하는 거냐!”
동초는 사형들이 했던 것처럼 그녀에게 욕을 퍼부었다.
“내가 뭘 하건 니가 무슨 상관이야. 이 개년아!”
설패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맞아. 이런 개만도 못한 년. 잡소리 못하도록 입을 막아주마.”
그리고는 그녀의 입을 벌리고 자신의 물건을 집어넣었다.
경홍부인은 둘에게 동시에, 그것도 일반적이지 않은 두 구멍을 공략 당했다.
그녀는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다행히 동초와 설패는 첫 경험이다 보니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교대를 했다.
경홍부인은 이번에도 꼼짝없이 비일상적인 두 구멍을 동시에 당했다.
동초의 물건이 어디 있다가 나왔는지 알기 때문에 입으로 머금기 싫었지만 그녀의 거부엔 무자비한 응징이 따랐다.
“이 년이 오늘 당장 죽고 싶나. 어서 입 못 벌려?”
목이 졸린 경홍부인은 결국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첫번째 날일 뿐이었다.
그녀는 상춘관 모든 제자들의 공동소유가 되어서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밤꽃냄새에 쩔게 되었다.
그리고 횟수가 거듭되면서 차츰 거기에 적응해갔다.
관자추의 돌아오는 제삿날에 목이 잘릴 거라고는 해도, 일단은 그날까지는 매일 수십 명의 젊고 단단한 제자들과 질리도록 즐길 수 있으니 소원 중 하나는 푼 셈이었다.
태무신궁 폐관수련 동굴 찾기를 포기한 기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근처를 뒤지다가 진짜로 포기하고 숲을 빠져나와 관도에 들어섰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장안에 가서 옥수나찰이나 만나볼 생각이었다.
그녀의 메론만한 가슴을 생각하면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산 아래 작은 고을을 발견하고 그리 들어간 기수는 일단 객잔을 찾아서 제대로 된 음식부터 시켰다.
삶은 돼지고기, 튀긴 오리고기, 국수와 술 한 병.
혼자 먹기엔 좀 많은 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얼마든지 들어갔다.
전부 다 먹고 술까지 한 병 비우고 나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었다.
내공이 증진된 이후 달라진 점은 안 먹고 사나흘 버티는 게 별로 어렵지 않듯이 한 끼에 사오인분의 식사를 하는 것도 가능했다.
기수는 음식 값을 계산하면서 장안으로 가는 길을 확인했다.
장헌이 준 돈이 한 끼 식사로 푹 줄어들었지만 걱정은 전혀 되지 않았다.
그동안 동굴을 찾아 헤매면서 숲에서 밤을 지내고 굶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먹고 자는 걱정이 없어지니까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와 주인이 가르쳐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 기수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그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보았다.
그들이 모인 것은 사람을 모집하는 표국의 광고 때문이었다.
장안까지 가는데 동행할 표사를 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래! 바로 저거야.’
대파산에서 장안까지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속버스나 기차표를 사고 앉아 있기만 하면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주는 그런 시스템은 이곳에 없었다.
생전 처음 가보는 길을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서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표행이라면 길은 그들이 알아서 찾아갈 것이고, 거기에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기수는 즉시 표국을 찾아 들어갔다.
자오표국이란 현판이 높게 걸린 건물엔 기수처럼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벌써 많이 몰려와 있었다.
기수는 잘 몰랐던 일이지만, 본래 무공을 지닌 사람이 객지에서 돈이 떨어지면 표국의 표행에 끼어 노자를 버는 일이 종종 있곤 했다.
무림인들이 무공으로 먹고 사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런데 자오표국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은 투덜거리며 돌아갔다.
돈을 많이 주는 대신 몹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마당에 통나무 2개를 3미터 정도의 간격으로 세워놓고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건너 뛰는 게 바로 그 시험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무공을 익힌 사람이라면 3미터 정도를 제자리 뛰기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두 개의 통나무 모두 쓰러트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몹시 정교한 힘 조절을 요구하는 시험이었다.
기수가 지켜보는 동안 단 한 명도 성공하는 사람이 없었다.
시험이 간단하니까 차례는 금방 돌아왔다.
기수는 표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통나무 위에 올라섰다.
‘실력을 전부 다 보일 필요는 없겠지?’
기수는 자신의 능력을 필요 최소한만 드러냈다.
그가 점프한 후 첫 통나무는 뒤뚱거렸지만 결국 넘어지지 않고 버텼고, 내려선 쪽은 양팔을 선풍기처럼 돌리다가 겨우 균형을 잡고 섰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정말로 통과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기수는 그들을 향해 한 번 씩 웃어준 후 표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총표두님!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총표두는 눈썹과 수염과 빳빳하게 일어서 있는 40대 사내로 상체가 잘 발달되어 있고, 특히 근육질 팔뚝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가 기수에게 물었다.
“자네 이름이 무언가?”
“기수라고 합니다.”
“무공은 어디서 배웠지?”
“상춘관입니다.”
총표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상춘관은 약이나 만들어 팔 뿐, 무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문파였던 것이다.
“일단 은 1냥을 주고, 장안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4냥을 더 주겠네. 어떤가?”
“좋습니다.”
장헌이 봇짐에 넣어준 돈이 동전 500문. 그러니까 은 반 냥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표국은 일도 시작하기 전에 1냥이나 준다니 돈이 넘쳐나거나 아니면 일이 아주 위험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었다.
기수는 양쪽 경우 모두 상관없었다.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헤쳐 나갈 자신이 있었다.
길 안내를 해주고 돈까지 주는 자오표국이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