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89
음양대법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기수는 시작 전에 설매에게 요령을 반복해서 설명해준 후 대법에 들어갔다.
처음엔 잘 안 됐지만 일단 첫 통로가 트이자 그 다음엔 일사천리였다.
설매는 섹스의 쾌락과 연공의 열매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음양대법에 대만족했고, 결과를 궁금해 하는 다른 사매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 다음날. 추매도 연공에 성공했다.
기수가 일부러 하루에 한 명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대법을 핑계 삼아 자기 연공시간을 좀 길게 가져가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연공의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음양대법은 내공이 약한 쪽에 유리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매들의 내공이 자기에 필적한 수준까지 급격하게 상승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손해 보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기수는 사매들이 다소곳한 지금이 좋았다.
자기를 겁탈하던 옛날의 그 암사자 모습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자기에게 아양도 떨고, 애교도 부리는 지금 상태를 이어가려면 사매들의 내공을 증진시켜주되 너무 강하게 만들면 안 되는 것이다.
사흘째 동매, 나흘째 춘매가 대법에 성공하자 기수의 관심은 풍매에게 쏠렸다.
그동안 풍매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매력을 느낀 게 사실이었다.
이미 4명이 있었지만, 여자는 100인 100색, 1000인 1000색 아닌가.
풍매는 약간 앞짱구 동그란 얼굴에 턱은 뾰족해서 묘하게 귀여운 인상을 가진 미녀였다. 키는 크지 않지만 몸의 비율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과연 그녀가 음양대법을 받아들일지 엄청 기대가 되었다.
풍매는 당연하다는 듯 기수의 거처로 찾아왔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옷을 벗었다.
그녀는 실전배치는 된 적이 없지만 기초 교육과정은 이수한 상태라 내공 증진을 위해서라면 잠자리쯤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했다.
하지만 손끝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기수는 그녀가 너무 쉽게 훌훌 벗으니까 오히려 당황했다.
누가 같은 사자매 아니랄까봐 수동적으로 남자의 손길에 자신을 맡기는 건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었다.
“뭘 그렇게 봐?”
“아, 아냐…. 너 가슴이 의외로….”
동그라면서도 빵빵했다. 그동안 밖에서 계속 견적을 재보긴 했지만 역시 벗겨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 여자였다.
기수는 일단 그녀를 이불 속으로 들어오게 했다.
당당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기수는 일단 따듯한 포옹과 입맞춤으로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런데 손에 닿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풍매 너. 피부가 어쩌면 이렇게 매끄럽고 곱냐?”
“다른 사매들한테도 똑같이 하는 말이지?”
“아냐. 네 피부는 정말….와…. 무슨 기름을 바른 것 같아.”
기수는 손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그 감촉을 만끽했다.
풍매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고 기수 역시 흥분을 이기기 어려웠다. 그동안 무공 연마를 하며 함께 지낸 시간이 길어서인지, 뜸들인 만큼 밥도 잘 익은 느낌이었다.
“자, 이렇게 누워봐. 그리고 다리는 이렇게…”
기수는 따듯하고 매끌매끌한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 자세를 잡은 후 천천히, 조금씩 들어갔다.
풍매의 몸이 바르르 경련했다.
“아야!…. 아파….”
“긴장 풀어.”
기수는 눈을 감고 1cm씩 매 순간을 음미했다.
사실, 노련하고 테크닉 뛰어난 상대와의 섹스가 훨씬 즐겁긴 하지만, 가끔씩 경험하게 되는 이 느낌도 정말 좋았다.
그것은 마치 스테이크를 먹다가 야채샐러드로 입을 헹구는 맛이라고나 할까. 초밥의 와사비가 콧등을 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특히 Pop! 하는 순간은 각별했다.
풍매의 고통에 찬 신음 때문에 기수는 더욱 천천히 움직여주었다.
‘아! 풍매의 속살 느낌은 이렇구나. 정말 좋다~’
피부 감촉이 워낙 매끄러우니까 알몸으로 그녀 몸 위로 올라가 맨살끼리 비비는 것만도 행복한데, 아래쪽 마찰 감촉은 더 좋았다.
기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녀의 첫 경험을 리드해주었다.
그녀가 비록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실력을 드러낼 기회는 없었다.
처음으로 기수의 사이즈를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설매나 마찬가지로 몹시 고통스러워해서 그날 밤은 대법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두 번째 라운드를 돌때는 처음과 달랐다.
기수는 일단 부드럽게 시작했다.
5일만이라 그런지 그녀의 몸은 전과 다르게 반응했다.
“조금 더 빨리 해도 될까?”
풍매는 살짝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수는 점점 속도를 올려 가열찬 마무리로 그녀에게 절정을 맛보여주었다.
“꺄아아악…..!”
풍매는 비명을 지르며 전신을 비틀어대다가 한참 만에야 축 늘어졌다.
“아아! 굉장해…헉, 헉….. 왜 이제서야 한 걸까? 헉, 헉….”
“하핫!… 후회 돼?”
“응…. 추매가 같이 하자고 권할 때 그냥 할 걸 그랬어.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후후… 너 내일부터 점심 먹고 이리 와.”
“왜? 내일은 설매의 날이잖아?”
“넌 합류가 늦었으니까 특별 과외를 받아야 돼. 이게 단지 정사를 치른다고만 해서 대법을 시행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효과가 올라가거든.”
“아! 그러면 사저들 따라가려면 열심히 해야겠네.”
“그래. 열심히 하자!”
그래서 다음날부터 풍매는 낮에 따로 과외교습을 받았다.
그러나 특별히 가르칠 건 없었다.
그녀는 이론적으로는 다 알고 있었고, 그걸 실습해보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3라운드가 돌아갈 땐 그녀도 음양대법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수는 5명의 사매들과 매일 대법을 펼치면서 새 연공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북궁심법이 짱이었다.
처음엔 일반 연공법보다 3배 강한 집중력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더니, 종류가 다른 내공을 세탁해서 하나로 믹싱하는 효용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음양대법을 실시하는데 있어서도 놀라운 트릭이 가능했다.
시작은 사매들이 너무 강해지지 않도록 제한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기수는 내공을 상단전과 중단전으로 나누어 이동시켰다.
음양대법은 시전자의 단전과 상대의 단전이 아래쪽 결합을 통해 서로 내공을 순환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단전과 상단전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단전에 꼭 필요한 만큼의 내공만 남겨놓고 음양대법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기수는 그 남겨 놓는 양을 얼마만큼 설정하느냐에 따라 사매들 각각의 내공 증진 양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는 사매보다 낮게 설정해서 자신의 내공 증진이 상대의 내공증진보다 더 많도록 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5명 중 내공이 가장 고강한 춘매는 다른 사매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자기 내공을 낮게 해서 대법을 펼쳤다.
물론, 그렇게 해도 춘매 입장에선 손해가 아니었다.
5명의 내공 증진 스케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더불어 자기도 음양대법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받을 수도 있게 되었으니 북궁심법은 참으로 위대하다 아니할 수 없었다.
정작 그 창안자인 북궁천은 익히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였다.
천하에 오로지 한 사람.
기수만 익히고 있는 심법이었다.
한 달도 안 되어 기수는 역용술이나 염정구심술의 옛날 실력을 되찾게 되었고, ‘부우욱~!’ 발칸포를 복구했을 뿐만 아니라 연속 발사 후 내공 회복도 빠른 시간에 가능하게 되었다.
내공이 아직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실력은 회복되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예전의 진기 운용법과 초식 운용법에 뭔가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2차 대전 때 전투기로 비교하자면, 독일의 BF-109는 작고 콤팩트한 기체에 1455마력의 엔진을 얹어 시속 640km의 최고속도와 1,000km의 항속거리를 가졌다.
그러나 미국의 P-51은 비슷한 1475마력의 엔진을 썼는데 최고속도는 시속 703km에 항속거리는 2,755km라는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엔진의 힘보다 기체의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는 증거였다.
지금의 기수는 옛날에 비해 내공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메서슈미트가 머스탱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추가로 엔진 출력이 강해지면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수뿐만 아니라 사매들의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백문조가 창안하고 기수를 통해 북궁천이 보안한 무공. 거기에 나날이 성장하는 내공까지 받쳐주니 자신의 성장에 스스로가 놀랄 정도였다.
기수는 그녀들과 옷을 입고도 함께 놀았다.
실전 연습 삼아 대련을 했는데, 그는 하매에게 주기로 했던 무공을 썼다.
기수는 3명까지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4명에겐 안 되었다.
그리고 그들 5명이 함께 펼치는 매화오궁진 포위되어서는 자신의 본래 무공을 써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어서 졌다고 인정해!”
“그리고 우리들한테 다섯 시진 동안 네 몸을 내 놔.”
기수는 이를 악물었다.
“그런 조건이라면 절대로 질 수 없닷!”
그리고 파천강기를 섞은 분광권과 선풍비를 이용해서 진심으로 작정하고 겨뤄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섯 사매는 다 잡은 몸을 놓쳐서 몹시 분하게 여겼다.
기수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이제 강호에 나가면 적수가 없겠다.”
춘매가 웃으며 말했다.
“호호!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자 설매가 그녀 발등을 꽉 밟고 나서 말했다.
“아냐. 강호에 고수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좀 더 연공을 해야 돼.”
춘매도 즉시 자기 잘못을 깨닫고 말했다.
“맞아.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은 게 아니라잖아. 서둘러 나가서 위험에 처하느니보다 좀 더 확실하게 실력을 쌓는 게 필요해.”
기수는 그녀들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씩 웃었다.
“완성을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데는 나도 동감이야. 하지만 진유룡에게 마냥 시간을 줄 수는 없어. 그러니 앞으로 딱 한 달만 채우자.”
모두들 좋다고 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기수가 다시 말했다.
“그런데 강호에 나가려면 뭔가 그럴 듯한 이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름?”
“우리는 하나의 목적으로 뭉쳤으니까 독수리 오형제라거나 뭐 그런 식의 이름이 있는 게 좋지 않겠어? 무공에도 이름이 필요할 것 같고.”
“왜 오형제야? 우린 여섯 명이고 대부분 여자잖아?”
“아! 나는 빼 줘. 너희 5명만 멋진 이름 만들고 난 삼총사의 달타냥처럼 플러스 원 할래. 그게 더 멋있거든.”
사매들은 달타냥이니, 플러스니 하는 단어를 몰랐지만 문맥은 대충 알아들었다.
“난 아주 무서운 이름이었으면 좋겠어.”
“맞아! 복수를 위해 지옥에서 돌아온 무서운 다섯 명의 여자!”
자기네들끼리 한참 얘기를 하더니 결론이 나왔다.
“양칠. 결정했어!”
“뭔데?”
“혈매궁! 우리는 혈매궁이라고 할 거야.”
“그게 뭐야? 좀 이상하지 않나?”
“아냐. 피의 복수를 할 거니까 혈자를 넣은 거고, 사부님이 남겨주신 합격진 이름이 매화진이니까 매자를 넣은 거고, 우리는 5명뿐만 아니라 너도 중요한 구성원이잖아. 그러니까 숫자 쓰지 않고 그냥 뭉뚱그려서 궁이라고 하기로 했어. 뭔가 신비감이 있잖아.”
듣고 보니 그럴 듯 해서 기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무공이름은?”
“혈매공이지 뭐. 호호호!….”
그러자 동매가 자기 의견을 내놨다.
“아냐. 무공이름은 사부님의 성을 넣어서 백가신공으로 하자.”
“그게 좋겠다! 결정!”
간단해서 좋았다.
설매가 기수에게 말했다.
“그런데, 양칠 오빠. 앞으로 한 달이라니까 하는 말인데…. 우리 꼭 하루에 한 명만 해야 돼? 그럼 30일 이래봤자 6번 밖에 대법 연공을 못 하는 거잖아.”
“맞아, 맞아! 매일 연공하는 방법이 없을까?”
5명이 동시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쳐다봤다.
“으으….. 이것들…… 좋아! 딱 한 달 만이다.”
“야호!”
그로부터 기수와 사매들의 연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엔 시간을 나누어서 했는데 추매와 동매가 옆에서 구경만 하겠다며 시간을 합쳐 버렸다.
기수 입장에선 다다익선이라 나쁠 게 없었지만 문제는 대법이 제대로 시행되느냐 하는 점이었다.
실제로 해보니까 두 당사자의 몰입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내공 순환은 구경꾼과 별개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오히려 몰입도가 너무 강해서 그 순간 습격을 당하면 위험할 것 같았다.
셋이 어울리는 것을 알아차린 풍매가 슬그머니 찾아왔다.
그녀는 1대1이 아닌 상황을 몹시 궁금하게 여기던 참이었다.
“나도 구경만 할게. 구경만.”
물론 그녀는 적응기간이 좀 필요했다.
하지만 일단 맛을 들이고 나니까 그 강한 자극에 폭 빠져들고 말았다.
추매와 동매의 노련한 리드가 한 몫 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녀들도 풍매의 피부 감촉을 아주 좋아했다.
그렇게 넷이 뭉치자 나머지 두 명이 뛰어드는 건 시간문제였다.
결국 7일째 부터는 6명이 한 방에 모이는 방식으로 바뀌고 말았다.
맏형인 설매가 교통정리를 담당했고, 한 명이 대법을 펼치는 동안 나머지 4명은 구경하는, 구경을 하면서 간혹 서로 딴짓을 하기도 하는 상황이 매일 반복되었다.
기수도 처음엔 연공을 위해 그녀들과의 시간을 줄이려고 했었지만, 북궁심법의 활용법을 개발한 이후에는 그녀들과 보내는 시간이 곧 연공시간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 달은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기수는 지난 한 달을 돌이켜보며 뿌듯한 성취감을 느꼈다.
‘아! 정말 보람 찬 한 달이었다!’
대련으로 그동안의 성취를 시험해 보았는데 사매들 모두 만족할만한 성취를 거둔 게 확인되었다.
“고마워. 양칠. 이게 다 너의 헌신 덕분이야!”
“오늘은 우리가 보답하게 해 줘!”
마지막 날은 대법 없이 6명이 어울렸는데, 보답이라고는 했지만 결국 가장 많은 칼로리를 소비한 것 기수였다.
그렇게 종강 파티를 마친 6명은 마을로 내려가 옷을 새로 사 입고 죽립과 피풍까지 똑같이 맞춰 입은 후 북경으로 출발했다.
바야흐로 복수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