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22
살인 이후의 섹스는 열정적이었다.
피를 본다는 것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격한다는 것이 종족보존 본능을 자극하는 게 분명했다.
무림의 여인들이 개방적인 원인 중 하나일 것이었다.
원 없이 즐긴 기수와 설화는 해질녘이 되어서야 은신처로 돌아갔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비비가 걱정이라기보다는 질투감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제갈세가 놈들과 싸움이 벌어져서…”
“정말요? 다치지 않았어요?”
기수는 공손설에게 제갈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그는 가주가 몹시 아끼는 아들이예요. 그가 죽었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투입 병력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요.”
그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제갈세가 내에서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원수를 갚겠다고 악착같이 덤벼들 가능성이 컸다.
설화가 죽이는 걸 막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더불어 자기 이름을 괜히 말해줬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수가 잠시 생각한 후 물었다.
“그런데 저들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물러가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당신을 잡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양가의 사이가 틀어졌다면 이왕 놓친 며느리 한 명보다는 다른 쪽에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을 것 같았다.
“실은, 내가 보고 들은 게 있어요.”
“그게 뭡니까?”
“저들이 새외 세력과 손잡으려 하고 있어요.”
“새외 세력이라면?…”
“신강, 청해. 서장의 방파들로 이루어진 삼황맹이예요.”
“삼황맹이라…”
기수는 지금의 처지야 어떻건 뼛속까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중원 땅에 이민족이 쳐들어오거나 말거나 별 관심이 없었다.
사실은 그걸 넘어서 중국이란 나라가 잘게 잘게 쪼개지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왠지 미래엔 중국이 미국보다 더 나쁜 깡패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다른 시대와 다른 공간에서의 일이었다.
기수는 일단 공손설에게 점수를 잃지 않으려고 격분하는 척 했다.
“오랑캐의 앞잡이가 되어 천하를 난세로 몰고 가려 하다니… 이런 못 된…”
“그래서 저들이 저를 잡아 입을 막으려고 하는 거예요. 삼황맹은 예전에도 중원진출을 시도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무림맹의 힘에 눌려서 뜻을 이루지 못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중원 최고의 모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제갈세가를 포섭한 거예요.”
기수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그렇다면 소문을 퍼뜨립시다.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되면 당신을 잡겠다고 이렇게 기를 쓰지도 않을 것 아닙니까?”
“아녀자의 증언을 근거로 퍼진 소문이 얼마나 힘이 있겠어요.”
“힘이 없다면 저들이 쫓아올 이유도 없는 건 아닌가요?”
“하지만 내 아버지에게는 힘이 있죠. 무림맹을 움직일 힘이.”
“아!…. 그렇군요.”
장안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기수는 이곳에 계속 있으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적의 수가 더 많아지기 전에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특히 자식 잃은 부모의 한 맺힌 복수 같은 것은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제갈세가와 원수지간이 된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강호행을 하다 보면 어느 한 쪽을 돕는 순단 그 반대쪽과는 원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편을 잘 선택하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는 건 근본적으로 불가능했다.
제갈세가가 적이라면 혼자서 감당하기 보다는 그들을 하루라도 빨리 무림공적으로 만드는 게 유리할 것이었다.
빨리 장안에 도착해서 공손설의 아버지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기수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여기 계속 숨어 지내는 것은 결국 차선책에 불과합니다. 최선의 길을 찾아봅시다.”
공손설이 물었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요?”
“간단합니다. 한 방향을 정해서 뚫고 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가 적은데…..”
“시간이 지나면 적의 수가 더 많아질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걱정 마십시오. 적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내가 다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진법에만 걸려들지 않으면 됩니다.”
“진법이라면 제가 조금 알아요.”
“그렇다면 당장 갑시다! 지체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수가 재촉하자 두 시녀는 주인의 눈치를 봤다.
공손설은 망설였지만 열매나 먹으면서 하루 온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불안감에 떠는 지금보다 차라리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싸우는 편이 낫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좋아요! 가요!”
네 사람은 즉시 은신처를 빠져나왔다.
기수는 밤하늘의 별을 보고 북극성을 찾았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로 동서남북을 판별한 후 동쪽을 향해 무조건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세도 낮춰가면서 신중하게 이동했지만 30분 정도를 가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들 긴장이 살짝 풀렸다.
비비가 말했다.
“이 정도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공손설이 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직 다 나온 게 아냐. 긴장 풀지 마.”
공손설의 걱정이 들어맞았다.
기수는 기감을 바짝 가동하여 전방에 사람이나 진법으로 인한 기의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고 방향을 잡았다.
그 덕분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 순간, 좌우에서 요란한 방울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무릎 높이에 가는 실이 쳐져 있는 것을 실수로 건드린 것이다.
“씨팔! 좆 됐다.”
자기도 모르게 옛날에 쓰던 욕이 튀어 나왔다.
사람과 진법에 집중하느라 밤의 어둠속에 숨겨진 검은색 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였다.
이런 곳에 그런 장치를 해놨을 거라고 어떻게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방울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고수들의 기가 몰려오는 게 느껴졌다.
기수는 세 여인에게 외쳤다.
“뛰어! 뒤는 내게 맡기고.”
세 여인은 기수의 무공이 자기네 세 명을 합친 것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기에 망설이지 않고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제갈세가의 추격은 오래지 않아 당도했다.
기수 혼자 도망치는 거였다면 이미 사라지고 없었겠지만 밤중에 길도 없는 산 속에서 여자 셋과 함께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저기 있다! ”
“놓치지 마라!”
기수는 검을 뽑아들고 월영검법의 기수식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왼손가락엔 진기를 모아 잔백지를 시전했다.
“아악…!”
“크으윽…!”
달려오던 제갈세가 무사들이 연달아 쓰러졌다.
웬만하면 겁을 먹고 물러섬직도 하건만 그들의 돌진은 멈추지 않았다.
눈앞에 목표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기수는 검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래! 어디 덤벼봐라!”
기수의 무공은 놀라웠다.
단지 자신을 향해 덤비는 적을 쓰러트릴 뿐만 아니라 자기 뒤로는 한 명도 넘어가지 못하도록 지풍으로 제압했다.
달아나다가 걱정이 되어서 고개를 뒤로 돌린 공손설은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보았다.
‘고수다! 그것도 굉장한….’
그녀 자신이 상당 수준까지 무공을 익혔기 때문에 기수의 실력을 더 정확하게 잘 알 수 있었다.
공손설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기수는 자기 남편에 비해 훨씬 젊고 잘 생긴데다, 뛰어난 무공으로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저토록 애까지 쓰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사나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씨. 어서요!”
비비의 손짓에 공손설은 급히 걸음을 옮겼다.
낯이었다면 볼이 빨개진 걸 들켰을 텐데, 밤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제갈세가 무사들은 한 사람에 막혀 전진하지 못하고 사상자만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 난감해했다.
“네놈은 누구냐!”
“아직도 소식을 듣지 못했느냐? 제갈륜을 죽인 게 바로 나다.”
“기수?”
기수는 씩 웃었다.
이것이 무명(武名)을 가지게 되는 시작이라고 생각하니까 살짝 흥분도 되었다.
또한, 중원 무림 전체의 적이 될 자들과 싸우면서 세상에 알려진다면 편도 잘 고른 것 같았다.
기수는 공손설 일행과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파상적으로 몰려오는 제갈세가의 추격을 모두 물리쳤다.
10명이 오면 10명을, 20명이 오면 20명을 쓰러트리다 보니 제갈세가 쪽에서도 차츰 추가되는 병력이 줄어들더니 마침내 끊기고 말았다.
역시 적이 인원을 충원하기 전에 빨리 결단하고 빠져나온 게 잘 한 일 같았다.
합류한 기수와 세 여인은 새벽녘에 관도를 만나게 되었고 경공술을 시전하여 장안을 향해 달려갔다.
날이 완전히 밝자 네 사람은 객잔에 투숙했다.
장안이 멀지 않았지만 제갈세가의 눈길이 어디까지 퍼져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조심하면서 쉬어가기로 한 것이다.
네 사람은 뜨거운 물로 목욕부터 하고 눈에 덜 띄도록 새 옷을 사 입었다.
그리고 문을 닫아걸고 제대로 된 음식을 시켜먹었다.
꼼짝 없이 갇혀 있다가 탈출한 터라 모두들 기뻐했다.
공손설이 축배를 들면서 말했다.
“이렇게 무사히 빠져나온 것은 모두 공자님 덕분이예요. 감사해요!”
두 시녀도 기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기수는 기분 좋게 술잔을 비웠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다가 공손설과 눈이 마주쳤다.
‘헉! 저것은…. 혹시….’
그녀의 눈가에 깃든 미소가 예사롭지 않았다.
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분명 촉촉히 젖은 상태로 자신을 똑바로 주시하는 눈빛이었다.
기수는 긴가민가 했지만 속단하지 않기로 했다.
비비가 그런 시선으로 자기를 봤다면 100프로지만 우아함과 기품이 넘치는 그녀, 희고 긴 목, 우수에 찬 표정을 간직한 공손설이라면 자기 판단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괜히 혼자만의 착각으로 창피 당하는 일은 피라고 싶었다.
술자리는 상당히 길게 이어졌다.
그동안 산속에서 지내며 굶주렸기 때문에 돼지고기, 양고기, 오리고기 가릴 것 없이 마구 집어먹었고 술도 계속 들이켰다.
기수는 내공 향상이 식사량뿐만 아니라 주량에도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래 주량은 소주 한 병인데, 여기선 그보다 훨씬 독한 술들을 맥주처럼 마셔도 별로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수와는 달리 세 여인은 갑자기 많이 마신 술 때문에 다들 취기가 올랐다.
기수는 점소이를 불러 상을 치우도록 하고 나서 말했다.
“이따 해가 지면 출발할 거니까 이 정도에서 끝내고 잠시 눈 좀 붙입시다.”
“그렇게 해요.”
공손설의 취한 모습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볼이 발그레해지고 눈빛이 살짝 풀리자 이제까지와는 다른 도발적인 농염함이 은근히 드러나서 기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아! 씨발. 이 여자 남편은 정말 좋았겠다.’
기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녀들의 방을 나와 옆에 잡아 둔 자신의 방으로 가서 침상에 누웠다.
한동안 공손설의 긴 목과 살짝 드러난 쇄골, 오똑한 코, 갸름한 턱 선, 붉고 도톰한 입술이 떠올라서 뒤척거렸지만 밤새 싸움을 혼자 다 해서 지친 상태인 데다 술까지 많이 마셔서 곧 잠이 들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기수는 오줌 싸는 꿈을 꾸고 깜짝 놀라 잠이 깨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꿈이 아니라 실제로 존슨이 뜨거웠다.
‘뭐지? 이건…’
그 느낌은 몹시 익숙한 것이었다.
이불을 들춰 보니 비비가 자기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었다.
그녀의 입이 바로 뜨겁게 젖은 꿈을 꾸게 된 원인이었다.
기수는 검지로 옆방을 가리켰다.
공손설이 바로 벽 하나 건너편에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는 뜻이었다.
비비는 그 손짓을 보더니 오히려 더 깊이 존슨을 삼켰다.
“으음….”
기수가 신음을 토하자 비비가 이빨로 살짝 깨물었다.
조용히 하라는 뜻이었다.
‘으… 씨발. 완전히 고문이네… 으으…’
고문 중에서는 아주 행복한 고문이었다.
비비는 술기운 때문인지 완전히 달아올라 있었다.
1분 정도 입으로 쪽쪽 거리다가 이불을 걷어 젖히더니 잽싸게 하의를 벗었다.
기수는 씩 웃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기 위로 올라타도록 했다.
비비는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기수의 의도를 짐작하고 손으로 존슨을 잡아 겨냥을 맞추더니 엉덩이를 아래로 눌렀다.
“아음….”
비비는 벗은 자기 옷을 뭉쳐서 입으로 물었다.
깊숙한 결합의 느낌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고 짜릿해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몇 차례 전후좌우로 움직여서 간을 본 그녀는 점점 격렬하게 둔부를 전후진하기 시작했다.
그 비벼지는 감촉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
특히 자기가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만큼 깊이, 원하는 각도로 비빌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절정을 맞이했다.
그녀의 절정은 과격했다.
존슨 위쪽 밑둥 부분에 엄청난 힘이 걸렸다.
‘아! 존슨 뿌러지겠다. 힘 좀 그만 줘라…’
한참 동안 꾹꾹 누르고 좌우로 비벼대던 비비는 갑자기 축 늘어졌다.
그리고 기수의 귀에 거친호흡과 함께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소협은 왜 발사 안 하세요?”
“글쎄… 네가 너무 빨리 끝내서 기회가 없었어.”
“좋아요. 그럼 저도 설화처럼 해드릴게요.”
기수는 씩 웃었다.
이 두 예쁜이들은 정말 서로 못 하는 얘기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식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실전에 응용하는 것은 기수로서도 바라는 일이었다.
존슨이 잠깐 따듯한 곳에서 빠져나와 추워지는가 싶더니 곧바로 다시 따듯해졌다.
기수는 비비가 자기 자신의 온천수로 흠뻑 젖은 물건을 바로 삼켰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흥분이 되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으음….”
그러자 비비가 다시 이빨로 깨물었다.
기수는 베개를 당겨서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비비는 손까지 동원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기수는 아주 기분 좋게 절정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아래쪽에서 비비가 울컥하는 게 느껴졌다.
기수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눌렀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빼지 말라는 뜻이었는데, 비비는 애당초 그럴 마음이 없었다.
설화가 한 일을 자기가 못할 리가 없었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황스럽고 난처한 상황에도 입술을 꼭 오무리고 끝까지 버텼다.
덕분에 기수는 아주 만족스럽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