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235
기수는 주예림의 어깨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안아 앉힌 후 얘기를 시작했다.
“내 본래 이름은 양기수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둘이 살았는데, 본의 아니게 헤어지게 된 뒤로는 성이 바뀌어서 기수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
주예림이 불신의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양구는?”
“무림에서 활동하다 보면 가명이 필요하거든. 내 본래 성인 양씨를 잊지 않기 위해 거기다 숫자만 더한 거야. 악의는 없었으니까 탓하지는 말아 줘.”
“그럼 사문은 어디지?”
“대파산 상춘관이란 곳에서 무공과 의술을 배웠어.”
“상춘관? 처음 들어보는데…?”
“강호에 문파가 얼마나 많은데 네가 다 들어봤겠냐? 모르는 게 당연하지.”
“너 자꾸 나한테 반말 할 거야?”
“왜? 싫어? 네 앞에서 머리 조아리고 공손하게 대하는 사람은 이미 주변에 많잖아? 비밀스럽고 친밀한 관계가 하나쯤 있다고 해서 나쁠 것 없잖아?”
주예림은 반박하지 않았다.
기수는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주예림은 약간 피했지만 결국 기수의 입술을 받아주었다.
기수는 처음보다 더 공을 들여서 입술과 혀를 움직였다.
여자들이 첫 경험 후 느끼는 어색함과 불쾌감에 대해 알고 있기에, 지금처럼 애프터서비스를 해주는 게 몹시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많은 대화와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노우하우라고나 할까.
예전에 AV로 자율학습 하던 시절에 가지고 있던 여자에 대한 정보는 다 뻥이었다.
옷을 벗은 이후에도 함께 올라가야 할 산이 높았다.
그리고 등정 후 내려올 때도 해줘야 할 일들이 많았다.
상대가 순간적 충동 때문에, 욕망이 이성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잠자리를 가졌다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사랑의 여운을 길게 가져가주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였다.
결국 기수는 그녀를 다시 바닥에 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엔 팔베개를 해주고 가벼운 터치만 할 뿐 노골적인 자극은 가하지 않았다. 소프트 & 소프트 조합을 유지할 계획이었다.
주예림도 그 정도가 딱 좋은 듯 했다.
그녀가 다소 편안해진 어조로 물었다.
“유명하지도 않은 상춘관 제자의 무공이 어째서 그렇게 고강한 거지?”
기수의 부드러운 애무도 좋지만 여전히 의문이 더 컸던 것이다.
기수는 사실대로 얘기해주었다.
“사모가 대사형과 작당하고 사부님을 시해하는 과정에 사부님이 만드신 비전의 단약을 내가 먹게 되었어.”
물론 그 약은 양강지력으로만 뭉쳐 있어서 중화시켜 줄 순음지기가 필요했는데, 그 과정까지 일일이 다 설명하는 건 주예림이 지루해 할 것 같아서 말하지 않기로 했다.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센스라고나 할까.
“굉장한 효능을 지닌 단약이었나 보네.”
“엄청났지.”
기수는 어쩌면 자신의 정력 근원에 그 순양무극태양대환단(純陽無極太陽大還丹)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보다는 자신의 의지력과 집중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주예림이 자신의 가슴에 얹힌 손을 살짝 밀어내며 다시 물었다.
“이미 무공이 완성되었다면 여기엔 왜 들어온 거지?”
“난 개인적으로 불로장생의 술법을 배우고 싶어. 그런데 그와 관련된 자료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 여기라면 있을 것 같아서 어렵게 부탁해서 들어온 거야.”
불로장생이라면 누구다 다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예림은 그 동기에 대해서는 다시 묻지 않았다.
“네 부탁을 듣고 들여보내 준 사람이 누구야?”
그것이 진짜 궁금한 부분이었다.
“그건 말할 수 없어.”
“흥! 결국 끝까지 진실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네.”
주예림은 기수의 팔을 밀어내고 주먹으로 가슴을 쥐어지르며 일어섰다.
“아!…”
하복부의 통증 때문인지 스텝이 살짝 꼬이는 모습이 기수로 하여금 안쓰러움을 느끼게 했다. 물론 그녀의 드러난 각선미 감상 때문에 그럼 감정은 곧 지워졌다.
‘볼수록 끝내주네.’
주예림은 허벅지 쪽에 탱탱한 볼륨감이 추가되어서 추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굳이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주예림 WIN이었다.
단지 다리가 곧고 긴 것만으로도 성 중추가 빠직! 하고 반응하는데, 그 다리 안쪽에 붉은 액체. 흰 액체가 흘러내린 흔적까지 남아 있다 보니까 흥분도가 급상승했다.
그러나 기수는 욕망을 꾹 눌러 참았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이다.
주예림이 옷으로 다리를 가리며 냉랭한 어조로 물었다.
“정말 얘기 안 해줄 거야?”
기수는 정색하고 착 가라앉은 어조로 대답했다.
“그 점에 대해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그 사람은 자기 목숨을 걸고 나를 여기 들여보내준 거야. 그런데 내가 말한다면 신의를 저버리는 거잖아.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을지언정 배신자가 될 수는 없어.”
주예림은 그런 기수를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 남자. 멋있다!’
공주인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점에선 용서할 수 없지만, 신의가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내대장부다운 태도는 존중할 만 했다.
“조, 좋아.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낼 거야.”
기수는 그녀가 한 발 후퇴하자 잽싸게 다시 다가가서 그녀를 감싸 안았다.
주예림은 뺨이 상기된 채로 외면했다.
“오, 옷 좀 입어.”
덜렁거리는 게 자꾸만 눈에 띄어서 정신이 심란했다.
“우리 몸은 신의 작품인데 뭐가 부끄럽다고 자꾸 가려? 여기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찮으니까 너도 벗어.”
“아, 안 돼! 나 잠깐 다녀올 데가 있으니까 여기서 기다려. 알았지?”
기수는 흔쾌히 보내주었다.
“다녀 와. 내 걱정은 말고.”
까탈스럽게 따져 대던 그녀가 결국 모두 덮어두고 재회를 약속했으니까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나가자 기수는 잽싸게 옷을 챙겨 입고 땅굴을 통해 밖으로 나가 집 지키는 부부에게 물을 부탁하여 찬물로 온몸을 깨끗이 씻고, 옷도 새 것으로 갈아입은 후 수건과 물통을 추가로 준비하여 다시 지하비고로 갔다.
그동안 불로장생 책들에 몰두하느라 외모 상태가 약간 불량했는데, 그것들을 바로잡은 것이다. 주예림에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돌아오겠다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기수는 시간이 아까워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거의 3시간 가량 지난 뒤 인기척이 났다.
뒤를 돌아본 기수는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책을 떨어트렸다.
“너, 너는 누구냐!”
“어머! 호호호….. 나야 나.”
기수가 놀란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남장이 아닌 치마를 입고. 관을 벗고 올림머리를 한 주예림의 모습은 이전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여자가 여자 옷 입은 게 당연한데도 자꾸만 마른침을 삼키게 되었다.
“야! 너 왜 그래? 얼빠진 얼굴로…. 정신 차려!”
“으응? 아….. 네, 네가 하도 예뻐서….”
“호호호!… 새삼스럽게 뭘 또…..”
소매로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에 정신이 아뜩해질 지경이었다.
기수는 슬그머니 그녀 허리로 손을 뻗었다.
“지금 다시 교육을 시작해볼까?”
주예림은 그의 손을 탁! 쳤다.
“대련부터!”
“좋아!”
기수는 기꺼이 그녀의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대련부터라고 했으니까 기운이 절로 났다.
주예림은 기수를 상대로 그동안 혼자 익혀온 무공들을 마음껏 펼쳐냈다.
기수는 중간 중간 대련을 끊었다.
“잠깐! 방금의 그 초식은 뭐였지?”
“표설천운장(飄雪穿雲掌)이라는 건데…. 이상했어?”
“형은 이상하지 않은데 반응속도가 느려. 두 배쯤 빨리 해 봐. 그래야 상대가 이렇게, 이렇게 되칠 때 방어가 가능하지 않겠어?”
“아하! 그렇구나. 여기서 손목을 돌려야 곡지혈을 위협할 수 있네.”
주예림은 무공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했다.
이른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고나 할까.
자기가 알고 있던 것들을 실전에서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정말 빠르게 배우고 익혀나갔다. 물론, 이전에도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수 정도의 고수를 상대하기엔 실전경험이 너무 얕았던 게 사실이었다.
이제 기수가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숨은 의도까지 분석해주니까 무공을 대하는 눈이 한층 높아지게 된 것이다.
주예림은 몹시 기뻐했다.
“굉장해! 너 같은 사부를 만나게 되서 정말 영광이야!”
“하핫!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너 정말 운이 좋은 거야.”
“그런 것 같아. 궁금하던 것들이 많았는데, 전부 다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야.”
“무공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아주 잘 가르쳐줄 수 있어.”
“그게 뭔데?”
다 알면서 묻는 질문이라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무공만큼이나 무궁무진한 도리와 변화들로 가득한 세계가 또 있지. 자…”
기수는 이만하면 무공수업은 되었다 판단하고 주예림의 잘록한 허리에 팔을 감고 키스를 시도했다. 주예림은 살짝 빼는 척 했지만 곧 그의 입술을 받아주었다.
그녀 역시 무공 연마하는 내내 기수와 팔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일어나는 열기를 저장해두고 있던 참이라 기수의 손이 옷을 벗겨도 저항하지 않았다.
기수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아까도 벗겼었지만 그것은 남자 환관 옷이고, 이번 것은 여자 옷이라 느낌이 달랐다.
“기수야…. 너 수염…. 내시 흉내 내려고 일부러 깎은 거야?”
“후후… 길러볼까?”
“아니. 그러면 따가울 것 같아.”
“이렇게 할 때?”
“아아!…..”
기수는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묻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향유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목욕을 하고 온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코와 양 뺨에 닿는 그녀의 살결 감촉이 예술이었다.
기수는 천천히, 부드럽게, 그러나 포인트는 확실히 짚어 가면서 그녀를 애무했고, 양손으로는 능숙하게 그녀의 나머지 옷들을 벗겨 알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 역시 모두 벗어던졌다.
기수의 손이 허벅지 사이를 더듬자 주예림은 살짝 몸을 비틀었다.
“아이… 거긴 손대지 마.”
“알았어. 손 말고 다른 걸로….”
기수가 아래로 내려가자 그녀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왜 그래? 뭐 하려고?….”
“어허! 가만히 있어. 학생은 그냥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배우는 거야.”
“하, 하지만….”
“세상사 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냐? 때론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는 법이야. 그리고 너도 곧 알게 되겠지만 이건 절대 싫어 할 수가 없어. 딱 하나. 네가 긴장을 풀고 마음만 편히 가지면 돼.”
“아, 알았어. 참아볼게.”
기수는 씩 웃었다.
“참는 게 아니라 더 해달라고 조르게 될 걸.”
기수는 바닥에 옷들을 깔아 그녀의 나신을 편히 뉘었다. 그리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주예림이 물었다.
“왜 그러고 있어? 뭘 보는 거야?”
“응? 으응…. 곡선이….”
그녀의 긴 목, 누워도 형태가 거의 무너지지 않는 가슴. 거기서 허리로 이어지는 잘록한 곡선. 팽팽한 배. 골반의 확장 라인이 허벅지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
모든 것이 그저 경이로웠다.
특히 최종적으로 기수의 시선을 끄는 곳은 분홍빛 꽃잎이었다.
“그만 봐. 부끄러워….”
주예림은 손으로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가렸다.
“어허! 손 치워. 선생님 말씀 들어야지. 부끄러움을 참는 것도 다 훈련이야.”
주예림은 말 잘 듣는 학생이었다.
기수는 그녀의 긴 다리를 M자 모양으로 세운 후 아래쪽에서 다가가 우선 양쪽 무릎의 안쪽에 번갈아 입을 맞춰주었다.
“아아….기수야… 나 긴장 돼.”
주예림의 다리가 떨렸다. 남자의 입김이 무릎에서 조금씩 아래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 하는 생각들은 모두 던져 버리고 자신을 풀어줘 봐.”
기수는 그녀의 양쪽 허벅지에 뺨을 비비며 코앞에 놓인 꽃잎을 감상했다.
정말 보기 드문 스타일이었다.
콤팩트하고 튀어나온 살집이 거의 없는 데다 색마저 분홍빛이라 자신이 이제까지 만났던 여인들 중 가장 인상적인 꽃잎 형태를 가졌던 조민, 조현 자매 그리고 혈천제와 자기도 모르게 비교가 되었다.
4명이 모두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자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었다. 누가 더 낫다고 하긴 어려웠지만 일단은 눈앞에 있는 현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기수의 혀가 닿자 주예림의 전신이 꿈틀거렸다.
“기수야! 아아…. 난 몰라….”
그러나 이전처럼 몸을 빼거나 피하지는 않았다.
남자의 뜨거운 혀가 파고들고, 입김이 뿜어지고, 입술이 훑으며 지나가고, 쪼옥 흡입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엄청난 희열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기수도 오랜만에 여성호르몬을 마음껏 맛보았다.
숲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방금 목욕을 해서 그런지 여성 특유의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이었다.
기수는 혀만으로 여자에게 절정을 맛보게 해줄 수 있다는 비법을 배워두었지만 실제로 쓰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두 주먹을 꽉 움켜쥔 채 바르르 떨면서 참는 건지, 느끼는 건지 애매한 상태의 주예림을 상대로 마음껏 능력을 복습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실력발휘가 좀 지나쳤는지 그녀의 힙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기수는 입을 떼었다. 그리고 손등으로 잔뜩 젖은 입 주변을 쓱 닦은 후 물었다.
“어땠어? 그 동안 왜 피했나 싶지?”
“아아…. 기수 너. 정말…. 나한테 가르쳐줄게 많구나…”
“어땠는지 말해 봐. 솔직하게.”
“너무 좋았어. 처음엔 좀 이상했지만…. 나중엔….아아….”
“후후…. 아까 내가 사람이 좋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고 했지? 이젠 네가 조금 싫어할 수도 있는 걸 가르쳐줄게.”
“그게 뭔데?”
주예림은 학구열에 불타는 눈동자를 반짝거렸다.
“자. 일단 일어나 앉아.”
주예림이 시키는 대로 몸을 일으키자 기수가 그녀 앞으로 바짝 다가가 섰다.
주예림은 눈 둘 곳을 몰라 고개를 돌렸다.
기수의 단단한 기둥이 뺨에 닿을 정도로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자! 이번 시간의 교재는 이거야.”
기수는 그녀의 턱을 당겨 자신 쪽을 보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