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237
주예림의 절정이 지나가자 기수는 조심스럽게 몸을 분리했다.
그리고 혈흔이 단 한 방울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기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진 그녀를 부드럽게 안고 옷으로 덮어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와락! 기수의 목에 매달리며 온몸을 비벼왔다.
“기수야…. 정말 굉장했어!…. 방금의 그것은… 마치…”
“후후…. 설명하기 힘들지?”
주예림은 예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수는 양팔로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내가 교육 전문 조교라고 얘기했잖아.”
“혹시 배울 게 더 있어?”
“당연하지.”
“아!…. 기대 돼.”
“후후…. 넌 아주 우수한 학생이니까 다른 것들도 금방 배우게 될 거야.”
그러자 주예림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물었다.
“너. 혹시…. 나 말고 다른 여자도 교육시켰어?”
기수는 그녀의 눈에서 불빛을 봤다.
그러나 여기서 쫄면 아무 것도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하지. 숙달된 조교가 되려면 많은 인고와 노력의 세월이 필요한 법이거든.”
주예림은 기수의 당당함에 살짝 당황했다.
잠시 뭔가 생각하던 그녀는 손을 아래로 내려 기수의 몸을 꽉! 움켜쥐더니 나름 위협적인 어조로 말했다.
“너. 앞으로는 다른 여자하고 절대로 하지 마! 알았지? 오로지 나하고만 하는 거야. 약속해! 어서!”
“당연하지. 너를 놔두고 한눈 팔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냐? 날 믿어도 돼. 다른 여자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맹세해!”
주예림은 생긋 웃었다.
그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하마터면 ‘여길 나갈 때까지는….’이라는 약관의 단서 조항을 속으로 말하는 것을 잊을 뻔했다.
기수는 그녀의 맑은 눈에 살짝 입맞춤을 해준 후 물었다.
“그런데 너 상처가 굉장히 빨리 아문 것 같다? 아프지 않았어?”
“응. 엄마가 물려주신 금창약이라는 걸 발랐거든.”
“금창약?”
“어떠한 상처도 감쪽같이 아물게 하는 약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잘 듣더라.”
“아!…. 혹시 너희 어머니에게 내 얘기 했냐?”
그러자 주예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어.”
“저런…. 유감이야.”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괜찮아. 지금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진짜 괜찮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물어보았다.
“궁 안이나 밖에 다른 친척은 없어?”
“없어. 엄마와 나 단 둘뿐이었어. 지금은 시녀 네 명이 전부고.”
“그나마 다행이네. 시녀들은 너와 나이가 비슷하지?”
“그렇긴 한데… 뭔가 감시당하는 기분이라서….”
그러면서 기수를 끌어 안는 그녀의 팔에 힘이 더해졌다.
기수는 속으로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꼈다.
‘외롭다가 사랑에 맛을 들이면 집착이 장난이 아닐 텐데… 게다가 첫 남자라면…’
제국의 공주로서 아랫사람을 부리기만 하는데 익숙했을 것이고, 무공은 장난이 아니니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기수는 아래를 내려다 봤다.
긴 속눈썹 아래 맑고 깊은 눈, 오똑한 코, 눈처럼 흰 피부.
‘이 정도 미녀라면 구속 좀 당해도 괜찮지 않으려나? 후훗….’
기수는 순간 머리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그것은 몹시 위험한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주예림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왜 그래? 갑자기.”
“응? 아, 아냐… 네가 너무 예뻐서….”
“나도 알아.”
“가끔은 겸손할 필요도 있는데…”
“뭐라고?”
“아니. 그보다… 너희 어머니. 그럼 황후가 되시나?”
“아니. 우리 엄마는 황후도, 비(妃)도 아닌 빈(嬪)이었어. 신분이 높지 않았거든.”
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미모는 굉장했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 정도 되는 딸을 낳았겠지.
“너희 어머니는 어떻게 그렇게 잘 듣는 금창약을 가지고 계셨어? 그건 원래 무림인들이나 쓰는 건데…”
“엄마가 무림인이었거든. 천수동이라는 작은 문파 출신인데 부황의 순행 때 만나서 궁으로 들어오게 되셨대.”
“아! 그랬구나…”
“엄마는 황실로 진상되는 영약들을 엄청나게 모으셨어. 난 그것들을 밥보다 더 많이 먹고 자랐지. 목욕도 매일 이상한 냄새 나는 물에서 하고.”
기수는 그녀 내공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무공초식에 서툰 것은 의외였다.
“어머님이 무공을 가르쳐주지는 않으셨어?”
“내가 8살인가. 기본공 익히던 어린 나이 때 돌아가셨어.”
“어쩌다가?….”
“그땐 그냥 병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지. 하지만 최근에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신 걸 알게 되었어.”
기수는 깜짝 놀랐다.
“살해라고? 궁 안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누가 감히 황제의 비빈을 죽인단 말인가.
“정확하게는 궁 안은 아냐. 엄마는 무림 출신이라 궁에 갇혀 지내는 걸 싫어하셨나봐. 그래서 여기로 몰래 들어오는 길도 만드셨고, 또 가끔씩 복면을 하고 궁 밖으로 나가기도 하셨던 것 같아.”
말썽장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예림의 말이 이어졌다.
“하루는 어머니가 입으로 피를 토하며 돌아오셨어. 그리고 단추 하나를 건네주신 후 잘 간직하라고 하셨지. 그 뒤로 앓다가 돌아가신 거야.”
“내상을 입으셨구나?”
“맞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흉수와 겨루다 당하신 거야.”
“황궁에 널린 영약으로도 치료가 안 되었다면 암경에 당하신 건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어. 하지만 반드시 찾아내고 말 거야. 그래서 기필코 어머니의 복수를 할 거야.”
기수는 그녀의 불타는 복수심에 동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년도 넘었을 그때의 일을 어떻게 이제 와서 밝혀낸단 말인가.
“혹시 그 단추라는 게 유일한 단서야?”
“굉장히 정교한 모란 장식이 새겨진 금단추야. 보통 신분의 사람은 아닐 거야. 게다가 엄마와 싸워서 겨우 단추 하나 뜯기고 중상을 입혔을 정도면 엄청난 고수임이 분명해.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야.”
얘기를 듣고 보니 어쩌면 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주예림이 기수의 아래쪽을 계속 조물락 조물락 거리면서 물었다.
“어쩌면 네가 여기 온 건 엄마의 영혼이 이끌어주신 건지도 몰라.”
“하핫! 그, 그런가?”
설마 딸을 위해 남자를 이끌어주는 엄마가 있을까.
“난 엄마를 해친 자에게 지지 않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어. 하지만 실전에선 쓸모없다는 사실을 네가 깨닫게 해줬잖아. 그리고 넌 무림인이니까 장차 내가 강호행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거야.”
“그, 그야 물론이지…”
기수는 등골이 서늘했다.
공주마마를 모시고 강호행을 하라고? 차라리 그냥 날 죽여라!
주예림이 예쁘기는 하지만 자유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구속되는 건 질색이었다.
다섯 사매 사이에 탁지연이 끼어들어가는 걸 안쓰럽게 지켜본 기억이 지금도 기수의 뇌리에 남아 있었다.
다행히 탁지연은 나이도 어린 편이고 머리도 좋았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서 자기가 어떤 위치인지 정확히 알았고, 술기운까지 빌어서 안착에 성공한 후 지금은 6명의 리더라고 할 위치에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했지만 주예림과 여섯 사매는 그 어떤 방식으로도 조합이 불가능해 보였다.
주예림이 예쁜 미소와 함께 물었다.
“기수 너. 나 도와줄 거지?”
“당연하지!”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 때문에 마음과 다른 대답이 나와 버렸다.
“고마워.”
주예림이 입맞춤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런데, 넌 공주 신분이잖아? 함부로 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거 아냐? 황제폐하가 싫어하지 않으실까? 너처럼 예쁜 딸이 말을 안 들으면?”
주예림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황과 우리 공주들의 관계는 여염집 부녀지간과는 달라. 잘해야 1년에 한 번 문안인사를 드릴까 말까고. 나이가 차면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팔려가는 신세에 불과해.”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아냐. 진짜야. 그나마 나이 든 사람한테 시집가는 건 재수가 좋은 편에 속해. 오랑캐를 달래는 선물로 보내지면 평생 말도 안 통하는 남자와 살아야 돼.”
“선물이라는 표현은 좀…”
“실제로 그런 걸 뭐. 공주라고 해도 여자는 물건이나 마찬가지야.”
“그, 왜…. 백무영이라고 있잖아?”
“그가 유일한 젊은 남자지. 언니나 동생들 모두 그런 남자에게 시집가고 싶어해. 그렇지만 미래는 아무도 몰라.”
“공주가 많냐?”
“시집 안 간 공주가 나까지 11명. 그 중 열 살 아래가 7명이야.”
“그럼 네가 시집 안 가고 딴 짓 하겠다고 하면 바로 표가 나겠네?”
“방법을 궁리해 봐야지. 그 일도 도와줄 거지? 너도 내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건 싫을 거 아냐. 안 그래?”
“당연히 싫지. 하지만 공주를 빼돌린다는 게….”
참 터무니없는 일에 얽혀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예림이 살짝 달뜬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이거 또 딱딱해졌어.”
“하핫!… 그야 네가 계속 조물락거리니까…”
주예림이 짐짓 화 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너. 아까 왜 그랬어?”
“뭐를?”
“왜 내 입에 그런 짓 했어?”
“뒤끝 있네. 뭐 이제 와서 그걸 따지냐?”
“너. 내 입에만 하고 몸속엔 안 했잖아? 맞지?”
“그, 그랬나? 하핫…. 뭘 또 그런 세세한 것까지.”
“입이 더 좋은 거야?”
기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야 혀도 있고….”
이미 갈 데까지 간 사이인데 매사 숨김없이 상호간에 좋고 싫은 걸 분명히 하는 것도 장차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주예림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노려보다가 다그쳤다.
“말해 봐. 또 할 거야? 안 할 거야?”
기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당연히 또 해야지.”
“너! 나빠! 진짜 나빠! 비릿하고, 쓰고, 맛이 아주 이상했단 말야!”
주예림은 기수의 가슴을 마구 때렸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기수는 그녀가 성적으로 흥분하면 이제까지 살아온 신분이 뒤집히는 식의 여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아차린 상태였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그녀의 머리를 거칠게 아래쪽으로 내리 눌렀다.
“잠깐 머리 좀 줘 봐.”
무슨 일인지 알아차린 주예림은 격하게 저항했다.
“왜 이래? 하지 마! 싫어! 너 당장 손 못 놔? 하지 말라니까! 안 한다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중간에 멈추지 않고 결국 다 내려가서는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입을 아~ 해서 따듯하게 머금어주었다.
그리고 기수가 누워 있어서 움직임이 제한되니까 스스로 머리를 움직였다.
“으으….예림이 너 정말 나를 기분 좋게 해준다. 최고야!”
이렇게 우수한 학생이라면 정말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것이다.
기수는 그녀가 만드는 진공 상태와 혀의 움직임을 만끽하면서 그녀의 희고 미끈한 몸을 잡아당겨서 자신의 몸 위로 올렸다.
바로 코앞에 활짝 열린 꽃잎.
주예림은 몸을 떨었다.
자신의 비밀스러운 부분이 너무나도 민망한 자세로 보여 진다는 사실에 수치심과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솟아 올랐다.
기수는 그녀의 희고 탱탱한 힙을 찰싹! 한 대 때린 후 양손 엄지로 꽃잎을 펼쳐 어루만지며 혀의 능력을 다시금 보여주기 시작했다.
“우움…..”
“아야! 이빨 닿는다! 조심해.”
“우움…..!”
“알았어. 천천히 할게.”
두 사람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서로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상호 동시 공략했다.
그리고 이어진 세 번째 결합, 네 번째 결합, 다섯 번째 결합….
그것들은 정말 대단한 폭풍우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고, 가지고 온 물통이 모두 바닥났다.
기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향상되는 그녀 속살 조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 만에 거의 탁지연 수준까지 밀착감이 향상되고 있었다.
기수가 자기 위에 엎드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주예림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우리 밥 먹고 다시 올까?”
“응. 아예 싸가지고 올게.”
“후후…. 좋아. 그럼 다음 시간엔 굉장한 걸 가르쳐줄게.”
“이보다 굉장한 게 또 있어?”
“지금은 무공 연마할 땐 방중술 수업을 못하고, 방중술 연마할 땐 무공을 익히지 못하잖아? 그 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주예림에겐 지금 당장 가르쳐줘도 충분한 대법 운용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녀의 영약만 잔뜩 먹은 내공을 순환시켜서 정순하게 만들어주고, 덕분에 자신의 내공도 증진시킬 생각이었다.
현재 내공의 총량은 자신이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북궁심법을 통해 내공을 셋으로 나눌 수 있었다. 하단전에 20% 혹은 30%만 넣어두고 음양대법을 운용하면 상당한 증진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다고 해도 주예림의 내공을 빼앗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로선 그녀대로 혼자 운기조식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내공증진이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음양대법의 최대 장점이었다.
채음보양술과 채양보음술이 동시에 시전되어서 순환된다고나 할까.
어쩌면 궁극의 내공증진 비법이라고 볼 수 있었다.
기수는 또다시 비밀 가옥으로 가서 목욕을 하고, 옷도 갈아입고, 담요까지 잔뜩 말아서 가지고 왔다.
잠시 후 주예림이 도착했는데 그녀는 머리모양이 바뀌었고 옷도 새것으로 갈아입었으며 손에는 음식 바구니와 큰 물통을 들고 있었다.
기수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하지만 여자 친구의 호감을 사려고 할 때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
“머리 모양 바뀌었네? 잘 어울린다. 옷도 예쁘고…”
“호호호!…. 고마워.”
주예림은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