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35
등산을 처음 배우는 자영은 두 번째 시도에서 조금 더 높은 봉우리에 등정했다.
“아! 정말 굉장해… 헉, 헉…”
기수는 그녀를 토닥여주었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세 번째 등정을 유도했다.
그렇게 삼세판을 치르고 나니까 자영은 한계에 봉착했다.
“아아~ 힘들어. 이젠 더 못 하겠어.”
뭔가 좀 낯설고 서툴기 때문에 불필요한 근육에 힘을 과하게 소모한 결과였다.
기수는 그녀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따듯한 물이 담긴 목욕통.
둘이 들어가 앉기엔 좁았고, 그래서 밀착감은 오히려 더 좋았다.
씻는 모습 보이기 싫다고 나가라던 자영이지만 지금은 따듯한 물속에서 기수와 맨살 비비기를 적극적으로 즐겼다.
기수도 온수와 함께 닿는 그녀의 살결 감촉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천막 틈으로 안을 들여다 보는 눈동자를 발견했다.
‘깜딱이야! 씨발….’
어둔 저녁에 아파트 창문 밖으로 사람 얼굴을 봤을 때처럼 가슴이 철렁했다.
‘아! 맞다. 우리집은 1층이었지.’라고 해도 기분 나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그것은 한백랑의 눈이었다.
기수와 자영은 로데오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밖에서 천막을 지켜야 하는 한백랑 입장에선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기수가 자영의 부드러운 가슴을 주무르며 물었다.
“자영. 멸절강기 막으로 빛은 가릴 수 없어?”
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면 당연히 빛도 가능할 것 같았다.
자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능하긴 한데… 그렇게 만들면 내공 소모가 심해서 지금처럼 만들어 놓고 다른 일을 하기는 어려워. 그런데 그건 왜?”
“아, 아냐.”
기수는 그녀 손을 끌어당겨 자기 존슨을 잡도록 한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전에 보니까 너의 내공이 꽤 불안해 보이던데, 그건 왜 그래?”
“점점 단단해지고 있어. 응? 방금 뭐 물어봤어?”
“멸절강기의 내공말야. 뭔가 결함이라도 있는 거야?”
“우리 교의 심법 중엔 서역에서 들어온 게 있어. 또 일부는 밀교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고, 천축에서 건너온 것도 있지. 교주님은 그것들을 분류하고 짐대성하는 작업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계시거든. 그 중 위력이 엄청난 몇 가지는 지원자에게 익히도록 해주셨는데 아직 완전히 검증된 게 아니라서…”
기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혈천제도 그렇고, 자영도 그렇고… 따지고 보면 기니피그처럼 임상실험의 대상인 셈이었다.
‘사람한테 이런 시험을 하다니…’
천마교주의 인권 무시에 치가 떨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림에서 신공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림인 아무나 붙잡고 지금 가진 너의 모든 것을 희생해라. 대신 천하제일의 무공을 주겠다 라고 한다면 사람들의 선택은 한결같을 것이었다.
심지어는 고수가 되는 대신 6개월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어쩔래? 라는 조건이라고 해도 아마 고수 되기를 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무림이란 곳이 어차피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 곳 아닌가.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혈천제나 자영은 선택받은 제자일 수도 있었다.
암천제를 두렵게 만들 정도의 힘을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결함을 안고 산다는 건 절대 좋은 기분일 수 없을 거야.’
기수의 마음이 움직였다.
자영처럼 어여쁜 여인과 한 목욕통 안에서 비비는 사이가 되었는데 그냥 모른 척 자기 욕심만 채우고 떠날 수는 없었다.
‘치료해주자! 그것이 나의 사명이다.’
기수는 자영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그 신공으로 인한 부작용 같은 건 없어? 사기를 배출해야 한다거나…”
“아니. 그런 건 없어. 폭주하게 되면 겉잡을 수 없게 될 거라는 경고는 들었지만.”
“겉잡을 수 없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최강의 적을 골라잡으라는 뜻이지. 그게 내 마지막 싸움이 될 테니까. 호호호!”
자영은 마치 남의 일이라는 듯 웃었지만 어딘가 쓸쓸한 느낌이었다.
“그 신공이 어떤 식으로 운기 되는지 나한테 가르쳐줄 수 있어?”
그러자 자영의 안색이 변했다.
“그건 왜?”
“아야! 손에는 너무 힘주지 말고… 내가 비록 무공은 별로 깊지 못하지만 운공요상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공부를 많이 했거든. 어쩌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헐천제가 배출하는 마기를 받아 존슨이 보라색이 되고 오줌이 검정색이 되었어도 살아남은 몸이었다. 자영에게 무슨 문제가 있건 고쳐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자영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교주님도 못 하신 일을 네가 어떻게 하려고?”
“그래도 속는 셈치고 한 번 시도해 봐.”
그러면서 손 하나를 그녀의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아아!…. 아아….. 아, 알았어. 가르쳐줄게. 아아~”
교주로부터 전수받은 신공의 비밀이 참 쉽게도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나 못 참겠어. 우리 밖으로 나가자. 응?”
“힘들다며? 좀 더 쉬지?”
“못 참겠다니까.”
“후후… 알았어.”
목욕통 밖으로 나온 기수는 수건으로 대충 자영의 몸을 닦아준 후 말했다.
“너. 힘들지? 이번엔 내가 주도적으로 해볼게.”
“아, 알았어.”
자영은 이제 더 이상 통증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 발전된 모습이었다.
“자. 고양이 자세 취해 봐.”
“고양이? 그게 어떻게 하는 건데?”
기수는 그녀의 상체를 눌러서 목욕통을 잡고 엎드리도록 했다.
“아! 이, 이건 이상해.”
자영은 자신의 뒷부분이 적나라하게 노출된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했다.
기수는 그녀를 달랬다.
“괜찮아. 우리 사이에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
“다 보이잖아?”
“이미 다 봤는데 뭐.”
“그래도….”
“어허! 예술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데 벌써부터 이렇게 선생님 말씀을 안 듣는 거야? 당장 엎드리지 못해?”
“아, 알았어요. 선생님…”
자영은 결국 기수가 원하는 자세를 취했다.
기수는 뒤에서 그녀의 라인을 감상하며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이 그림이 본래 좋기는 하지만, 자영의 경우 허리가 날씬하고 골반이 커서 동글동글, 탱글탱글한 곡선이 극적인 강조를 보여주었다.
기수는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은 후 양손을 그녀의 희고 매끄러운 양쪽 볼기에 각각 하나씩 올렸다.
그러자 자영이 몸을 벌떡 일으키며 홱! 돌아섰다.
“꺄악! 못 참겠어!”
“하하!…. 알았어, 알았다고. 안 그럴게. 다시 자세 잡아.”
기수는 그녀가 계속 수줍어하는데 굳이 괴롭힐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단계를 밟다 보면 저절로 나아질 상황이기도 했다.
“자. 이쪽으로 좀 돌아… 한 발자국만 더.”
기수는 진입 이전에 각도부터 맞추었다.
한백랑에게 잘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녀가 몰래 숨어서 훔쳐보다가 자기를 놀라게 했으니까 복수를 해야 했다.
원래 남에게 보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지금은 달랐다.
Live로 보여줌으로 해서 약을 잔뜩 올려줄 계획이었다.
목욕통 안에서 자영이 계속 조물락거린 존슨인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고, 자영의 속살 역시 오랜 시간 워밍업이 된 상태라 결합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아아!…. 이, 이건 느낌이 이상해.”
존슨을 맞아들이는 자영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르다고 해야지.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이전과 다른 각도, 그리고 이전과 다른 자극을 즐겨 봐.”
“아, 알았어. 아아!…자극이… 아아!… 자극이…”
기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확실히 이 포지션이 훨씬 타이트하게 압박해 왔다.
존슨이 젖은 꽃잎 속으로 드나드는 걸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는 건 보너스!
기수는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 한백랑의 존재를 확인했다.
천막 틈사이로 눈동자 하나가 한껏 치켜떠진 채 깜빡거리지도 않고 있었다.
‘후후!… 보니까 더 약 오르지? 날 놀라게 한 벌이다.’
기수는 자영의 잘록하고 탄탄한 허리를 오른손으로만 잡고 가장 깊숙한 결합에 도달했다. 왼손은 가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허리를 받쳤다.
처음엔 느리게. 그리고 자영의 반응에 따라서 조금씩 깊이와 속도를 증가시켰다.
“아아~ 아!….너무 좋아.”
“나도…”
빈말이 아니라 자영의 신축성과 고양이 포지션은 정말 최강의 조합이었다.
기수는 한백랑의 존재도 잊고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영의 절정에 맞추어 자신도 분출을 하고 말았다.
“악! 악! 아악!….”
자영은 이제까지 중 가장 강함 쾌감에 전신을 경련했다.
기수는 그 순간 그녀의 몸이 자신의 액체를 쪽! 쪽! 짜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햐! 이거 진짜 대단한 명긴데?’
모든 게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은 한참 동안 그 자세로 있었다.
기수는 그제야 생각나서 옆을 봤는데, 한백랑은 없었다.
‘어디까지 봤을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기수는 자영의 등에 상체를 기대고 입으로는 귀를, 손으로는 가슴을 애무해주었다.
자영은 삐져나온 뜨겁고 걸쭉한 액체가 자신의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 발목까지 내려갈 동안 그 자세로 있으면서 절정의 여운을 만끽했다.
한참 뒤 결합을 풀고 식어버린 욕조의 물로 다시 씻은 자영은 잽싸게 옷을 입었다.
“오늘은 더 이상 안 되겠어.”
그녀의 팔다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근육들이 다들 무리를 한 것이다.
기수는 그걸 보고 씩 웃었다. 어쩌면 몸살로 앓아누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영이 기수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그 운공요상법이란 것에 대해 얘기해 봐. 들어보고 그럴듯하다 싶으면 나도 멸절강기에 대해서 얘기해줄게.”
“침대에 누워서 얘기할까?”
기수는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 가서 침상에 뉘었다.
자영은 그런 식으로 남자 품에 안기는 게 몹시 즐거운 듯 했다.
가벼운 입맞춤 뒤 기수는 음양대법에 대해 모두 얘기해주었다.
다 들은 자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내 진기와 네 진기를 상호 순환시켜서 강화한다는 거네?”
바둑과 장기 실력은 별로지만 무공과 운기에 대해선 이해가 빠른 편이었다.
“그 과정에 진원지기의 문제가 치료될 수 있다고 보는 거지.”
“그럴 듯 한데? 하지만, 그건 잘 됐을 때 얘기고… 잘못하면 내 문제가 너에게도 옮겨갈 수 있는 거잖아?”
“최악이 두려워서 시도조차 안 해보는 건 너무 아깝잖아?”
사실 기수가 숨기고 있는 내공의 양이라면 일이 잘못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자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히 나 때문에 네가 위험해지는 건 원치 않아.”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마. 내가 원해서 하자고 하는 일이니까.”
“네가 왜 위험을 자초해?”
“실은, 너와 내공을 순환시키다 보면 내 내공이 강화될 수 있거든. 고수가 될 수 있다면, 더불어서 너의 문제까지 해결해줄 수 있다면 서로 좋은 거잖아?”
“그런가?”
자영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결국 멸절강기의 운기법을 모두 얘기해줬다.
기수는 잘 듣고 모두 기억했다.
파천강기, 오행류 등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차이점도 상당했다.
‘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하군.’
기수는 자영의 귀에 입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그럼 우리…. 치료대법을 시작해볼까?”
“그, 그런데… 그 치료법 중에서 정신과 육체의 합일이란 거 말야. 그게 내가 생각하는 그 합일 맞는 거야?”
“당연하지. 몸보다 마음의 합일이 더 어려운 거지만 너하고 나라면 잘 맞을 거야.”
자영은 기수를 밀어냈다.
“그런 거라면 내일 하자. 나 오늘은 도저히 더 이상 못 하겠어. 정말이야.”
“후후… 알았어. 푹 자고 내일 보자.”
기수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와 자신의 천막으로 갔다.
그리고 곧바로 멸절강기를 운기해 보았다.
의외로 까다로워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국 손바닥 위에 붉은 기운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것을 회전시켜 탁자 귀퉁이를 건드리자 지난번 자영이 했던 것처럼 숟가락으로 두부를 떠내는 듯한 형상으로 귀퉁이가 잘려나갔다.
“와! 대단한데?….”
예리함 면에서는 파천강기를 앞서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기 소모가 상당히 심해서 효율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방어막을 만들어보았다.
막이 점점 커지자 한 순간 주변 잡음이 사라졌다.
이번이 처음이라 자영처럼 자유자재로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연습하면 얼마든지 크고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만 있어 봐. 방어력 면에선 이게 화류의 호신강기보다 더 나은 거 아닐까? 소리를 아예 차단해버리면 현현각주의 음공도 아무 소용없게 되는 거잖아?’
가슴이 설레었다. 자영과 잠자리도 하고 신공도 배웠으니,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는다는 얘기들이 연달아 생각났다.
그런데 바로 그때 단전에서 따끔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뭐지? 이건….’
기수는 바짝 긴장하여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멸절강기로 커터와 방어막을 각각 한 번씩 만들어봤을 뿐인데, 기혈을 역류하는 한 가닥 진기흐름이 느껴졌다.
기수는 정순한 내력으로 그것을 즉시 치료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놔두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역류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녹아 사라져 버렸다.
기수는 멸절강기를 다시 운용하여 좀 더 깊이 분석해 보려고 했다.
그때, 어디선가 나지막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몹시 답답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열기와 끈적함이 배인 한숨이었다.
기수는 그런 사운드를 남궁가의 며느리 백서옥으로부터 들은 기억이 있었다.
‘욕정을 꾹꾹 누르며 참고 지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소린데, 누굴까? 크큭….’
한 사람이 즉시 떠올랐다.
‘한백랑인가? 크크크…. 하기는 내 걸 제대로 봤으니까… 크크크…’
그녀가 잠못들어 뒤척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만하면 날 놀래킨 데 대한 복수는 충분하군.’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호위라는 자기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천막 주변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고, 어쩌다 천막에 틈이 있기에 그냥 호기심에 슬쩍 눈을 댔을 뿐인데 자기가 너무 심한 걸 보여준 것 같았다.
‘그래. 너무 과했어. 같은 일을 하는 직장 동려인데 그래선 안 되지. 아무래도 사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런데… 뭐라고 말하지?’
얘기 꺼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