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68
저녁 무렵.
일행은 마침내 조백호가 잡아 놓은 객잔에 도착했다.
공주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기수나 아투사가 아닌 조백호를 향해서였다.
“수고했다.”
그리고 다시 침묵의 식사시간.
밥을 중간쯤 먹고 먼저 일어선 공주는 먼저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계단 중간쯤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기수와 아투사의 젓가락질도 동시에 멈추었다.
공주가 기수를 향해 말했다.
“나하고 얘기 좀 하자.”
기수는 올 것이 왔다 생각하고 고기 몇 점을 한꺼번에 집어서 입에 넣은 후 공주를 따라 갔다.
아투사는 기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애당초 두 번째 자리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주가 기수를 데려가는 데 대해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오히려 오늘은 둘이 같이 자기를 바랐다.
그래야 자기가 단검 찾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방문이 닫히자 공주는 곧바로 기수를 윽박질렀다.
“너희들 어제 강기막 펼쳐놓고 했지?”
멸절강기 막은 궁 밖으로 나온 첫날밤에 이미 공주에게 보여준 기술이었다.
그녀가 객잔의 허술한 벽에 불안해하자 기수가 숨겨둔 능력을 자랑한 것이다.
“하, 하긴 뭘 해?”
“나한테 거짓말 할 거야?”
기수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아! 그, 그거 말하는 구나. 아냐. 어제는 그냥 손만 잡고 잤어.”
“지금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
“자다가 잠깐 뒤척이기는 했을 거야.”
뻔히 알아도, 굳이 말로 확인해줄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공주는 갑자기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기수는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생 떠받들려 살아온 황족.
자존심이 하늘까지 닿아 있는 그녀가 울 줄은 몰랐다.
슬쩍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하늘 아래 모든 미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었다.
공주가 울먹이며 다시 말했다.
“어쩜 너. 찾아오지도 않더라.”
그야 바빴기 때문이지.
물론 소리 내어 말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오늘 하루 종일 사과도 하지 않고…”
그걸 기다렸단 말인가? 그렇게 분위기 무겁게 만들어놓고?
기수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감정이 격해진 공주는 수건을 꺼내어 코까지 풀었다.
눈으로만 우는 가짜 울음은 아닌 듯 했다.
한참을 훌쩍이던 그녀가 약간 진정된 어조로 말했다.
“오늘 종일 걸으면서 생각해봤어. 그래서 내린 결론은….”
공주는 슬쩍 기수의 얼굴을 살폈다.
기수는 다행히 무심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공주는 한숨을 내쉰 후 말을 이었다.
“역모를 밝혀내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야.”
기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어제는 아투사의 편에 섰지만, 공주와 헤어지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그리고 사도를 처치하는데 혼자 힘만으로는 버겁다는 사실도 마음에 걸렸다.
이제까지 8명은 혼자 힘으로 해결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선 안 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세 사람은 각자 목표가 있는 거네.’
자기는 사도 처단, 공주는 역모 분쇄, 아투사는 단검 찾기.
절대로 해체될 수 없는 혼성 3인조 팀인 것이다.
남운 문제는 팀의 단합, 케미스트리.
기수는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자기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공주 옆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그녀 어깨를 감싸 안아주며 말했다.
“네 마음이 정말 바다처럼 넓구나. 아투사의 심정을 이해해주다니.”
공주는 입술을 깨물었다.
사실, 아투사와 기수의 사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찌 감히 공주의 배필이 첩을 들인단 말인가.
다만, 목적을 달성하는 그날까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뿐이었다.
공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기수는 그녀 속마음을 짐작했다.
‘스텝 바이 스텝이지. 일단은 몰아붙이지 말자.’
기수는 그녀의 귓바퀴에 따듯한 숨결을 불어 넣으며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더듬엇다. 공주는 흠칫 놀라 기수를 밀어냈다.
그러나 기수는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공주가 주먹으로 가슴을 때리며 투정을 부렸지만 그 주먹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입맞춤과 애무는 금세 공주의 호흡을 거칠어지게 만들었다.
기수는 속으로 웃었다.
‘화해하는 데는 섹스가 최고라니까.’
바닥으로 옷이 하나둘씩 떨어졌고, 기수는 공주의 얼굴로 존슨을 가져갔다.
‘오늘은 때리는 거 생략할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 난데없이 공주가 손바닥과 손등으로 찰싹! 찰싹! 싸대기 때리듯 존슨을 좌우 연타로 후려쳤다. 기습적인 선빵이었다.
“아야! 왜 그래?”
“저리 치워!”
존슨이 어제 어디 들어갔다 왔는지 다 아니까 입 댈 마음이 싹 달아난 것이다.
“아파 죽겠네! 소중한 줄 모르고 그렇게 함부로 대하면…”
안 해준다고 으름장을 놓으려고 했는데 존슨은 맞았으면서도 뭐가 좋다고 힘이 빵빵하게 들어가고 있었다.
‘아! 이런 속없는 놈 같으니라고….’
아무래도 흥분은 실제 접촉보다도 뇌에 의지하는 바가 더 큰 것 같았다.
공주의 뜨거운 몸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혈류의 폭주는 이미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공주가 기수를 밀어서 침상에 넘어뜨린 후 물었다.
“강기막 펼쳤어?”
“응. 주변의 소음이 안 들리잖아.”
“그러네. 너. 오늘은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가만 안 둘 거니까.”
그러더니 로데오 포지션으로 올라가서 겨냥을 맞추고 곧바로 자이로드롭 운동을 시작했다. 이미 뜨거운 윤활액이 가득해서 마찰력은 제로에 수렴했다.
“으으…..”
기수는 그녀의 강력한 대쉬에 저절로 신음을 토했다.
결합이 확고해지자 공주는 기수의 가슴을 양손으로 짚고 자세를 약간 바꾸는가 싶더니 상하운동에 회전운동까지 더했다.
“우워어!…..”
기수의 신음에 감탄사가 섞였다.
공주가 보여주는 허리와 힙의 움직임은 무슨 걸 그룹 골반댄스처럼 빠르고 리드미컬해서 거기에 따라 다각도 압력이 존슨의 모든 표면에 골고루 전해져 왔다.
‘으윽! 토끼는 안 돼!’
얼마나 자극이 강했는지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곧바로 신호가 와서 하마터면 발사가 이루어질 뻔 했을 정도였다.
기수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리고 존슨을 부러뜨릴 각오로 돌리는 공주의 골반댄스에 대항하기 위해 자신도 중심축 빳빳 신공을 시전했다.
“아악!…. 아아악!…..”
그러자 공주가 괴성을 지르며 온몸을 비틀어댔다.
기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후후…. 내가 질 줄 알고? 사람 잘못 봤다 이거야.’
아투사에 대한 질투심과 경쟁심, 그리고 괘씸한 기수의 행실에 벌을 주려던 공주의 도전은 기수의 본능을 일깨웠고,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새로운 경지를 알게 해주었다.
거의 1시간에 가까운, 격투기에 가까운 섹스 끝에 공주는 축 늘어졌다.
“헉헉…. 너무 거칠어… 헉헉!….”
“헉헉…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헉헉… 자, 이제 이쪽으로 해볼까?”
“자, 잠깐! 또 하려고?”
“당연하지. 난 이제 시작이야.”
“항복! 항복!”
“누구 마음대로? 다리 이쪽으로… 어허! 어딜 도망가려고?”
“항복! 조금만 쉬었다 하자. 응?”
“난 쉬고 싶지 않아. 어서 이리 와!”
“입으로 해줄게. 응? 응?”
“아깐 때렸잖아.”
“이젠 괜찮아. 안 때릴게.”
“뭐 그렇다면야… 좀 쉬어볼까?”
그렇게 한참 동안 휴식(?)을 한 뒤, 공주는 목욕을 하자며 또 시간을 끌었다.
뜨거운 물속에서 좀 쉬고 난 다음에야 공주는 다시 기수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녀가 기수에게 매달리며 속삭였다.
“우리. 지금부터 내일 아침까지 음양대법 연공하자. 좋지?”
“왜? 좀 더 하다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냐. 우리 앞엔 강적이 있잖아. 연공을 게을리하면 안 돼.”
“그럼 그럴까?”
공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앞으로는 기수에게 도발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안녕히 주무셨어요? 언니. 양소협.”
공주는 생글생글 웃으며 아침인사 하는 아투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았을 텐데 어떻게 웃을 수 있는지. 자기는 도저히 그렇게 못할 것 같았다.
아투사는 지도에 세 번째 선 그은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각도가 약간 비틀렸다.
그러나 세 개의 직선은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남쪽. 한귀비는 강남으로 가는 것이 분명했다.
하루에 선 하나만 그을 수 있다는 것은 추격하는 입장에서 분명 답답하고 느린 진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놓치지 않고 뒤를 밟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했다.
공주는 아투사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슬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아투사는 10배는 됨직한 밝은 미소로 응답했다.
공주는 그 모습이 부담스러워서 시선을 돌렸다.
아침밥 먹는 내내 공주는 왠지 모르게 아투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날 길을 걷는 내내 그녀에게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지만 저녁이 되어 새로운 객잔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2층에 올라가자 슬그머니 기수의 등을 떠밀었다.
오늘은 아투사하고 자라는 의미였다.
기수와 아투사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공주를 봤다.
공주는 흥! 하고 콧소리를 한 번 내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사실, 그녀가 기수를 양보한 것은 하루씩 번갈아 소유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어제 너무 심하게 해서 하루 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혼자 누워 잠을 청하다 보니까. 아침부터 하루 종일 자기 가슴을 누르고 있던 짐을 전부 내려놓은 기분이 들었다.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기수를 등 떠밀어 보내고 나니까 괜히 당당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기수와 아투사가 바로 옆방에서 한창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자꾸만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이다.
‘아투사가 뭔가 나보다 잘 하는 게 있는 거 아닐까?’
그러나 공주의 체면이라는 게 있다 보니까 차마 훔쳐볼 수 없었다.
한편, 아투사는 기쁜 마음으로 기수의 품에 안겼다.
“언니가 이해해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다 남자가 하기 나름이지. 후후…”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확실히 눌러주니까 집안이 평화로운 것이다.
“양소협. 그런데 나 궁금한 게 한 가지 있어요.”
“뭔데?”
“언니는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온몸을 뒤트는 거죠?”
“으잉? 소리가 들렸어?”
“아뇨. 봤어요. 어제…. 몰래….”
“하핫! 그런 거 훔쳐보면 안 되는데…”
물론 정말 감추고 싶었다면 강기막의 색을 진하게 했을 것이다.
“죄, 죄송해요. 하지만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어요.”
“너도 절정에 도달하면 몸을 비틀며 느끼잖아?”
“하지만 언니만큼은 아니에요. 뭐가 다른 거죠? 언니랑, 저랑.”
“글쎄….”
기수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확실이 아투사의 오르가즘이 주예림만큼 강력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았다.
“그거야 뭐 개인 차이가 있는 거고… 또 사람이 같아도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는 거니까…”
“아! 그런 거군요.”
아투사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기수는 그 정도 선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아직까지 진짜 오르가즘을 못 느껴봤다고? 그건 내 명예와 관계된 얘기잖아?’
개인차가 워낙 심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투사의 성감대 정도는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불타 올랐다.
“자. 일단 이렇게 앉아 봐. 다리 좀 더 벌리고. 그래, 그렇게…”
“아아!…. 양소협.”
“마음 편하게 가지고 느낌이 다르면 얘기해.”
기수는 혀와 손가락으로 겉과 속 탐사작업에 들어갔다.
아투사는 교성을 토하며 온몸을 비틀어댔다.
그러나 특별한 포인트라고 할 만한 곳은 없었다.
‘지스팟이라는 데가 여기 아니었나?’
기수는 특별히 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부드럽게 혹은 강하게…
그러나 아투사의 반응은 다른 부분과 다르지 않았다.
1차 탐사 결과 꽃잎 위의 작은 돌기가 예민하다는 정도의 일반적인 결론만 나왔다.
기수의 탐구열은 더욱 불타올랐다.
“이젠 손가락이 닿지 않는 쪽을 확인해볼게.”
기수는 존슨으로 2차 탐사를 시작했다.
“이쪽은 어때? 여기는 어때? 이 각도는 어때?”
속살의 구석구석, 진입 깊이와 마찰부위를 바꾸면서 계속해서 질문했는데 아투사는 그냥 좋다고만 할 뿐 꺅! 하고 강력하게 반응하는 부위는 없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기수는 포지션을 바꾸어 후방진입, 측방진입, 상방진입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포인트 찾기를 시도했다.
마치 해저유전 시추작업 하듯 여기저기 다 뚫어보았지만 석유는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네.”
기수는 그녀 가슴도 공략해보았다.
그러나 마찬가지 반응.
“그렇다면 남은 곳은 한군데뿐인데….”
기수는 망설였다. 뒷문 쪽은 자기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해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 To Do or Not To Do…’
햄릿의 고뇌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