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
상춘관 연무장.
대사형의 평소보다 이른 집합 명령에 제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모였다.
기수 역시 제자들 사이에 섞여 연무장으로 갔다.
단체생활 할 때의 요령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남들 서있으면 자기도 서고, 남들 앉으면 자기도 앉고, 그저 튀지 않게 중간만 가면 잘하는 거다.
모두 모이자 정두원이 말했다.
“기수! 나와!”
기수는 가슴이 철렁했다.
‘뭐야. 설마 고기 좀 달라했다고 이러는 건가? 반찬투정은 대사형도 늘 했잖아?’
불안한 마음으로 나가자 정두원이 목검을 던졌다.
“오늘 너희들의 무공연마 수준을 점검해보겠다. 기수가 대표다.”
기수는 깜짝 놀랐다.
“대사형. 전 대사형의 상대가 못 됩니다.”
키는 기수가 조금 더 크지만 딱 벌어진 상체와 근육들, 그리고 오랜 세월 연마한 검술은 이미 문주님을 넘어섰을 지도 모른다는 평까지 받고 있는 정두원이었다.
권투로 치면 대사형은 미들급. 기수는 페더급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두원은 정색을 했다.
“지금 천하가 난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가 지금은 이곳에서 팔자 좋게 약이나 만들고 있지만, 밖에 나가봐라. 눈 깜짝할 사이에 목이 달아나기 일쑤다. 강호는 그렇게 험한 곳이야. 적을 만났을 때 난 당신의 상대가 못 됩니다. 하면 그가 살려줄 것 같으냐? 어림없는 소리. 검을 잡아라!”
기수는 어쩔 수 없이 정두원의 상대가 되어야 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기수의 공격은 모두 막혔고, 반대로 정두원의 공격은 모두 먹혔다.
기수는 맞은 자리를 움켜쥐고 뒹굴었지만 작정한 정두원은 계속 일어나라고 해서 때린 자리 또 때렸다.
정두원은 본래 야망을 가진 사내였다.
그의 야망은 상춘관의 차기 장문인이 되는 것.
장문인 관소추는 어찌된 일인지 자식을 낳지 못했다.
부인을 바꿔보아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났다.
후계자가 없는 상춘관의 장문인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정두원의 작지만 일생을 건 야망이었고, 그를 위해 정말 열심히 검술을 연마하고 단약 만드는 공부도 했다.
그런 그에게 있어 기수의 행동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주면 주는 대로 먹을 것이지, 어디 감히 문주에게 직접 찾아가 요구사항을 말한단 말인가. 자기가 장문인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런 행동은 확실히 잡아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제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요구를 했는데 때렸다가는 자칫 신망을 잃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검술연마를 핑계로 패는 것이었다.
구경하는 제자들도 기수가 맞는 이유가 뭔지 다 알았지만 어쨌거나 명분은 검술 대련이니까 불만을 가질 수 없었다.
그저, 까불면 맞는구나. 나는 나서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들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30분 동안 두드려 맞은 기수는 숙소로 돌아와 앓아누웠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두원이 와서 새로운 일거리를 맡겼다.
“넌 지금까지 하던 일 외에 약초 창고의 재고를 확인해서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나를 찾아와서 보고해라.”
“예? 재고라면 어느 약초를…”
“모든 약초를 다 해야지. 하나라도 수량이 틀리면 혼날 줄 알아.”
기수는 고의적인 괴롭힘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대들면 또 맞을 거라서 그냥 그리 하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나가는 정두원의 뒤에 대고, 기수는 속으로 욕을 했다.
‘개새끼. 쥐만도 못한 새끼.’
이럴 때는 경찰에 고소라고 하고 싶지만 이곳은 법보다 힘이 우선인 세상이다. 힘이 없으면 맞고, 돈을 빼앗기고, 더 나아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수는 그냥 풀만 먹고 살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그것은 때늦은 후회였다.
정두원은 안채로 들어가 사부를 찾았다.
잘 처리했노라고 보고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사부는 없었다. 대신 사모가 그를 맞았다.
“문주님은 북두단에 올라가셨다.”
“아! 그러셨군요. 그럼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잠깐만. 먹을 것과 갈아입을 옷을 줄 테니 가는 김에 가지고 가거라.”
“예.”
씩씩하게 대답하는 정두원을 보면서 경홍부인은 남몰래 한숨지었다.
‘두원이도 이제 당당한 사내구나. 힘도 참 좋게 생겼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화끈 볼이 달아오른 그녀는 하녀를 시켜 옷과 음식을 챙기게 한 후 바구니를 정두원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 손가락 끝이 살짝 닿았다.
‘어머나! 놀래라.’
경홍부인은 온몸에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이제까지 정두원을 오랜 세월 봐왔어도 그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보면 볼수록 남성의 매력이 느껴졌다.
옷섶 사이로 살짝 드러난 가슴 털, 억세 보이는 수염.
‘아…! 저기에 비비면 어떤 느낌일까?’
정두원은 그녀가 평소와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 챘지만 감히 다른 마음은 품지 못하고 서둘러 북두단으로 올라갔다.
경홍부인은 그가 간 뒤에도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공기 중에 남은 사내의 체취를 조금이라도 더 맡기 위함이었다.
북두단은 산꼭대기 깎아지른 절벽 바로 앞에 세워져 있었다.
천지의 기운을 모으기 좋은 장소라고 그곳에 지은 것인데, 자칫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장문인 관소추는 그곳에 지어진 작은 창고에 있었다.
그에게 기수에 대한 보고를 하고 음식도 전해준 정두원은 초췌해진 사부의 모습을 보며 그가 참 많이 늙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엔 태산 같이 높고 근엄해 보이던 사부였는데 한뎃잠을 자고 나서 헝클어진 반백을 쓸어 넘기는 모습은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약이 완성될 때까지 여기서 지낼 것이다.”
바구니에 갈아입은 옷을 담아가지고 온 정두원은 경홍부인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럼 앞으로도 네가 수고 좀 해줘야겠다.”
“맡겨 주십시오.”
경홍부인은 바구니를 넘겨 받으면서 일부러 정두원의 손가락을 자신의 손으로 한 차례 쓰다듬었다.
자연스런 동작이라 하녀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당사자인 정두원은 경홍부인의 색기 넘치는 시선과 함께 확실한 신호임을 알아차렸다.
다음 날. 정두원에게 음식 바구니를 들려 올려보낸 경홍부인은 하녀를 불렀다.
“너 장에 가서 빗 하나만 사오거라.”
“예? 지금요?”
“그래. 쓰던 게 이가 빠져서 못 쓰게 됐다.”
“하지만 갔다 오려면 한참 걸릴 텐데요.”
“그동안은 나 혼자 있어도 되니까 걱정 말고.”
“다음에 가면 안 될까요?”
경홍부인은 동전 한 웅큼을 쥐어주었다.
“빗 사고 남은 건 너 가져도 된다.”
하녀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정말요? 다녀오겠습니다!”
혼자 남게 된 경홍부인은 정두원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다.
마침내 그가 도착하자 부인은 그를 안으로 들였다.
“먼 길에 수고했는데 들어와서 차 한 잔 해.”
“괜찮습니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마침 초란이가 저자에 심부름을 가서 혼자 적적하던 참이야.”
경홍부인은 요염한 눈웃음을 쳤다.
정두원은 눈치를 챘다.
상춘관 안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안채는 외부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었다. 직분상으로는 사모지만, 나이로 따지면 한두 살 연상에 불과한 경홍부인은 사실 보기 드문 미녀였다. 얼굴뿐만 아니라, 빵빵해서 옷을 찢을 것 같은 가슴하며 잘록한 허리가 사람 애간장을 녹였다.
그런 그녀가 먼저 추파를 보내는데 피 끓는 사내가 못 본 척 할 수 없었다.
객청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자 경홍부인이 차를 따라주었다.
그런데 그녀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어떠한 방해받지 않을 곳에 젊은 사내와 단둘이 있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흥분한 것이다.
가슴이 쿵쾅거려서 그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앗! 뜨거!”
“어머나! 미안해.”
덜덜 떨던 손이 그만 실수로 뜨거운 찻물을 정두원의 바지에 쏟고 말았다.
정두원은 벌떡 일어나 옷을 털었고, 경홍부인은 어쩔 줄 몰라 발을 구르다가 행주를 가지고 와서 닦아주었다.
“제, 제가 하겠습니다. 사모님.”
정두원은 귀까지 빨개졌다.
경홍부인의 손길이 자신의 하체를 마구 더듬었기 때문이다.
물기는 이미 닦였지만 부인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가 속으로 원하는 곳에 마침내 그녀의 손이 도달했다.
“헉! 사모님.”
경홍부인은 손바닥에 전해지는 단단한 감촉에 흥분하여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긴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혹시 데어서 그런가?”
“아, 아닙니다. 사모님. 제발 놔주십시오.”
“아냐. 화상을 입었을지도 모르니까 확인해봐야 돼.”
“사, 사모님!”
경홍부인은 정두원의 바지를 억지로 벗겨 내렸다.
평소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열정의 불길이 당겨진 그녀는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어머나! 세상에!”
정두원의 바지와 속옷이 차례차례 아래로 떨어져 발목에 걸렸고, 경홍부인은 짧은 비명을 질렀다.
시꺼먼 기둥에 시뻘건 대가리가 반질거리며 꺼떡거리는 모습이 바로 코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렇게 늠름한 물건일 줄이야.’
남편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동시에 아랫도리가 화끈거려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경홍부인은 정두원을 밀어서 넘어뜨렸다.
“어어! 사모님 왜 이러십니까?”
“알면서 뭘 그래?”
거의 한 동작으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고이를 벗어던진 경홍부인은 곧바로 정두원의 위에 조준을 맞추고는 푸욱~! 주저앉았다.
“허억…!”
“아악…!”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이 터져 나왔다.
부인의 옥문은 워낙 뜨겁고 질척하게 달아올라 있던 터라 갖다 대는 순간 정두원의 남근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게 만들었다.
“아아… 너무 좋아…”
경홍부인은 깊숙한 결합 상태로 잠시 멈추어 있다가 엉덩이를 살살 돌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 속에 가득 찬 뜨거운 살덩어리의 감촉을 음미하는 것이었다.
“사, 사모님…허억! 허어억!”
정두원은 그 간단한 움직임에 그만 분출을 하고 말았다.
아무런 일도 없는 깊은 산속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그 정도 가벼운 자극에도 절정을 맞이한 것이다.
“어머나…”
경홍부인은 너무 빠른 마무리에 당황했다.
속이 뜨끈해지는 느낌은 좋았는데 이렇게 끝나는 건 정말 아니었다.
그러나 정두원은 남편과 달랐다.
움찔움찔거리는 분출이 다 끝났는데도 여전히 단단했다.
경홍부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엉덩이를 살살 돌려보았다.
“으음….”
그러자 곧바로 더욱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굉장해!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경홍부인은 너무 좋아서 미칠 것만 같았다.
남편은 온갖 정성을 다해 세워봤자 찍! 하면 그걸로 끝인데 정두원은 달랐다. 손도 안 댔는데 섰고, 찍! 한 다음에도 역시 곧바로 다시 섰다.
“역시 젊음이 좋긴 좋구나. 아흥…”
경홍부인이 엉덩이 살살 돌리기를 멈추더니 이제는 위로 들어 올렸다가 쑤욱 아래로 내리 꽂았다.
“어헉! 사모님….”
“아흥… 아앙… 너무 좋아… 아아…”
그녀의 동작이 반복되자 아랫쪽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찌꺽 찌꺽, 푸걱 푸걱, 꿀럭 꿀럭…’
홍수처럼 쏟아지는 그녀의 음액과 정두원의 분출물이 섞여서 내는 소리였다.
정두원은 아래쪽을 내려다봤다.
경홍부인의 시커먼 수풀 사이로 자신의 기둥이 보였다.
두 사람 사이를 잇는 그 기둥은 온통 젖어서 번들거리고 있었다.
“아아… 사모님…”
“좋아? 좋아?”
“예. 좋습니다. 무지무지 좋습니다.”
“아잉… 나도 좋아…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경홍부인이 꽉꽉 눌러댈 때마다 정두원도 엉덩이에 힘을 주어 위로 튕겨주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꺄악…! 난 몰라…”
경홍부인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흥분해서 마구 허리를 비틀어댔다.
절정의 몸부림에 맞추어 정두원도 팍팍 튕겨주었다.
경홍부인은 눈을 까뒤집으며 허리를 젖혔고 그 상태로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정두원은 그녀의 깊은 속살이 자신의 연장을 꽉 쥐고 누르는 느낌에 전율했다.
‘햐!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거기 맛도 좋구나!’
정두원은 산을 내려갈 때마다 종종 홍등가를 찾은 경험이 있었다.
이제까지 그가 상대했던 여자 중에 이 정도로 뜨겁고 착 감겨 오는 속살은 없었다.
얼굴이나 피부, 몸매도 비교 불가였다.
“사모님.”
“으응… 자기야…”
“우리 침상으로 갈까요?”
“아니. 잠깐만 더 내 안에 있어줘.”
“빼지 않고도 갈 수 있지요.”
정두원은 결합 상태로 벌떡 일어섰다.
“어머나! 어머나! 세상에나…”
경홍부인은 늘씬한 두 다리로 정두원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정두원이 걸음을 옮겨 디딜 때마다 교성을 토했다.
그렇게 옆 방의 침상까지 간 두 사람은 다시 환락을 만끽했다.
이번엔 정두원이 위쪽을 차지했다.
그의 하체가 밀어부칠 때마다 경홍부인은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꺄아악…! 너무 좋아…”
“저도 너무 좋습니다. 사모님…”
두 사람은 하녀가 돌아올 시간까지 쉬지 않고 서로의 육체를 탐했다.
경홍부인에게 있어서 정두원은 가뭄에 만난 단비 같은 존재였다.
정두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한편으로 사부가 고마웠다.
그가 아내를 방치해두지 않았다면 자신이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 농익은 육신과 동침할 수 있었겠는가.
맛을 들인 두 사람은 상대방 없이 하루도 참기 어려웠다.
하녀는 다음날도 저자로 심부름을 가야 했다.
그리고 또 나음날도,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