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21
기수는 당운영의 태도를 보고 혹시 자기 술에 뭔가 수작을 부린 건 아닌가 의심했다.
그걸 양여옥이 마시면 안 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수뿐만 아니라 다른 여인들도 비슷한 시선으로 보자 당운영은 황급히 변명했다.
“왜들 그래? 난 오빠한테 술 한 잔 대접하고 싶었을 뿐이야. 아까도 얘기했잖아. 술이 딱 그것뿐인데 홀짝 마셔버리면 어떻게 해?”
양여옥은 심호흡을 하며 몸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상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운영은 볼멘소리를 했다.
“의심하지 말라니까!”
그녀와 함께 온 여인들은 보타문 여제자가 사지를 늘어뜨리고 눈동자가 풀린 채 묻는 말에 술술 대답하던 광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운영이라면 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르는 일이라 그녀가 가져온 술을 마신 걸 다들 후회했다.
대화는 사라지고 다들 당운영만 노려보는 상황.
당운영은 팔짱을 낀 채 마주 버텼다.
시간이 상당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양여옥은 물론 아무에게도 이상이 생기지 않자 의심의 눈초리는 차츰 사그라들었다.
기수는 어색한 상황을 정리하고 싶었다.
“이 집엔 방이 네 개 있으니까 하나는 내가 쓰기로 하고 세 방에 두 명씩 나누어 들어가도록 해. 내가 안내해줄게.”
호운혜는 드디어 잘 시간이 됐다는 생각에 들떠서 벌떡 일어섰다.
“방이 세 개면 난 혼자 쓸 거야. 너희 네 명이 둘을 나눠 써.”
자기가 제비를 뽑았으니까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기수를 따라 걸음을 옮기던 호운혜는 첫 번째 방 앞에 이르자 갑자기 머리를 짚으며 신음을 토했다.
“아아!….”
무릎이 풀려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고 기수가 물었다.
“운혜. 왜 그래? 취했어?”
“아뇨. 한 잔에 취하기는요. 저 좀 부축해주실래요?”
기수는 미소 지었다. 제비 뽑은 걸 알고 있는데 다들 보는 앞에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라 그녀를 의자에 앉혀주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양여옥과 당운영을 한 방에, 그리고 백서린과 사하를 한 방에 배정해주고 내일 보자는 인사를 한 후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기수는 일단 문부터 걸어 잠갔다.
“휴우… 해방되었다.”
자기를 노리는 다섯 여인에 둘러싸여 있다가 드디어 혼자만의 자유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약간은 아쉽기도 했다.
특히 양여옥의 붉은 머리카락과 대조되던 흰 피부.
붉은 눈썹 아래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자꾸 생각났다.
기수는 머리를 흔들어서 잡념을 털어버렸다.
‘그들은 사매들과 달라. 괜히 건드리면 골치아파질 거야.’
그는 자세를 바로잡고 앉아서 운기조식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에 미녀가 다섯 명이나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기수는 가부좌를 풀고 침상에 누웠다.
괜히 잡념을 안고 운기조식 하기보다 차라리 잠이나 잘 생각이었다.
그러나 말똥말똥 잠도 오지 않았다.
‘나 이대로 그냥 잘 수 있을까?’
특히나 제비뽑기에 당첨된 게 호운혜인데 자기를 가만히 놔둘 것 같지 않았다.
기수는 기감을 끌어올려 다른 방의 상황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가 들렸는데, 양여옥과 당운영인 듯 했다.
사하와 백서린의 방 쪽은 조용했고, 호운혜의 방에서도 아무 기척이 없었다.
‘왜 아직 움직이지 않는 거지? 내가 찾아가주길 기다리나?’
그러나 제비뽑기 사실을 자기는 공식적으로 모르는 걸로 되어 있었다.
그냥 방을 혼자 쓴다고 해서 자기가 찾아갈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산이었다.
‘흥! 백날 기다려봐라. 내가 가나.’
기수는 몸을 뒤척이며 호운혜가 언제 오나 기다렸다.
‘아!… 난 어떻게 범해지게 될까?’
별 상상을 다 하며 기다렸는데 도무지 호운혜는 움직이지 않았다.
‘잠든 사이에 오려는 걸까? 산트크로스도 아니면서…’
기다리다 못한 기수는 결국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호운혜의 방으로 갔다.
문 앞에 이르러 살짝 헛기침으로 기척을 냈지만 대답이 없었다.
기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호운혜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급히 들어가 보니 다행이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잠든 것이었다.
자기가 앉혀주고 나간 그 자리에 쓰러져 곤히 자고 있었다.
‘사람 기다리게 해놓고 이게 뭐야? 지금 잠이 오냐?’
그런데 호운혜의 상태가 좀 이상했다.
분명히 자기보다 더 몸이 달아 있던 그녀였는데 정말 세상 모르고 잤다.
기수는 그녀가 수면제라도 먹은 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번쩍 안아 침상에 편히 뉘어주고 슬쩍 흔들어 깨워보았다.
“운혜야. 나 왔어. 눈 좀 떠 봐. 그냥 잘 거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인 가슴에 손을 얹고 살짝 자극을 가해봤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렇다면 진짜 넉다운 된 게 분명했다.
‘당운영. 이 못된 것…’
기수는 당운영이 호운혜를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수면제 탄 술을 줬음을 알았다.
‘그런데 나한테는 왜 수면제를 먹이려고 했지? 설마 재워놓고 범하려고?’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무방비상태인 몸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물론, 자기 정도 내공에 수면제가 과연 통했을까 하는 데는 의문이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사천당가인데 보통 약을 쓰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천당가는 무림맹에 안 어울려.’
어쩌면 당운영 한 사람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꺼림칙했다.
기수는 호운혜의 이불을 잘 덮어주었다.
“잘 자. 내 꿈 꾸고. 후후후….”
그러면서 꿈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슴을 몇 번 더 만져준 후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호운혜의 방문을 닫자마자 한 사람이 어둠 속에서 튀어 나왔다.
“기소협!”
그녀는 양여옥이었다. 기수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기수 품에 안기더니 뜨거운 입맞춤을 퍼부어댔다.
기수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왜 이렇게 적극적이 됐지? 가만있어 봐. 내 술을 마셨는데 왜 깨어 있지?’
양여옥은 단순히 적극적인 게 아니었다.
입술을 탐하면서 손을 바지 속으로 집어넣더니 거침없이 맨살의 존슨을 움켜쥐었다.
“여옥아. 왜 이래? 정신 차려.”
“못 참겠어요. 나도 오빠라고 부를 거야.”
“아니. 호칭이야 뭐 아무래도 좋은데 너 지금 손으로…”
“오빠. 나 이상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
“무슨 소리야? 못 참다니…”
“당운영이 오빠 술에 약을 탔어요. 제가 그걸 마셨고… 아아….”
양여옥은 못 참겠는지 두 손으로 존슨을 꽈악! 움켜쥐었다.
“아야! 힘을 왜 거기다 써? 자, 잠깐만 놔 봐.”
“오빠. 나 지금 못 참겠다니까…”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인질은 놓고, 우리 말로 풀자. 응?”
기수는 양여옥이 나온 방 쪽을 노려봤다.
이 정도 크기 목소리로 대화가 오갔으면 약에 취해 잠든 호운혜 말고 나머지 세 사람은 다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앙큼한 당운영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감히 나한테 흥분제를 먹이려 했단 말이지?’
약효의 발작이 한참 뒤에 나타난 걸 보면, 당운영의 계획은 훼방꾼인 호운혜를 먼저 재워놓고 흥분제 약효가 퍼져서 욕정에 몸부림치는 자신을 덮쳐 약을 빨아먹으려고 한 게 분명했다.
‘못 된 년.’
22번 남았다는 투약에 대한 중단조치 시행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당장은 매달리는 양여옥 처리가 시급했다.
“가만…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내 방으로 들어가자.”
기수는 그녀를 안고 자기 방으로 가 문을 잠갔다.
그러자 양여옥은 옷을 마구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이, 이봐. 그렇게 노골적으로 서두를 필요는…”
그러나 말리고 말고 할 사이도 없이 양여옥은 알몸이 되고 말았다.
불을 켜지는 않았지만 기수의 눈엔 그녀의 눈부신 나신, 그리고 붉은 모발들이 모두 자세히 보였다.
저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고 아까 꽉! 쥐었던 존슨에 신호가 빡! 왔다.
“오빠. 안아주세요. 어서요.”
알몸을 던져오는 양여옥의 두 눈은 정욕으로 반짝였다.
“허어! 이것 참…”
기수는 약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를 안고 싶었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당운영에게 따끔하게 훈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자기 옷을 벗기는 양여옥의 어깨를 잡고 물었다.
“여옥아. 너 진짜 이래도 되겠어?”
“당연하죠. 우리 정자에서 했던 입맞춤 잊으셨어요?”
“정자에서?”
그러고 보니 그녀와는 이미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사이였다.
만약 공주가 찾으러 오지 않았다면 그날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양여옥은 제비뽑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가. 다른 여인들 앞에서 체면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기와 동침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약이 있건 없건, 이 잠자리는 상호 합의하에 이뤄진 거라 봐도 무방했다.
기수는 옷을 벗었다. 그리고 찰싹 달라붙어 맨살을 비벼대는 양여옥을 마주 안았다.
“아아! 오빠….”
“어!… 어!…. 이, 이렇게 급하게…”
기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뭐 키스고 애무고 시작도 해보기 전에 아래쪽에서 결합이 먼저 이루어져버린 것이다.
어쩌면 이제까지의 섹스 중에서 자기가 하의를 탈의하고 나서 최단시간에 이루어진 결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양여옥은 이미 불덩어리처럼 달아올라 있던 상태라 아무런 무리 없이 존슨의 뿌리까지 단번에 깊숙이 집어삼켰고, 기수는 길게 떨리는 신음을 토했다.
“으으~ 아아~ 여옥이 너…”
확실히 옛날에 처음 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백서린과도, 그리도 다른 어떤 여인들과도 다른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온도. 엄청나게 뜨거웠다.
‘화양문. 화종의 전인 가문 여인들은 다 여기가 이런가?’
약기운 때문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아주 깊고 뜨거운 열기가 느껴져서 무슨 용광로에라도 들어간 기분이었다.
슬쩍 후진했다가 다시 전진해보니 아래쪽에서 철퍽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윤활액도 엄청나게 샘솟고 있었다.
기수는 그 온도와 미끌미끌거리는 감촉을 음미하며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오빠! 아악! 오빠!….”
부르라고 허락해줬더니 양여옥은 미친 듯이 연속으로 불러댔다.
기수는 아차! 싶었다.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른 세 명의 여인들이 생생하게 라이브로 다 듣고 있을 게 아닌가. 그는 급히 멸절강기막을 펼쳤다.
최소한 그녀들에게 소음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
층간소음만 살인을 부르는 게 아닌 것이다.
이웃에 대한 배려를 끝낸 기수는 본격적으로 자세를 잡았다.
양여옥의 양쪽 무릎을 잡아 위로 슬쩍 밀어 올리면서 활짝 벌렸다.
그녀의 양 다리가 ‘M’자 모양을 만들자 기수는 무릎을 꿇고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냈다. 양여옥은 괴성을 질러댔다.
“꺄악!…. 아악!…. 오빠!…. 아악!….”
그녀 못지않게 기수도 대만족이었다.
일단 불편함이 없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신선한 상태의 그녀 속살을 만났는데, 남다른 온도와 습도로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점이 있었다. 흰 피부에 붉은 모발의 조화가 환상적이었고, 상당히 발육상태가 좋은 두 가슴이 멋진 율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접시 위에 푸딩 두 개를 엎어놓고 흔들 때처럼 출렁거렸다.
처음엔 그 운동이 불규칙했다. 그러나 기수는 리듬을 찾아냈고, 곧 두 개의 푸딩은 원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상에 열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여옥이 갑자기 팔을 뻗어 기수의 목에 매달리더니 양 다리로 기수의 허리를 끊어져라 조여 대기 시작했다.
기수는 존슨에 감겨오는 그녀 속살의 율동을 통해 절정임을 알아차렸다.
그동안 그토록 떠들어대던 그녀였지만 절정의 순간에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이빨로 입술을 꼭 깨물고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그 순간이 지나가자 나중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기수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고 눈가에 입을 맞춰주었다.
“왜 울어? 후회 돼?”
“아뇨. 그럴 리가 있나요. 너무 좋아서 그래요.”
“그렇게 좋았어? 후후….”
“오빠… 저 버리시면 안 돼요.”
“그럴 리가 있나.”
기수는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옛날엔 나를 이름 없는 시골문파 출신 촌놈이라고 여기고 자기네들끼리 내기를 걸더니, 이젠 눈물까지 흘리며 내게 매달리네. 정조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바에 따르면 이 땅에서 여인의 정조는 유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이웃 조선의 절반도 중시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더구나 무림의 여인 아닌가.
아무래도 자기가 무림맹을 구한 영웅, 음종 현현각주를 죽인 절세고수라는 점 때문에 급격하게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솔직히 무림맹 명문가의 여식들이 한 남자와 누가 먼저 자느냐를 놓고 제비뽑기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남자가 무림맹주급, 아니 그를 능가하는 고수이기 때문에 체면도 부끄러움도 다 팽개치고 달려들어서 한 자리라도 차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즉, 이 정도 고수라면 첩이라도 좋다. 정도의 느낌이랄까.
기수 입장에선 그녀들이 마치 맞선 자리에서 ‘차는 뭐 타세요?’라고 물어보는 여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자신이 고수로 유명해지기 전에 이미 동침한 여인들이니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은 져 줘야지.
그래서 기수는 양여옥을 엎었다.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은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푸딩 댄스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양여옥의 독특한 라인을 뒤에서 감상하는 것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었다.
중원의 여인들과는 약간 다르고 아투사와도 다른 독특한 허리라인을 감상하며 기수는 다시 용광로 출입의 시련을 감내하며 스피드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