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22
양여옥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가까운 곳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동안 애타게 원하던 기수와 마침내 동침한다는 사실, 게다가 약기운에 취했고, 상상도 못했던 쾌감이 전신을 관통하기까지 하자 이성의 끈을 놓쳐버린 것이다.
물론, 그녀는 모르지만 소리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다.
기수는 그녀가 마음껏 즐기도록 자기가 할 수 있는 본분을 다 해주었다.
그 결과. 두 번째 절정에 곧바로 이어 세 번째 절정에 연속으로 도달하게 된 양여옥은 한 순간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어, 어라! 이봐. 왜 이래? 정신 차려.”
당황한 기수는 그녀를 깨우려고 진기까지 주입했다.
“으음…. 오빠….”
양여옥은 기수 쪽을 돌아보며 허우적거리다가 곧바로 다시 축 늘어졌다.
“얘가 왜 이래? 일어나 봐.”
그러나 양여옥은 자기 혼자만 정상 등정을 마친 후 호운혜처럼 세상모르고 잠들어버렸다. 기수로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너만 끝나면 다냐? 좀 일어나 보라니까.”
소용이 없었다. 아무래도 약기운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듯 했다.
기수는 여자가 잠들어버렸는데 자기 혼자 할 수도 없어서 몸을 뽑고 양여옥의 나신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 진짜….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냐.”
이것을 양여옥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당운영이 뭔가 몹쓸 약을 먹인 게 문제인 것이다.
“이 못된 녀석을 그냥!…”
기수는 강기막을 풀고 옷을 대강 걸친 뒤 당운영의 방으로 찾아갔다.
방안을 서성거리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던 당운영이 놀라 표정으로 그를 맞았다.
“오, 오빠!”
“오빠는 무슨… 가증 떨지 말고 당장 해약 내 놔.”
“무슨 해약?”
“자꾸 이럴 거야? 여옥이 지금 기절했단 말야.”
“아!… 혹시 잠들었어? 그러면 다 해독 된 거야. 따로 해약이 필요 없어.”
“아! 그런 거야?”
당운영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도대체 그녀에게 뭘 어떻게 해줬기에 기절까지 했어? 응? 말해 봐. 처음에만 좀 시끄럽고 아까부터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던데…. 어떻게 기절시킨 거야?”
“알 필요 없어. 그리고 너! 도대체 술에다 뭘 탄 거야?”
“타긴 뭘 타? 그런 일 한 적 없어.”
“방금, 잠들면 해독된다고 한 건 뭐야?”
“아! 그거? 호호호!….”
“웃지 말고 바른대로 말 해! 어서.”
“오빠. 우리… 그런 얘기는 그만 하고, 오래전부터 미뤄뒀던 일 있잖아. 응?”
그러면서 슬그머니 다가와 안겼다.
기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야! 오빠라고 부르는 것 좀 하지 마. 적응 안 된다.”
“아잉~! 왜 그래?”
“으윽! 아잉이라니…. 전혀 너답지 않아.”
그러자 당운영의 눈빛이 변했다.
“예전처럼 불러줬으면 좋겠어? 그런데, 그거 욕이잖아. 맞지?”
“나쁜 말이긴 하지.”
“혹시 나쁜 말을 해줘야 날 안고 싶어지는 건가?”
“그, 그런 건 아냐.”
“그런데 지금 왜 날 자꾸 피해? 운혜도 자고, 여옥도 자고, 옆방의 두 사람도 자고… 정말 좋은 기회잖아.”
“네가 한 행동을 보면 이유를 알 텐데.”
기수가 계속 뒤로 빼자 당운영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잡소리 집어치우고. 이리 와! 씨발놈아.”
“이 년이 기어이!….”
기수는 화가 났다. 뺨은 좀 그렇고 꿀밤이라도 한 대 먹여주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그녀를 안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
‘아 놔… 진짜… 얘하고는 쌍욕이 나와야 스위치가 켜지는 건가?’
바람직한 관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연관성이 있는 것 같기는 했다.
당운영은 입맞춤보다 다른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
시키지 않아도 무릎을 꿇고 앉더니 기수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기수는 강기막을 펼쳤다. 그리고 꿀밤 대신 다른 걸로 벌을 주리라 마음먹었다.
“아! 정말 오랜만이야.”
당운영은 위를 올려다보고 배시시 웃으며 양손으로 존슨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길이 닿자 놈은 주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빳빳하게 일어섰다.
당운영은 손바닥 안에서 뜨겁게 팽창하는 속도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자기 덥석! 하고 한 입에 넣고 쪼오옥~ 소리를 내며 한 차례 빨아들였다.
“으음…”
기수는 신음을 토했다.
안 그래도 양여옥과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온 상태라 자극이 엄청 강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운영이 입을 떼지마자 바닥에 침을 뱉었다.
“에퉤퉤!… 이게 무슨 맛이야? 왜 이런 거지?”
기수는 그녀 머리를 손으로 잡고 당겼다.
“잔말 말고 계속 해.”
당운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상한 맛의 원인을 알아차린 것이다.
기수는 그녀에게 벌을 주는 의미로 작업 재개를 지시했고, 당운영은 못마땅하게 찡그린 얼굴이었지만 마지못해 다시 입을 댔다.
그리고 일단 재개한 당운영은 옛날 젖 짜는 소녀 시절의 솜씨를 금방 발휘했다.
기수는 흡족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처음에 그것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당운영의 솜씨는 정말 노련했다.
사매들은 서로를 보고 배우기도 하고, 자극도 받아서 지금의 솜씨를 보유하게 된 것이지만 당운영은 독학으로 경지에 올랐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기수는 꿀밤 대신 좀 과격한 Push!로 그녀에게 벌을 주었다.
그런데 당운영은 욕지기를 하고 눈물을 글썽거리면서도 거부하거나 피하지 않았다.
‘얘. 혹시 아투사하고 속성이 같은 거 아닐까?’
그러나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아투사의 경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당운영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뭐가?”
“약 달라고 약! 혹시 일부러 시간 끄는 거야?”
“그건 아니고…”
당운영이 아래 자루 쪽에 손을 댔다. 안 내놓으면 꽉 쥐어짜겠다는 표정과 함께.
“아, 알았어. 줄게, 줄게…”
아직까지도 그걸 약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좀 웃기기도 했다.
기수가 분출을 시작하자 당운영은 바짝 얼굴을 들이밀며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복용을 시작했다.
꿀꺽! 꿀꺽! 하는 소리가 기수의 귀를 자극했다.
기수는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며 투약에 집중했다.
농사는 양여옥이 짓고 추수는 당운영이 하는 게 약간은 불공평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양여옥은 이런 식의 마무리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는 일.
간절히 원하던 사람이 차지하는 게 타당한 결과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운영은 기수가 더 이상 약을 주지 않을 때까지 흡입하다가 위를 보며 생긋 웃은 후 천천히 움직이며 남은 약을 모두 깨끗이 처리해주었다.
그 태도가 어찌나 진지하고 정성스러운지, 기수는 당운영에게 벌을 주겠다던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예전에 홍안산 동굴에서 이루어졌던 외과수술 적인 경험 이후 상태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일어서 봐.”
“아잉. 뭐 하려고? 아아!… 옷은 왜 벗겨?”
“한 가지만 확인해보면 되니까 협조 해.”
“싫은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몸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오래지 않아 하의가 실종되고 라인 예쁜 다리가 활짝 열렸다.
기수는 곧바로 진입을 시도했다.
전희가 없어도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어서 진입은 순조롭게 이루어젔다.
“아! 조금만 살살…”
기수는 존슨 머리에 뭔가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 다시 막혔나?’
예전에 고생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러나 막힌 것은 아니고, 막혔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요거 느낌이 묘하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 안에 좁은 문이 하나 더 있는 느낌이었다.
기수는 그 감각을 음미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아래서 미간을 찡그리며 신음을 토하는 당운영을 내려다보니까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었다.
끝에 닿은 기수는 천천히 후진을 해보았다.
‘오! 이때도 그 느낌이 있네?… 특이한데?’
많은 여자를 상대해봤지만 이런 속살은 처음이었다. 2단 입구라니…
별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기수는 내공 증진과 더불어 오감이 워낙 발달한 상태라 아주 미세한 차이라도 확연히 구분이 가능했다.
만약 눈 가리고, 귀 막고, 손발 다 묶어 놓고 한다고 해도 8명의 사매들과 백서린, 사하, 양여옥, 당운영을 존슨의 감각만 가지고도 구분할 자신이 있었다.
결국 당운영과 1시간 가까이 뒹굴며 그녀에게 천국 왕복 여행을 시켜준 기수는 처음 계획과 다르게 훈방조치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너.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수면제나 흥분제 쓰지 마.”
“알았어. 안 쓸게. 적이 아니라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냐. 또 쓰는 걸 보거나 소문이라도 들리면 나머지 투약은 없을 줄 알아. 평생동안…”
“무림맹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안 쓸 테니까 그런 말 하지 마.”
“혈매궁도.”
“그래. 혈매궁에도 안 쓸게. 약속!”
“그리고 우리 이제 씨발이란 단어는 잊어버리기로 하자.”
“좋아. 오빠라고 부를 테니까 영매라고 불러줘.”
기수는 한 차례 입맛을 다셨다. 당운영과 그런 호칭을 주고받는 게 영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씨발놈보다는 낫기 때문에 그냥 참기로 했다.
기수는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운혜와 여옥 모두 괜찮은 거겠지?”
“자고 일어나면 말끔할 거야. 물 한 잔 마시면 더 완벽하고.”
“좋아. 너도 잘 자.”
“응. 오빠도 잘 자.”
역시 당운영의 오빠 소리는 좀 오글거렸다.
기수는 그녀가 자기를 잡지 않는 게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 마지막에 좀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았는데, 2단 입구가 마찰은 강하지만 아무래도 내구성엔 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앞으로는 1시간 이상은 하지 말아야지.’
그렇게 다짐하고 밖으로 나온 기수는 자기 방으로 가던 도중에 한숨소리를 들었다.
사하 같기도 하고 백서린 같기도 했다.
‘뭐야? 아직 안 자고 있는 건가?’
하긴, 잠이 올 리가 있겠는가. 그들 두 사람도 무공을 익힌 몸이니 방에서 나는 소리를 빠짐없이 다 들었을 게 분명했다.
물론 이웃을 위해 강기막을 펼치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본론에 들어간 이후고, 도입 단계의 대화는 여과 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게 언젠데 아직까지도 안 자고 있는 거야?’
기수는 제비뽑기에서 당첨된 호운혜가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독수공방을 해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양여옥이 대쉬하는 바람에 외로운 밤 홀로 지내지 않아도 되었다.
문제는 양여옥이 자기만 절정에 오르고 그냥 잠들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만든 원인제공자 당운영에게 따지러 가서는 투약만 하고 나왔다.
그런데 사실, 당운영과의 1시간만으로는 발동 걸린 몸이 다 식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잠 못 들고 한숨짓는 소리를 들으니 괜히 딴 생각이 났다.
‘사하는 중원에서 지내는 동안 나와 자유롭게 즐기기로 마음을 정했고… 백서린은 어떤 생각일까? 내가 다른 여인들과 잔 걸 알고도 마음을 열어줄까?’
기수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하늘을 봤다.
해가 뜨려면 아직도 먼 시간.
‘그래! 오늘 하루만. 딱 오늘 하루만 널리 미녀들을 이롭게 하고, 내일부터는 진짜 연공에 몰두하는 거다!’
그렇게 결심을 굳힌 기수는 사하와 백서린이 자는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문을 닫자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숨소리가 딱 멈춘 것이다.
기수는 작은 목소리로 불러보았다.
“사하! 자?”
대답이 없었다.
“서린아. 자?”
그녀 역시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숨소리도 여전히 들리지 않았다.
기수는 어둠 속에서 일단 가까운 침상으로 파고 들어갔다.
사하였다. 기수는 이불 속에서 그녀 옷을 벗기고 어떻게든 소리를 안 내려고 애쓰는 그녀와 가볍게 한 판을 치렀다.
그리고 알몸인 상태로 이불 밖으로 나와 이번엔 백서린의 침상으로 파고들었다.
‘과연 날 쫓아낼 것인가?’
궁금증은 곧바로 해소되었다.
그녀가 와락! 안겨오며 다리를 활짝 열어주었다.
그동안 호운혜, 양여옥, 당운영과 얘기하는 걸 다 들었고, 이어지는 침묵에 호기심이 극대화되면서 잠을 못 이루던 그녀였다.
그런데 급기야 기수가 방에 들어와 사하와 동침을 했다.
바로 옆이라 모든 소리가 전부 다 들렸고, 흥분은 최고조가 되었다.
그러던 차에 기수가 자기 침상으로 올라오자 그가 이제까지 무슨 짓을 했는지 머릿속에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냥 본능에 따라 몸을 맡겼다.
기수를 독차지하겠다는 게 욕심이라면 적어도 자기한테 왔을 때만큼은 최고의 사랑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어느 때보다 강하게 몸을 밀착시켰다.
하지만 사하에게 부끄러워서 소리는 마음대로 내지 못하고 이불을 꽉 물었다.
기수는 그런 그녀를 보고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이미 상황이 다 파악됐으면서 뭘 또 소리를 죽이기까지 해?’
그러나 백서린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백서린과 끝내고 사하의 침상으로 옮겨가자 그녀 역시 베개로 입을 막았다.
기수는 3미터도 안 떨어진 거리에서 굳이 숨기려고 애쓰는 그녀들의 행동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노력에 보조를 맞춰주기로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동이 틀 때까지 침상 두 개를 시계추처럼 왕복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아침이 올 때까지 끝내 입을 막고 서로를 외면했다.
기수는 창이 밝아지고 실내가 훤해지자 나와서 주방에 나가 혼자 차를 끓여 마셨다.
‘아! 참 길고도 바쁜 밤이었다.’
그래도 뭔가 많은 일을 한 것 같아서 마음은 뿌듯했다.
잠시 후. 양여옥과 당운영이 차례로 나와 탁자 주변에 둘러앉았다.
그리고 사하와 백서린도 시간차를 두고 나와 앉았다.
네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시선을 피하기에 급했다.
기수는 느긋한 미소로 그녀들을 둘러봤다.
‘자! 누가 먼저 이 침묵을 깰까?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