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24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호운혜였다.
그녀는 곧바로 문을 닫았다. 모두들 우르르 들어올 거라고 기대했던 기수 입장에선 아쉬운 일이었다.
‘오늘도 번거롭게 따로따로인 건가?’
호운혜는 거침없이 옷을 벗어 던지고 목욕통 안으로 들어왔다.
“오래 기다리셨죠? 오라버니.”
기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심정적으로는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녀이지만 몸으로 보자면 장점이 많았다.
기수는 강기막을 펼친 후 그녀와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강기막의 범위는 목욕통을 중심으로 반경 10미터 정도.
합가촌 사람들을 위해 이웃집엔 들리지 않도록 하되,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여인들에게는 전부 들리도록 한 범위 설정이었다.
호운혜는 어제 그냥 잔 본전을 찾겠다는 각오로 온몸을 던지다시피 하며 적극적으로 안겨왔고, 기수는 힘으로 그녀를 눌렀다. 그리고 악기처럼 연주했다.
호운혜의 교성, 살과 살의 마찰음, 거기에 목욕통의 물까지 사운드에 일조를 해서 정말 요란하기 짝이 없었다.
어젯밤 사하와 백서린의 침상을 오고갈 때는 둘 다 어떻게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귀여웠는데, 호운혜는 밖에서 듣건 말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
기수는 풀 스피드로 마구 달려도 된다는 호운혜의 장점을 마음껏 즐겼다.
그리고 호운혜가 크고 작은 것 합쳐서 6번 정도의 절정을 넘기자 자신도 개운하게 절정의 분출을 즐겼다.
호운혜는 하얀 미소로 기수를 기쁘게 해주었다.
그녀가 나가고 백서린이 들어왔다.
기수는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희들. 순서를 정한 거야?”
백서린은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옷 벗는 속도를 보니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흥분해서 볼이 붉어진 것 같았다.
기수는 두 번째 악기 역시 최대한 요란하게 연주했다.
어제 그토록 참던 백서린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앞선 호운혜가 너무 크게 소리를 질러대서인지, 백서린도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마침내는 거리낌 없이 내면의 울부짖음을 다 토해냈다.
3번 타자는 사하.
그녀는 아예 작정하고 처음부터 콧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에게 우선권 내지는 선점의 권리가 있는 것 같은 태도였다.
4번 당운영은 앞선 3명과 달랐다.
투약에 집착하다 보니 소리 지를 시간이 별로 없었다.
마지막 타자 양여옥은 그걸 몹시 궁금히 여겼다.
“운영이는 왜 그렇게 조용했어요?”
“가르쳐줄까?”
“예. 가르쳐주세요.”
괜히 얘기를 꺼냈다가 양여옥은 욕지기까지 하면서 한동안 시달렸다.
그렇게 다섯 명과 한 바퀴 돌고 나니까 어느새 밤이 깊었다.
기수는 각각의 미녀들과 집중적으로 즐기면서 그녀들의 장점을 음미했다는 점에서는 만족했지만 뭔가 미진한 부분도 있었다.
이를테면, 삼겹살도 맛있고, 쌈장도 맛있고, 상추도 맛있고, 마늘도 맛있고, 풋고추도 맛있지만 그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입에 넣고 씹는 맛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경험 상 여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 마련이었다.
“우리 뭐 좀 먹을까?”
밤참을 해먹는 자리에서 기수는 다섯 여인들에게 물었다.
“밤은 이제야 시작인데, 다들 그냥 자기 싫지?”
방금 전 욕실에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으면서, 막상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까 묵묵부답이었다. 하긴, 부끄러운 게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기수가 다시 말했다.
“여기서 볼 일은 다 끝났어. 그러니까 내일은 돌아가야 할 거야.”
모두들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호운혜가 물었다.
“돌아간다면… 다시 혈매궁으로 간다는 거야?”
“당연하지. 난 혈매궁 궁주잖아?”
“그, 그럼 나는? 우리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으니까 아껴서 써야지.”
당운영이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우리를 놔두고 어떻게…”
“무슨 소리야? 난 혈매궁 궁주라고. 돌아가는 게 당연하지.”
“그럼 오늘이 마지막이란 거야?”
다섯 명 모두의 원망어린 시선을 마주하면서도 기수는 미안해하거나 주눅 들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에 여러 번 처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너희들이 은밀한 장소를 만들어서 날 부른다면 종종 시간을 낼 수도 있겠지.”
그러자 네 명의 시선이 일제히 양여옥에게 쏠렸다.
양여옥은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열 수 있는 비밀 창고가 있어.”
어느 장원에나 그런 장소는 있기 마련. 특히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무림 문파의 장원이라면 거의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수가 말했다.
“너희들도 눈치 챘는지 모르지만, 난 외부와 소리를 차단하는 강기막을 펼칠 수 있어. 그러니까 장소만 제공된다면 언제든지 밀실이 만들어지는 거지. 후후…”
백서린이 물었다.
“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그런데 아까는 왜….?”
“너희들끼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 알고 있잖아? 그런데 새삼스럽게 소리를 막아서 뭐 해? 서로 경쟁까지 했으면서 뭘…”
“우리가 무슨 경쟁을 했어?”
“하핫! 어쨌거나. 말은 그만하고 이 밤을 보람차게 보내보자.”
“어, 어떻게?”
“어제 배정한 대로 방에 들어가.”
“어, 어쩌려고?”
“자! 시간 아까워. 어서, 어서!”
기수는 그녀들을 등 떠밀어 방으로 들여보냈다.
마음 같아서는 곧바로 1:5 파티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수줍어하는 명문가 출신 여인들에게 너무 급하게 들이대면 역효과가 날 것이기에 한 단계를 더 거치려는 것이었다.
기수는 사하와 백서린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두 사람을 한 침상에 앉히고 그 가운데 앉아서 양팔로 한 명씩을 안았다.
두 여인 모두 긴장한 표정이었다.
기수는 먼저 백서린과 가볍게 입을 맞추고 곧바로 사하와도 입을 맞추었다.
두 사람 모두 당황한 표정이었다.
“너. 어쩌려고 그래?”
두 사람 모두 기수를 오빠가 아닌 너로 부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제는 듣지도 못하게 하려고 애썼지만 오늘은 귀가 활짝 열렸잖아. 이제 눈도 열고 잘 보라고.”
“무, 무슨 짓을 하려고?”
“그냥 이제까지 했던 것과 똑같아. 긴장할 필요 없어.”
기수는 손 하나를 앞으로 돌려 백서린의 가슴을 애무했다.
백서린이 사하를 의심하여 몸을 움츠리자 기수는 아쉬울 것 없이 곧바로 허리를 돌려 사하의 가슴을 더듬었다.
“너. 설마… 우리 둘을 한꺼번에?…”
기수는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모두 벗었다.
두 여인은 늠름하게 서있는 기수의 몸을 보랴, 서로의 눈치를 살피랴 바빴다.
“뭘 그렇게 보고만 있어? 원하지 않는다면 옆방으로 간다.”
두 여인은 망설였다. 기수의 벗은 몸을 보니 가슴은 뛰고 얼굴은 상기되는데 차마 나설 수가 없었다. 물론, 옆방으로 그냥 가도록 놔두는 건 말도 안 됐다.
“내, 내가 먼저 할까?”
사하가 조심스럽게 용기를 내자 백서린이 말했다.
“나부터 해도 될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순서 다툼 하는 걸 보고 기수는 씩 웃었다.
“사람이 말야. 발전이 있어야지.”
“무슨 뜻이야?”
“먼저 나중이 아니고, 함께 협동 작업을 해보라는 거야.”
기수는 두 여인의 머리에 손을 하나씩 얹고 발 발자국 앞으로 나가면서 양손을 당겼다. 두 사람 모두 힘주어 버티며 뒤로 뺐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기수는 뜻대로 잘 안됨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사하. 네가 시범을 좀 보여줘.”
“무, 무슨 시범?”
“너의 이타적인 행위는 타의 모범이 될 자격이 충분해. 자, 조교 위치로.”
기수가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 들이밀자 사하는 손으로 밀어내며 저항했다.
아무래도 백서린이 보는 앞에서 그럴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자꾸 밀어내면 진짜 옆방으로 간다.”
옆에서 백서린이 말했다.
“가지 마. 내, 내가 먼저 해볼게.”
“그럴래?”
대단한 용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자 사하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덥석! 하고는 이타적인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으음…. 아아!….”
기수는 약간 과장되게 신음을 토하며 힙을 전후진하다가 백서린의 머리를 당겼다.
그리고 팝! 하고 뽑아서 각도를 돌렸다.
백서린은 소매를 당겨 올려서 젖은 타액을 닦아내려고 했지만 기수는 그런 구차한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진입을 시켰다.
“우움….웁…!”
“아! 좋다.”
계속 튕겼지만 막상 교류전이 시작되자 두 여인은 자기 홈 경기 때 점수를 최대한 많이 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2인 1조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서 기수를 기쁘게 했다.
백서린은 여러모로 서툴렀는데 사하의 이타적 행위를 보고 포인트를 금방 찾아내서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응용하기 시작했다.
기수는 둘의 옷을 벗기고 나란히 엎드리게 했다.
“와우!”
뒤에서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바둑도 아닌데 흑백의 조화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투사하고도 꼭 나란히 놔 봐야 돼.’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니 그건 어려울 것 같고, 가까이 있는 양여옥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기수는 좌우로 바쁘게 오가며 열심히 두 미녀를 공략했다.
아까 욕실에서 만날 때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흥분도가 올라갔다는 사실을 속살의 온도와 습도 차이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 비례해서 교성도 훨씬 더 커졌다.
그렇게 복식조와 경기를 마친 기수는 욕실에 들려 물 데우기 연습을 두세 번 한 후 그 물로 대충 씻은 후 옆방으로 갔다.
당운영과 양여옥이 잔뜩 달아오른 채 기다리고 있었다.
기수는 옆방 쪽을 향해 말했다.
“운혜. 너도 이리 건너 와.”
그리고 시작된 3:1의 게임.
이번엔 부끄러움을 모르는 호운혜와 당운영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로 과정을 전부 파악해서인지 아무런 거부감 없이 본론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쪽 방의 조교는 당운영이었다.
그녀의 정성을 다하는 테크닉은 기수의 신음을 연속해서 이끌어냈고, 호운혜와 양여옥은 지지 않겠다는 듯 최선을 다해 경쟁하며 기수를 기쁘게 했다.
그렇게 3:1 경기까지 치르자 이제 남은 건 하나.
기수는 옆방을 향해 말했다.
“사하. 백서린. 이쪽으로 와.”
마침내 상추 안에 삼겹살과 쌈장과 마늘과 풋고추를 모두 넣고 한 입에 먹는 순간이 다가왔다. 처음에는 서로의 눈치를 보는 시간이 있었다.
사하와 백서린은 어제 한 방에서 번갈아 한 인연이 오늘로 이어졌고, 3인조 방은 호운혜와 당운영이 설치는데 양여옥이 휩쓸렸지만, 다섯을 하나로 묶을 요인은 없다고 봐야 했다. 이제부터 그걸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기수는 자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을 알고 자연스럽게 한 명 한 명에게 터치를 하면서 부드러운 말로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일단 엎드린 5인 횡대 대형을 만들었다.
아직 자기네들끼리 즐기면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매들 수준의 파티는 바랄 수 없기 때문에 전방만 보면서 대기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자. 좀 더 바짝 붙어.”
“아이… 살이 닿으니까 이상해.”
“어허! 시간이 없다니까. 시간이… 나중에 후회해도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임해야지.”
그렇게 말하면서 기수는 곧바로 양여옥부터 시작해서 일단 시동 거는 기분으로 5번 타순까지 한 바퀴 돌았다.
여인들은 더 이상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다.
기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해냈다! 마침내 해냈어!’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혈매궁의 사매들은 원래 사자매 출신이라 좀 쉽게 이루어진 면이 있었지만, 저마다 출신이 다르고 자존심도 강한 무림맹의 다섯 여인을 이렇게 모았다는 것은 정말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대단한 일이었다.
‘자! 이제부터 힘내자!’
기수는 한 자리에 모인 다섯 개의 힙을 내려다보면서 가열차게 본 경기에 집중했다.
지금 잘 해야 했다. 5명 모두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안겨줘야 다음에도 이견 없이 5:1 파티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기수는 정신을 집중하고 다섯 여인의 속살 중 민감했던 부위와 각도를 기억하면서 연속 공략을 했고 양손도 쉬지 않았다.
그렇게 새벽까지 노력한 결과 마침내 원하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5명 모두를 만족시킨 것이다.
무림의 여인들은 민간의 여인들에 비해 근육이 탄력 있고, 위생 상태가 좀 더 좋으며, 요구 시간이나 횟수가 길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렇게 다섯이나 모였지만 작정한 기수한테는 안 됐다. 기수의 5인조 상대 처음이자 마지막 분출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운영이 처리해주었다.
다음날.
난주로 돌아가겠다던 기수는 일정을 하루 뒤로 미루었다.
여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서 요기를 하고, 물을 화류 태포련으로 데워서 씻고, 오전 시간 내내 밤새 했던 5:1을 복습했다.
위기에 휩쓸려 한 번 했다고 해도, 아무래도 구성원 간에 유대가 약하니까 연속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했다.
기수의 노력 덕분에 훤한 아침시간이지만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모두 한 자리에 모아 음양대법의 운기법을 가르쳐 준 후 개별적으로 대법을 시행했다.
사하는 이미 그 효과를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4명은 감탄을 거듭하며 좋아했다.
역시 근본이 무림인이다 보니 내공증진에 열광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